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장 추잡한 재회 의식(1)
타카무라 카즈야는 사요강의 전라 모습을 다시 가까이서 보게 되리라고는 예상도하지 않았다. 이혼 후 잠시 뒤부터 그녀가 클럽의 빈노예로서 근무하기 시작한 것은 듣고 있었기에 그녀를 지명하면 플레이 하는 것은 가능했다. 단지 그의 자존심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녀가 헤이조우의 개인 노예로 있는 한 그곳에서 일을 해야 할 필요같은 건 없을 것인데 왜 클럽에 고용되어 있는 지도 그는 잘 몰랐다. 그러나 그런 이유를 알고 싶지도 않았다. 아마 그녀가 헤이조우 혼자서는 어딘지 부족해서 일하고 싶었고 그래서 신청했을 것이라고 추측할 뿐이었다. 그가 모르고 있는 동안 남자를 좋아하는 기질이 더 강해져 거끼가지 심해졌을 것이라고 쉽게 상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가 돌연 그의 집을 찾아 왔다. 그는 놀라 말이 나오지 않았다. 원래 그곳은 그녀의 집이기도 했었으니까 언제라도 방문할 수 있다. 그러나 이혼하고 나서는 두 번 다시 올 일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가 사는 맨션의 문 앞에서 추위에 떨며 서 있었다. 찬바람은 불지 않았지만 건물 안의 통로라고는 해도 한겨울이 추위임에는 분명했다. 그녀는 따뜻할 것 같은 모피코트를 입고 있었지만 체온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곧게 옷깃을 세우고 양손으로 제대로 여미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지?」라고 그는 차갑게 말했다.
「당신에게 안기고 싶어서 왔어요……」라고만 그녀는 말했다.
너무나 직설적으로 말하는 데에 그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일순간 혼란스러웠지만 곧 바로
「더이상 나한테 용무가 없을텐데……돌아가!」라고 말하고 문을 닫으려고 했다.
그 때 돌연 그녀는 코트를 복도의 마루바닥에 떨어뜨렸다. 코트 아래에는 아무것도 몸에 걸치고 있지 않았다.
「뭐 하는거야 지금!」
그는 놀란 눈으로 고함쳤다.
「안으로 들여 보내 줄 때까지 이렇게 기다리고 있겠어요」
「바보 같은 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야!……할 수 없네. 빨리 들어 와!」
그는 밀어넣듯이 그녀를 현관으로 들어 오게 했다. 통로에 떨어져 있는 코트도 서둘러 줍고 그녀에게 입도록 재촉했다. 그리고 한번 더 문에서 얼굴을 내밀어 복도를 쳐다 보며 다른 거주자들에게 목격되지는 않았는지 확인했다. 다행히 통로에는 아무도 없었다.
방안엔 히터가 효과좋게 작동되고 있어서인지 알몸이어도 괜찮을 만큼 따뜻했다. 그는 그녀를 거실 소파에 앉게 했지만 기가 막혀 말도 나오지 않았다. 어쨌든 자신 스스로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라도 부엌에서 위스키를 글래스에 덜어 2잔을 가져 와 그 중 한 잔을 그녀에게 권했다.
그는 한숨을 쉬며 자신도 의자에 앉아 그녀를 보았다. 그녀는 조금 전 퍼포먼스의 부끄러움 때문인지 그렇지 않으면 위스키가 벌써 체내로 돌았기 때문인지 뺨을 홍조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그 기특하고 아름다운 표정이 처음으로 그녀와 만났을 무렵을 생각하게 할 만큼 참을 수 없는 복잡한 기분으로 이끌었다.
이혼할 당시는 그녀와 헤이조우 모두를 원망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보면 자신이 그녀를 속박 할 수 있는 그릇이 아니고 사요강이라는 여자도 단순히 남자를 좋아하는 음란녀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거의 변하지 않았네요」라고 그녀는 방안을 둘러 보면서 불쑥 말했다.
「아 하지만..너의 물건은 일절 없어. 처분해 버렸기 때문에..뭐 놓고 간 물건이라도 찾으러 온거야?」
「아니오..그런 물건 없어요」
그럼 왜 온거지? 게다가 저런 부끄러운 흉내까지 하고..라고 그는 묻고 싶었지만 입밖으로 내지 않았다. 조금 전 그 이유는 그녀의 입에서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전 남편에게 안기고 싶다고 말하는 그런 일을 진심으로 믿을 생각도 없었다. 두 명 사이에 무거운 침묵의 벽이 놓여 있었다.
그는 그런 분위기를 깨려는 듯「헤이조우가 보낸건가?」라고 했다.
그녀는 그를 올려만 볼 뿐 아무 것도 말하지 않았다.
「대답하지 않는 걸 보면 맞군 그래. 도대체 목적이 뭐야?……불쌍하니까 하룻밤 몸둥아리로 봉사를 베풀어 주라고 말하던가?……그렇지 않으면 나를 조롱하기 위해서야?」
「그런..!……아니예요! 헤이조우님이 보낸건 사실입니다만 그 이유는 저도 잘 몰라요. 단지……당분간 카즈야씨에게 가 있으라고 명령되어 왔습니다. 그렇지만 내가 카즈야씨에게 또 안기고 싶다는 말은 거짓말이 아니예요」
「벌써 너에게 질렸으니 돌려주겠다..이 말인가?」
「몰라요……정말로 몰라요」
「코트를 벗어 알몸이 되는 퍼포먼스도 헤이조우의 아이디어인가?」
「……네」라고 작게 대답한 사요강의 눈에 눈물이 고이고 있었다.
「뭐 좋아. 저 녀석이 무엇을 의도하고 있는 지 알 수는 없지만 놀이상대로 데리고 놀아줘야지 않겠어?」
카즈야는 그녀의 몸둥이에 시선을 돌리면서 미소를 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