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EP.45) 영입 조건
"잠시만요. 방송 전에 제 뉴튜브 커뮤니티에도 글 올릴게요."
"헤에~! 시청자 엄청 많아지겠다!"
그 동안 휴대폰을 셀카봉에 끼워 엘로디를 바라봤다. 지민과 엘로디, 괜찮은 투컷이다.
"엘로디 방송 제목 뭐할까?"
"음..."
[방송 제목 : 헬스하는 엘로디 with 강지민 님]
-엘하~
-큰거오냐 ㄷㄷ
-헤으응...
"와우 친구들~! 엘로디 아줌마야."
"풉..."
지민은 기가 막힌 소개문에 시작부터 웃음을 참지 못하고 고개를 푹 떨궜다.
"오늘은 지민 님과 함께 운동을 해볼겁니다. 소개 부탁드려요~"
"아. 넵. 헬스 운영중인 강지민 이라고 합니다. 뉴튜브 5분 속성 운동으로 유명새를 좀 탔죠."
-헤으응 지민 눈나...
-둘이 설레이는 키차이 뭐야~
-영상 자주 봤습니다(운동은 안함)
엘로디의 눈이 초롱초롱 거린다. 특히 5분이라는 단어에 감명 받은듯 싶다.
"그 말은 오늘 운동도 5분만 하고 끝인건가요?"
"그럴리가요~ 제가 늘 당부하는 말이 있어요. 영상 길이는 5분이지만 운동할 때 못해도 30분은 하셔야해요."
"크윽. 30분 하면 나 죽어..."
엘로디커여웡 님이 1,000원을 후원, thankyou!
걍 치킨먹으러 가자
"그럴까여? 가 아니라! 운동 해야합니다."
-잠깐 혹했는데
-겉바속촉 치킨에 치킨무를 참아?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 thankyou!
본심을 말해!!!
"치킨 먹고 싶... 운동 해야합니다!"
엘로디 나름대로 고개를 휘저어대며 유혹을 참아내고 있다. 한편 지민은 신기한듯 찍고있는 캠과 손에 쥐고 있는 휴대폰으로 채팅창을 번갈아 쳐다보고 있었다.
"생방송은 순간순간 채팅에 바로 반응해야하는군요. 그러면서도 이상한 말은 하면 안 되고. 많이 긴장되네요."
"너무 걱정말아요. 제가 이상한 말 많이 해봤는데 별일 없었어요."
"하하! 많이 해보셨구나."
-ㄹㅇㅋㅋ
-자랑처럼 말하지 말라고 ㅋㅋㅋ
-엘로디 입열때마다 내가 더 긴장됨
"그래도 정 긴장 되신다면 매니저 오빠가 논란 될거 같은 말 할때 방송 꺼주세요."
"나만 믿어."
"거봐요 듬직하죠!"
방긋 웃으며 우리 둘을 번갈아 쳐다본다.
"두 분 사이가 좋으신 것 같아요. 남매같아 보인다고 해야하나."
"에헤헤. 한국에 온지 얼마 안됐을때 많이 도와주셨죠."
그 무렵, 지민 채널 구독자 분들도 한둘 찾아오기 시작했다.
지민채널보고왔어요 님이 10,000원을 후원,thankyou!
지민님 영상 덕분에 다이어트 성공했어요!! 방송 하신다길래 만원 드리고 갑니당
-ㅗㅜㅑ;;;
-민하!
-시청자 수 늘어나는거 뭐야 ㄷㄷ
"하하. 만원 감사드려요."
나름대로 리액션을 해보려 어색하게 손가락 하트를 내밀었다.
"이렇게 하면 되려나? 조금 어색한걸요."
"저랑 같이해요. 잘 보세요. 만원. 감사합니다. 하나 둘 배꼽인사."
반면 엘로디는 새로운 리액션인듯 배꼽 위에 양손을 얹고 인사했다.
-리액션 장인 엘로디 ㄷㄷㄷ
-ㄹㅇ 한국인이라니까
"하하하."
"지민 님도 같이."
"네. 배꼽인사~"
"후원은 차곡차곡 모아서 나중에 제 명의로 된 집 사는데 쓰겠습니다."
-아 ㅋㅋㅋ 내집마련은 못 참지
-엘로디는 계획이 다 있구나
-너 미국인 아니지?
"매니저 오빠 지금 시청자 몇명이에요?"
"지금 4000명 정도. 지민 씨 구독자분들 엄청 많이 와주셨어."
"슬슬 운동 시작할까요?"
"히이익. 드디어 올게 왔다."
-엘로디 개같이 운동 5초전
-자 드가자~ 드가자~
-도살장 끌려가는 표정 ㅋㅋㅋㅋㅋ
"자. 두 분 다 따라와요."
"뭐 하시려고요? 나 죽는다. 매니저 오빠 어떻게 해여?"
"헬스 처음이면 그거네. 아주 끔찍한 거."
너나 할거 없이 공평한 그것.
"네에? 끔찍한 거라뇨?"
"맞아요 아주 끔찍하죠..."
"지민 님까지?!"
예상대로 도착한 곳은 인바디 측정계 앞이였다.
"엥? 이게 끔찍한 거예요? 그냥 몸무게 재는 거 같은데여?"
"결과가 나쁘게 나오면 그것만한 끔찍한게 없죠."
-ㄹㅇㅋㅋ
-매일 성적표 받는 기분이지
"뭐죠? 우리 엘붕이분들도 공감하고 계시는데. 저, 저만 빼고 다 헬스 하고 계셨던거예요?"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 땡큐!
엘로디 걱정마 나는 맨날 이불 안에서 인방만 봄
-아아 동료인가
-운동 왜함? ㅋㅋㅋ
"어허. 그럼 안돼죠! 나도 운동하는데! 누워서 방송 보지마요! 운동하면서 봐."
"자 그럼 엘로디님. 여기 서보시겠어요?"
"넹."
인바디 측정 결과 역시나 흠잡을 곳 없는 몸매였다.
"오호... 잘 나왔네요."
"그, 그 말은 운동 안해도 된다는 뜻?"
"몸매를 유지하려면 운동을 해야죠. 제가 회원님들께 항상 말하는게 있어요. 운동은 평생 해야한다."
"... 엘로디 평생 컨텐츠 생겨버렸습니다."
-ㅊㅊㅊ
-힘내
잠깐 슬픈 표정을 짓다가 캠을 건네받고 나를 쳐다본다.
"막간을 이용한 우리 매니저 오빠 인바디 차례."
"시, 시간 너무 끄는거 같지 않아 엘로디?"
"에헤이. 이정도는 인정하실거예요 그쵸?"
-ㅇㅈ
-매니저 은근 몸좋던데
인바디 측정 결과.
요새 꾸준히 운동에다 섹스까지 하는 바람에 기가막힌 결과가 나타났다.
"오... 평소에 운동 자주하시나봐요."
"매니저 오빠 개쩔져? 크으~ 제 매니저예요."
-은근슬쩍 엘로디가 자랑하네 ㅋㅋㅋ
-저 정도는 되야 이서연 매니저 하는구나...
"응. 그러니까 이제 운동하러가자 엘로디."
"끄아아아아."
한 면이 거울로 되어있는 벽 앞에 선 엘로디. 지민이 건네주는 1kg 아령 두개를 양손으로 받는다.
"어때요? 들만하죠?"
"이, 이정도야 뭐. 가슴도 달고 다니는데."
-???
-엘로디 뭔소리 하는거야 ㅋㅋㅋㅋ
-어허 건전한 방송
"이게 미국식 조크?"
"아닐걸요."
지민도 아령을 가져와 엘로디 옆에 섰다.
"자. 이렇게 양팔을 옆으로 쭈욱 올리는 거예요."
"끄으응....!"
엘로디의 겨드랑이가 훤히 방송에 송출된다.
-오우야;;;
-밥 가져와...
-피부 진짜 하얗다
-운동방송 보길 잘했어
"호흡하면서. 얼굴 빨개지셨네."
"후우우우웅!"
아령을 하다말고 살포시 바닥에 내린 뒤 쫄레쫄레 다가오는 엘로디.
"왜 그래?"
"왠지 채팅창이 이상해졌을것 같아서요."
아령이 무거웠는지 헥헥 거리며 숨을 고르고 있다.
"음... 여기도 겨드랑이. 저기도 겨드랑이... 이 사람들이 진짜!"
-아 ㅋㅋㅋ 걸렸다
-후퇴해라!!
-밴 하지말아줘 ㅠㅠ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 thankyou!
엘로디 딱 보니까 채팅창 관리하는 척 쉬고있네 ㅋㅋㅋ
-ㄹㅇㅋㅋ
-티난다
"크흡."
"자. 엘로디 님. 어서가요."
지민은 엘로디의 손목을 잡고 다시 끌고 갔다.
아령운동 후에는 스쿼트를 시작하기로 했다.
"스쿼트가 뭐지이... 한국말 잘 몰라요."
"스쿼트는 영어잖아요."
-ㄹㅇㅋㅋ
-엘로디야 빠져 나갈 구멍 없다
"저 스쿼트 어제 했는데!"
"하하. 어제 했으니 오늘도 해야죠. 운동은 꾸준히."
"매, 매니저 오빠..."
불쌍한 표정으로 빤히 바라본다. 동정심 유발 작전인가.
"열심히해 엘로디."
"힝."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 thankyou!
엘로디 화이팅 나는 치킨 먹는중!
"아침부터 치킨 먹지마세요! 저 화낼거예요!"
-졸커엽 ㅋㅋㅋ
-야 너두?
-나는 맹모닝 먹는중 ㅎㅎ
"자. 엘로디 씨. 치킨 먹는 동안 우리는 운동해서 본떼를 보여주자고요."
"저희도 그냥 치킨 먹으면 안 되나..."
"자! 자세 잡아요."
***
"하아... 하아... 엘로디 금방이라도 녹아내릴것 같습니다."
무산소 운동 후 유산소 운동이 국룰.
운동 마지막 단계로 런닝머신을 걷고있다.
"엘로디... 액체가 된 기분이에요."
"이제 5분 남았어."
"하아! 1초가 1시간 같아. 나 대신 런닝 머신 뛰어줄 흑기사 없나여?!"
"그런 용어도 아는구나."
-한국인 맞다니까 ㅋㅋㅋ
-외국인인 척 멈춰
엘로디조아님 1,000원을 후원, thankyou!
엘로디 힘내 나는 햄버거 먹고 있어
"나빠! 엘로디조아 님 완전 싫어!"
-엘로디 매도 ㅗㅜㅑ;
-커엽당
런닝머신이 끝나고 헬스장 의자에 앉아 땀을 뚝뚝 흘리는 엘로디에게 수건과 물을 건넸다.
"아... 감사해요."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 thankyou!
운동할때 엘로디 ㅈㄴ 예쁘더라
-ㄹㅇ;;;
-지금도 멍하니 입벌리고 쳐다보는중
"그렇게 말해도 오늘은 운동 더 안해요."
-ㄲㅂㅋㅋㅋ
-이정도도 많이 한거지
"오늘 하루 어땠어요?"
"힘들긴 한데 상쾌한 느낌이 드네요."
생글생글 웃으며 대답하는 지민.
"그렇죠? 내일 또 뵈요 우리."
"저 방금 소름돋았어요오..."
방종 하고나서 엘로디는 찝찝하다며 바로 샤워하러 떠났다. 또 다시 둘만 남아 어색한 분위기가 펼쳐진다.
"음..."
"그럼 저도 잠깐 다른 회원분들 살피러 다녀올게요."
"아. 넵. 편하게 일 보세요."
혼자 멍하니 의자에 앉아 헬스장 주변을 살폈다. 열심히 운동하는 회원들, 트레이너들. 하나같이 예쁜 사람들 천지다.
내가 뭐하려고 했더라.
아. 영입조건 확인해봐야지.
호감작 어플.
새로 생긴 [스트리머 영입]을 누르고 [강지민]을 눌렀다.
[영입 조건 : 강지민의 트라우마 극복하기!]
'트라우마 극복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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