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장 삼각목마와 마지막 봉사(1)
헤이조우는 자신이 암에 거린 것을 알게 되었다. 최근 들어 갑자기 체중이 줄면서 구토가 잦아지고 이상하게 몸이 나른하거나 하는 증상이 있어 어딘가가 이상하다고만 느끼고 있었다. 병원으로 검사를 받으러 간 것은 구토한 내용물이 붉고 피가 섞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의사는 위궤양이라고 말하고 바로 입원할 것을 그에게 권했다. 하지만 그는 입원은 터무니 없다고 잘라 말했지만 병원 측에선 강하게 주장했고 양보하지 않았다. 또 보호자와 연락을 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그는 10년 이상이나 전부인와 이혼한 채 혼자 살고 있었고 친척들과의 교류도 없었다. 그에게 근친자가 없는 것을 알게 되자 병원측도 어쩔 수 없이 그에게 사실은 암이라는 사실을 말할 수밖에 없었고 앞으로 반년도 살 수 있을 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인 것을 정직하게 전해 주었다. 필요 없는 일일지 모르지만 개복해 가능한 부분까지 잘라버리는 것이나 또는 호스피스로의 말기 치료 등도 권했다.
하지만 완고한 그는 그것들 모두를 거부하고 있었다. 한번 입원하면 퇴원할 수 있는 가망이 없고 수개월 동안 불필요하게 수명이 늘어나는 것일 뿐이라는 사실을 그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은 주치의를 통해 1주에 한 번 통원치료하는 것으로 병원 측과도 타협하게 되었다.
그는 결국 후회없이 끝까지 인생을 즐길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여자를 안고 있어도 마음속으로부터 즐길 수 없게 된 헤이조우는 사요강과의 개인 계약도 해약했다. 사요강을 시작으로 해서 빈노예들 누구에게도 병에 관해서는 한마디도 흘리지 않았다. 새디스트가 동정되어 버리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병에 대해 사실을 이야기한 것은 애리카 뿐이었다. 그녀에게는 클럽에 고액의 기부금을 내는 조건으로 가게의 계약 빈노예를 한 명씩 차례로 저택으로 불러 오도록 주문했다. 외로운 밤을 맞이하지 않게 매일 밤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였다.
이윽고 헤이조우는 자주 찾아 오는 구토와 고통에 자신의 임종이 가까워진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 무렵에는 낮에도 침대 안에 있는 일이 많았다. 상태가 좋을 때라도 외출까지는 하지 못하고 겨우 안락의자에 앉아 보내는 정도였다. 그렇게 있던 어느 날 문득 생각난 듯이 그는 애리카에게 전화했다.
「잊고 있었군. 미구의 처녀를 사는 것을. 오늘 밤 데려 와 주지 않겠는가」
「그렇게 무리해도 괜찮습니까?」
「괜찮지 않지. 그러니까 서두르는거야……아 그래. 사요강도 함께 오면 재미있겠군. 너라면 어떻게든 할 수 있겠지? 어떻게든 해 보라구. 알았지! 돈은 얼마든지 지불할 테니」
「갑작스럽습니다만 가능한 한 해 보겠습니다……그런데 정말로 차도는 없으십니까?」
「별로..그건 그렇고 앞으로 자주는 안부탁할 테니. 모르지. 이것이 마지막 부탁이 될지도」
「무슨 그런 말씀을……걱정되니까 저도 따라가겠습니다」
「상관없지만..보고만 있어야 한다. 불필요한 참견은 금물이야」
「물론 알고 있어요. 그럼 오늘 밤 7시쯤 그 쪽으로 가겠습니다」
애리카는 수화기를 놓았다. 골똘히 생각하듯이 움직이지 않았지만 잠시 후 옆에 있는 조수 류의에게 미구와 사요강의 스케줄을 확인했다.
잠시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계속 되고「미구는 오늘 밤 로 모리님의 예약이 들어 와 있습니다만 어떻게 할까요?」
「아……그 남자. 그 남자라면 좋아. 내가 부탁해 다른 날로 바꾸어 줄 테니..사요강은 비어 있나?」
「네..괜찮습니다」
「그렇다면 두 명에게 6시 반에 여기에 집합하도록 전달해」
「네. 전달해 두겠습니다」
연락을 받은 사요강은 일순간 혼란스러웠지만 승낙 할 수 밖에 없었다. 타카무라에게 돌아왔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구지 자극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되었고 할 수 있으면 헤이조우와의 플레이는 피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클럽의 계약 노예로서는 몸이 불편하다든지 하는 상당한 사정이 없으면 거절할 수 없었다.
애리카는 헤이조우에게는 비밀로 하도록 지시받고 있었기에 사요강이나 미구, 조수인 류의에게도 그의 병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가 병마에 시달리고 있고 더이상 길게 살 수 없다는 등의 말을 전하게 되면 플레이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만에 하나라도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그가 병일지도 모른다는 점과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만은 전했다.
「오늘 밤은 재미있는 파티가 될 것 같으니 나도 따라 갈 생각이야. 파티를 북돋우는 것을 도울 테니 그 만큼 각오하라고」저택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애리카는 두 명의 빈노예에게 말했다.
사요강은 그것을 듣고 헤이조우가 별로 외출하지 않았다거나 화장실에 있는 시간이 길거나 한 것을 생각해 냈다. 그는 이제 나이로는 한계를 느끼고 있거나 혹은 병에 걸려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타카무라의 곁으로 되돌려 보내진 이유도 그 나름의 마지막 정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오늘 밤의 헤이조우의 고문이 가벼워질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