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호감작 하는 인방 매니저-23화 (23/81)

[19] (EP.23) 간호사 서연이

서연이 뉴튜브 구독자 수가 10만이 되지 얼마 지나지 않은 무렵, 서연이에게 문자 한통이 도착했다.

[그때 거기로 와.]

[어디?]

[꼭 말해줘야 알아? 성인용품점 ㅡㅡ]

성인용품점.

아무래도 구독자 10만 이벤트를 거하게 해볼생각인가보다. 가게 앞에서 기다리며 오랜만에 서연이 정보창을 확인했다.

[스트리머 이서연]

-나이 : 22세

-평균 시청자 수 : 2,000명 이상.

-뉴튜브 구독자 수 : 10만명 이상.

-추천 컨텐츠 : 쿡방 및 코스프레.

-연애경험 : 0회.

그리고 성관계 횟수 무려 30회, 진짜 많이도 했다.

그때 가게 앞에 커다란 선글라스와 큰 마스크를 쓰고 있는 서연이가 다가왔다.

"왔어?"

"... 누구시죠?"

"알면서 그러지."

"하하. 들어 가자. 근데 성인용품 점은 왜?"

다 알면서 모른 척 서연이를 쳐다봤다. 내가 말하는 거보다 부끄러움을 꾹 참고 대답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코, 코스프레... 할거야."

"무슨 코스프레?"

"그건 아직 안 정했어. 네가..."

"잘 안들려."

한번 더 대답을 유도했다.

"네가 골라달라고! 멍청아."

"좋아. 가자."

성인 용품 점, 코스프레 코너 안.

적나라한 복장들 사이, 방송용으로 입을수 있을만한 옷 여러개를 서연이 몸에 대본다.

"뭘 그렇게 심사숙고해서 골라."

"그만큼 네가 소중하다는 거지."

"치. 지랄."

드디어 구독자 10만 이벤트에 딱 맞는 옷을 찾았다. 하얀색 옷감에 분홍색 테두리, 미니 스커트 형식의 간호사복이다.

"간호사복...?"

"손님 보는 눈이 있으시네요. 사이즈도 딱 맞겠어요."

"가슴 부분이 좀 안 끼려나."

"스판이라 늘어날 거예요. 걱정마세요."

어떻게든 팔려는 직원의 의지가 보인다. 잠시 후 서연은 탈의실에서 간호사복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간호사복 머리띠까지 끼고 나왔는데 뭔가 부족해 보인다.

"흐음..."

"왜?"

"약간 2퍼센트 정도 모자란 느낌이야."

"의상 고를때는 또 왜 그렇게 깐깐해지는데."

그때 옆에 있던 직원이 새하얀 망사스타킹을 가져왔다.

"이건 어떠신가요? 간호사복이랑 찰떡 궁합 같은데요."

"이거다. 구독자 10만인데 거하게 가야지."

"어휴... 그래."

웬일로 순순하게 새하얀 망사 스타킹을 집는다.

"어쩐 일로 태클을 안 거네?"

"이미 너랑 성인용품점 올때부터 각오 했거든? 네 말대로 거하게 갈 생각이야."

"크으... 구독자 10만 뉴튜버 이서연 멋있다."

"그딴 아부 하, 하나도 안 기뻐."

속마음을 엿보지 않아도 금세 알아챌 수 있다. 그렇게나 내 칭찬이 쑥쓰러운가.

***

싱글벙글 인방 매니지먼트 안.

다들 간호사복으로 갈아입은 서연일 보면 놀랜다.

"와... 이서연 너. 대박이다."

"오. 우리 서연이 남자 여럿 홀리겠는 걸."

"..."

부끄러운지 고개를 들지 못 하는 모습이 귀엽다.

"참. 사장님. 그거 도착했나요?"

"아. 그거 말하는 거지 우리 매니저? 잠깐 기다려봐."

"헐! 설마 그거요? 구독자 10만 넘으면 준다는 그거."

"그게 뭔데."

서연이만 눈치채지 못한 상황. 사장님은 박스 포장된 기다란 무언가를 테이블 위에 올렸다.

"우리 서연이. 이제 뭔지 알겠지?"

"모르겠는데..."

답답한듯 예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이렇게 말했다.

"실버 버튼이잖아. 구독자 10만명 찍으면 주는 거."

"히이익! 시, 실버 버튼! 맞다. 나 이거 받는구나. 근데 나 이거 신청 안 했는데..."

"내가 미리 신청 해놨지."

갑자기 날 확 끌어 안는다. 간호사 복 너머 가슴 촉감이 느껴져 괜시리 눈을 감았다.

"고마워 고마워!"

"뭘. 신경 쓰지마."

더 안기다간 발기할 거 같아 빨리 품 안에서 나왔다. 서연은 큰 상을 받은 것처럼 포장된 실버버튼을 품 안에 안고 스튜디오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저렇게 좋은가. 후훗. 나 실버버튼 받았을 적 생각난다."

"으으... 서준아! 내 채널 구독자 수는 몇명이야?"

[예진 cafe]

구독자 수 9만 명... 근소한 차이로 10만명이 되지 못 했다. 그래도 오늘 밤쯤이면 가능하지 않을까.

"뭔가 서연이한테 선수 뺏긴 기분이 들긴 한데. 어쩔 수 없네 뭐. 난 나대로 페이스 조절 해서 방송해야지."

"근데 그거 진짜 말처럼 쉽게 안 된다?"

"사장님 지금 불난데 부채질 하시는 거예요?!"

"헤헤. 열심히 하라는 뜻이야."

그 무렵, 서연의 방송이 시작되었다.

[방송 제목 : 구독자 10만이 되었습니다.]

-구독자 10만 ㅊㅋㅊㅋㅊ

-벌써 10만?

-서연이 수준 실화냐

이서연커피헌터님이 1,000원을 기부해주셨어요!

10만 기념 또 잠방하냐 ㅋㅋㅋ?

"시끄러워! 개쩌는 거 입고 왔으니까 숨도 쉬지말고 봐."

방송 대기화면이 사라지고 이내 간호사복을 입은 서연이가 캠에 비친다. 게이밍 의자에 앉아 수줍게 인사 하고 있다.

"얘, 얘들아 안녕."

-서하

-와 간호사복 개씹머꼴

-좆된다

"표현 좀 가려서하지! 개씹머꼴에 좆된다가 뭐야!"

-ㅋㅋㅋㅋ

-맞말추

-팩트)다.

"아으... 참. 구독자 10만이라고 입어보긴 했는데 치마도 짧고. 윗부분도 짧고 불편해 죽겠다."

애꿎은 치맛자락을 아래로 당겨댄다. 행여나 가슴골이 비치지 않을까 손으로도 가린다.

-너무 좋은데

-발 보여주세요

"발은 왜? 아 맞다. 나 이번에도 스타킹 신고 왔어. 하얀색 망사 스타킹."

-ㅗㅜㅑ;;

-발보여줘!발보여줘!

-우리 강아지가 아파요

"아프면 병원 데려가세요. 남사스럽게 발을 어떻게 보여줘..."

ㅇㅇ님이 1,000원을 기부해주셨어요!

남사스러운 옷은 잘만 입으면서

-ㄹㅇㅋㅋ

-어허 어허

이서연커피헌터님이 10,000원을 기부해주셨어요!

발 보여'줘' 안 보여주면 나락

"하... 만 원이나."

서연은 의자에 앉은 채로 뒤로 물러나 오른발을 번쩍 들었다.

-ㅗㅜㅑ;;

-극락극락

-이거거든

-킁카킁카

"킁카킁카 미쳤냐?! 매너채팅해라."

-아 ㅋㅋㅋ

-진짜 미쳤다

이렇게 보니까 발도 되게 예쁘네. 이따 방송 끝날때 가서 만져야겠다.

어디서 소문을 듣고온건지 시청자들이 부쩍 늘어 어느덧 3,000명을 넘기 시작했다.

"하여튼 인방 보는 육수들은 속이 시커멓다니까. 간호사 복 입으니까 3천명 넘는거 실화야?"

-ㄹㅇㅋㅋ

-우리 서연이 머기업 다됐다

내심 싫지 않은듯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포장되어있는 실버버튼을 보여주었다.

"자! 그러면요. 실버버튼 언박싱 시작해보겠습니다."

메이드이서연님이 100,000원을 기부해주셨어요!

메이드 방송할때 유입됐음 10만기념으로 세게 후원하고 간다

"우와... 십만원. 저렇게 큰 액수는 처음 받아봐."

-울지마!울지마!

-지금 우셔야합니다

"아, 아니. 안 울어..."

매번 눈물을 보이지 않던 서연은 구독자 10만 기념 방송으로 처음 훌쩍 거렸다.

"아으으... 참. 뉴튜브 녹화하려고 했는데 쪽팔리네."

곽티슈에서 휴지를 몇장뽑아 눈가를 토닥토닥 두드려 닦는다.

"아무튼 고마워. 구독자 10만... 100만... 그 이상을 넘어 올해의 스트리머가 될때까지 달려볼게."

ㅇㅇ님이 1,000원을 기부해주셨어요!

항상 응원합니다 하나 둘 김예진 화이팅!

"넌 진짜 밴해버린다!"

-ㅋㅋㅋㅋㅋ

-예진눈나는 못 참지

-변화구 ㅆㅅㅌㅊ

간호사복을 입은 채 실버버튼을 들고 환하게 웃는 서연. 이 모습을 놓치기 싫어 스크린샷으로 저장했다.

***

방송 종료 후. 스튜디오로 찾아갔다. 늘 그렇듯 눈을 감고 반쯤 죽어있다.

"서연아. 살아있냐?"

"허으... 말도 마. 조명때문에 뜨겁고. 말 많이 해서 목아프고. 여기저기 쑤셔어..."

"이리와봐."

서연의 앞에 무릎꿇고 앉아 손을 내밀었다.

"뭐, 뭔데?! 갑자기! 안하던 짓 하려 하지마."

"발 마사지 해줄게."

"어휴... 속 다 보인다. 그렇게 발을 만지고 싶었냐?"

"너도 속 보여. 하얀 팬티네."

"죽어!"

발길질을 무빙으로 피하고 발목을 손으로 잡았다. 뉴튜브 5분 속성, 발 마사지 하는법을 떠올리며 새하얀 스타킹이 감싸져있는 발을 쪼물쪼물 만져댔다.

"하으윽..."

"손님~ 많이 뭉치셨네요."

"끄으윽. 으윽..."

신음소리가 전이랑 조금 다른데?

"많이 아파? 그냥 하지말까?"

"아니이... 계속해줘."

발마사지를 하고 있는 사이, 뭔가 할말이 있는걸까. 우물쭈물 거린다.

"왜 그래? 여기 복숭아뼈가 아파?"

"아니... 저기..."

책상 위에 있는 실버버튼을 품 안에 감싼 채 날 바라본다.

"이 실버 버튼 말이야. 받을 수 있었던 건 생각해보니 한 30퍼 정도는 매니저 덕분인것 같아서."

"30퍼? 많이도 줬네."

그러자 손가락을 모두 펴면서 이렇게 말한다.

"인심 썼어. 50퍼, 반반으로 해줄게."

"오... 파격적인데."

"어, 어쨌든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

말을 하면서 얼굴이 빨개지는지 품 안에 들고있던 실버버튼을 더 꼬옥 안는다. 그 모습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왜 웃는 건데?"

"그냥. 그렇게 귀여운 말도 할 수 있는 애 였구나 싶어서."

내 말을 듣더니 치 하고 고개를 돌린다.

"그만 퇴근 해야겠다."

"저기 잠깐."

일어나려던 내 손을 붙잡더니 우물쭈물 말을 꺼내기 망설인다.

"나 오늘... 구독자 10만 방송 열심히 했는데. 간호사복도 입었는데... 섹스 안 해줄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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