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하읏, 하아, 으흣! 아아…… 흣.”
찌걱거리는 소리가 아래에서 선명하게 들려왔다. 따뜻하면서도 단단한 한성의 페니스와 비벼지는 느낌은 낯설지만, 너무도 음란한 행위로 느껴져서 등줄기가 찌르르했다.
묵직하게 안을 찔러 대는 느낌에 허벅지에 힘이 잔뜩 들어가다가도, 한 번씩 전립선을 강렬하게 자극하는 탓에 하체는 이미 바들바들 떨며 한성의 다리에 의지하고 있었다.
흘러나온 맑고 끈끈한 액에 서로의 페니스가 조금씩 물들어 가고 있었다.
지찬은 커다란 한성의 손에 잡혀 단단하고 매끄럽게 흔들리는 느낌에 고개를 젖힌 채 입술을 깨물었다. 방금 사정한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다시 자극하자 머리가 핑 돌 지경이었다.
“하아, 나, 하악, 갈 것…… 갈 것 같…….”
그때 거침없이 푹 찔러 들어오는 한성의 손가락은 여유로움 없이 사정감을 끌어냈다. 다시 한번 더 자극하자 헐떡이던 지찬이 팔꿈치로 지탱하던 몸을 털썩 떨구고 바들바들 떨었다.
투둑, 배 아래로 떨어진 따뜻한 정액을 느끼기도 전에 한성이 훑어 가 자신의 페니스에 발랐다.
그 행위에 아무리 모르긴 몰라도 저 거대한 물건이 방금까지 손가락으로 쑤시던 그곳으로 들어오리라는 것은 분명한 일이었다.
“근데, 하아…… 그거 너무 큰 거 아닙니까. 조금, 못 줄여요?”
“뭐?”
“신이라면서…….”
“그대는 내 반려니까, 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 줘야지.”
“그건 진짜 좀…… 아닌 것 같은데.”
피식 웃던 한성이 손가락을 빼내고선 지찬의 허벅지를 조금 더 높게 들었다.
“이제, 긴장은 조금 풀렸나?”
그 말에 지찬의 입이 꾹 닫혔다. 사실 호기롭게 덤벼들긴 했지만, 이 행위에 인생 자체가 확 뒤집혀 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일부러 더 떠든 것도 있었다.
여전히 상냥한 한성이었지만, 처음 겪어 보는 행위에 두렵기도 했다.
헐떡거리던 가슴이 조금씩 내려앉기 시작하자 한성의 페니스가 잔뜩 풀어진 아래를 쿡 찔러 왔다. 움찔하고 엉덩이가 경직하고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이 조금 굳어졌다.
그때 한성이 지찬의 손을 잡아끌어 제 가슴 위에 올렸다.
쿵, 쿵. 뛰어 대는 심장과 따뜻하게 닿는 살결이 어쩐지 마음의 안정을 찾게 하는 것 같았다.
‘나만 불안한 게 아니구나.’
“나도 처음이라 그대의 인생이 어떻게 뒤바뀔지는 몰라. 하지만.”
한성의 얼굴이 다가와 가슴 위에 입술을 내리눌렀다. 정확히는 한성처럼 불안하게 뛰고 있는 심장 위에.
“나는 내 이름과 목숨을 걸어서라도 그대를 지켜 낼 거야. 불안하게 만들지 않을게.”
“진짜, 웃기네. 방금까지도 맥없이 처져 있던 게 누군데…….”
간질거리게 닿아 있는 심장 위의 입술이 움직일 때마다 뭉근하게 따뜻함이 퍼져 왔다.
‘신이라면서, 당신은 뭐가 그렇게도 두려워요.’
입 밖으로 내뱉을 수 없는 말이 가슴 속을 맴돌았다.
신이라는 이유 하나로 당신은 대체 어떤 것들을 책임지며 살아왔을까.
당신네는 무엇을 위해 그렇게…….
눈가가 뜨거워졌다. 바보 같은 감정이 솟구치자 우습게도 눈가에 잔뜩 고인 눈물이 옆으로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가슴을 내리누르던 입술이 떨어지고 한성의 시선이 닿는 게 느껴졌다.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하고 팔을 들어 눈을 가리자 다시 그 팔 위로 입술이 다가왔다.
“보려고 하지 마요. 진짜 볼썽사나워.”
“그럼, 내가 울리는 거로 합의 볼까?”
“뭐, 읏!”
뜨겁게 닿아 있던 페니스가 순식간에 아래를 밀고 들어왔다.
“아윽!”
닿아 있던 입술의 감촉이 사라지고, 한성에게 붙잡혀 얼굴 위로 가린 팔이 치워졌다.
아래를 뻐근하게 밀고 들어오는 느낌에 숨을 멈춘 채로 고개를 돌리자 한성의 움직임이 멎었다.
“숨을 쉬어. 그리고, 아프면 매달려도 괜찮아. 울어도 괜찮아.”
그 말 한마디에 마치 최면처럼 막혀 있던 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한성의 페니스가 깊숙한 곳까지 밀려 들어왔다.
허공을 휘젓던 팔로 한성의 목을 꽉 끌어안자 조금씩 빼내다 쿡 박아 오길 반복하기 시작했다.
“으읏, 아…… 파.”
머리를 쓰다듬고 내려간 한성의 팔이 지찬의 양 허벅지 밑을 잡아 더 위로 올리면서 깊게 삽입했다. 아랫배 그 어딘가가 묵직하게 차오르는 느낌과 생소한 곳이 벌어지는 낯선 감각에 한성을 잡은 손에 자꾸 힘이 실렸다.
“힘을 빼.”
“흐읏, 빼, 빼란다고, 하윽! 빠지, 아앗! 그만 들어와…….”
“아직 더 남았어.”
“차, 차라리 빨리 들, 흑……. 들어와요. 빨리. 하아…….”
“그 말이 더 흥분시키는 거 알고 있는 건가?”
한성의 억눌린 음성이 들리고 순식간에 엄청난 아픔이 몰려왔다. 그리고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느릿한 피스톤 질이 이어졌다.
“하윽, 핫! 으윽!”
붙잡고 있는 한성에게서도 긴장감이 느껴졌다. 어쩌면 무식하게 밀고 들어오는 한성도 그다지 기쁜 상황은 아닐 거란 생각이 들었다. 잔뜩 긴장한 제 몸 때문에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같은 남자로서는 이해하니까 말이다.
역시나 그게 맞았는지 맞닿은 한성의 옆얼굴에서 땀이 한 방울 도록 떨어져 내렸다.
하지만 지찬은 힘을 풀어 보려고 노력은커녕 낯선 느낌에 자꾸만 움츠러드는 몸은 마음과 달랐다. 이곳저곳 찔러 보던 한성의 페니스가 정확히 한 지점에 닿자 지찬의 몸이 파르르 떨려 왔다.
순간적으로 허리가 튀어 오르면서 익숙지 않은 신음이 터졌다.
“하읏!”
“하…… 여기군.”
바들거리는 몸으로 조금 전의 상황에 넋이 나간 지찬이 입을 달싹여 뭐라 말하려던 찰나부터였다. 한성은 더 이상의 지체는 없다는 듯 같은 자리를 찌르면서 조금씩 속도를 높여갔다.
“하읏, 아항! 으응, 아, 아읏!”
추삽질에 질척이는 소리와 살끼리 맞붙는 소리가 음란하게 방 안을 메우기 시작했다.
지찬은 자꾸 의지와는 상관없이 튕기는 허리와 신음에 한성을 붙들고 있던 손마저 놓쳐 버렸다.
어두운 방 안에 흔들리는 실루엣이 한성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가녀리진 않았지만, 거칠지 않고 얇은 곡선으로 허리가 휘어지는 지찬의 몸짓 하나하나가 숨이 막힐 만큼 야릇했다.
마치 알맞은 짝이라도 만난 것처럼 아래는 움찔거리면서도 조였다 풀어졌다 반복하며 제 물건을 씹어 삼키고 있었다.
밀어내는 것 같으면서도 순식간에 빨아들인다. 그 느낌에 열심히 허릿짓을 하면서도 순간순간 아찔해져 등줄기에 땀이 맺혔다.
“하윽, 하앙!”
퍽, 퍽, 퍽 조급한 듯 거세게 받아 대는 소리와 지찬의 신음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더는 못 참겠는지 고개를 저으면서 뱉는 신음에 물기가 어리기 시작했다.
“그, 그마안, 으응! 하, 한성!”
단 두 글자, 제 이름 하나에 진짜 말 그대로 쌀 것 같았다.
꽉 쥐고 흔들어 대는 아래의 내벽 말고도 음란한 신음에 섞인 자신의 이름을 듣고 갑자기 머릿속이 띵- 하고 울렸다.
지찬도 한성과 같이 한계였는지 잔뜩 발기해 있던 페니스에서 하얗고 불투명한 액이 뿜어져 나왔다. 그 모습에 한성도 참았던 해방감을 느끼며 그대로 사정했다.
푹, 푹 깊숙하게 박으면서 분출되는 정액을 그대로 흐르게 두자 안과 밖으로 넘쳐서 찔꺽이는 소리만 유난해졌다.
한성은 벅차오르는 가슴을 진정시키면서 지찬의 젖은 머리카락을 넘겼다. 그는 달라붙은 머리카락 사이로 지친 듯 발간 얼굴로 눈을 감은 채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 모습마저 애틋하게 가슴이 저리는 게 아무래도 단단히 빠져 버린 것 같았다. 이렇게 말갛고 고운 얼굴을 얼마나 지켜만 봤던지.
가슴에 담은 아픔이 너무 커서, 그 상처에 또다시 세상과의 벽을 쌓게 하고 싶지 않아 말도 못 하고 맴돌았던 시간이 마치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인간은 이런 생각의 흐름을 주마등이라고 느끼겠구나, 하고 깨달았을 뿐이다. 한성은 온몸 군데군데 빨간 꽃처럼, 물감처럼 퍼진 붉은 흔적을 쓰다듬으면서 몸을 숙여 귓가에 키스했다.
짧은 입맞춤에도 이미 예민해질 만큼 달아오른 지찬이 움찔 떨자 피식 웃으며 목 아래로 천천히 살 내음을 느끼듯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하으, 그만…… 해요.”
“뭐를 말이냐.”
조금 잠잠해졌던 지찬의 가슴이 다시 조금씩 들썩거렸다. 한성의 입술이 미끄러지듯 내려와 가슴의 정점에 머물렀을 땐 허리까지 휘어지고 있었다.
“각, 인…… 하아…….”
“이제 시작인 것을. 벌써 나가떨어지다니.”
“근데, 뭐…… 별거 없네요.”
“음?”
방금까지 헐떡거리며 눈물까지 대롱 매달려 신음을 지르던 상대가 별거 없었다는 말에 한성의 뒷골이 판판하게 당겨 왔다.
“각인이라길래, 난 또 막 봉인 해제! 팍! 이런 걸…… 아읏! 깨물지 마요.”
얼마나 극적인 효과를 바란 것인지, 반려의 귀여운 상상력은 때론 한성을 가슴 졸이게 했다.
그래도 반려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게 아니라 그 얼마나 다행인가.
“하…… 그런데요. 한성…… 나 왜 자꾸 등이 뜨겁죠.”
괘씸했던 지찬의 젖꼭지를 괴롭히던 한성이 지찬의 말에 팔을 조금 들어 등을 확인했다. 아무래도 정말로 이제부터 시작인 것 같았다.
“엎드리는 게 좋겠어.”
아직 안을 채우고 있던 묵직한 물건을 빼내고서 지찬을 엎드릴 수 있게 도왔다. 뭘 엎드리기까지 하냐고 한소리 하고도 남았을 지찬인데, 등에서 느껴지는 작열감이 예사롭지 않은지 순순히 한성의 손길에 따랐다.
침대에 팔을 올려 얼굴을 묻은 채 엉덩이만 살짝 들어 올린 지찬의 등에선 쉽게 볼 수 없는 기이한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아주 미세한 하얀 빛줄기가 등을 타고 오르내리면서 오묘한 그림을 그리듯 움직였다.
“뜨거워. 이거…… 왜, 왜 이래요.”
아직 제 등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 리가 없는 지찬은 알 수 없는 작열감에 괴로워하고 있었다.
한성이 손을 들어 그 등을 어루만지자 마치 그 빛은 한 몸인 것처럼 빨려들다가도 제 갈 길을 찾아갔다.
그 모습이 꼭 지찬을 보는 듯해 한성의 입꼬리가 조금 올라갔다.
“가만히 있지만 말고, 이거요. 응?”
“덜 아픈 방법이 있긴 한데…….”
“뭐든 해봐요. 하아…… 타들어 가는 것 같은데, 괜찮은 거 맞아요?”
“응, 아주 아름다워. 마치 반려 님처럼.”
“뭐라는 거야. 빨리요! 진짜 아파…….”
“자꾸 보채는 걸 보니 이것도 나쁘진 않구나.”
지찬은 한성의 능글맞은 대꾸에 고개를 획 돌려 무시무시한 눈빛을 쏴 주려고 했지만,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등 전체로 퍼져 오는 작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괴롭고 아팠다. 마치 등에 누군가 기름이라도 끼얹어 활활 불타오르고 있는 느낌이었다.
점점 더 견딜 수 없는 아픔에 그는 침대에 깔린 이불을 움켜잡고 고통에 찬 소리를 참아야만 했다.
그때 한성이 엎드린 지찬의 몸을 덮치듯 겹친 채 귓가를 지분거리고는 손을 앞으로 돌려 시들해진 페니스를 움켜잡았다.
“뭐, 뭐 해요. 읏!”
“덜 아프게 하는 중.”
이 짐승이 미쳤나! 남은 뜨거워 죽겠는데 다른 의미로 뜨거운 한성의 행동에 말로 못 할 욕을 한 바가지나 외쳐 버렸다.
“이거 억울한데, 각인 중에는 정말 그대와 내 결합만으로도 고통을 줄인다고 했는걸.”
그리고 아까 잔뜩 뱉어 낸 정액 덕분에 여전히 번들거리는 구멍을 찾아 손으로 매만졌다. 아직 부드럽게 풀려 있는 느낌에 어느샌가 아플 만큼 서 버린 페니스를 입구로 가져다 댔다.
“못 믿겠으면 직접 해보는 수밖에 없겠지요. 반려 님?”
이 와중에도 바짝 선 한성의 중심이 느껴지자 지찬을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의뭉스러운 호랑이 같으니라고!’
그리고 순간적으로 다시 꿰뚫리는 느낌에 헉, 하고 숨을 멈췄다. 천천히 허릿짓을 하는 와중에 정말 거짓말처럼 등을 태우던 고통이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대가 내 앞에서, 후…… 엉덩이를 벌리고, 고통에 몸부림치니 잔뜩 서 버렸지 뭐야.”
“읏, 그런, 아읏! 의미가 아니잖…… 흐응!”
“어디 더 보채 보거라. 아까처럼 빨리, 해달라고.”
“내, 내가, 흐응, 할 것 같, 하악!”
줄어든 고통을 아는 건지 아까와는 다르게 여유로운 몸짓과 말로 지찬을 몰아세웠다.
아까 등을 태우던 느낌보다 더 홧홧한 느낌으로 안을 들쑤시는 한성의 느낌은 정말로 등의 고통이 생각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황홀해질 지경이었다.
아니, 정말 한성의 말대로 둘의 결합이 고통을 덜어줬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 아래는 벌써 안달이 났는데.”
“으응, 하아…… 하읏.”
자세가 바뀌어서 더 깊게 파고들었다. 하필 내벽을 긁으며 올라가는 페니스는 느끼는 지점을 너무나 정확하게도 훑으며 올라가 버려 무릎으로 지탱하는 엉덩이가 자꾸 주저앉을 것 같았다.
한성도 지찬의 후들후들 떨리는 허벅지를 아는지 허리춤을 단단하게 붙잡고 다시 거세게 쳐올렸다.
뜨겁게 타오르던 등은 이제 서늘해지고, 그 자리를 한성의 입술이 대신 따뜻하게 내리누르며 입 맞췄다.
하얀 빛무리가 일렁이다 사라졌지만, 지찬의 등엔 마치 문신처럼 백호를 형상화한 문양이 새겨졌다. 어깨를 시작으로 등허리 쪽으로 넘어 앞의 상처를 따라 휘감았을 그 신의 각인이 말이다. 만지기도 아까울 정도로 너무 아름답게 느껴졌다.
한성의 본체는 호랑이라기보단 용에 가까웠다. 그렇다고 청룡과 같은 용으로써 태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신으로 첫 번째 각성을 했을 때 느꼈던 본체의 뒷부분과 유사했다.
그렇다면 한성의 등을 타고 내려와 왼쪽 허벅지를 감싸며 퍼져 나가는 뜨거운 이 느낌은 분명 각인의 앞부분이 새겨지는 중일 터였다.
신의 특징적인 각인이 새겨진다고 들었지만, 직접 두 눈으로 바라보고 있자니 몇백여 년간 느껴 보지 못했던 가슴 뻐근한 느낌이 뭔가를 충족시키는 듯 만족스러웠다.
지찬의 등을 간질이는 한성의 머리카락과 제 페니스를 붙잡고 흔드는 손보다 더 뜨거운 입술이 척추를 따라 빨아 당기자 뒷덜미가 뾰족하게 날이 서듯 예민해졌다.
“으흥, 하으. 이상, 해.”
“뭐가 말이냐.”
한성이 아주 느린 리듬을 타듯이 허리를 쳐올리고 있었다.
아까는 숨이 넘어갈 듯 몰아세워 온몸이 반으로 갈라지는 것 같더니 지금은 너무 여유를 부려 단단하고 뜨거운 한성의 물건이 천천히 들어오고 빠져나가는 모든 느낌이 생생하게 다가왔다.
주름진 내벽을 일부러 더 확실하게 느끼라는 듯이 갑자기 엉덩이를 꽉 붙여 허리를 돌리거나 귀두 끄트머리까지 빼내다 힘을 주며 쑥 집어넣는 모양새가 아주 작정한 듯 지찬을 놀려 대고 있었다.
“하아, 제발, 으응…….”
저도 모르게 아쉬운 느낌을 덜어 보고자 허리를 돌리자 한성의 손이 엉덩이 한쪽을 꽉 움켜잡았다.
“아흐…….”
“아주 음란한 반려 님이구나. 이렇게나 보채다니.”
그 말에 더 흥분되기라도 하는 건지 잡힌 페니스에 피가 몰리기 시작했다. 손으로든 엉덩이든 조금만 더 빠르고 세차게 흔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에 자꾸만 허리가 들썩였다.
“빠, 빨리…… 흐응, 더……!”
“혼자 가면 안 되지.”
내내 잡고 흔들던 지찬의 성기 맨 끝을 엄지로 누른 채 압박하자 엉덩이가 파들 떨려 왔다. 사정을 막아버리니 더 애가 탔다. 한번 움직이기 시작한 허리는 멈출 줄 모르고 유연하게 돌려졌다.
‘뭐든, 어떻게든 빨리 가게 해줘.’
막혀 버린 사정에 답답해진 지찬이 한쪽 팔로 지탱하고 페니스 끝을 잡은 한성의 손을 잡자, 그는 그 팔을 잡아챈 채 다시 격렬한 정사를 시작했다.
쉴 새 없이 흔들리고 찔러 대는 통에 얼마나 소리를 지르는지 본인도 자각을 못 하고 있었다.
“하응, 거기, 으읏! 하앗, 아아!”
꿀쩍거리는 마찰음과 살끼리 맞붙는 소리가 귓가를 때리듯 점점 커졌다.
“제발, 아아! 제발, 가게, 으응!”
팔이 붙잡혔던 건지 자신의 상체가 다시 언제 무너졌는지 알지도 못하고, 어떤 말을 하는지도 모른 채 그렇게 열기에 들떠 신음을 질렀다.
제발 사정이라도 하게 해달라고 빌고 싶지만 신음 반, 말 반으로 섞여 버리는 상황에 이도 저도 못 해버린 채로 지찬은 계속 흔들렸다.
“한성, 한성! 아앙!”
“하, 지찬아……!”
이름이 한계였다. 잔뜩 괴로워진 페니스를 풀자 지찬의 세 번째 사정액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한성도 좁고 뜨거운 내벽에 계속 문지르면서 사정감을 맛보고 지친 몸을 겹친 채 지찬의 옆에 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