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호감작 하는 인방 매니저-10화 (10/81)

[19] (EP.10) 스트리머 서연의 꿈

광고 받기가 이걸 말하는거였어?

침대 위에서 곤히 자고있던 서연이와 휴대폰 화면을 번갈아 쳐다보다 대답했다.

"아 네. 됩니다. 당연히 되죠!"

"네. 혹시 광고비 같은 건 어떻게..."

일단 방송 시작한지 얼마 안된 신인이니까 평균 이상의 값을 받긴 어려울거다.

"음... 조금 더 논의 한 후에 말씀 드려도 될까요?"

"네. 돈은 얼마든지 맞춰드릴 의향 있습니다. 좋은 소식 바랄게요."

이런 분야는 사장님이 잘 알고 있을테니까 내일 상담해봐야겠다.

***

다음날 아침.

그릇 두개를 꺼내 씨리얼과 우유를 듬뿍 담는다. 아침 준비는 끝났는데 도무지 일어날 생각을 안 하는 서연이였다.

"서연아. 야야. 이서연!"

"..."

진짜 죽었나. 등에 손을 얹고 흔들흔들 거렸다.

"조금만 더 잘래애 언니이..."

"..."

언니? 서연이 언니가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지 느껴진다.

계속해서 흔들자 비몽사몽한 채로 이렇게 말한다.

"언니 먼저 출근해애... 나 늦게 가도 돼."

"네 언니 아니야."

"...!"

흠칫 놀라더니 내 얼굴을 보고 안심해한다.

"아... 맞다. 어제 한바탕하고 매니저 집에서 푹 잤지."

"그만 일어나. 아침 먹자."

일어나 입이 찢어지게 하품하는 서연이. 저러다 턱빠지겠다.

"하아암~ 아침은 씨리얼이야?"

눈을 감은 채로 휘적휘적 씨리얼을 섞다 한입 먹는다. 지금 광고 받았다고 말하면 잠이 확 깨겠지? 하지만 지금은 모른 척 회사에 가서 말할 생각이다.

"뭐 좋은 일 있어?"

"응. 되게 좋은 일."

"또 무슨 메이드 복 같은 거 입힐 생각인가."

"후후..."

"?"

이제 회사 갈 시간.

그 어느때보다 발걸음이 가볍다. 회사 앞에서는 의심 가면 안 되니까 팔짱을 풀었다.

"두사람 다 안녕! 둘이 같이 오는거야?"

"그, 그냥...! 어쩌다 우연히 앞에서 마주친거야."

"그래애~?"

예진은 웃으면서 우리 둘을 번갈아 처다봤다.

"이상한 생각 말고 빨리 가!"

"너희가 비켜줘야가지~ 문 앞에서 막고 있는데."

회사 안으로 들어가자 찾을 필요도 없이 사장님이 테이블 앞에 앉아 계셨다. 인사를 나누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사장님. 광고가 들어왔는데요."

"광고?!"

세 사람의 시선이 모두 나한테 향한다. 이런 관심을 받는 건 처음이다.

"네. 어제 연락 왔어요. 서연이한테 광고를 맡기고 싶다는던데요."

"나?!"

서연이의 눈이 커지다 금방이라도 방방 뛸 거처럼 흥분하기 시작했다.

"광고라고 덥썩 좋아하면 안돼. 덥썩 해서도 안 되고. 어디 광고야?"

사장님 말대로다. 하지만 이건 다르다. 무려 대기업 치킨집에서 온거니까.

"비비치킨이에요. 이번에 새로나온 메뉴 먹방 부탁했어요."

"진짜?! 거기 대기업이잖아. 대기업이 왜 나한테?!"

"우와... 서연이 너 인기 대박이다."

두 사람이 완전 신난사이, 사장님은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되물었다.

"혹시 뒷광고로 해달라는 말은 없었지?"

"네. 지난번에 요리방송 보고 꼭 좀 맡겨보고 싶어서 그랬다나봐요."

"후우... 다행이네. 그런거라면 안심해도 되겠다."

"그런데 왜 서연이한테 광고를 부탁한 걸까요?"

"글쎄~ 그건 광고주님 마음이겠지. 아니면 우리 매니저가 광고를 잘 따왔다거나?"

나를 바라보며 눈웃음 짓는 사장님.

"크으... 서준이 진짜 실력 있는 매니저구나. 나도 광고 해보고싶다."

"넌 안 돼. 나 같은 '재능'이 없잖아."

"사장님. 서연이 쟤 상태보니까 광고 못 하겠는데요? 제가 대신 해야겠어요."

"하하."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사장님과 함께 광고 계약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후 광고팀장과 연락해 꽤 괜찮은 조건으로 광고를 따냈다.

"서연아. 이메일로 전자 계약서 보내준다니까 그거 싸인하면 돼."

"으응..."

"왜 그래? 어디 아파?"

어제 섹스를 너무 많이 했나.

"그런게 아니라. 조금 긴장 돼서... 처, 첫 광고인데 내가 실수하면 어떡하지?"

평소답지않게 긴장하는 모습이다.

"그냥 방송하던대로 하면 돼. 어차피 그런거 다 감안하고 너한테 맡기는 걸꺼니까."

"서연아."

사장님이 서연의 어깨위에 손을 얹는다.

"실수하면 오히려 인기 더 끌어서 이득이야."

"무, 무슨소리 하시는 거예요 아줌마!"

"이제 평소 서연이로 돌아 왔네."

"치. 매니저 나 갔다올게."

"응."

서연이는 미리 방송을 켜서 시청자를 모으겠다며 스튜디오로 들어갔다.

"의왼데?"

"그러게요. 서연이 긴장하는 거 처음봐요."

"아니. 우리 매니저 말이야. 이런 능력이 있을 줄은 몰랐네."

"아하하..."

멋쩍은 웃음 뒤에 나린이가 해맑은 얼굴로 말한다.

"보너스라도 챙겨주셔야 하는거 아녜요? 이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그래야겠네. 이따 나랑 얘기 좀 하자."

한편 서연의 스튜디오 안.

[방송 제목 : 얘들아 나 광고 받았다 ㄷㄷㄷ]

-무슨 광고 ㄷㄷㄷ?

-오늘은 광고 어그로냐

-광고사기 아니여 ㄷㄷㄷ

"과, 광고 사기라니! 무려 비비치킨에서 신메뉴 허니허니 치킨 광고야."

-ㄹㅇ???

-비비치킨에서 왜?

"모, 몰라. 난 잘 몰랐는데 매니저가 광고 잡아줬어. 그래서 이따 광고 할거야."

-ㅗㅜㅑ;;;

-매니저 하나 잘 뒀네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

정보) 이서연은 매니저한테 밥 단 '한번'만 사줬다.

-악독한 새끼...

-매니저야 빨리 손절해

"시끄러워! 좋은날 이상한 소리하면 전부 다 밴입니다."

늘 그렇듯 시청자와 티격태격하고 있다. 그 덕에 긴장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진 모양이다. 때마침 치킨이 도착해서 배달원에게 건네받고 스튜디오 문을 두드렸다.

"누구세요?!"

"나야. 치킨 도착했어."

"드, 들어와!"

-매하

-매니저하이

ㅇㅇ님이 10,000원을 후원!

저희 서연이 돌보느라 고생많습니다. 이 후원으로 밥 한끼 사달라고 해주세요

"괘, 괜찮습니다."

"자꾸 밥 가지고 걸고 넘어지지마라... 아니면 이거 치킨 나 다 못 먹으니까. 남은 건 너 먹을래?"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

매니저한테 짬처리하는거 실화냐 ㅋㅋㅋ

-아 ㅋㅋㅋㅋ

-ㄹㅇㅋㅋ

"그런거 아니야!"

"하하하. 긴장은 다 풀린 것 같네."

"아... 응."

얼굴을 조금 붉히는 서연이였다. 이내, 내가 나가자 주섬주섬 치킨 포장을 뜯고 책상위에 차려놓는다.

"네에... 여러분 안녕하세요 스트리머 서연입니다..."

-왤케 긴장했어 ㅋㅋㅋ

-첫광고 조졌다

"아니지. 긴장할거 없댔으니까... 평소대로. 평소대로..."

어디서 배워온 듯 치킨 한조각을 들어 그 뒤에 손바닥을 둔 다음 잘보이게 촬영한다.

"보이십니까? 때깔부터 곱네요. 허니허니 치킨."

-크으~ 치킨은 항상 옳지

-맛있겠다...

-허니가 두개!

"그럼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서연이가 받은 첫 광고.

긴장해서 실수하는 모습이 한 두번 보였지만 오히려 그마저도 재밌게, 귀엽게 나와 시청자 반응이 괜찮았다.

호오감 포인트.

조금 더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없나?

호감작 어플을 뒤져보자 업적칸을 발견할 수 있었다.

너무 많은 업적이 적혀 있어 일일히 확인하긴 어려웠지만 그나마 해볼법한 업적 하나를 찾았다.

[스트리머 1명 뉴튜브 시작하기!]

***

방송 종료 후에 또 다시 스튜디오로 찾아갔다. 안을 열자 달콤한 허니허니 치킨 냄새가 확 풍긴다.

"흐어어... 매니저 왔어? 살면서 이렇게 긴장한 채로 치킨 먹은 거 첨이야."

"완전 녹초가 다 됐네. 수고 했어."

방송이 꺼진걸 한번 더 확인 하고나서 앞머리를 쓰다듬어줬다. 땀으로 촉촉해져있다.

"회의실로 가자. 사장님이 뭐 준비해놓으셨다는데."

"응?"

서연의 손을 잡고 일으켜 세웠다. 회의실로 들어가자 펑~ 펑~ 하고 생일 폭죽 소리가 들려온다.

"서연아 첫광고 축하해."

"축하해~ 나도 얼른 그런 광고 받아보고 싶다."

"...뭐, 뭐예요 다들."

떨리는 목소리를 듣고서 사장님이 앞으로 다가온다.

"기쁘지? 맘껏 울어도 돼."

"이런 걸로 안 울거든요. 그, 그래도 조금 감동 받긴 했어요. 다들 고마워..."

"서연이는 참 츤데레 같다니까."

사장님의 말을 못 들은 척 넘긴다.

"다, 다들 모인 김에 나 하고싶은 말이 있어."

"혹시 공개연애...?"

"아니야 미친년아!"

음음 거리며 목을 가다듬는 서연이.

"다들 올해의 스트리머라고 알고 있지? 연말마다 시상식을 여는데 거기서 최고로 영향력 있는 스트리머에게 주는 상."

"알지. 스트리머라면 다 한번쯤은 꿈꿔보잖아."

"정했어. 스트리머로서의 꿈. 올해 스트리머 상 받을거야."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서연이한테도 그런 꿈이 있었구나. 그동안 게임 방송으로 날먹 할 생각만 있을 줄 알았는데.

또, 그 말을 들은 사장님은 흐뭇하게 웃고 예진은 나처럼 크게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한창 좋을때네~."

"그, 그거 구독자 100만명 넘는 우리 사장님도 못 받아본 거잖아."

"꿈은 클수록 좋다잖아. 불만이야?"

"아니. 응원할게."

불만이냐는 표정으로 예진이를 쳐다보다 날 바라본다.

"매니저 생각은 어때?"

"좋네. 네가 올해의 스트리머가 된다면 난 올해의 스트리머 매니저가 되는 거니까."

"그치. 이 참에 네 목표도 올해의 스트리머 매니저로 해봐. 내가 꼭 이뤄줄게."

"그래. 까짓거 한번 해보자."

이제 자연스럽게 말할 차례다.

"그런 의미로 뉴튜브 시작해보는거 어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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