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EP.55) 고독한 엘로디 - 김치피자탕수육편. 몰래 온 손님까지
"김피탕을 먹어? 괜찮겠어?"
"당연히 괜찮죠! 김피탕, 한국인이라면 죽고 못 사는 김치! 거기다..."
엘로디커여웡님이 1,000원을 후원, thank you!
엘로디 한국인 아니자너 ㅋㅋㅋ
"조용히 하세요! 깡!"
귀엽게 쥔 주먹까지 보여준다.
-깡 ㅇㅈㄹㅋㅋㅋ
-졸커엽네 ㅋㅋㅋ
-엘로디 정도면 한국인이지
"거기에 미국음식 피자!"
엘로디로디님이 1,000원을 후원, thank you!
피자는 이탈리아...
"깡!"
-ㅠㅠ...
-그만 때려
-그냥 ㄹㅇㅋㅋ만 치라고
"거기에 탕수육까지... 이 음식을 한번에 섞어 먹어볼 기회 흔치 않습니다. 함께 하실거죠?!"
"후후. 좋아요."
"매니저 오빠는?"
김피탕. 처음 들었을때 '그걸 섞어먹는다고?'라며 경악했고 호기심 삼아 맛 봤을때는 충격에 빠졌었다.
"나는 사양..."
"깡!"
선택권은 없어보였다. 김피탕 대(大)자 주문 후, 방송에 방해 되지 않게 저기 옆에 앉았다. 방송 화면에는 엘로디와 지민의 투샷이 송출된다.
"자. 그러면 먼저 우리 엘붕이들한테 인사해주세용."
"안녕하세요~ 지민 입니다."
-민하!
-눈나아ㅏㅏㅏㅏ
-예쁜 눈나들이 두명? ㅗㅜㅑ...
-엘로디 옆에 있어도 전혀 밀리지 않는 외모...
"엘로디 씨. 어제는 푹 쉬셨어요?"
"네! 역시 운동은 할게 못 되더라구요."
-ㄹㅇㅋㅋ
-이불 안이 최고지 ^^
"하하하! 그러지말고 나중에 또 운동해요. 상쾌하지않던가요? 운동하고 개운하게 샤워하면."
"맞아요. 그거 하난 좋더라구여. 나릇나릇 해지는 기분."
"나중에 또 오시면 제가 초코 우유 사드릴게요."
"그럼 가볼..."
-초코우유는 못 참지
-지민눈나 설득 개잘해
"안됩니다! 초코 우유하나에 안 넘어갈거예요."
"아하하. 아쉽다. 거의 다 넘어왔는데."
-개까비
-초코우유를 참아?
분위기 좋게 방송하는 사이 휴대폰 알림이 도착했다. 배달 도착했다고 내려와달라는 문자였다.
"맛있게 드세요."
"감사합니다... 윽."
김피탕을 받자마자 그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이렇게 시큼한 김치냄새가 날 반겨주었었지.
"..."
"동작 그만."
회사에 올라가자 서연과 마주쳤다. 마치 개처럼 킁킁 냄새를 맡는다.
"그거 뭐냐."
"이거? 김피탕. 엘로디 먹방한대."
"어쩐지 냄새가 특이하더니... 나도 먹을래."
그리하여 몰래 온 손님 같은 느낌으로 서연이와 함께 스튜디오에 들어갔다.
"꺄아~ 서연 언니 어서와요."
서연은 지민을 발견하고 견제하는 표정을 짓는다.
"지민 언니도 계셨네..."
그러면서 내 의자를 가져가 자연스레 옆에 앉았다.
서연이바보님이 1,000원을 후원, thank you!
방금 매니저 의자 뺏은거 실화냐?
-아 이따 돌려준다고 ㅋㅋㅋㅋ
-자연스럽게 인성질 하는거봐
-무섭다 이서연!
"매니저가 가져가라고 했거든."
"그랬나..."
째릿!
"그랬지."
-ㅋㅋㅋㅋ
-매니저형아 힘내
-때릴기세 ㅗㅜㅑ;;
마침 빠지기 괜찮은 타이밍 같다. 여기 계속 있다간 김피탕 먹게되고 말테니까. 얼른 스튜디오 밖으로 나와 휴대폰으로 방송을 보기로 했다.
[방송 제목 : 고독한 엘로디 - 김치피자탕수육 편. 몰래온 손님 지민&서연]
현재 시청자 수는 5,000명. 순조롭다.
"근데 엘로디. 김피탕에 파인애플 안 넣었어?"
"넹? 파, 파인애플을 왜 넣져?"
"피자엔 파인애플이 국룰이잖아."
-???
-넌 나가라
-돌겠네 씹
-그런걸 누가 먹어
채팅창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한다.
"어휴. 이 맛알못 놈들~ 채팅 칠 시간에 음식 공부나해라."
"으, 음식을 어떻게 먹는건 순수하게 개인의 취향이니까요! 다들 진정하세요."
엘로디의 필사적인 외침에 채팅창이 진정되었다.
"맞아. 파인애플이 없긴 하지만 뭐. 그래도 맛있게 먹어줄게."
"서연 언니, 얻어 먹는 주제 선심쓰는 척 한다."
"..."
-ㄹㅇㅋㅋ
-할말은 한다 엘카콜라!
-이서연 염치없는 쉑ㅋㅋㅋ
이서연커피헌터님이 1,000원을 후원, thank you!
탕수육 부먹 vs 찍먹
"꺄하하. 엄청난 질문이 들어왔어요. 저부터 대답해볼게요."
원하던 질문이 나온 것처럼 들뜬 목소리로 말을 이어간다.
"엘로디는 어떤 것도 잘먹는 처먹파입니다!"
-처먹파는 ㅇㅈ이지
-나랑 똑같네
-ㄹㅇ 그런 걸로 싸울시간에 하나 더 먹어야지
"서연 언니는요?"
"나는 부먹. 소스와 조화를 이뤄야만 진정한 탕수육이지. 덕분에 약간 눅눅해지는 튀김이 일품이고."
-???
-이새끼는 진짜 보내야겠는데
-서연이가 뭘 좀 아네
-부먹 씹에바
-서연아 꼭 병원 가봐라
"서연 언니... 매번 옆에서 지켜봤는데 입맛이 조금 이상한 느낌."
"뭔 소리야. 나 정도면 한국인 평균 입맛이지."
-아닌데요
-엘로디 사람 보는 눈 정확하네
이제 시선을 지민에게로 돌린다.
"저도 이것저것 가리지 않는 풉... 처먹파예요."
"그쵸! 역시 처먹파가 최고져."
"음... 그리고 굳이 고르자면 탕수육 보다 깐풍기..."
"헉. 깐풍기파..."
-깐풍기는 못 참지
-나도 깐풍기만 먹음
-헤으응... 나 지민 눈나랑 깐풍기 깐부할래
"깐풍기 깐부 으헤헤. 에헤헤."
"..."
-왤케 좋아해 ㅋㅋㅋㅋ
-엘로디특) 말장난 개좋아함
서연은 껄떡대며 웃는 엘로디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제 그만 웃고 먹자..."
"아하하. 네."
포장을 뜯고 뚜껑을 연 다음 김피탕을 보여주는 엘로디. 다행히도 비주얼은 피자처럼 보여 꽤 괜찮아보인다. 전에 내가 시킨 집은 거의 무슨 토사물같이 보였었는데.
"와... 엘붕이분들. 김치 냄새가 확 풍겨요. 그래. 이래야
K음식이지!"
-한식이라고 하기엔 조금...
-거의 스X에 김치얹어먹는 느낌인데.
-오우야;;; 난 불가능
"고향 생각나는 냄새네요."
"고향 미국이잖아."
"아 맞다."
-엘로디 한국인인거 이제 들켰네
-숨지마라 엘로디!
-엘피셜) 내 고향은 한국
엘로디는 말실수한게 부끄러웠는지 빨개진 채로 일회용 수저를 나눠주었다.
"아무튼 간에요. 냄새는 합격입니다."
"이거 진짜 호불호 많이 갈리는 음식인데 너 보니까 신기하다. 진짜 한국인 보다 더 한국인 같아."
"으헤헤..."
-헉 한국인 아니였음?
-미국인인척 그만해애ㅐㅐㅐ
-그만 숨어라 엘로디!
"장유유서니까 지민 언니 먼저 한 젓갈 하세요."
"풉. 고마워요."
그리고 신신당부하듯 말을 이어간다.
"먹기 전에 시청자들 한테 뒤에 손으로 가리고 보여주는 국룰 아시죠!"
"아. 네. 먹방하시는 분들 많이 봤어요."
능숙하게 척척 해내는 지민.
"크으~ 김치에 쭈우욱 늘어나는 치즈. 기가 막히져? 비주얼도 합격입니다."
"풉..."
엘로디의 반응과 시청자들의 반응이 다르다.
-이건 좀...
-비주얼은 에바인듯?
-원래 김피탕이 생긴건 개 맛없어보임
지민눈나헤으응님이 1,000원을 후원, thank you!
선생님 죄송한데 비주얼은 불합격 같은데요...
"깡!"
-ㅠㅠ
-그만때려
-오늘만 몇깡이냐
"으음~ 괜찮네요. 다른 분들도 드셔보세요."
지민을 따라 서연, 엘로디가 한 젓갈씩 김피탕을 떠먹는다.
"우마이! 우마이!"
-씹ㅋㅋㅋㅋㅋ
-저런 말은 또 어디서 배워왔어
-리액션 우마이~~~
엘로디로디님이 10,000원을 후원, thank you!
미국인이 한국 음식을 먹고 일본어로 리액션한다? 이거 못 참거든요...
"김치의 신맛이 느끼한 치즈와 고기맛을 확 휘어잡아줍니다. Perfectly Balanced... 이것이 K음식?!"
-또 시작됐다 ㅋㅋㅋ
-엘로디 국뽕 코인 탑승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
한국의 놀라운 김치 활용법에 전세계가 경악을 금치 못한 이유! 이탈리아 피자 전문가 에르로디 "피자, 한국에게 뺏길까봐 두려워..." 심경 고백 인터뷰가 화제!
-저새끼 진짜 국뽕뉴튜브 하는 놈 아님?
-그스그시
***
한바탕 김피탕 방송이 끝난 뒤에, 세 사람은 남은 김피탕을 내게 가져왔다.
"헤이 츄라이츄라이."
"아, 아니. 나 예전에 먹어봤어."
"예전? 한국인은 매일 김치 먹어줘야 합니다."
그래도 거부하려하자 서연이가 거든다.
"22살이 돼서 그것도 못 먹냐."
"22살이랑 김피탕이랑 뭔 상관인데."
"하긴 그 나이땐 철도 씹어 먹을 나이죠."
라고 웃음 짓는 지민까지. 어쩔 수 없이 김피탕을 한입 먹게 되었는데 의외로 맛있었다.
"어? 괜찮네...?"
"전세계가 놀란 맛이죠?"
"그, 그래도 계속 먹고싶은 맛은 아닌거 같..."
"깡!"
엘로디는 깡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든건지 꺄르륵 웃으며 다시 자기 스튜디오로 돌아갔다.
"그럼 나도 다시 내 방송 하러가야겠다."
"오. 웬일로 열심인데."
"저기 옆에 있는 지민 언니한테 밀리면 안되니까."
지민과 나, 단 둘이 남은 상황에서 방송 소감을 물어봤다.
"지난번에 먹방 하는게 부끄럽다고 그랬잖아요. 근데 막상 해보니 나쁘지 않더라고요. 다른 분들이 옆에 계셔서일까 아니면 서준 씨가 보고 계셔서 일까 후후..."
"하하. 다음에도 또 해봐요."
그 무렵 예진이 스튜디오 밖으로 나와 누군가를 찾는듯 서성거렸다.
"찾았다. 서준이 발견!"
"응...?"
"와서 나랑 커피 만들자. 요즘 커피 만드는 남자가 인기 많은거 알지?"
"그랬던가. 그 전에 이거 좀 먹고 가."
남은 김피탕을 건넸다. 절대 내가 먹기 싫어서 주는 건 아니다.
"우음~ 김피탕이네. 갑자기 김피탕은 왜?"
"아까 지민 씨 엘로디 방 게스트로 나가서 먹방했거든."
"헐~ 치사해. 난 안 불러주고."
"바쁜 것 같아서..."
"아하하. 맞아. 컨텐츠 중이였거든. 주문은 예진입니까 시즌2!"
그때 순간 재밌는 생각이 떠올랐다.
"지민 씨. 저랑 같이 가서 커피 만들래요?"
"후후. 좋아요."
"어때 예진아?"
"좋아. 근데..."
보란듯이 내 팔짱을 껴댄다.
"서준인 제 거예요!"
그러자 지민도 질투난듯 빈 팔짱을 껴댔다.
"제 거예요."
몸 둘바를 모르겠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