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호감작 하는 인방 매니저-60화 (60/81)

[19] (EP.60) 실은...

넓은 원형 테이블에 앉은 우리들. 얼마 지나지 않아 웨이터가 와인잔 7잔을 건네주었다.

"우와아... 이거 뭐예여?!"

"파티에 오신 분들께 건네드리는 위스키입니다."

"오우 Whiskey. thanks."

하지만 나는 운전해야하니까 콜라로 바꿔달라고 말했다.

-발음 뭐야

-엘로디 그러니까 미국인 같다

"자. 오늘 하루, 우리가 조급해야할 건 없어. 그동안의 성과로 증명했잖아. 우리는 이 파티를 즐기기만 하면 돼."

신난 사장남이 위스키 잔을 높이 올린다.

"짠! 하고 마시자."

-짠~

-치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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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벙글인방수준실화냐?진짜최하은은전설이다

짠 소리가 파티장에 울려퍼지자, 스트리머들의 이목이 집중 된다. 금세 사람들이 우리 곁으로 모여들었다.

"우와. 하은 님. 오랜만이에요!"

"안녕하세요~."

여스트리머가 서연에게 다가간다.

"서연 님. 저 기억나요?"

"어 음..."

서연이 파티장 앞에선 그렇게 쎈 척하더니 낯은 또 심하게 가려댄다.

"그때 그... 배x 듀오 하셨던 분 맞죠오..."

"예! 하하하. 요즘은 배x 안하세요?"

미안하게 생각하는 건지 고개를 푹 숙인채로 대답한다.

"종겜에서 여캠 전향해서..."

"혹시나 땡기면 디코 연락 주세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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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방구석여포 쉑ㅋㅋㅋㅋ 아무 말도 못하죠

"이, 입 닥쳐..."

-ㄹㅇㅋㅋ

-이게 갭모에라는거다

다른 여스트리머는 엘로디의 은발에 관심을 보인다.

"엘로디님 실물 진짜 예뻐요... 은발 진짜 만화속 캐릭터 같다."

"으헤헤."

또 다른 스트리머는 예진과 친분이 있는 듯 편하게 말을 주고 받고.

"예진님~ 못 본새 엄청 성장 하셨던데."

"아하하. 오랜만이네요."

"지민님! 저도 나중에 운동 합방 해도 되나요?"

"후후. 나중에 제 매니저, 서준 씨한테 연락해주세요."

다른 세 사람은 사장님따라 나름대로 잘 어울리고 있는데 서연이 혼자만 내 옆에 꼬옥 붙어있다.

"뭘 그렇게 쳐다봐. 네가 혼자 심심할까봐 특별히 옆에 있어주는 거야."

"아. 그런 거야? 네가 그런 사람인줄 몰랐네."

-ㄹㅇㅋㅋ

-매니저 어서 도망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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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하게 표정이 굳어가는 매니저...

-좋은날 다 갔다

-지금이라도 돔황쳐!!!

"이상한 밈 좀 만들지마라. 네가 매니저한테 얼마나 잘해 주는데. 맞지? 맞다고 안해?"

"맞습니다..."

-ㄹㅇㅋㅋ

-저러다 ㄹㅇ 맞겠네

"그러면 두 사람. 잠깐만 셀카봉 좀 맡아줄래?"

그때 사장님이 다가와 이렇게 말했다.

"우리 서연이 매니저, 어디 안 갈꺼지? 잠깐만 자리 지켜줘."

그렇게 사장님도 다른 스트리머들도 잠깐 자리를 떠났다.

"아, 아니. 진짜 단 둘이 됐잖아. 괜히 분위기 묘해지게..."

-???

-무슨 생각하세요

-일반인 건드리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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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님~ 우리 서연이 신붓감으로 어떠신가요?

-어허

-진짜 악질이네 씹

예상치도 못한 질문이 질문이 갑자기 훅 들어와서 마시던 콜라를 뿜어버렸다.

"커흑!"

-리액션 개좋네 ㅋㅋㅋㅋㅋ

-무슨뜻인줄 알았다 ㅇㅋ 확인.

"야. 씨발 반응 똑바로 안 해?"

-제대로 반응 했자너 ㅋㅋㅋ

-매니저야 멀리 안 간다 힘내라

-서연이만 나오면 채팅창이 개판나네 ㅋㅋㅋ

"좋지. 나야 과분할 정도로 좋지."

"그래. 그거지."

-매니저 극적 부활

-저거 비꼬는 거 아니냐

저 멀리 있는 사장님을 바라보며 다시 물 한모금 꿀꺽 삼켰다. 자기 자식 키운것처럼 우리 스트리머들을 자랑하고 계신다.

"저기..."

그때, 어떤 여 스트리머가 나랑 서연이에게 다가왔다.

"매니저 권서준 님. 맞으시죠."

"예... 무슨 일이신지?"

"사, 사진 한장만 찍어도 될까요?"

아. 서연이 팬인가보네. 잠깐 비켜주자.

"아뇨 서연님... 팬이기도 하지만. 서준 님이랑요!"

"저랑요? 왜..."

"요즘 떠도는 소문인데 싱글벙글 인방 매니저랑 인연이 닿기만 하면 개떡상 한대요."

"..."

-아 ㅋㅋㅋㅋ

-그런 소문도 있었나

그냥 근거 없는 소문이겠지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오신 거겠지. 이왕 만나러 온거 친근하게 대해주자. 이 바닥, 솔직히 말해 누가 떡상하고 나락 갈지 아무도 예측 못하는 곳이니까 두루두루 친하게 지낼수록 이득이니까.

찰칵!

"감사합니다아..."

그 사람이 떠나자 어디선가 눈치보고 있던 스트리머들이 우후죽순 나타났다.

"저도..."

"저도 될까요?"

"아, 아하하..."

찰칵 소리만 한 10번 이상 들린것 같다. 아예 방송에 출연 해달라고 말하는 스트리머도 있었고.

"좋겠네. 인기 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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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속마음)아 씨발 나 30만 뉴튜버인데 나 말고 매니저랑만 어울리려고 하네 싹다 쳐내

-헉;;;

-무섭다 이서연!

"미친놈들아. 이상한 소리 하지마. 나 그렇게 속 좁은 사람 아니거든."

-아니였어?

-맞는데

-그렇다고 해주자

"하... 이 개새끼들. 진짜 싹다 쳐낼까."

"진정해. 그리고 스트리머분들 내 사진 말고도 너랑도 사진찍고 그랬잖아."

"흥. 너랑 찍자는 사람이 한명 더 많았어."

-그런 거까지 세고 있었어?

-진짜 소름이 쫙 끼치네

-매니저 그는 대체 어떤 싸움을...

지금 서연인 매니저보다 인기가 없다고 화낸게 아닐거다. 아마 질투겠지. 몰래 휴대폰을 꺼내들어 속마음을 확인했다.

[왜 이렇게 매니저 주변에 여자가 잘 꼬이는 거야. 괜히 열받게시리...]

"풉."

역시나 이럴 줄 알았다.

"왜 웃어."

"좋은 생각이 나서. 내가 너랑 사진 찍으면 쌤쌤이잖아."

"..."

-묘수 ㄷㄷ

-매니저 스윗하네

찰칵!

파티장을 배경으로 서연이와 사진 찍었다. 이러면 조용히 넘어 갈수 있겠지.

"...이따 나한테도 이 사진 보내줘. 파티장 분위기 계속 기억하고 싶으니까."

[너랑 단 둘이 찍은 사진은 처음이니까.]

"풉. 알겠어."

***

얼마 뒤, 해가 질 무렵...

파티는 끝났는데 아직 분위기는 뜨겁다.

"우리 싱글벙글 인방 매니지먼트는 이대로 2차 달린다!"

"와아아아! 한우! 한우! K-beef."

파티장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걱정했던 사장님은 그 누구보다 들 떠있는 목소리다.

"우리 매니저 어서 가자."

"네."

이걸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부럽다

-나도 끼워져ㅓㅓㅓ

"다들 소고기 먹을 배는 남겨놨지?"

"그럼요. 일부러 파티에서도 위스키 한두잔만 마셨어요."

예진은 사장님을 째려보며 말한다.

"거기다 누가 자꾸 연예진이라고 되지도 않는 밈을 밀어붙여서 제대로 뭐 먹지도 못했네요! 오늘 하루 놀림받은 만큼 소고기 뽕을 뽑아버릴 거예요. 각오 하세요!"

그렇게 소고기집에 도착한 우리들.

치이이익!

-크으 이거지 ^^

-줠라 맛있겠다

-집에서 삼겹살이라도 구워 먹을까

"자. 사장님 잔 드세요."

"고마워 엘로디~"

내가 고기 굽는 동안 엘로디가 잔을 채워주고 예진이가 수저를 돌려주고 있다.

이서연커피헌터님이 1,000원을 후원! 잘 쓸게용~

서연이 이쉑 남들 세팅할때 혼자 폰보고 있네

-ㄹㅇㅋㅋ

-그저 대단하다 이서연!

"오냐. 매니저 뭐 도와줄까."

"...편하게 쉬고 있어도 돼."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 잘 쓸게용~

ㄹㅇ 쉬는게 도와주는거야

"뒤질래?"

그때 사장님이 치고 들어왔다.

"그럼 우리 서연이 한우로 2행시 어때?"

"가, 갑자기...?"

-오 좋다 ㅋㅋㅋ

-가즈아~

-한

-한

"한!"

"하, 한우...."

"우!"

"우, 우와 맛있겠다..."

-노잼

-서연이 감다 뒤졌네

-은근 귀여운데 ㅋㅋㅋㅋ

"닥쳐라! 그럼 늬들이 해보던가."

때마침 소고기가 다 구워졌다.

"그러면 우리 매니저 감을 테스트 해볼까? 한!"

"엇... 저도 하는 겁니까."

"한!"

당황스럽다.

"한 잔씩 다들 들어올려주세요."

다들 잔을 든다. 나는 아까처럼 소주가 아니라 콜라.

"우!"

"우, 우리 싱글벙글 인방 매니지먼트를 위하여 건배..."

-크으~ 개잘해

-매니저 감 다 살았네

-미리 준비해온거 아니냐?

"우음~ 우와아... 살살 녹는것 같애여."

"와. 시발 개맛있어. 난 그냥 삼겹살 같은 맛일 줄 알았는데..."

"괜히 소가 돼지보다 비싼게 아니지~ 많이 먹어. 계산은..."

사장님은 지갑에서 멋지게 황금 카드를 꺼냈다.

"요걸로 하면 되니까!"

이상한 점 이라고는 평소보다 술을 많이 드신다는 것 뿐. 이거야 그냥 좋아서 마시는 걸 수도 있으니까... 하. 진짜 모르겠네.

***

사장님의 차 안.

방송 종료 후에 다른 스트리머들을 전부 데려다주고 나랑 사장님 단 둘만 남았다.

"우리 매니저. 운전 하느라 고생 많았지?"

"사장님. 차가 좋아서 구름 타고 다니는 줄 알았어요."

"풉... 그런 칭찬은 어디서 배워온 거니."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이 안 나온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지. 정면 돌파로 가자.

"사장님 오늘 파티 어땠어요?"

"재밌었지. 다들 회사 대박 떡상했다며 막 주인공이라 띄워주고... 이미 상 받은 것 같은 느낌?"

"아하하. 그래요?"

여기에 호감작 어플을 믿고 한번 떠보는 거다.

"제가 볼때 사장님 엄청 힘들어보였는데..."

"응?! 나?"

"네."

"..."

사장님의 표정이 짙어진다.

"티는 하나도 안 냈는데. 역시 우리 매니저인가? 촉이 날카롭네. 아니면 그냥 한번 떠본거야? 풉."

"글쎄요. 사장님 옆에 오래 있다보니..."

"그럼 시기는 조금 빠르지만 우리 매니저한테만 특별히 말해주는걸로 할까."

해맑은 표정에 그렇지 못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가셨다.

"나. 실은... 이제 은퇴하려고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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