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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화 (24/60)

24화

다가오는 한성의 기백이 마치 호랑이 같았다.

호랑이 맞지. 근데 왜 이렇게 발정 난 수컷처럼 저만 보면 못 잡아먹어 안달인지 모를 일이었다.

호랑이 굴에 잡혀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더니, 정신을 아무리 차려도 자꾸만 잡아먹히는 꼴이 조상님들의 실수였다.

‘이 말씀 남기신 모를 조상님들, 이건 아닌 것 같아요. 옛말 틀린 거 하나 없다더니, 이건 틀린 게 틀림없어요.’

아우성을 치는 지찬의 속내에 한성이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그리고 고개를 틀어 코앞까지 다가와 지찬의 눈을 가만히 바라봤다.

“호랑이에게 먹히는 이는 그대가 처음이자 마지막일 게야.”

“세상에 호랑이가 얼마나 많은데, 아니, 많았는데요!”

“으음, 이런 식으로 잡아먹히는 이는 그대가 처음이란 말이지.”

틀어진 고개 그대로 지찬의 목 언저리에 파고들었다. 꽃향기를 맡듯 크게 숨을 쉬어 음미하고, 혀로 할짝 핥으며 귓바퀴까지 올라갔다.

“읏, 배, 백호의 반려들, 앗.”

“나한테 그대가 처음이면 되는 거 아닌가?”

귓바퀴를 핥고 혀로 유린하는 느낌에 다리에 힘이 빠진 지찬이 귀를 부여잡으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자, 자꾸 핥지 마요.”

겨우 한쪽 귀를 건드렸을 뿐인데 붉어진 얼굴로 한 손은 여전히 잡힌 채 올려다보는 모습이 한성의 가슴을 숨 막히게 했다.

한 줌에 잡히는 가느다란 손목에 조금씩 들뜬 숨을 내뱉으며 휘청이는 단 하나의 몸짓에도 정말 발정이라도 난 것처럼 달려들고 싶었다.

지찬은 다시 일어서려 했지만, 함께 주저앉은 채 쉴 틈도 주지 않고 다가오는 모습에 엉덩방아를 찧으며 바닥에 눕혀졌다. 그 바람에 얌전하게 놓인 두 잔이 쏟아지고 지찬의 옷을 흠뻑 적셨다.

“앗, 차가워.”

“이런, 젖은 옷을 입고 있으면 감기에 들지 모르니 어서 벗어야겠구나.”

이때다 싶은 한성이 거침없이 지찬의 상의를 벗겨 버렸다. 말릴 틈도 없이 벗겨진 상체를 가린 지찬이 어이없는 얼굴을 했다.

“젖은 건 바지거든요?”

“아, 그럼 바지도 벗어야겠구나.

그는 버클을 잡아채 푸르고 속옷과 함께 내리려는 한성의 손을 부여잡고 놀란 눈으로 바라봤다.

어물쩍 넘어가려는 속셈인 것 같은데, 자꾸 휘말리는 꼴이 정말 이상했다. 호랑이 굴에 이상한 기류라도 흐르는 건지.

작게 으쓱이며 손을 뗀 한성이 제 상의를 훌렁 벗고 바닥에 깔았다.

옆에 구겨진 지찬의 티셔츠로 흠뻑 쏟아진 음료를 닦아 내듯 밀어버리고, 몸을 틀어 지찬을 다시 눕혀 버리자 그는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입을 벌린 채 몸을 맡기고 있었다.

“저기, 잠깐, 이게 무슨 일이죠.”

“즐거운 일?”

한성은 그대로 몸을 숙여 지찬의 벗겨진 상체에 입술을 내렸다. 가슴 밑 상처를 덮은 반려의 각인이 제 짝을 아는 듯 크게 일렁이며 한성을 반겼다.

빛의 무리 때문에 이젠 상처가 눈에 보이진 않았다. 마치 처음부터 없던 상처처럼, 각인은 처음부터 있었던 흔적처럼 그렇게 지찬의 몸을 휘감았다.

커다란 손을 들어 허리춤부터 쓸어 올리며 가슴 정점에 올라 유두를 건들자 지찬의 몸이 움찔 떨려 왔다.

무더운 여름이었지만 정자가 만들어 낸 그늘 덕에 덥기는커녕 오히려 서늘한 기분이 들었다.

벗겨진 팔에 소름이 살짝 돋아난 모습을 보고서 손으로 쓸어내린 한성이 그대로 지찬의 바지를 벗겨 내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내가 이상한가?”

“뭐가요?”

“그대만 보면 발정 난 것처럼 달려드는 것이 싫어?”

“……잘 모르겠어요.”

“나는 내가 참 이상해.”

옷 벗겨 놓고 할 말은 아닌 것 같긴 하지만, 심각해 보이는 한성의 얼굴에 지찬은 그냥 입 다물고 지켜봤다.

“그대만 보면 왜 이렇게 잡아먹고 싶어 안달이 날까.”

서늘한 공기에 점점 쪼그라드는 몸을 느끼며 속으로 구시렁거렸다.

‘나야말로 모르겠네요. 잡아먹고 싶어 안달이 난 당신 밑에 깔려도 왜 위화감이 전혀 없는 건지.’

한성은 기분 좋다는 듯 씩 웃어 보인 후 지찬의 페니스를 잡았다. 그리고 거침없이 입안에 담은 채 혀를 굴렸다.

귀두 부분의 모양을 그리듯 혀로 훑으며 빨아 당기자 힘없이 늘어져 있던 지찬의 물건이 조금씩 단단해져 갔다.

손안의 말캉거리는 기둥이 곧추세워지면서 점점 제 존재감을 과시하듯 일어나는 모양을 보고 흐뭇하게 웃으며 위아래로 흔들었다.

“하아…….”

아래로 피가 몰리는 익숙한 느낌에 고개가 들어 올려지고 숨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한성의 입안에 들어가 뜨거운 입김에 위아래로 비벼지는 느낌이 너무도 적나라하게 느껴졌다.

대낮에 그것도 뒤뜰 정자에서 벌이는 음란한 행위에 지찬이 팔을 들어 눈을 가렸다.

“아직, 너무, 하아…… 밝잖아요.”

“밝음이 느껴지지 않도록 내 열정을 다해 보지.”

츄룹, 입을 모아 강하게 빨아올리면서 입을 뗀 한성이 우스갯소리를 던지자 지찬이 흠칫 떨며 피식 웃었다.

“아, 뭐라는 거야.”

한성은 슬며시 이를 세워 귀두부터 잡아먹으며 기둥을 빨아 당기고 동그란 고환을 손안에서 굴리며 주물럭거렸다.

그 느낌에 세운 허벅지가 파르르 떨리고, 사이에 들어간 한성의 머리를 조였다.

바람이 한차례 불어오며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소리가 지나갔다. 짜르르 떨리는 소리만 듣고 있으니 마치 숲속 한가운데 같은 기분이 들었다.

뒤뜰이라고는 하지만 바깥인데, 이러다 누군가 보기라도 한다면.

그게 인간이든, 짐승이든 말이다.

아주 찰나의 걱정과 함께 더 기세 좋게 입으로 왕복운동을 하는 한성의 행위에 허리가 잔뜩 휘어지며 지찬은 신음을 삼켰다.

“으읏, 가, 가요. 입 떼요. 아, 앗, 한성!”

아래에 삐죽이 나온 한성의 머리카락을 움켜잡아도 떨어질 생각을 안 하자 참을 수 없어진 지찬이 결국 입안에 파정했다.

허리가 한 번 튕겨 오르고 허벅지가 바짝 조여들며 파들파들 떨렸다.

그가 사정액을 입안에 담고서 엉덩이 쪽으로 고개를 내려 조금씩 흘려보내자 따뜻한 물줄기가 주르륵 흘러내리는 느낌에 엉덩이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한 번의 파정에 몸이 녹진하게 뭉그러지는 것 같았지만, 예민해진 몸은 좀처럼 쉴 수가 없었다.

계속해서 헐떡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려 하자 여지없이 찾아오는 한성의 손이 정액으로 번들거리는 지찬의 엉덩이를 움켜잡고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이미 제 엉덩이를 축축하게 적신 정액은 이미 몇 번이나 들어와 헤집어 댄 한성의 손가락을 쉽게 삼켜 버렸다.

움찔거리며 조여들지만, 오히려 반겨 드는 모양새처럼 벌름거리자 한성이 입맛을 다셨다.

“이 요망한 입이 내 것을 물고 놓질 않더니 손가락마저도 맛있는 게야.”

“흐읏!”

손바닥을 뒤집듯 아래에서 위로 빙글 돌리며 내벽을 훑어 자극하자 지찬의 허리가 또 한 번 튕겨 올라갔다. 한성은 거침없이 손가락 하나를 더 집어넣은 채 살살 내벽을 긁어 대면서 움직였다.

기다란 한성의 손가락이 무자비하게 아래를 파고들며 쑤셔 넣기를 반복하자 허리가 들어 올려진 채 더 한 것을 원하고 있었다.

“으응, 더, 더요. 으읏, 그만 빨리, 응, 하아.”

이상하게 바깥이라는 낯선 환경 때문인지, 밝은 대낮에 제 위에서 거침없는 표정으로 저를 갖고 싶다며 표현해 대는 한성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엇이든 지찬을 자극하고 있는 배덕감은 흥분을 배로 부풀리기에 충분했다.

어차피 할 거라면 본능에 이끌림대로 이끌려 가고 싶었다. 어차피 호랑이의 반려니까.

‘그리고, 그를…….’

쿵, 하고 심장이 내려앉았다. 무엇을 생각하려 했는지 머릿속에서 되짚어 보기도 전에 제멋대로 흘러나와 버렸다.

어느새 한성이 버클을 풀고 속옷 속에서 잔뜩 부풀어 오른 페니스를 꺼내 입구를 향해 밀고 들어왔다.

뻐근한 느낌도 잠시, 아릿하게 저리는 기분과 자꾸만 조여들면서 삼켜 내는 아래의 적나라한 느낌에 지찬은 한성의 팔을 잡고 매달렸다.

‘오늘은 정말 이상해. 왜 이렇게 맞닿은 살결이 자꾸 끊어 내질 못하게 좋은 걸까.’

고개를 치켜들면서 삼켜 내는 한성의 물건을 조금 더 쉽게 받아들이기 위해 다리를 벌리고 엉덩이를 들어 올렸다.

그 모습에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쓸어 넘긴 한성이 지찬의 팔을 끌어당겨 제 위로 올려 태웠다. 앉은 한성의 위로 올라탄 형태가 되자 내리누르는 힘에 거칠게 깊숙한 안까지 치고 들어왔다.

“아윽!”

“하, 그대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자극적인데, 내뱉는 생각마저도 날 미치게 하면 어찌 감당하려 그러는 게야.”

“하아, 한성…….”

“오늘, 날 미치게 만들려고 작정을 했군.”

한성이 지찬의 어깨를 물고 귓불을 거세게 빨아 당겼다. 파드득 떨어 대는 몸짓에 등허리를 감싸 안으며 손으로 쓸어내린 한성이 그대로 엉덩이를 잡아 흔들기 시작했다.

마치 폭군처럼 거칠게 지찬의 몸을 내려치는 행동에 양팔로 그를 끌어안고 흔들리는 몸을 맡겼다.

“아읏, 하앗, 세, 세요. 아앗!”

“하아, 더, 불러. 불러 봐. 날 부르짖어.”

“한성, 한서, 아앗, 흣, 아흣!”

“미치겠, 군.”

“흐응, 아아앗! 깊, 다고, 요. 아윽.”

찌걱거리는 소리가 아래를 사정없이 비벼 대고 있었다. 어디에서 흐르고 있는 액체인지도 모를 것이 잔뜩 흐트러진 아래를 적시며 내려온다.

찌걱, 찌걱, 은밀하게 쳐올리는 밑에서 관통하는 소리가 숨 막히게 지찬을 압박해 왔다.

아래에서 격렬하게 쳐올릴 때마다 숨이 헉, 하고 터져 나오다 내벽을 긁고 가장 안쪽에 있는 부분을 자극하자 잔뜩 벌려진 입에서 신음이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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