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호감작 하는 인방 매니저-57화 (57/81)

[19] (EP.57) 중간 점검 파티 회의

"왜 그러니? 설마 이적 제의?!"

"아, 아뇨..."

사장님 말에 관심이 쏠린듯 다들 날 쳐다보기 시작한다.

"으에에에! 왜여! 가지마!"

"아니 그런거 아니야... 그보다..."

한번 떠볼겸 사장님에게 이렇게 물어봤는데.

"사장님 혹시 힘든 일 있으신건 아니죠?"

"응?"

아무리 생각해봐도 눈치가 너무 없었던 것 같다. 애초에 힘들다고 해도 이런상황에서 '힘들어'라고 얘기하겠냐고. 이게 모쏠후다의 한계다.

"후후~ 곧 중간점검 파티라고 내 걱정해주는 거야? 기쁜걸."

"서, 서준아! 내 걱정도 해줘."

"...예진아 힘든 일 없니."

"요즘 자꾸 애교 부려 달라는 사람이 많아서 힘들어. 이게 다 저기 악덕 사장님때문이야."

사장님은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예진을 바라봤다.

"이 참에 그 쪽으로 밀고 가자!"

"싫거든요."

"저, 엘로디도 힘든 일 없냐고 물어봐주세요!"

그렇게 하나하나 스트리머들에게 고충을 물어보게 되어 버렸다. 잠시 후, 우리는 중간 점검 파티 대비 회의를 열었다.

"회의 진행을 맡게된 엘로디라고 합니다."

"..."

왜 엘로디가 진행을 맡는 걸까. 금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어떤가요? 지적으로 보이는 안경을 샀답니다~."

"아... 나 안경 쓴 사람은 별로 안 좋아하는데."

좆경이라고도 하지.

엘로디는 슬픈 표정으로 안경을 주머니에 넣었다.

"우리 매니저 너무한다~ 엘로디가 잘 보이고 싶어서 산건데."

"인성 쓰레기네."

"그, 그럼 회의때만 잠깐 쓰는 걸로 하자."

다시 동그란 안경 쓴 엘로디가 위키에서 읽은 중간 점검 파티에 대해 설명했다.

"솔직히 내 입으로 말하긴 부끄러운데 이번 파티의 주인공은 우리 아닐까? 이런 성장세를 보인 건 꽤 드문일이잖아."

"와. 이서연 부끄럽다면서 술술 나오는 거 봐."

"시, 시끄러! 넌 가서 와플이나 더 만들어."

"우리 서연이 말이 맞아. 엘로디 그 자료화면 띄워줄래."

"넵."

지이잉-

화이트 보드에 기사 하나가 뜬다.

[큰 상승세를 보이는 싱글벙글 인방 매니지먼트의 스트리머들··· 그 이유는···?]

내용에는 우리 스트리머들의 뉴튜브 구독자 수가 뒤따라 나오고 있다.

[하은♥ 구독자 105만], [이서연 구독자 33만], [예진 cafe 구독자 33만], [I'm 엘로디 구독자 34만], [강지민 구독자 35만]...

"그리고 이 부분이 제일 중요합니다. 너나 할것 없이 폭발 적인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그 이유 중 하나로는 회사 매니저의 컨텐츠 선정력을 뽑을 수 있겠다!"

그 이유가 나라고?

"나...?"

"그렇습니다. 싱글벙글 인방 매니저 권서준! ...오빠."

"아. 아니. 내가 한게 뭐 있다고."

머리를 긁적였다.

"아냐. 우리 매니저가 없었다면 서연인 아직도 재미 없는 게임 방송 붙잡고 있었을테고..."

"으, 은근히 재밌긴 했거든요!"

바로뒤에 개미만한 목소리로 아주 조금 노잼이긴 했지만 이라고 덧붙였다.

"예진인 카페 컨셉 잡을 생각도 안했겠지."

"아하하. 맞아. 방송에서 까지 카페일 해야하나 이런생각이였는 걸."

"엘로디는 음... 매니저 없어도 괜찮았으려나...?"

그러자 엘로디는 내 명함을 꺼내들었다.

"아닙니다! 매니저 오빠가 없었으면 전 인방 할 생각도 없었을 거예요. 이 명함 하나에 제 운명이 바뀌었죠."

"헉. 그거 아직도 들고 있었어?"

"그럼요! 항상 품안에 지니고 다니는 걸요. 부적처럼."

옆에있던 지민도 내 명함을 보여준다.

"저도 아직 가지고 있어요 서준 씨..."

"다들... 감동인데."

"울지마! 울지마!"

박자에 맞는 박수소리가 들려온다.

"울진 않는데... 억즙이라도 짜야하나."

"3분할로 울어버려 서준아."

"하하!"

두번째 회의 주제

"이게 제일 중요한겁니다!"

엘로디는 준비해온 화이트 보드에 대문짝 하게 Dress Code라고 써내려갔다.

"크으~ 역시 우리 엘로디. 이러니까 우리 회사도 좀 글로벌 해보인다. 외국인을 직원으로 두길 잘했어."

"..."

예진은 고개돌려 서연이를 쳐다봤다.

"드레스 코드가 무슨 뜻인진 알지?"

"모르겠냐? 옷 맞춰입고 가자는거잖아. 근데 그냥 대충 입고 가면 안돼?"

서연은 자기가 입고있던 츄리닝과 져지를 가리켰다.

"되겠니? 어휴. 드레스 코드가 뭔지 알아도 파티는 무슨 뜻인지 모르나 보구나."

"뒤질래?"

"여스트리머들 같은 경우엔 특히 더 옷이 중요하지."

사장님의 표정이 진지하게 변해가다 입고있던 코트를 휙 휘두르며 멋지게 일어나셨다.

"다들 따라와. 오늘 사장님이 옷 한벌씩 장만 해줄테니까!"

***

그렇게 도착한 옷 가게. 꽤나 큰 규모에 빼곡하게 걸린 옷들, 없는게 없어보인다.

"어머나~ 우리 사장님 오셨네. 그새 못 보던 얼굴도 좀 늘었다야."

"응. 엄마. 소개할게. 서연이랑 예진인 구면이지?"

여기 옷가게 주인이 어머니셨어?!

서연이와 예진이를 빼고는 다들 놀란 눈치, 그런 상황 속 에서 먼저 엘로디를 소개시켜주셨다.

"엘로디입니다. 스무살입니다. 미국에서 왔는데 김치 잘먹습니다."

꾸벅 90도로 인사했다.

"아이고. 어디서 이렇게 예쁘장한 처자가 왔대."

"그리고 우리 지민이. 예전에 운동 선수였어."

"우리 하은이 운동 좀 시켜주세요. 얘가 어릴때 맨날 집에 가만히 누워서..."

"옛날 얘기 금지! 그리고 지금도 어리거든~."

싸늘한 침묵이 흐른다. 그걸 깨려 헛기침을 몇번하고 날 소개하셨다.

"그리고 여기는 우리 매니저."

"권서준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명함을 건네드렸다.

"과장... 둘이 결혼하면 딱 이겠네."

"어, 엄마아!"

"아이구. 미안해. 나도 모르게. 편히들 쇼핑해요."

다들 사장님 따라 옷을 골라보는 사이, 누군가 내 옷 맵시를 당긴다.

"저... 치마 입어야할까요? 그래도 파티니까..."

"네?"

지민이 잔뜩 홍조 머금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저... 살면서 치마 입어본 적이 한번도 없어서... 이, 이상하죠?"

"아뇨. 저도 치마 입어본적 한번도 없는데요 뭐."

농담이 잘 통했는지 하하하 웃는다.

"그래도 지민 씨는 다리가 예쁘니까 치마 잘 어울리실것 같아요."

"..."

괜히 뽀뽀하고 싶게 고개를 툭 하니 떨군다. 그런 지민에게 무릎 위까지 오는 모직 치마를 건넸다.

"이런건 어때요? 위는 코트 입고."

"치, 치마가 조금 짧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입히는 거죠."

보들보들 떨리는 손에 치마를 쥐어주었다.

"서, 서준 씨... 짓궂어. 나중에 또 따먹을 거예요."

"풉."

지민을 탈의실에 보내고 엘로디와 사장님을 찾았다. 둘이 똑같은 하얀 원피스에 하늘색 가디건을 걸치고 있다.

"매니저 오빠 어때여? 사장님이 한번 커플룩으로 입어보자고 해서 입은 건데."

"오..."

"우리 둘이 자매같지? 그치?"

때마침 나타난 서연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나 대신 대답했다.

"모녀지간 아니야?"

"아니거든! 자매지간이거든!"

사장님 멘탈 케어에 주의하랬지. 미리 연습해보자.

"자매가 아니라 친구 같은데요."

"뭐야~ 우리 매니저. 그런 뻔한 칭찬 다 티나."

말과 행동이 따로 노신다. 하긴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딨겠어. 자주자주 해드려야겠다.

"그럼 엘로디. 친구니까 하은아라고 해봐."

"아~ 뭔지 알겠다! 야자타임."

야자타임을 보고싶었는데 서연이 내 팔짱을 껴고 어디론가 데려갔다.

"이거 어때?"

서연이가 고른건 검정 테니스 치마와 회색 크롭티였다.

"웬일이래."

"그러게 웬일이래. 네가 이런 걸 다 고르고."

예진이가 다가왔다.

"뭐야. 저리 안 꺼져? 둘이 오붓하게 있는 중인데."

"그래서 방해하려고 온거다 뭐. 서준아 이런 옷 어때~ 나한테 어울려 보여?"

예진은 하얀색 테니스 치마와 분홍색 니트티를 보여주었다.

"스타킹까지 신으면 딱이겠네."

"우리 서준이는 검스? 아니면 갈스?"

"...망사."

예전에 서연이가 입었던 망사, 예뻤었지.

"아주 이서연이 다 망쳐놨구만."

"쟤가 날 망친 거거든?"

하지만 망사 스타킹을 신고 갈 수는 없으니까 무난한 검정 스타킹을 건네주었다. 두 사람은 금방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아... 나, 나도 걍 김예진처럼 니트티 입을까? 크롭티 입으니까 아랫배 살짝 보여서 이상해..."

"또 저런다. 그거 보여주려고 크롭티 입은 거면서. 변태주제 이제 와서 부끄러운 척 해도 늦었어."

"닥쳐라 김예진!"

서연은 휙 고개 돌려 날 쳐다봤다.

"어, 어때?"

"예뻐."

"정말?"

내 말을 듣더니 금세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

"그럼 아까처럼 사장님 칭찬하듯이 말해줘."

"풉. 진짜 예뻐. 아이돌 같아."

"돌아이겠지."

"닥치라고 김예진!"

이제 다 입은건가하고 스트리머들을 둘러봤을때 아직 한명, 지민이 탈의실에서 나오지 않았다.

"지민 언니~ 다 지민 언니만 기다리고 있어여!"

"자, 잠시만요오...! 그게 너무 부끄러워서."

아하하. 이런 상황 많이 겪었지. 지민은 치마 끝을 꼬옥 붙잡은 채로 탈의실에서 나왔다.

"어떤가요..."

"꺄아악! 진짜 예뻐요."

다들 지민에게 다가가 한마디씩 칭찬을 건넨다.

"음~ 모직 치마에 코트. 우아해보이는데. 나보다 더 사장 같아보여. 그냥 내가 저렇게 입을까?"

"아냐 하은아! 지금도 충분히 예뻐!"

"그치? 괜찮지 엘로디!"

뭐야. 아직도 야자타임 하고 계셨어?

"자. 그럼 파티에 갈 템도 다 파밍했으니까 슬슬 가보실까."

"아니죠 사장님. 아직 서준이가 남았잖아요."

살살 도망치려고 했는데 예진에게 손목을 붙잡혔다.

"아, 아냐 난 괜찮..."

"이리온!"

그렇게 잔뜩 여자들에게 둘러쌓여서 패션쇼 해버렸다.

***

중간 점검 파티 당일.

호감작 어플 알림이 울린다.

[신규 미션 등장!]

[미션 : 사장님 멘탈 케어하기!]

[보상 : 최하은 추가 정보 해금]

아마 추가 정보부터 단계적으로 호감작 방법까지 해금 되겠지.

"후우..."

큰거 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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