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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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변호사 사무실을 나서는 미영은 빤히 바라보고 있는 앞에서 소매치기를 당한 것 같아 화가

나기도 하지만 어디에 민원이라도 내야겠다는 황당한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 우리 태형로펌에 맡겨주시면 결혼 18년차니까.. 남편이 부모님에게서 상속받은 일부분을

    제외하고는 40% 이상 위자료로 받을 수 있도록 책임 질 수 있습니다.

    성공보수금은 조금 생각해 주셔야 하겠고요.... ”

이혼문제를 상담하러 같더니 상담하러온 사람의 의견은 다 들어보지 않고 변호사라는

사람이 한다는 이야기가 한마디로 위자료를 얼마 받아 줄 테니 이혼하라는 이야기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더욱 황당한 것은, 잠깐의 상담을 끝내고 나오는데 사무장의 한마디,

“ 변호사 자문료 한 시간... 50만원이 되겠습니다. ”

절로 목구멍 까지 올라오는 욕을 참느라 얼굴이 빨개진 채 카드로 50만원 자문료(?)를 계산하고

현관을 나서는 미영의 입에서 절로 욕이 나온다.

‘ 날강도 같은 개 새끼들.... 잘 처먹고 잘 살아라...’

변호사 사무실을 나서자 마땅히 어디 갈 곳도 없다...

이렇게 속이 답답하고 울화가 치밀 때 술친구라도 있으면 취하도록 마시고 싶은데....

목적지 없이 시내를 배회하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차를 파킹하려던 바로 옆 자리에 남편의

자동차 제네시스가 8일째 그대로 파킹 되어있어 또다시 화가 치솟으며, 남편의 자동차만

봐도 꼴보기 싫은 남편 모습이 그려지는 것이 아닌가....

‘ 흥!...’

남편의 자동차 앞 범퍼를 발로 몇번 걷어차고, 22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미영은

결심을 하였다. 가증스런 남편과는 죽어도 같이 살 수 없으니 빠른 시일 내에 이혼 하여야

하겠다는 결심을...

집으로 돌아오다가 약국에서 의사 처방전 없이 신경안정제를 사서 복용하고 침대에 들어

누웠지만 잠은 오지 않고 많은 잡념에 시달리고 있는데 현관 벨이 울린다.

화면에 나타난 아들의 모습을 보며 시계를 보았다.

오후 3시반...

“ 왜 이렇게 빨리 왔어? ”

“ 에이 엄마... 어제 이야기 했잖아... 내일이 학원 종강이서 오늘은 빨리 끝난다고...”

“ 그랬어? ”

“ 어? 엄마 벌써 40대에 치매 있는 거야? ”

“ 이 새끼가... 복창을 두드려...”

갑자기 화를 내는 엄마 얼굴을 보며 태하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 에이~ 엄마... 왜 그래? 뭐 화나는 일이 생긴 거야?”

“ 까불지 말고 들어가! ”

“ 아! 알았어... 엄마 장난이잖아... 화났으면 풀어 응? ”

“ 알았어 새꺄! ”

안방으로 들어 가버리는 엄마 뒷모습을 보며 태하는 혼란스러워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방으로 들어와 책가방을 정리 하면서도 엄마가 왜 화를 내는지 도통 모르겠다.

학원 갔다 오면 금방 간식과 음료수를 꺼내 주셨는데 3일전부터 엄마 얼굴에는 찬바람이

쌩쌩 불고 있어 어리광스런 장난에도 화를 벌컥 내는 엄마가 타인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 내가 엄마에게 뭐 잘 못한 게 있나? ’

‘ 아무리 생각 해 봐도 그럴 말 한 일은 없는데.... 엄마가 왜 저러지...? ’

태희가 한 시간쯤 뒤에 집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학원에서 돌아 온 태희에게도 별거 아닌 걸 갖고 화를 내는 엄마를 보면서 자신이

뭘 잘 못해서 화를 냈던 게 아니고, 뭔가 다른 일로 화가 나 있음을 알 수 있었고...

엄마 기분이 아주 저기압 상태임을 알고 당분간은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 오빠! 엄마 왜 저러는 거야? ”

태희가 자기 방에 책가방을 벗어놓고 오빠 방에 들어오며 화를 낸다.

“ 크크크... 나도 조금 전에 당했다... 엄마 저기압인 것 같으니까 끽! 소리 말고 모른 척

    해 버리자고...”

“ 뭐? 엄마가 화나면 났지 왜 생트집 잡고 지랄 하냐고? ”

“ 낸들 아냐? 이럴 때 모른 척 하고 있으면 욕이라도 안 먹을 거 아냐? 그러니 너도 끽!

    소리 말고 가만히 있어...”

“ 에이, 아빠가 없어서 그런가? 하필 이럴 때 아빠는 출장 가서 난리치게 만들지...? ”

“ 머... 그것도 이유 중 하나가 될 수도 있을 것이고...”

제 시간에 저녁을 차려주는 엄마의 표정은 평소와는 좀 다르지만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지 않아 다행이다 하면서 식사를 하는데,

엄마가 저녁 밥상머리에서 술 마시는 걸 처음 보았다.

식사는 하지 않고 벌써 독 하다는 양주를 네 잔째 마시고 빈 잔에 또 술을 채우려는

빨개진 엄마 얼굴을 보면서 태하는 용기를 내 보았다.

“ 엄마! 술은 남자가 따라야 한다며...내가 따라줄게...”

태하가 얼른 술병을 들고 엄마 술잔에 술을 따르려 하였더니 엄마가 물끄러미 아들 얼굴을

쳐다보다가 피식! 미소를 짓는다.

순간 태하는 조심스럽게 엄마 술잔에 술을 따르고 엄마 얼굴을 다시 쳐다보았다.

엄마는 초점 없는 눈으로 멍하니 밥상머리에 앉아있는 아들과 딸을 보더니 휴우~ 하면서

한 숨을 내쉰다.

“ 엄마! 뭐...걱정거리 생겼어? ”

“ ... .... ”

대답도 않고 멍하니 아들과 딸을 쳐다보던 엄마가 따라준 술은 마시지 않고 일어나면서,

“ 엄마...들어갈란다...태희가 좀 치워...”

“ 알았어...”

엄마 눈치를 살피고 있던 태희가 궁시렁 거리지 않고 잽싸게 대답을 한다.

“ 혹시, 우리 몰래 엄마와 아빠 싸운 거 아냐? ”

“ 아빠 출장 간 거 아니었어? ”

“ 그건 나도 모르지...? ”

“ 에이 씨팔... 내일 종강하면 아빠가 여름휴가 가자고 약속 해 놓고... 아빠는 출장에

    엄마 분위기는 저 모양이니... 물 건너가는 거 아냐? ”

“ 히히히... 오빠 꿈 깨... 난 포기 했으니까... 저 분위기로는 어림도 없겠다. ”

“ 젠장... 무슨 난리야.... 씨팔...”

“ 엄마 부동산 투자 했다가 날린 거 아닐까? ”

“ 그건...무슨 소리야? ”

“ 응, 몇 달 전에 금자 이모랑 전화 하면서 마포에 점포가 어쩌구저쩌구.. 하면서 이야기

    하는 걸 들었는데...? ”

“ 손해 많이 봤을까? ”

“ 글쌔...? 그거 아니면 엄마가 저렇게 화 낼 일이 없잖아...? ”

“ .... ? ”

*** ** ***

오늘 학원에서 종강하면 쭁 파티도 하지 않고 휴가 간다는 친구들이 부럽게 느껴진다.

여름방학...

이제 10일만 있으면 끝나기에 대부분의 친구들은 종강하면 즉시 바캉스 간다고 들떠 있는데,

아빠는 출장 중이고 엄마는 저기압이니 태하는 기분이 착잡하기만 하다.

띠르르르~~ 띠르르르~~~

마지막 수업이 끝나기도 전에 울리는 핸드폰 벨소리...

“ 헉! 아빠! ”

“ 그래 아빠다... 종강 한 거야? ”

“ 10분 남았어... 출장 어디 갔다 온 거야? ”

“ 으응.... 너 종강해도 친구랑 약속 하지 말고 학원 정문에 잠깐 기다리고 있어...

    아빠가 맛있는 거 사 줄게...”

“ 히히히... 넵! ”

주변에 있던 친구들이 아빠와 통화를 끝내고 히죽거리는 태하를 보며 한심스럽다는

표정들이다.

하긴 아무리 목소리를 죽이며 통화 하기는 했지만. 수업 중에는 전화를 걸거나 받지 못 한다는

학원규칙이 벽에 붙여있는데 전화 받고도 뻔뻔하게 히죽거리고 있으니...

‘ 후후후... 아빠가 귀국했으면 우리도 휴가 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

******

동양공단에 있는 "두성정밀 주식회사"

전자제품인 모든 종류의 소켓트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중소기업이지만 연 8천만 달러 이상을

수출 할 정도로 기술력과 고정된 단골 판매처를 갖춘 알짜배기 회사를 가지고 있는 대표이사

김두성...

‘ 회사에서는 물론 사회에서도 성공했다는 찬사와 부러움을 받고 있는, 이 김두성이

    원인도 모른 채 와이프에게 집에서 쫒겨 날 줄이야... 쩝! ’

물론 아내에게 잘 못한 일들이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아내를 속여본 적도 없고, 집에서 부족 한 게 없을 정도로 만족스런 생활을 하고 있는 아내가

퇴근하고 들어서는 남편에게 갑자기 ,

“ 당신하고 더 이상은 못살아... 당장 이혼 해! ”

이 한마디를 하고 남편을 현관에서 내쫒더니 문을 잠가버린 것이다.

황당하다.

현관 앞에서 전화를 했더니 핸드폰은 받는다.

“ 왜 그래? 이유라도 알아야 말을 하지? ”

“ 다 필요 없어... 나랑 이혼하고 미선이랑 살면 되잖아..”

“ 어...어어... 갑자기 왜 그래? ”

“ 딸깍! ”

핸드폰 전화도 꺼 버렸고, 집 전화도 코드를 뽑아버렸는지 연결되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에게 이 우스운 꼴을 보여주기 싫고, 또 시간이 지나면 과민반응을 보이는

아내가 진정 될 것 같아 우선은 호텔을 찾아야 했다.

그렇게 집에서 쫒겨 나온지 오늘이 8일째...

아내는 전화 연결이 되지 않고,

그렇다고 이 추한 꼴로 자식들에게 전화 할 수도 없어 자식들 여름특강이 종강되는 오늘

까지 기다려야 했던 이유다.

학원에 미리 전화하여 종강시간을 확인하고 아들이 다른 약속을 하기 전에 전화를 걸었다.

“ 헉! 아빠! ”

“ 그래 아빠다... 종강 한 거야? ”

“ 10분 남았어... 출장 어디 갔다 온 거야? ”

“ ..........

.........

*** *** ***

잔뜩 기대를 하며 학교 정문 앞에서 만난 아빠의 피곤한 얼굴 표정을 보고 아빠도 힘든

출장을 갔다 왔음을 태하는 느낄 수 있었다.

“ 이번 출장은 힘 드셨어요? ”

“ 출장? 아!... 수염 안 깍아서... 그래 보이는 거야...”

“ 외국에 갔다 온 거예요? ”

“ 아냐... 전라도 대불공단 현장에 있었어...”

“ 아니... 한국에 있으면서 집에 전화도 안 한거예요? ”

“ 허허허... 그럴 만 한 사정이 있었다. ”

“ 엄마는 저기압이야... 집에 별로 안 좋은 일이 생긴 것 같아...”

“ 집에 안 좋은 일...? ”

“ 응,... 잘 모르지만 엄마가 부동산 투자 했다가 손해를 본 것 같다고 태희가 이야기

    하던데 확실 한 건 모르지만...엄마 너무 저기압이니... 큰 소리 치지 마...”

“ 허허허... 투자 했다가 손해 볼 수도 있는 거지...”

“ 히히히... 그럼요...”

엄마가 부동산 투자 했다가 손해 봤다고 하는데 아빠가 별로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를 하자

태하도 여행을 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 뭐 먹고 싶은 거니? ”

“ 초밥하고 회 사 주세요... 히히히...”

“ 그래, 가자...”

“ 엄마랑 태희도 불렀어요? ”

“ 짜식, 오늘은 사나이끼리만 식사하자고...엄마에겐 비밀로 하고...”

“ 옛썰....히히히...”

약간 이른 점심시간인데도 아빠와 함께 들어간 일식집은 손님이 가득했는데 아빠가 미리

예약을 해두어서 예약석에 앉을 수 있었다.

“ 아빠! 여기 예약 해 두셨어요? ”

“ 응, 네 녀석은 초밥이랑 회를 제일 좋아하는 줄 아는데..오다 보니 간판에 전화번호가

     있어서 예약 해 두었지...”

“ 히히히... 예약 안했으면 자리가 없을 뻔 했네...”

아빠와 나는 점심 식사를 하면서 기회를 보다가 아빠가 맥주잔을 쭈욱 마시고 안주를 집는

순간,

“ 아빠! 종강하면 캠핑 간다고 했잖아요...? ”

“ 그..그랬지...하지만... 엄마 기분이 저기압이라며...? ”

“ 에이~ 그러니까... 휴가 갔다 오면 엄마 기분도 풀리잖아요...”

“ 후후후... 실은, 아빠가 엄마 속상하게 만들었거든... 아빠는 당분간 집에도 못

    들어가 요 모양이다 임마! 히히히...”

“ 엥? 그..그럼 엄마가 부동산 투자가 잘 못 된게 아니고...? ”

“ 후후후...”

“ 뭘 잘못 했는데요? ”

“ 임마! 남자가 살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도 생길 수 있는 거지, 뭘 물어봐! 짜식~ ”

“ 히히히... 아빠 연애하다가 엄마에게 들킨 거지? ”

“ 짜식~~! ”

“ 그럼 적극적으로 엄마에게 잘 해줘야 기분 푸는 거 아니야? 히히히, 그러니까 여름휴가

    가요... 네, 아빠? ”

“ 그럼, 네가 엄마 모시고 휴가 갔다 와라... 그럼 되잖아..”

“ 네? 아빠는 빠지고? 아빠가 없는데 엄마가 휴가 갈 것 같아요? ”

“ 짜식~ 네가 아빠 역할하면 되잖아...”

“ 엥, 아빠와 난 다르죠? ”

“ 뭐가 달라 임마! 똑 같이 불알 달린 사나이인데... 아들 하기 나름이지...”

“ 오라...그러니까 아빠가 이렇게 점심 사주는 건, 아들이 엄마와 아빠 화해 할 수 있도록

    어떻게 좀 해봐라... 그거죠? ”

“ 짜식~ 이럴 때 머리가 잘 돌아간단 말이야...”

“ 그런데.... 흠...아빠가 없는데 엄마를 대리고 휴가라...? 쉬운 일은 아니겠는데...”

“ 그럼 금년 휴가는 없는 것으로 하지 뭐...”

“ 에이~ 좀 생각 해 보고....”

“ 그래 좋은 아이디어 짜 내봐라...”

“ 흠... 어떻게....한다...? ”

“ 그런데, 아빠 만났다는 이야긴 비밀이다.”

“ 알았어... 그럼 휴가 경비는 어떻게? ”

“ 네가 종강하면 제주도로 휴가 갈려고 한 달 전에 호텔 예약 해 두었거든... 그리고

    왕복 비행기 표도 이미 예약 되어있으니까, 돈 같은 거 걱정 할 필요는 없어...

    이거 여기 오면서 인터넷에서 예약했던 내용 출력 한 것들이다.”

아빠가 호주머니에서 꺼내주는 A4용지에 호텔과 비행기 예약내용이 상세히 나와 있었다.

“ 어? 내일 네 사람 오후 3시40분 아시아나 출발이네요... ”

“ 그래, 5박6일 스케쥴을 잡았었다. ”

“ 그럼 아빠는 빠지는 거예요? ”

“ 그래, 좀 전에 태희에게 전화 해 봤더니 엄마가 저기압이어서 휴가는 틀렸다 생각해서

    친구들이랑 캠핑 간다고 하던데, 친구들이랑 캠핑 갈지는 모르겠다... 그러니 태희는

    같이 간다는 보장은 없다.”

“ 뭐야? 그럼 잘 못하면 엄마랑 달랑 단 둘이 여행 가라고요? ”

“ 뭐, 그게 어때서? ”

“ 에이~ 달랑 두 사람이 무슨 재미로 여행가요? 재미없잖아요? ”

“ 허! 이 짜식이...넌 엄마 보디가드로 간다고 생각하면 되잖아... 아니면 애인이랑

    단 둘이 오붓하게 여행 간다고 생각해도 좋고...”

“ 보디가드든, 애인이든 단 둘이 가면 그만 둘래요...재미가 있어야지...”

“ 야! 김 태하! 사나이끼리 이렇게 부탁하는데 그렇게 박정하게 거절 할 수 있는 거냐? ”

“ 헤, 아빠가 공갈치니 겁나는데...크크크...”

“ 녀석, 그럼 금년 여름휴가는 없는 거다.”

“ 아무래도 힘들 것 같은데.... 엄마가 완전히 뚜껑이 열려 있던데..? ”

“ 그건 김 태하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지... 넌 엄마랑 제일 사이가 좋잖아...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너 엄마 찌찌 먹고 그랬잖아..”

“ 이에, 아빠도... 창피하게 그런 말을 여기서 하냐...”

“ 그게 왜 창피 한 거야...그만큼 엄마와 아들 간에 거리감이 없이 친하다는 것이지...”

“ 아무래도.. 엄마가 단 둘이 갈려고 하지 않을 것 같은데...? ”

“ 그러니까 무슨 수를 써봐야지 임마... 아빠가 부탁하는데...”

“ 헤~ 이거... 점심 사주고 협박하네... 크크크... 암튼 한번 시도는 해 봐야지...”

“ 잘 생각했어...”

“ 엄마 화난 거 풀리면... 그럼 아빠 용돈 얼마 줄 거야? ”

“ 네가 엄마 기분 풀고 아빠와 화해하게 만들면 엄마 몰래 매달 십 만원씩 더 주지...”

“ 헉! 저..정말 매달 십 만원씩? ”

“ 그래, 짜사... 그 대신 엄마 기분 풀지 못하면 지금까지 엄마 몰래 주고있는 5만원도

    없는 줄 알아... 그러니까 네가 머리를 굴리면서 잘 해봐라....크크크.”

“ 뭐야? 그런 법이 어딨어? ”

“ 임마, 내가 주다가 안주는 건데 그게 법이야? 그러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엄마 기분 풀어 놓기만 해...”

“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

“ 그래, 엄마에게 무슨 짓을 해도 괜찮아 짜사~ ”

“ 흠....”

“ 머리 너무 굴리지 말고 쉽게 애인이랑 단 둘이 여행 간다고 생각해봐라... 그것도

    신혼여행...크크크...”

“ 뭐? 신혼여행? ”

“ 그래, 신혼여행... 연상의 연인과 제주도 신혼여행....낭만적인데...크크크...”

“ 말 같은 소릴...해야지...쩝! ”

“ 어쭈? 이 짜식 봐라... 너 엄마랑 그거 하는 상상하며 엄마 팬티로 딸딸이 치는

    녀석이 내숭은... 사내 녀석이...”

“ 헉! 그..그건... 어떻게 그 걸....? ”

“ 엄마 팬티에 풀칠하는 사람이 우리 집에 너 밖에 누가 있어? ”

“ 아! .... 에그 창피하게...”

“ 짜식 그게 창피한 게 아니고 정상이야...아빠도 너만 한때 그랬으니까...크크크..”

“ 아...아빠도 할머니 팬티로...? ”

“ 그래, 짜사... 백번도 더 했다 임마...”

“ 그런 소리 들으니 기분이 이상하네...”

“ 너 엄마 팬티 갖고 놀 때 엄마랑 하는 상상 하면서 했지? 아빠도 그랬으니까...”

“ 응...히히히...”

“ 그럼, 됐잖아... 이런 좋은 기회가 또 어디 있겠어? ”

“ 히히히... 애인이라...??”

“ 그래, 임마! 애인... 연상의 애인이지만...후후후...”

“ 그럼 엄마 찌찌 먹어도 아빠 화 안내는 거지? ”

“ 어? 이 녀석 봐라... 언제 내가 그런 일로 화내는 거 봤어? 그 이상 무얼 해도 아빠는

    화 안내...”

“ 뭐? 그 이상...? ”

“ 그래, 임마! 애인 사인인데 찌찌보다 더 중요한 것도 있잖아... 엄마 팬티에 풀칠 할 때

    상상 많이 했을 거 아냐? 후후후...”

“ 헉!, 그럼 진짜 애인처럼 신혼여행? ”

“ 그래, 신혼여행... 신혼여행이라 생각해서 아이디어 짜 봐라... 됐냐? ”

“ 아빠가 지금 제정신이야? ”

“ 물론 제 정신이지 왜? ”

“ 신혼여행이 뭘 뜻 하는지 알잖아? ”

“ 호, 그게 뭔데...? 후후후...”

“ 몰라서 물어? ”

“ 그래, 몰라서 물어...이야기 해 봐! 후후후...”

“ 허니문 베이비라는 말도 몰라? ”

“ 어쭈, 우리 아들 이제 보니 어른 다 되었네...크크크... ”

“ 이래도 신혼여행이라는 말 할 수 있는 거야? ”

“ 그래, 아들이 자신 있으면 허니문 베이비 만들고 와... 만약 그러면 다시 5만원 추가

    해 줄 수도 있어... 너, 아빠에게 약속 할 수 있어? 크크크...

“ 아빠? ”

“ 뭐, 언젠가 인터넷에 기사 났던데, 우리나라도 가족 간에 즐기며 사는 가정도 꽤나

    된다는 기사 났더라... 그 기사 읽으면서 아빠는 부럽게 생각했는데....”

“ 헉! 그..그럼 아빠는 프리섹스주의? ”

“ 그래, 인생이 살면 얼마나 사냐? 그리고 메뚜기도 한 철이라는 말 몰라? ”

태하는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하였다.

아빠와 딸, 그리고 옆에서 아들과 엄마가 섹스 하는 일본 포로노를 규종이네 집에서 부모님

몰래 보면서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었는데,

아빠도 그런 가족 간 프리섹스를 꿈꾸고 있다니...

“ 짜식! 그러니까 엄마에게 허니문 베이비 만들 수 있으면 5만원 더 준다고 했잖아...

    태하 너...꿈도 이루어지는 것이고...크크크...”

태하는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워 졌다.

엄마랑 허니문 베이비를 만든다는 것은 엄마랑 섹스...

그러니까... 엄마랑 섹스하면 매달 용돈 5만원을 더 준다는 말 아닌가?

이게... 아빠 입에서 나올 말이 아니지 않는가...??

한편으론 엄마와 아빠 사이가 매우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휴우~ 아무래도 엄마가 가지 않을 텐데.... 쩝! ”

“ 짜사... 15만원까지 올라갔어... 머리를 짜봐 임마! ”

“ 진짜 최선을 다 했는데 화해가 안 되면... 진짜로... 지금까지 주던 5만원도

    안 주는 거야? ”

“ 당연하지...후후후...”

“ 진짜 내가 뭘 해도 괜찮은 거죠? ”

“ 물론... 크크크...”

“ 만약에 엄마가 애인 만들면 아빠는 화 안 날 것 같아요? ”

“ 화를 왜 내냐? 후후후... 오히려 박수를 치며 환영 할 일이지... 아빠는 그런 방면엔

    프리섹스 선구자거든...”

“ 프리섹스 선구자? ”

“ 그래, 임마! 인생이 살면 얼마나 사냐? 기회가 있을 때 지 하고 싶은 거 하며 사는 게

    행복이지... 이게 아빠 인생관이다...크크크...”

“ 화해를 성공시키면 매달 십 만원... 흐흐흐 허니문 베이비 만들 정도면 십오 만원...

    정말 내가 무슨 수를 써도 되는 거죠? ”

“ 허, 이 녀석... 왜 자꾸 확인을 해? 하지만 돈을 받으려면 합당한 인증샷 정도는 있어야

    하는 거야... ”

“ 그건..그렇겠죠...”

“ 그럼 우리 아빠와 아들이 아닌 사나이끼리 약속 한 거다...”

“ 넵! ”

“ 그리고 하루에 한 두 번은 어떻게 되어 가는지 문자정도는 보내주는 거지? ”

“ 넵! 히히히...”

사나이와 사나이(?)로 아빠와 악수까지 하고 일어서는데,

“아, 잠깐... 이건 신경안정제인데... 아..아니다 관두자!”

“에이, 뭔데 그래? ”

“아냐... 괜찮아...”

“이상하잖아...뭐냐니까?”

“그냥... 엄마가 신경이 과민해지면 도움이 될까? 해서... ”

“그럼 좋은 약이네...이리 줘요...”

아빠는 주저하다 마지못해 건 내 준 약은 조그만 은박지에 포장된 가루약 같았다.

“만약에 말이다... 엄마가 신경과민이다 생각되거든 그 약 반 보다 약간 작은 량을 엄마

   몰래 물이나 음료수 아니면 술에 타서 먹여 봐!.”

“정말 아빠는 엄마를 끔찍이 사랑한단 말이야...히히히...”

“그 약 많이 먹이면 안 된다... 절대 2분에1 넘으면 안 돼! 알았지?”

“알았다니가.. 그런데 여행 가는데 비상금은 안 줄 거야?”

“짜식~ 하루에 5만원씩, 6일치...”

“얏호! 고마워... 헤헤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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