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화 수도 가이아나 3
나는 엘리자베타를 향해 말한다.
"얼마나 많은 적이 덤벼도 되받아칠 자신이 있어. 마리아넷급의 마물이 나오지 않는 이상은"
"확실히, 당신들의 힘은 대단하군요. 두려운 것은 없겠네요."
그녀가 잠시 나를 본 후, 우물쭈물 거리며 말한다.
"부끄러운 사실이지만....이 미레토스는 국왕이 병상에 있고 부하들도 인재가 없는 상태입니다. 오라버니와 누님들도 의지할 수 없는 사람뿐입니다. 그러므로 제가 지휘를 하고 있습니다."
그게 심각한 상황이네
"이대로는 마물들에게 집어삼켜질 것은 명백하조"
"그렇겠네."
"혹시 당신이 인간의 편을 들어주시면, 부디 이 나라를 구해주시겠습니까?"
나는 침묵하고 있으니 그녀는 계속 말을 이어간다. 그 얼굴은 고뇌로 가득 찼다.
"처음 뵙는 당신에게 이런 것을 부탁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서부지구의 중요거점인 카디스 요새가 이웃국가 딜피아스의 공격을 받아 함락직전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들에게는 방법이 없습니다. 부탁드립니다. 힘을 빌려주세요!"
엎드려서 애원하는 엘리자베타를 보고 나는 그녀를 일으켜 세운다. 거부할 이유는 없다. 처음부터 그 생각으로 왔으니까.
"알았어, 바로 가볼께."
"감사합니다!"
"다만, 조건이 있어"
"무엇이든"
"도와주는 건 괜찮지만, 너의 부하가 될 생각은 없어. 명령을 해도 따를 생각은 없으니까 그렇게 알아"
"알겠습니다."
엘리자베타에게서 가는 길을 들은 후에 마차로 카디스 요새로 향했다. 그녀에게 한 장의 편지를 받았다. 미레토스의 병사와 주민에 대하여 우리들에게 다양한 편의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시한 것이다.
이게 있으면 어디를 가든 불편하지 않는다고 한다. 카디스 요새는 벽돌로 지은 요새다. 높이는 5층 건물 정도이고 옥상에는 울퉁불퉁한 벽이 있다. 나의 세계에서는 흉벽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네 모퉁이에는 원통형의 탑이 서있다. 거기에는 안에서 밖을 향해 활을 쏘기 위한 틈이 있다. 나의 세계에서는 성가퀴라고 불린다.
그런 방어시설을 아무리 만들어도 마물의 대군에 효과가 있다고는 볼수 없다. 요새의 지휘관은 30살 정도의 키 큰 남성이었다. 짧은 금발에 푸른눈을 가지고 있고 머리와 얼굴을 뺀 전신갑옷을 입고 있다. 지친 얼굴을 하고 있으며 패기가 없다.
그는 우리들을 방에 안내하고 식사를 대접했다.
"켄지군, 먼 길을 오느라 수고가 많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