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호감작 하는 인방 매니저-4화 (4/81)

[19] (EP.4) 어떤 컨텐츠가 좋을까?

다음날 아침, 싱글벙글 인방 매니지먼트 안.

테이블 앞에 앉아 휴대폰을 빤히 바라봤다.

어제 새로생긴 신규 미션.

시청자 수 1,000명 돌파하기.

그런데 왜 하필 시청자 수 인걸까. 내가 인방 매니저라서? 서연이가 스트리머라서? 어찌됐건 간에 달성하기 어려운 미션은 아닌 거 같아 보인다.

현재 서연이의 고정 시청자 수는 대략 800명 정도. 가끔 900명을 찍기도 하지만 루즈하게 게임을 하다보면 700명까지 떨어지고 그런다.

"음..."

항상 하던 게임말고 다른 컨텐츠를 해보면 좋겠는데. 그때 정보창에 봤던 추천 컨텐츠가 떠올랐다.

[추천 컨텐츠 : 쿡방, 코스프레 방송.]

언젠가 시청자 수를 더 높게 찍으라는 미션이 생길지도 모른다. 그 날을 위해 코스프레 방송은 아껴두기로 하고 쿡방을 해봐야겠다.

현재 시간, 오전 8시 30분.

터벅 터벅 터벅 터벅. 익숙한 발자국 소리. 서연이 뭔가 담긴 검은 비닐 봉지를 들고 나타났다.

"아, 아, 안녕."

"응. 안녕."

누가 보면 순정만화 속 여주인공처럼 얼굴을 붉히고 있다. 호감도 MAX 상태는 장난 아니구나.

"아침은 먹었어?"

"간단하게 씨리얼."

"그러지 말고. 삼각 김밥 사왔어. 하나 먹어."

"아. 응..."

"어제는 고마웠어."

다행히 술에 골아떨어져 어젯밤 일이 기억나지 않는 모양이다.

"마실 것도 마실래? X의눈 사왔어."

"그냥 물 마실게."

"왜~ 맛있기만 한데."

삼각김밥을 먹으면서 본론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호감도가 MAX라고 하니 웬만한 부탁은 다 들어줄테지.

"우리 게임말고 다른 컨텐츠 해볼래?"

"응...? 갑자기?"

어리둥절하고 있을때 잘 설득해야한다. 노빠꾸로 섹스 프리패스 얻게라는 소리하면 안 되니까.

"요며칠 지켜봤는데 다들 게임 컨텐츠는 별로라고 하는 분위기더라고."

"으음... 나도 그렇게 느꼈어. 좀 지루 해질때 관둬야하는데 오기가 생겨서 자꾸 하게 되더라. 근데 다른 컨텐츠 어떤 거 하지?"

"요리방송 해보자."

"요, 요리?!"

서연인 먹던 김밥을 뱉을 정도로 크게 놀랐다.

"그렇게 놀랄일이야?"

"그게 나... 매번 언니가 밥해줘서 요리 할줄 몰라."

"아..."

의외의 대답이라 잠깐 멍을 때려버렸다.

"왜 그래? 요리 못 할수도 있지이..."

"그러면 초보자도 쉽게 할수있는 계란말이로 해보자."

계란말이라고 중얼거리다 나를 한번 쳐다본다.

"네가 조금 도와주면 안돼?"

"응. 그럴게. 이래보여도 오랫동안 자취해서 요리 잘하거든."

우리는 회사 안 요리 스튜디오에 찾아갔다. 사장님의 주요 컨텐츠가 요리라서 웬만한 식재료는 모두 구비되어 있었다.

그 안에서 사장님과 마주쳤다.

"얘들아~ 여긴 어쩐 일이야?"

나긋나긋한 목소리, 갈색의 허리 위까지 올라오는 장발.

만화 속 실눈 여캐가 생각나는 눈웃음. 가슴은 척봐도 우리 회사에서 제일 커보이는 몸매다.

"아줌마 여기서 방송할 거예요?"

"아니~ 지금은 안 할거야. 설마 서연이 너 요리하려고?!"

"왜 그렇게 놀라요!"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동안 호감작 어플을 실행했다.

[싱글벙글 인방 매니지먼트 사장, 스트리머 최하은.]

-나이 : 29세

-평균 시청자 수 : 10,000명

-뉴튜브 구독자 수 : 100만명 이상

인터넷에서도 쉽게 찾아볼수있는 내용 외에는 전부 열받는 몰?루 단어가 적혀있다. 지금은 서연이에게 집중하라는 그런 의도인건가.

"새로운 컨텐츠도 좋은 방향이지. 우리 싱글벙글 인방 매니지먼트도 슬슬 확장이 필요한때니까."

"아줌마랑 저, 예진이랑... 매니저까지 총 네 명. 사실상 동아리 수준이네."

고맙게도 나까지 인원 수로 신경써준다.

"어디서 뚝하고 귀여운 스트리머 안 떨어지나. 우리 회사에 영입하게."

"저 있잖아요."

"...어디서 뚝 하고 안 떨어지려나~"

사장님은 못 본척 하면서 요리 스튜디오를 나갔다.

"저 아줌마가 진짜..."

"하하. 이제 요리 시작하자. 여기 앞치마."

"..."

등을 내미는 서연이. 앞치마 끈이 잘 안묶이는 모양이다.

"조금만 도와줄래?"

"응."

"고마워."

주방에서 앞치마를 매주는 상황, 왠지 신혼 부부 같다.

"후우... 뭔가 새로운걸 하려니 긴장된다."

"평소처럼 하면 되지. 여차하면 아까처럼 내가 도와줄테니까 걱정마."

"응!"

[방송제목 : 방송하고 처음으로 요리컨텐츠 도전!]

-서하서하

-ㅅㅎ

-요리???

-게임 안함?

"나도 언제까지 게임만 하면서 영도로 수금할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알긴 아네 텐련이;;;

-그동안 알면서 그 ㅈㄹ이였냐

"시끄럽고 그러면 요리방송 해보겠습니다. 그동안 요리는 언니가 다 해줘서 해본적 없긴 한데..."

서연이커피헌터님이 1,000원을 기부해주셨어요!

서연이 언니는 대체 무슨 삶을 ...

"완전 행복한 삶을 살지! 여동생이 난데."

-내 여동생이였으면 존나 팸

-절레절레

-ㅈ같겠다

"채팅 곱게 쳐라. 시작하기전에 먼저 게스트 소개할게. 우리 매니저야."

"매니저 권서준입니다."

-매하

-극한직업 서연 매니저

-개ㅈ같겠다

"아까부터 좆같겠다는 채팅창 올라오는데. 이래봐도 밥도 한번 사줬어!"

-고작 한번???

-겨우 한번 독한년...

"음음!"

말 실수한걸 깨달은 모양인지 헛기침으로 넘어갔다.

"오늘 해볼 요리는 계란말이입니다. 초보자도 하기 쉽다고 해서 해보는 거예요."

서연이가 방송톤으로 목소리를 꾸미는 동안 식탁앞에 앉아 방송 시청자 수를 확인했다.

대략 6~700명 정도. 이대로 쭉 올라가는 거야.

"근데 계란말이 어떻게 만드는거야?"

"여기."

나는 미리 만들어놨던 계란말이 반죽을 서연이에게 건내줬다.

"이걸 후라이팬에 붓고 익었을때쯤에 천천히 마는거야.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당연하지!"

-절대 못함

-불 안나면 다행인데...

서연이는 호기롭게 계란 반죽을 후라이팬에 부어댔다. 계란 마는건 생각보다 어렵다. 그래서 아마 재밌는 장면이 많이 나올거다.

"뜨거우니까 조심하고. 여기 뒤집개."

"후우... 후우... 완전 긴장된다."

뒤집개로 끄적끄적 계란을 말기 시작한다. 서연이가 이렇게 집중하는 모습은 게임할때도 못 본 것 같다.

"꺄악! 기름 튀었어."

-ㅅㅅㅅㅅ

-종종 튀어주세요 기름님

"괜찮아? 내가 할까?"

"아니. 하다보니 재밌어서..."

그렇게 서연이가 만든 시즌 1호 계란말이가 완성되었다. 동글동글하다기보단 뭔가 울퉁불퉁하다.

-ㅋㅋㅋㅋ

-처음치고 잘만들었네

"우와... 요리하는거 재밌다. 기다려봐 또 만들어줄게!"

서연이가 신나서 계란말이를 굽는동안 시청자 수를 확인했다. 드디어 1,000명을 돌파했다.

"뭐?! 정말? 내 방송을 천명이나 본다고?"

-오우야;;

-유입 어서오고

-그러게 ㅈ노잼 게임은 빨리 손절하라니까 ㅋㅋㅋ

-ㅊㅊㅊ

서연이바보님이 1,000원을 후원!

천명기념 천원 후원 ㅊㅋㅊㅋㅊㅋ

"에이~ 구라치지마."

휴대폰으로 시청자 수를 보여주었다.

"우와아아! 이왜진?! 나도 이제 천따리 스트리머다. 꺄아! 헤헤헤."

-저렇게 방긋 웃는거 처음보네 ㅋㅋㅋ

-이대로 만명까지 가즈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자리잡고 앉아 계란말이 먹방을 시작 했다.

"내가 요리해서 먹어보는건 처음이야. 긴장된다."

"먹을만 한데?"

"진짜?"

내 말을 듣자마자 계란말이를 입안에 넣고 오물오물 씹어댄다.

"정말이네... 맛있다. 우리 연청자들도 아~ 해봐."

-아~

-퉷

-비주얼은 조금 그렇다...?

그러는 한편, 휴대폰을 꺼내서 호감작 어플을 확인했다.

[서연 방송 시청자 수 1,000명 돌파 성공.]

[이서연 섹스 프리패스 이용권 획득.]

[사용 방법 : 어느때나 편하게 섹스하자고 말하면 된다.]

정말 그렇게 편하게...?

그럼 방송중에도...? 아니지. 해도 방송은 끄고 하자.

"매니저 덕분에 시청자 천명도 찍어보네. 고마워."

"아냐. 네가 방송 잘해서 찍은 거지."

"아. 맞다. 거기 앉아 있어봐. 언니가 늘 해주던 사과 주스가 있거든. 내가 만들줄게! 마침 사과도 있더라."

텐션이 크게 오른 서연이는 믹서기를 꺼내 방송화면에 보여줬다.

위이잉...

뭔가 불안하다.

"으아악! 사과 다튄다."

"..."

-ㅋㅋㅋㅋㅋ

-개꿀잼

결국 내가 도와줘 사과주스를 만들었다.

"캬~ 맛있다. 어때? 내가 만든 사과주스."

ㅇㅇ님이 1,000원을 기부해주셨어요.

반쯤 매니저가 만든거 아니냐?

-전부다 매니저가 만들었지 ㅋㅋㅋ

-팩트밴이요

"하하. 맛있네. 종종 부탁할게."

"응.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 할게. 오늘 방송 살면서 제일 힘들었는데 또 제일 재밌었다. 종종 이런것도 해야겠어."

-ㄹㅇㅋㅋ

-좆노잼 겜방 때려치자

-서연이는 여캠이 딱이야

방송 종료 후.

여기저기 사과가 튄 서연이를 발견했다.

"기다려봐. 좀 닦아줄게."

"아... 응."

요리하느라 후끈후끈해진 서연이의 살갗을 만지며 사과주스와 섞인 침을 꿀꺽 삼킨다.

"후우..."

"왜 그래?"

이제 정말 섹스.

섹스 프리패스 이용권을 사용 할 차례다.

"저기 부탁하고 싶은게 하나 있는데..."

"뭔데? 편하게 말해봐. 내가 들어줄 수 있는 부탁이면 들어줄게."

"섹스 하자."

한참동안 말이 없는 서연이. 실패한건가?

"...진짜 모쏠 아다 같은 부탁이네. 여기서 어떻게 해. 지금은 소, 손이나 입으로 해줄게."

"응?"

최면처럼 딱!하고 섹스에 돌입하는 그런게 아니였나.

"왜 그렇게 멍하니 있어! 모, 모쏠 아다라서 쫄리냐?"

"너, 너도 모쏠아다잖아."

서연이의 얼굴이 빨개졌다. 그때 호감작 어플에 적혀있던대로 처녀가 맞는 모양이였다.

"...모, 몰라! 빨리 꺼내 보기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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