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호감작 하는 인방 매니저-73화 (73/81)

[19] (EP.73) 2부 방송은 담력훈련

예진이랑 엘로디. 비몽사몽하지만 이제 프로답게 방송이 들어갈때 바로 눈빛이 변해가는구나. 그에 반면 서연이는...

"싱글벙글 인방 여름여행 2부 방송! 이제 시작합니다."

"하아암. 씨발 피곤해."

-서연아 방송 켜졌어;;;

-여윽시 방송 켜나 안켜나 한결같은 스트리머 원탑

"얘가 50만 뉴튜버라는 자각이 없어. 너 이제 평균 시청자 못해도 4,000명 이상 나오는 건 알지?"

예진은 입이 째져라 하품하는 서연을 보며 나무랐다.

-ㄹㅇ...

-서연이 이제 슬슬 몸 사려야지

"몸 사리고 자시고가 어딨냐? 나는 있는 모습 그대로 보여주고 그 모습을 좋아하는 시청자들만 데려간다."

-크으 줙간지

-역시 서연이다!

-이서연!이서연!

-멋있어요 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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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가져도 좋다

"꺼져. 병신아. 그런 의미로 개미 털기 한번 하자. 마침 다섯명인데 5인큐 고?"

-미친 새끼 ㅋㅋㅋㅋ

-서연아 여기 니 방송 아니야

-이서연 감 다 뒤졌네

"얘는 참... 묘한 구석까지 초심을 지킨다니까."

"우리 서연이 한결 같아서 보기 좋아."

펜션 바깥으로 나와 편한 활동복으로 갈아입은 모습을 보여주는 사장님. 딱 달라붙는 트레이닝 바지덕에 골반이 부각된다.

"오늘 하루종일 비키니 입다 갈아입으니까 오히려 어색한 거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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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비키니 입어주세용!

-ㄹㅇ

-제발요

"안 돼요. 궁극기는 아무때나 남발하는게 아니랍니다."

"참고로 저 엘로디는 속옷 대신 비키니를 입고 와서 비키니를 말리고 그 위에 옷을 입었답니다."

-오우야;;;

-헉 대박

-엄청난 묘수네

"보여드릴까요?"

살랑살랑 티셔츠 끝을 손으로 잡고 흔든다.

-어허 위험해

-수영복이니까 괜찮을지도?

"그럽 갑니..."

바로 예진에게 저지당했다. 그 무렵, 사장님은 셀카봉 내게 건네 펜션 뒤 숲을 촬영해달라고 부탁했다.

"2부 방송은 우리 매니저가 추천한 담력훈련을 할 거예요. 저기 숲속 왠지 무섭게 보이죠?"

담력훈련.

그 네 글자에 각각 반응이 눈에 띄게 달랐다.

[뭐? 아 씨발 무서운데.]

[서준이 옆에 꼭 붙어있어야겠다.]

[재밌겠다!]

[서준 씨 무서워하려나. 이따 장난으로 놀래켜야지.]

[우리 서연이 겁쟁이니까 뉴튜브각 잘 나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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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갔다가 멧돼지 나오는 거 아님 ㄷㄷ?

"멧돼지가 나와도. 저 소띠 엘로디가 처리해버립니다."

검지 손가락 두개만 펼쳐 마치 소뿔처럼 귀 옆에 붙이는 엘로디.

-아 ㅋㅋㅋ 졸귀

-젖소 엘로디는 인정이지

"음머어~."

"정말 든든하네. 근데 진짜 멧돼지 나오면 싸우려고 하면 안돼."

"진짜 멧돼지가 나와요? 그럼 가지말죠..."

"웃자고 하는 말이지. 이미 펜션주인분이랑 전화해서 확인 해봤어. 안전해."

그래도 서연이의 표정이 점점 짙어져가기 시작했다.

"우리 매니저. 그러니까 2부 방송도 잘 부탁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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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진짜 하루종일 굴려지네

-ㄹㅇ...

-이게 부장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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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수당 챙겨주시는거 맞죠?

"야근 수당은 내 윙크...? 찡긋."

-헉

-에반데

-노동청에 신고합니다

"농담이고 항상 법적으로 문제없게, 넉넉하게 웃돈까지 준답니다. 자 그럼 이제 출발..."

서연이가 다급하게 사장님을 말린다.

"멧돼지는 안 나온다고 해도! 곰이 나오면 어떻게 해!"

"오. 그러면 곰이랑 합방하져."

"곰은 사람을 찢어!"

-쫄?

-이서연 개쫄보련ㅋㅋㅋ

"풉... 정말. 방금 말했잖니. 안전하다고. 그리고 현실적으로 생각해봐 숲에 곰이 있을까? 오히려 그런 거보다..."

으스스한 목소리를 꾸며대신다.

"시체가 있을법 하지 않니?"

"으아아아악!"

서연이를 놀래키고 흡족한 표정을 짓는 사장님. 예진이도 웃으며 장난에 동참한다.

"아까 내가 숲 다녀왔는데 별거 없더라."

"정말?"

"뻥이야. 안 가봤어."

그런데 예진이에게만 더 까칠한 반응을 보인다.

"아 씨발. 진짜 뒤질래?"

"왜 나한테만 욕질이야!"

-ㄹㅇ 너무하네

-예진눈나 애껴라 ㅡㅡ

그러는 동안, 나는 트렁크에서 손전등을 두개 꺼내 사장님 하나, 나 하나 이렇게 챙기기로 했다.

"시작해볼까? 목표는 숲 한바퀴 돌고오기."

"무, 무서워어..."

예진이도 조금 긴장한거 같지만 저렇게 떨 정도로 겁 먹는 건 서연이 밖에 없다. 게다가 오히려 지민은 즐거워 보인다.

"옛날 생각나네요. 운동할때 담력훈련이랍시고 새벽에 공동묘지 갔던 적도 있었는데."

그건 진짜 무서웠겠는데. 나와 눈이 마주치자 속마음이 바로 나타난다.

[그래도 뭐가나오면 무서운 척 서준 씨한테 안겨볼까?]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건 지민 뿐만이 아닌듯 다들 내게 찰싹 붙어있다.

천천히 산책보다 느린 속도로 숲 속을 향한 우리들. 그때였다. 순간 바스락! 하는 소리가 들려 서연이와 예진이가 몸을 움츠렸다.

"꺄악!"

"히익! 뭐야!"

-ㄷㄷㄷ

-아 리액션 개맛있어

-커신이다 ㄷㄷㄷ

"야생동물이 낙엽 밟는소리 아닐까?"

"야, 야생 동물? 멧돼지? 곰?"

그런 큰 발자국 소리는 아니였다.

"아니. 다람쥐나 청설모일걸."

"...그럼 왜 겁주고 지랄이야. 뒤질래?"

-지혼자 놀라놓고

-매니저한테 왜 그래

-알려줘도 지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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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ㅋㅋㅋㅋㅋㅋㅋ

"으아악! 도네 꺼. 씨발 깜짝 놀랬잖아."

-여기 리액션 너무 맛있고

-서연아 여기 사장님 방이야...

"아하하. 너무 재밌다. 우리 서연이 무서워요? 사장님이 옆에 있어줄까요? 우리 매니저! 셀카봉 좀 줘봐."

"으으..."

"우리 매니저! 셀카봉 좀 줘봐."

사장님이 바로 옆에서 집중적으로 서연이를 촬영하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웍!"

지민이 내게 다가와 등을 확! 건드리며 놀래켰다. 예상은 하고 있었는데 움찔하고 말았다. 나보다 옆에 있던 예진이가 더 놀란 표정이지만 용케 비명은 참은 모양이다.

"지, 지민 언니... 간 떨어지는 줄 알았잖아요."

"풉. 서준 씨는 요? 우리 서준 씨~ 무서웠어요?"

말투를 사장님처럼 꾸며댄다.

"그러게요. 무서웠네요."

"후후. 무서워 할거 없어요."

방송에 들리지 않게 귀에 속삭였다.

"왜냐면... 평생 제가 지켜줄테니까."

그걸 본 예진이와 엘로디도 방송에 보이지 않게 이런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래. 나도 평생 지켜줄게."

"저도 지켜드리죠. 제 뿔 보이시죠. 찌르면 끝장이에요."

그 손가락 뿔을 나한테 찔러댄다.

"으억!"

"그, 그걸 서준이한테 찌르면 어떻게 해."

"으헤헤."

이후, 숲을 한바퀴 돌고 왔는데 담력 훈련이라고 할만큼 무섭지는 않았다. 불 꺼진 공원을 산책하는 기분.

"후아~ 숲 한바퀴 돌고오니까 좋네. 이제야 아까 먹은 점심이 다 소화 되는 것 같아."

"나이가 늘수록 소화력이 떨어진다더니 정말이네."

사장님은 그런 서연이의 말에 피식하고 웃는다.

"왜, 왜...?"

"귀여워서. 우리 서연이 이제 안 무서워요?"

"다, 닥쳐... 2부 방송 개좆노잼이였어. 5인큐 가 훨씬 더 재밌었겠다."

-아닌데?

-개꿀잼이였는데 ㅋㅋㅋㅋ

-지혼자 식은땀 줄줄 흘리고 있는거바

"이마에 흐르는 땀이나 닦아라."

"더워서 난 거야!"

"누가 뭐래?"

-ㄹㅇㅋㅋ

-이서연 지혼자 찔렸죠 ㅋㅋㅋ

"우리 매니저 지금 몇시야?"

"오후 11시입니다."

"시간 참 빠르네. 슬슬 씻고 잘까?"

-ㅠㅠ

-방송 더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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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는 어디서 자요?

"제 차 안에서 자기로 했어요."

-헉

-근무환경이 너무 열악한데

-차 안에서 방송 ㄱㄱㄱㄱ

"차 빌려주는 것도 아까워. 걍 저기 숲에 다시 들어가서 낙엽 덮고 자."

-무섭다 이서연

-너나 가세요

-이서연 인성논란이 사실이였네

"서준아. 웃어주지말고 저런 말 들으면 기분 나쁘다고 강하게 말해야해."

"아하하..."

1부 방송 30,000명 부근. 2부도 그에 못지 않은 20,000명 이상. 그야 말로 대박을 쳐버린 1박 2일 여름 방송이었다.

사장님은 방송이 끝난걸 확인하고 내 손을 잡아 펜션으로 데려가셨다.

"우리 서준이 땀 흘린 것 좀 봐. 들어가서 같이 씻고 자자."

"네?"

"그 표정은 뭐니? 설마 진짜로 차에서 잘 생각이였던거니? 같이 자야지."

"맞아요. 엘로디가 팔 베개 해드릴게요."

씻을때에는 내가 예상했던대로 다들 들어오겠다며 난리도 아니였고 그 결과 욕실이 6명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야. 매니저! 그냥 씻는건데 고추 세우지마."

"이건 그 누가 와도 못 참아."

"젖소 엘로디가 해결해드리죠."

"제게 맡겨요. 서준 씨.

나중에 확인 해보니까, 여름여행 1박 2일 동안 했던 사정횟수만 자그마치 20회 이상이었다.

***

[싱글벙글 비키니방송.gif]

ㄴㅗㅜㅑ;;

ㄴ이사람들 누구임

ㄴ싱글벙글 인방

ㄴ아니 누구냐고

ㄴ회사이름이 싱글벙글이라고

ㄴㅅㅂㅋㅋㅋㅋ

그 외에도 이름은 들어봤을만한 커뮤니티 곳곳에서도 움짤이 돌아다닌다. 제일 인기 있었던 건 사장님, 엘로디

그리고 의외로 서연이가 큰 인기를 끌었다.

[으아악! 씨발!]

[아하하. 그냥 나무 흔들리는 소리잖니.]

비키니가 아니라 놀라서 소리지르는 걸로. 그래도 다들 이 비키니 방송을 기점으로 정말 큰 상승세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비키니 방송을 한지 한달 뒤에는 60만, 또 한달 뒤에는 80만.

어느샌가 시간은 빠르게 흘러 가을이 되었다. 새로 산 코트를 입고 출근 했는데 서연이가 안절부절중이다. 그야 그렇겠지.

"씨발. 좆됐어. 나 이번 달 안에 100만 안될 줄 알고 공포 게임 공약 걸었는데. 됐어 씨발!"

오늘은 서연이가 구독자 100만을 찍어 회사 두번째로 골드 버튼을 받은 날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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