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호감작 하는 인방 매니저-13화 (13/81)

[19] (EP.13) 주문은 예진입니까?

다음날 아침.

회사에 도착하자 예진은 혼자 커피를 끓이고 있었다.

"서준아 안녕?"

"아, 안녕."

호감작 어플이 없을때도 매번 상냥하게 날 반겨줬었지.

그런 짓을 하기는 조금 죄책감이 들지만 어쩔 수 없다. 그래도 호감작은 못 참으니까.

"커피 마실래?"

"내가 탈게. 매니저잖아."

"으으응~ 아냐. 앉아 있어. 매번 서연이 상대하려면 고생이잖아."

"고마워."

테이블 앞에 앉아 커피를 타고 있는 뒤태를 빤히 쳐다봤다. 꽉 낀 청바지에, 편안한 반팔티,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허리까지 내려오는 금발 머리...

나도 모르게 자꾸만 서연이랑 3p섹스 하는 모습이 상상하게 된다. 상상만으로도 개쩌네. 빨리 호감작 해야겠다.

"자. 아침은 먹고 마시는 거지? 빈속에 커피 마시면 속 쓰려."

"아침은 씨리얼 먹고 왔어. 고마워 잘 마실게."

그런데 슬슬 도착해야할 서연이가 오지 않는다.

"서연이랑은 잘 되가?"

"자, 잘 되다니 뭐가?"

"방송 얘기였는데~ 매니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3p 섹스하는 생각.

"방송이야 뭐. 승승장구하고 있지. 너무 잘돼서 오히려 겁날 정도라고 해야하나."

"부럽다. 나도 슬슬 뉴튜브 시작하려고 하는데 아무도 안 보면 어떡하지..."

"나도 도와줄게. 사장님, 서연이도 도와줄테니까. 너무 걱정 마."

이따 대딸 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약간의 죄책감 때문일까. 아니면 자신감이 있어서 일까. 호언장담하듯 말해버렸다.

"듣기만 해도 힘이 나네. 고마워."

한편, 헉헉거리면서 서연이가 도착했다.

"하아... 나 왔어. 집에 스타킹 하나 없어가지고 마트 갔다왔다니까. 아침부터 더럽게 힘드네."

"고생했어. 커피 타줄까?"

"커피...? 토스트도 있어?"

"만들어 줄게."

여차하면 진동벨까지 건네줄 기세로 예진은 다시 부엌으로 향했다. 한편, 서연이는 자리에 앉아 내게 쇼핑백을 건넸다.

"자! 네가 사준 메이드 복이랑 같이 신을 스타킹. 확인해봐."

"..."

굳이 확인 할 필요야 있겠냐만. 그런데 스타킹이 평범한 스타킹이 아니였다.

"망사 스타킹...?"

"뭔 소리야 갑자기."

아직 포장도 뜯지 않은 망사 스타킹을 보여줬다. 그러자 부끄러운듯 휙 하고 낚아챘다.

"아악! 아무거나 집어온건데 하필 망사스타킹이야!"

"다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커피랑 토스트를 들고 다시 테이블로 돌아온 예진. 망사 스타킹을 들고 있는 서연이를 보며 깜짝 놀란다.

"서연이 취향... 확인."

"닥쳐! 그런 거 아니야. 급하게 아무거나 사온거였단 말이야."

"...그렇구나."

예진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너 내 말 안 믿고 있지! 이거 어떡하지? 빨리 바꿔올까."

"서준아. 남자로써 망사 스타킹에 대해 평가한다면?"

"오히려 좋아."

"그렇다네."

"무, 무슨 오히려 좋아야! 죽을래?"

"시청자들도 오히려 좋다고 그럴걸. 그대로 가자."

"..."

부끄러운듯 고개를 푹 숙이다가 쇼핑백을 들고 나간다. 얼마 후, 메이드 복에 망사 스타킹을 신은 서연이가 나타났다.

"하아... 메이드 복 괜히 입는다고 했어. 몇번입어도 적응이 안돼."

"꺄! 서연이 너 되게 예쁘다. 나도 이런 옷 한번 입어볼까. 안 어울리려나?"

때마침 사장님이 도착해 전체적으로 서연이의 모습을 훑어봤다.

"... 망사. 한살이라도 젊을때 섹스어필 하기로 한거구나. 응원할게."

"아녜요!"

변명하기를 포기한건지 서연이는 부끄러운듯 후다닥 스튜디오로 달려갔다.

[방송제목 : 뉴튜브 구독자 5,000 명 달성 !!!]

방송 대기중...이라는 글씨의 검은 화면이 비친다.

-메이드!메이드!

-서하서하

-헤으응 눈나 나 주거ㅓㅓ

-5000 ㅊㅋㅊㅋ

"나 죽어는 무슨... 나가 죽어."

-크으 매도맛집

-메이드 입고 오셨겠죠?

"기다려봐. 추워서 스타킹도 같이 신었는데 이게 조금 야해서... 조금 그래."

-오히려 좋아

-못 참겠다

이내 방송 대기 화면이 사라지고 메이드 복, 망사스타킹의 서연이가 나타났다.

-ㅁㅊ 망사 실화냐???

-눈나... 갈때까지 가버렸구나

"아니야. 이거 급하게 아무거나 집어온건데 하필 그게 망사스타킹이였던 거야."

-그렇구낭

-속아주작

그 사이 예진은 서연이가 입은 메이드복을 한참 바라보다 말한다.

"사장님! 우리 회사에 메이드복 없어요? 저도 입어볼까요?"

"아하하. 회사에는 그런거 없지."

시선에 내게로 향한다.

"매니저 저 메이드복 어디서 샀어?!"

"아... 그게."

성인용품점에서 샀다고 말하기는 조금 그러니까. 여기서

추천 컨텐츠 '카페컨셉 고민상담'을 말해 볼 차례다.

"카페 컨셉 고민상담...? 흠. 사장님. 혹시 오피스룩 같은 정장은 있나요?"

"그건 있지. 물론 내 사이즈라 우리 예진이한테 맞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럼 오늘은 매니저 말 듣고 카페컨셉 한번 해볼까나."

예진은 사장님을 따라 오피스룩으로 갈아입고 자기네 카페에서 가져온 초록색 앞치마를 둘렀다.

"서준아 어때? 이런 느낌을 원하는거지?"

"..."

조용히 침을 꿀꺽 삼키고 대답했다.

"잘 어울리네."

"그럼 다녀올게!"

[방송 제목 : 주문은 예진입니까?]

"여러분 안녕하세요~"

-예하

-ㅇㅎㅇㅎ

-방송 제목 뭐임 ㅋㅋㅋㅋ

"제가 매번 부모님 카페 일 도와줬다고 말한 적 있잖아요. 그래서 오늘은 한번 카페 컨셉 잡아봤어요. 앞치마 잘 어울리죠?"

-예뻐!

-오늘 방송 역대급 각

예진눈나님이 1,000원을 후원!

저 혹시 카라멜 마끼야또 하나 가능할까요?

"후후~ 잠시만 기다려보세요."

장난스레 던진 시청자의 후원에 열심히 카라멜 마끼야또를 만드는 그녀. 이내 그럴싸한 커피를 만들어 보여주었다.

"짠! 예진 카페 1호 커피. 맛있게 드세요."

-맛있겠다

-거기 어디죠 찾아갈게요

"아하하. 생각해보니 못 주네요. 일단 옆에다 둘게요."

방금 전에 내가 말했던 고민상담 컨텐츠를 시작했다.

"자. 카페 컨셉 잡은 김에 고민상담도 해보겠습니다. 편안하게 말해보세요."

-오...

-헤으응 예진눈나

"그래. 예진 눈나야. 눈나한테 힘든 일 있으면 말해봐."

예진눈나앙님이 1,000원을 후원!

요즘 취업도 안돼서 집에서 맨날 인방만 보는거같아요 부모님 눈치만 보이고...

-야 너두?

-누가 내 얘기 하는줄...

-앗! 스플뎀 멈춰!

"한창 힘들때죠. 저도 그랬어요. 대학 졸업하고나서 취업 바로 할줄 알았는데. 일자리 구하는건 사막에서 바늘 찾기 급으로 어렵고. 또 그마저도 경력지만 요구해서... 개같은 사회..."

-ㄹㅇㄹㅇ

-예진을 국회로!

"그러다 우연히 인터넷 방송을 알게 되었죠. 정말 우연한 계기였어요. 취미삼아 해볼까?하고 했던 인방이 어느새 직업이 되어서 이렇게 여러분과 방송하고 있게 됐죠."

첫 방송에는 0명, 많아야 5명 정도 밖에 보지 않았다면서 방송 일대기를 쭈욱 말해준다.

"아하하. 내 정신 좀 봐. 고민 상담 같은 건 말 하는거보다 들어주라고 그랬는데. 제 얘기가 너무 길었네요."

-ㄴㄴㄴ

-좋아요 예진 눈나

"그래서 제 말은 그냥. 언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모르니까 너무 걱정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혹시 알아요! 예진눈나앙 님도 저처럼 방송하게 될지."

예진눈나앙 님이 10,000원을 후원!

예진 눈나 나 힘낼게 민철이 힘내라고 해줘 ㅠㅠ

"그래. 민철이 힘내!... 그런데 나보다 나이 많을거 같은데... 괜한 소릴 했나 하하."

-예쁘면 다 누나지

-응애응애 나 아기 트수

방송 미리보기 화면은 카페 컨셉으로 예쁘게 차려 입은 예진의 모습이 보인다.

고민 상담이 생각보다 잘 먹혀들었는 모양인지 어느새 시청자 수는 1,000명을 돌파했다.

"천명! 우와 내 방송도 벌써 천명이나 봐."

-ㅊㅋㅊㅋㅊㅋ

-이서연 딱대!

"기념이다. 떡 돌리러 가야지. 여러분 겸사겸사 회사 소개 시켜드릴게요. 잠시만요."

언제 준비해뒀던건지 찹쌀떡을 먹기 좋게 잘라 그릇 세개에 옮겨 담고 캠을 들어 스튜디오 밖으로 나간다.

"자! 먼저 사장님께 건네드리고 오겠습니다."

방송중인 사장님께 떡을 돌리고 다음은 곧장 서연이 스튜디오로 향했다.

"서연아~ 바빠? 들어가도 돼?"

"어! 맘대로."

문을 열어주는 서연이의 모습, 메이드 복이 조금 짧아 가슴골이 비친다.

-ㅗㅜㅑ;;;

-서하

"시청자 천명 돌파기념 떡 돌리러 왔어."

"카페 컨셉인가? 그 뭐지. 커피타는 사람. 그... 커피걸인가..."

"바리스타 말하는 거야?"

"아. 바리스타."

이서연커피헌터님이 1,000원을 기부해주셨어요!

커피걸 ㅋㅋㅋ 수준 실화냐?

"닥쳐! 메이드복 갈아입는다?"

이서연커피헌터님이 1,000원을 기부해주셨어요!

죄송합니다...

"나도 너처럼 고급진 옷 입을 걸 그랬나."

"아하하."

서연이에게 떡을 주고 나서는 내게 다가왔다.

"매니저는 일반인이니까. 목소리만 나오게 저만 찍겠습니다."

"고마워 잘 먹을게."

목 막히지말라면서 방금 만든 카라멜 마끼야또까지 건네준다.

"고맙긴 내가 더 고맙지. 덕분에 시청자 수가 1,000명이나 넘었는걸! 카페 컨셉, 다음에도 몇번 해봐야겠어."

[미션 성공 : 속마음 엿보기 문자 Get !!!]

이런 능력을 이 타이밍에 주는 건 관음할때 예진의 속마음을 보라고 그런 거겠지.

"후우..."

"왜 그래? 고민 있어? 고민 상담 컨텐츠 중인데 들어줄까?"

"아냐아냐."

***

대략 저녁시간 쯔음, 나는 서연이 스튜디오에 들어갔다.

방송 종료후 반쯤 의자에 쓰러져 있는 메이드 서연이를 발견했다.

"오늘 방송 너무 많이했어... 진짜 뒤질 것 같아."

[진짜 뒤지겠네.]

겸사겸사 방금 얻은 능력도 확인해보려고 한다.

"땀 줄줄 흐르는 거 봐."

"조명 때문에 그런가봐. 후우..."

[조명 좆같네]

역시 서연이라고 해야하나. 속마음이랑 하는 말이랑 별반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이런 행동을 한다면 다르겠지.

의자에 앉아있는 서연이에게 다가가 손을 붙잡았다.

"뭔데."

"메이드랑 망사가 너무 잘 어울려서... 내 발기 자지 어쩔꺼야."

"어쩌긴 터트려 줄까?"

장난스레 꽉 움켜쥐는 서연이.

속마음은 갑자기 들이미니까 흥분된다고 적혀있다.

"스튜디오 문 닫고 와. 까짓거 한발 빼줄게."

"아니. 문은 열고 하자. 땀도 말릴겸. 그리고 그게 더 스릴있잖아."

"진짜 미쳤어?!"

[스릴...? 한번 해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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