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호감작 하는 인방 매니저-39화 (39/81)

[19] (EP.39) 과장 승진

"과, 과장이요...? 제가요?!"

"응. 서준아 축하해!"

준비해온 꼬깔 모자 두개를 나랑 엘로디에게 끼워준다.

"오우 이러니까 제 생일 같네여."

어안이 벙벙해져 다시 사장님을 쳐다봤다.

"그게, 저기 제가 과장이라는거죠...?"

"응. 과장 권서준! 매니저는 그대로 유지한 채로."

"근데 아줌마. 그러면 다를게 하나도 없는 거 아냐?"

"어허~ 얘가 무슨 소릴! 과장이 되면 월급도 늘어나고 또... 이것저것 혜택이 많을거야."

승진, 들었을때 덤덤했던 이유도 내가 아닐거라고 생각해서였다. 어떤 일을 하건 사람들은 날 부품처럼 쓰다 때가 되면 버리기 일수 였으니까.

처음으로 들어본 승진.

게다가 과장이라는 직책이 박힌 새 명함.

호감작 어플이 생겼을때처럼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

"서준이 표정봐. 완전 당황했다."

"깜짝 승진 시키기 서프라이즈 대성공. 앞으로 잘 부탁할게. 매니저 권서준 과장님."

"저,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한바탕 파티가 열릴때 사장님은 어디선가 와인을 가져오셨다.

"이게 뭐게? 어어어엄청 비싼 와인이야. 무려 100만원짜리 와인."

"네, 네에?!"

다들 눈이 동그랗게 커진다. 사장님 진짜 돈 쓰는 거 하나는 화끈하다니까.

"요즘 회사에 좋은 일만 연달아 터지는데 샴페인 한번 터트려봐야지."

그때 샴페인 와인을 내게 건네주신다.

"자. 우리 과장님이 터트려봐."

"제가 이런 비싼 술을..."

"따지고보면 이 모든 시발점은 우리 매니저로부터 시작됐잖아."

다들 그 말에 동의하는듯 고개를 끄덕끄덕거린다. 샴페인을 마구마구 흔든 다음 허공에 뚝 하고 따자 와인이 분출된다.

"우와...!"

다들 신기한듯 샴페인 와인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사이 예진은 와진잔 5잔을 가져와 하나씩 건네주었다.

"서준아 와인 따르는 법 알아? 내가 따라줄까?"

"아냐. 레스토랑 알바해봐서 알고 있어."

"뭐, 뭐야... 그런거 까지 알고 있으면 어떻게 해. 내가 좀 거들먹 거리려고 했는데."

방긋 웃으면서 예진을 자리에 앉혔다.

다들 와인이 담긴 잔을 위로 올리고 사장님은 건배사를 시작했다.

"앞으로 싱글벙글 인방 매니지먼트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풉. 아줌마 그게 뭐예요. 비싼 와인 따라놓고 하는건 삼겹살 회식같잖아요."

"아하하. 그런가. 그러면 엘로디가 영어로 건배사 해줄래?"

엘로디는 번쩍 일어나 단 한 마디를 멋지게 해준다.

"Cheers!"

"하하!"

짠하고 맑고 고운 소리가 들려온다. 가벼운 파티 후, 휴대폰 알림이 도착했다.

"흐햐아~ 뿅간다. 역시 비싼 와인이라 도수도 빡세구만."

"엘로디도 얼굴이 잔뜩 달아올랐습니다아..."

"너희... 비싼 와인이라고 그렇게 무리해서 마시면 어떻게 해."

[업적 달성 : 처음 맛 보는 승진 !!!]

[신규 컨텐츠 - 스트리머 영입이 해금 되었습니다.]

영입...?

메인 화면으로 들어가 새로 생긴 코너에 들어가봤다. 한번 쯤 들어 봤을법한 스트리머들이 줄을 이룬다. 다행히도 전부 다 여자 스트리머다.

[스트리머 xxx]

[영입 조건 : xxx]

[호오감 포인트 : 3 point 소모]

대충 이런 느낌이다. 영입 조건을 채우고 호오감 포인트를 사용해 회사에 영입한다. 이후 나중에 호감작 방법이 해금되면 호감도를 쌓고 나랑 섹스...

"서준아 뭘 그렇게 보고있어?"

"잠깐... 일 중."

"아. 미안해. 일 하는데 방해해서."

"아냐. 이제 다 했어."

뭐 그렇다고 해도 아무 스트리머나 영입할 생각은 없다. 회사 내의 스트리머들과 케미도 중요할테니까.

[싱글벙글 인방 매니지먼트 과장 이서준]

[010 - xxxx -xxxx]

일단 지금은 과장이 된 내 모습을 즐기기로 했다.

***

다음날 아침, 회사에 출근하자 어디서 구해온 건지 서연이 고양이 잠옷을 입고 날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음... 회사를 잘못 찾아왔네요..."

"싱글벙글 인방. 여기 맞거든!"

함박웃음을 지으며 서연을 다시 쳐다봤다. 하얀 잠옷에 왼쪽 고양이 귀만 까맣다.

"고양이 잠옷은 왜?"

"그, 그냥...! 이번에 파트너 스트리머 된 기념으로..."

큰맘 먹고 입은듯 부끄러워하며 횡설수설 나름대로 변명을 해댄다.

"어, 어쨌든 내 말은 그냥! 엘로디 젖소 잠옷 방송 반응이 괜찮았길래 한번 따라 입어본 거야."

"그래...?"

속마음이 궁금해 호감작 어플을 실행해봤다.

[엘로디가 젖소 잠옷 입고 잔뜩 이쁨 받았으니 나도 잔뜩 이뻐해주겠지?]

엘로디를 신경쓰느라 한동안 서연이에게 너무 소홀히 대했나.

"되게 잘 어울리네. 안아도 돼?"

"뭐. 마, 마음대로 하던가..."

서연이를 꼭 안고 볼로 볼을 마구마구 비벼댔다.

"끄흐으읏...! 야야! 적당히 해."

그리고 나서 손을 내밀었다.

"뭐? 손 해달라고?"

순순히 손을 건네지만 내가 원하던건 손이 아니다.

"턱 올려줘."

"미친놈... 어휴. 그래. 내가 특별히 어울려준다."

그렇게 싫지 않은 표정으로 내 손 위에 턱을 올리길래 살살 쓰다듬어주었다.

"고양이 소리도."

"..."

부끄러운 표정으로 할지말지 내면과 싸우고 있다. 그러다 자그맣게 냥... 이라고 속삭인다.

"옳지. 서연냥이 착하네."

"닥쳐라."

말은 그러면서 내 손 위에 턱을 올리는게 편한지 이대로 쭈욱 아무말도 없이 얹어놓는 그녀.

"나 슬슬 팔 아픈데."

"...참아."

"고양이 소리 한번 더 내주면 힘 날 거 같아."

"어휴... 냥! 됐냥!"

절묘한 타이밍에 엘로디가 출근해 그 광경을 보고야 만다.

"우와 서연 언니! 고양이에요?!"

"..."

급격하게 화끈해지는 얼굴.

변명을 포기하고 자기 스튜디오로 후다다닥 달려갔다.

"매니저 오빠 저런 거 엄청 좋아하시죠!"

"응? 어떻게 알았어."

"어떻게 알기는요..."

손가락으로 바지 속 빳빳해진 자지를 가리켰다.

"에헤헤. 못 알아채는게 힘든걸요. 안 되겠네요. 엘로디도 젖소 잠옷으로 갈아입어야겠어요!"

그 무렵, 서연의 방송이 시작되었다.

[방송제목 : 파트너 스트리머 됐다.]

파트너 스트리머.

회사와 계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방송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특히, 세 사람이 노리고 있는 올해의 스트리머는 이 파트너 스트리머 중에서 뽑기 때문에 꼭 거쳐가야할 관문 중 하나다.

"다들 서하..."

물론 아무나 계약 해주는 건 아니고 어느정도 시청자 수가 높은 스트리머들만 골라 받는다. 새삼 서연의 인기가 실감나는 부분이다. 지금도 시청자 수가 3,000명을 넘는다.

-ㅅㅎㅅㅎㅅㅎ

-서하

-고양이잠옷 씹ㅋㅋㅋ

-오늘 의상 실화냐?

5분만거리면서1시간넘게자는이서연님이 1,000원을 기부해주셨어요!

선생님... 잘때 입던옷 그대로 입고 방송하시면 어떡합니까?

"다, 닥쳐라!"

이서연커피헌터님이 1개월 구독!

마 내가 처음으로 구독 박는다

"와... 신기하다. 내 방송에서 구독을 보는 날이 오다니..."

-구독 리액션은요?

-큰거 오냐?

"구독 고맙습니다."

-???

-이걸 이렇게 날먹?

"왜? 고맙다고 했잖아."

이서연커피헌터님이 1,000원을 기부해주셨어요

후... 너흰 구독같은거 하지마라

"알았다 알았어. 음 대충 손가락 하트."

이서연바보님이 1개월 구독!

세상 참 오래살고 볼일이네 이서연이 이렇게 리액션 해주는거 첨본다

-ㄹㅇㅋㅋ

-날먹의 대명사였는데

"말했잖아. 올해의 스트리머가 될거라고. 이건 시작에 불과해."

비장한 표정으로 자리에 일어나 캠을 쳐다본다.

"그러니까 어젯밤 동안 고민해온 고양이 잠옷 리액션 지켜봐라."

-???

-아 그건 좀...

-멈춰!멈춰!멈춰!

고양이 잠옷을 입은 채 고양이 흉내를 내는 서연이. 내 눈에는 귀엽게 보이긴 한데 시청자들의 반응은...

-후퇴해라!후퇴해라!

-아 씹ㅋㅋㅋㅋㅋ

-파트너 스트리머 기념 개미털기

-견뎌!견뎌!견뎌!

"괜찮았냐? 오... 대박. 시청자 수 늘었다. 하여간 이쁜건 알아줘야한다니까."

-나감 ㅅㄱ

-이서연 나락 ㅡㅡ

그때 스튜디오 문에서 똑똑 소리가 세차게 들려온다.

"뭐야 누구지."

-춤 개같이 춰서 찾아온듯 ㅋㅋ

-옆집입니다 조용히좀 해주세요

문을 열자 젖소 잠옷을 입은 엘로디가 나타났다.

"젖소 엘로디 난입!"

"뭐야? 엘로디 네가 웬일이야."

-엘하ㅏㅏㅏ

-호감듀오 입갤 ㄷㄷ

-서엘 조합 오져따

"그게 말이죠. 매니저 오빠한테 들었어요! 서연 언니 파트너 스트리머 되셨다면서요."

"응. 안 그래도 그 얘기하고 있었어."

"저, 후배 엘로디. 서연 선배께 가르침을 받고 싶어 이렇게 왔답니다."

-서연 센빠이~

-아 엘로디가 서연이 조련 잘하네

-엘로디 맥이는것 같은데 ㅋㅋㅋㅋㅋ

서연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엘로디를 게스트로 받아드렸다.

"후후~ 할 수 없네. 의자 하나 들고와."

"넵! 감사합니다."

방송화면이 고양이 잠옷을 입은 서연과 젖소 잠옷을 입은 엘로디로 가득찬다.

아침토스트님이 1개월 구독!

아 서연이 겜방할시절 부터 봤는데 벌써 파트너 스트리머라니 감개무량해진다...

"잘봐 엘로디. 구독 리액션은 이렇게 하는 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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