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EP.11) 서연&예진 합방
"뉴튜브를 해? 내가?"
"응. 뉴튜브."
당황해하는 서연이를 보며 해맑게 웃었다.
"지금이 최적의 타이밍이잖아. 마침 광고도 받았고 방송도 상승세고."
"특히 메이드복 방송이 인기였지~ 그거 편집해서 올리면 조회수 잘 나오겠다."
사장님도 해맑게 웃으며 대답했다.
"자, 잠깐만. 그러면 내 뉴튜브 첫 영상이 메이드복이야?"
"아마?"
"아악! 그, 그건 올리지 말자!"
"썸네일은 머리 묶으면서 겨드랑이 보여주던 장면으로. 어때? 우리 매니저."
"좋네요."
사장님 말을 듣자 두 주먹을 불끈 쥐며 부끄러움을 온 몸으로 표현해댄다.
"으으... 저 아줌마가 진짜!"
광고 방송 이후, 우리는 본격적으로 서연이 뉴튜브에 대한 회의를 하기로 했다.
"근데 매니저. 우리 뉴튜브 시작하려면 편집자 구해야하지 않아?"
"일단은 외주 맡겨서 한 두개 정도 올려보고 반응을 지켜보자. 요즘 건당으로 외주 하는 사람들 많아."
"정말? 그런 것도 있어?"
편집자는 수익이 제대로 나면 그때 구해도 늦지 않다.
"응. 겨드랑이 잘 보이게 편집해달라고 해야지."
"후우... 그래. 내가 졌다 졌어. 마음대로 해."
아무리 회사가 작다지만 간단히 외주를 맡기는 비용 정도야 무리 없을거다.
"그래서 말인데 사장님..."
"외주 비용은 걱정 마. 참. 방금 했던 치킨 광고는 뉴튜브에 올린다는 명목으로 광고비 더 받으면 되겠다."
"기가 막히네요."
"그보다 말이지..."
사장님은 주머니에서 뭔가 주섬주섬 꺼내기 시작했다. 마치 투명한 카드통 같은 걸 건네준다.
"우리 매니저 선물."
"이게 뭐죠...?"
"읽어봐."
싱글벙글 인방 매니지먼트 매니저.
권서준 010-xxxx-xxxx.
"며, 명함이네요? 제 명함."
"응. 앞으로도 잘 부탁할게."
그저 평범한 명함일 뿐인데 뭐라고 해야하지. 되게 뿌듯한 기분이 든다. 한편, 예진은 신기한듯 우와우와 거리며 쳐다본다.
"우와... 서준아 이러니까 너 진짜 전문적인 매니저 같다."
"전문적인 매니저지. 내 광고 잡아줬잖아."
"부럽다. 서준아 혹시라도 내 광고 연락 오면 꼭 말해줘야해."
"하하... 그래."
한바탕 파티를 마치고 나서 습관처럼 호감작 어플을 확인 해봤다.
[업적 달성 : 이제 나도 매니저 명함 생겼다!]
[보상 : 호오감 포인트 1 point.]
이런걸로도 포인트를 주는 건가. 고맙네.
그때 [스트리머] 라고 적힌 칸이 반짝 반짝 빛나기 시작한다. 터치해서 들어 가보니 예진의 자물쇠가 사라져 있었다.
[스트리머 김예진]
-나이 : 22세
-평균 시청자 수 : 5~600명
-뉴튜브 구독자 수 : 아직 시작 안 함
-추천 컨텐츠 : 카페컨셉 고민상담
-연애경험 : 0회.
-성관계 유무 : 0회.
의외네. 예진이 같은 성격이라면 한 두번쯤은 연애해봤을줄 알았는데.
그리고 가장 중요한 호감작 방법...
[몰?루]
아이 씨발!
속으로 욕을 한걸 듣기라도 한듯 그간 없었던 해금조건이 추가되었다.
[해금 조건 : 호오감 포인트 3 point 모으기.]
방금 명함 업적으로 하나, 곧 뉴튜브 시작으로 둘. 하나가 빈다.
[추천 방법 : 이서연 뉴튜브 구독자 5천명 모으기 업적]
참. 친절한 어플이네. 나중에는 자동사냥도 해주겠어.
호감작 해금을 위해서도, 올해의 스트리머가 되겠다는 서연이를 위해서라도 뉴튜브 제대로 성공시켜 봐야겠다.
"뭘 그리 빤히 봐? 매니저."
"아무 것도 아냐. 근데 뉴튜브 채널 이름은 정했어?"
"채널이름...? 음..."
"서여닝 하트는 어때?"
"아줌마는 조용히 있어요!"
***
[뉴튜브 시작하기 업적 달성! 호오감 포인트 1point Get!]
며칠 뒤, 아침 회사 안. 서연이의 뉴튜브가 개설 되었다.
채널명은 [이서연] 무미건조한게 참 서연이답다.
"오. 오! 구독자 또 늘었어. 댓글도 달렸다! 하트 줘야지."
[메이드 복 방송을 처음 해본 스트리머] 라는 영상으로 현재 조회수는 3천 가까이. 좋아요가 싫어요 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구독자 수는 2천명 부근. 이 추세라면 5천명 달성은 시간 문제일 거다. 그래도 좀 더 빠르게 달성할 방법이 없을까.
"방송 켜서 뉴튜브 홍보해야지!"
"잠깐만."
"응?"
재밌는 생각이 들었다.
"예진이 방송 중인가?"
"아까 스튜디오 들어가서 준비 하고 있더라. 왜?"
"두 사람 합방 해보는 거 어때? 이 참에 뉴튜브 홍보도 겸사겸사하고."
"으음..."
서연이의 표정이 달가워보이지 않는다.
"왜? 별로야?"
"나쁘지 않은 제안이긴 한데. 예진이 방송감이 날 따라 올수 있을까?"
"풉."
진지하게 헛소리를 할때면 진심인지 농담인지 구분이 안 간다. 그냥 멋쩍게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네가 잘 이끌어줘."
"그러면 뭐. 내가 몇가지 좀 가르쳐주고 와야겠네."
예진의 스튜디오 앞.
똑똑! 서연이가 힘세게 노크한다.
"어이 김씨 방송중이야?"
"아니~ 들어올려면 들어와."
예진의 스튜디오는 무미건조하게 아무것도 꾸미지 않는 서연이와 다르게 다양한 종류의 솜인형들, 소품등. 아기자기한 분위기다.
"어쩐 일이야? 두 사람. 설마 사귄다고 떡 돌리러 온거야?"
"떡은 무슨! 너한테 합방 제안 하자고 온 거야."
"하, 합방?!"
"어. 뉴튜브 홍보할 겸. 겸사겸사."
"으음..."
생각에 빠진 예진이를 설득 할 차례다.
"합방한 거 편집해서 올리면 너한테도 도움이 될거야."
"근데 서연이 시청자들은 뭐라고 해야하지... 조금 맵잖아. 나 걱정 되는데."
"그건 이 언니 하는 거 보고 배워. 육수 조련이야 내
전문이지."
허세부리는 서연의 모습이 귀여워 풉하고 웃었다.
"아하하. 그래? 그럼 한번 해보자."
"내 방송감에 못 따라올 것 같으면 바로 말해."
"서준아 얘 혹시 아침에 술 마셨어?"
"그랬으면 다행이지. 평소 그대로야."
"뭔 소리야! 늬들 다 죽을래?"
스튜디오에서 나오기전에 서연이를 불렀다.
"왜?"
"이왕 홍보하는 거 구독자 5천명 넘으면 공약 한번 걸어봐."
"으음... 어떤거 걸지."
"메이드 복을 다시 입는다거나..."
"절대 싫어!"
목소리가 컸는지 예진의 귀까지 들렸나보다.
"왜 그래? 갑자기 소리 지르곤..."
"아. 구독자 공약 얘기중이였어. 그만 가볼게. 방송 열심히 해."
저렇게 화를 내긴 하지만 곧 입게 될거라는 걸 안다.
스튜디오에서 나와 방송이 켜지는걸 기다리기로 했다.
[방송 제목 : 안녕하세요~ 오늘도 예하]
서연이 시청자가 조금 맵다면, 예진이 시청자들은 둥글둥글 한 느낌이다. 스튜디오에 있던 곰인형 그런 느낌.
-예하~~~
-예진님 어서와용
-기다리느라 목빠지는줄 ㅠㅠ
"에헤헤. 다들 어서와요. 여러분 제가 싱글 벙글 인방 매니지먼트 소속인건 아시죠?! 거기 소속에 요즘 핫한 서연이랑 합방을 하려고 해요."
-오...
-서하
-합방 어그로 아니였냐
서서히 서연이 시청자들도 유입되기 시작한다. 그러는 사이 방송화면에 서연이가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어제 막 뉴튜브 개설한 스트리머 이서연입니다. 구독 좋아요 알림설정까지 많이 눌러주세요."
"본색 드러내는게 너무 빠르잖아!"
-ㅋㅋㅋㅋㅋ
-구독 누르러 가야겠네
-합방을 빙자한 홍보 ㄷㄷㄷ
서바연보님이 1,000원을 후원!
서연아 근데 지금 네 팬이 만든 팬 채널 보다 구독자 수 적더라
"적다고?! 얼마길래."
시청자가 만든 채널.
[이서연 텐련] 현재 구독자 수 5천명.
"뭐야! 이딴 거 구독 하지말고 빨리 공식 채널 구독해."
"아하하. 웃긴다. 공식 채널이 팬 채널에 밀려."
"웃지마라..."
-읏지말라그~
-예진이 웃는거 커엽
"야 이거 주인! 빨리 이 채널 터트리고 내 채널에 구독하라고 해."
-ㄷㄷㄷ 무섭다
-인성 어디 안 가네
"그러고보니 서연이가 구독자 공약이 있다고 해요~"
"어, 없는데?"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
ㄹㅇ 감없네 ㅋㅋㅋ
-ㄹㅇㅋㅋ
-판 깔아주는데 머함 ㅋㅋ
"아니. 그... 저기... 24시간 노방종 게임할까."
"그거 했다가는 시청자 수 반토막 날걸."
-ㄹㅇㅋㅋ
-ㄹㅇㅋㅋ
[영상후원] 이서연커피헌터님이 1,000원을 후원!
메이드 서연이 머리 묶는 짤.avi
-ㅗㅜㅑ;;;
-캬 이거지
"끊어! 끊어!"
"저거 진짜 잘 나왔다. 솔직히 노린거지?"
"안 노렸거든..."
서연이는 결심한듯 눈을 감고 대답했다.
"그래. 알았어. 후... 구독자 5천명 되면 메이드 복 한번 더 입으면 되잖아."
-ㅅㅅㅅㅅㅅ
-서연!서연!서연!
-바로 구독 누르러 갑니다
"메이드 복만 입으면 춥던데... 스타킹도 신을까."
"와... 서연이 모르는 척 남자가 좋아하는 건 다 알고 있구나."
-또 누구 홀리려고
-폭스련
"응? 그런 거 아닌데. 진짜 추워서 입는건데..."
-넘어가주자
-메이드 스타킹 기대된다
서연이의 파격적인 공약 덕인지 뉴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예진은 뭔가 꺼내 서연이에게 보여주었다.
"갑작스런 합방이라 준비 된게 없지만 이건 있어!"
"뭐, 뭔데 이거?"
바로 초콜릿이였다.
"ASMR 단골 소재. 초콜릿 먹기."
"초콜릿? 이거 어린애들이나 먹을법 한 거 아냐?"
"지금 초콜릿 좋아하시는 분 비하 하시는 건가요."
"아, 아니야."
-ㄹㅇ...
-무섭다 이서연
"그럼 한번 해볼게. ASMR 초콜릿 먹방."
서연이는 초콜릿을 오물오물 씹으며 얼굴을 붉히고 있다. 아마 점도가 비슷한 정액을 생각하고 있는거 같다.
"흐헤헤... 너무 달아. 행복해."
"뭐죠~ 어린애나 할법하다면서 완전 좋아하는데요."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
응애 나 아기 서연이 초콜릿 맛잇서
-응애응애
-초콜릿은 못참지 ㅋㅋㅋ
"닥쳐!"
"아하하. 서연이 시청자분들 되게 재밌다."
-ㅎㅎㅎ
-예진 눈나도 재밌어요~~
"뭐냐 왜 나만 빼고 훈훈한 분위기냐? 근데 너 컨텐츠가 ASMR 하고 그러는게 다야?"
"으음... 마실거나 디저트 만드는 거? 부모님이 카페하셔서 어깨너머로 배웠거든."
"오. 좋다. 그럼 나 소맥 말아줘."
"여러분 최악이지 않습니까? 카페에서 술 찾는 분..."
-아 ㅋㅋㅋ
-아기 서연이는 가서 커피우유나 드세용~
"아기 서연이 쳐낸다!"
"지, 진정해! 여기 내 방이야. 맘대로 쳐내지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