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장 추잡한 잡지사의 비밀(1)
“내가 여기에 부임하고 단지 3개월이 지난 시점이지만 그 사이에 창간호, 제2호까지 낼 수 있었던 것은 꽤 훌륭한 일이었다. 매출도 나쁘지는 않다. 간신히 모두들 일이 손에 익어가는 것 같아 기쁘다. 창간호는 결국 내가 혼자서 만든 것이나 다름없었지만 실은 문제는 거기에 있었다. 지금까지는 이러한 잡지를 구입하는 경우는 남성이 대부분이었다. 그 선입관을 불식시키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내가 자네들에게 빨리 일을 배웠으면 하고 재촉하는 것은 여러분들이 중심이 되어 여성을 위한 페이지를 늘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디에서나 그렇지만 투고나 교제를 희망하는 남성은 압도적으로 많다. 이것을 반반으로 하고 싶은 것이다. 진지하게 교제를 바라는 여성은 무척 신중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한 것이지만 그들의 마음을 편하게 즐겁게, 여성이라도 안심하고 의견이나 희망을 표현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 여기에서 편집 부원은 전원 여성이다. 이런 건 나도 처음이고 온 세상에서 찾아도 SM에 관한 잡지사라는..그런 곳은 적을 것이다. 결국 그것을 메리트로 하고 싶다. 안될까?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분들이 얼마나 추잡하고 대담하게, 거기에다가 아름다운 문장으로 기록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좋아. 지난번 회의에서도 말했을 것이다! 다른 잡지들은 아무래도 좋으니 참고로 하는 것은 자유다. 하지만 그것보다 인터넷이나 통신용 잡지에도 절대 지지 않는, 부담없이 살 수 있는 잡지를 목표로 해라! 특히 여성들의 손에 들려지기 쉬운 것! 다만 내용은 추잡하고 대담하되 아름답게! 그것을 잊지 않으면 좋겠다. 알겠나!……질문 없으면 이것으로 끝내자」
「알았습니다, 편집장님!」
여성 사원 전원이 일제히 일사불란하게 대답했다.
편집장인 로 모리 게이스케는 순간 뒷걸음질쳤다. 매회 그랬었지만 출퇴근시 인사나 회의의 처음과 마지막 인사는 이상하게 그녀들 전원이 스스로 한 목소리로 크게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그가 그렇게 교육한 것이 아니다. 누군가가 그렇게 만들었는지조차 모른다. 그가 언제나 느끼는 것은 마치 자신이 군대의 총지휘 감독이라도 되어 있는 기분으로 몰리는 것이었다.
「홍적」이라는 잡지는 폐간된 지 오래다. 그 때 그 잡지사는 지금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지만 이름만은 애독자들이 동호회에서 사용해 아직 남아 있었다. 그리고 이번엔 완전히 다른 스탭으로 새로운 잡지사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잡지의 이름도 이별을 아쉬워해 「홍적클럽」으로 바꾸어 편집장에는 지금은 폐간되어 버린, 어느 SM 잡지의 편집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던 로 모리 게이스케라고 하는 젊은 30대의 남자가 스카우트 되었다.
잡지를 발행할 때까지의 모든 업무의 운영은 그 남자가 맡고 있었다. 아마추어뿐인 집단을 인솔해 도전하는 것은 이만 저만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그는 거기에 기대 이상일 정도의 고급스런 조건으로 고용되어 있었다.
잡지에는 부제가 영어로 「슬레이브 트레이닝 리포트」라고 쓰여져 있다. 편집부로 투고되어 오는 각 개인의 조교 상황을 소개하는 본격적인 SM잡지이지만 그 잡지의 발간을 어떻게 알았는지 벌써 수많은 투고가 전해죠 오고 있었다. 그 중에서 그가 선택한 사진이나 글들이 필요한 그림과 함께 소개되어 나가는 것이다. 그 외에 그의 기획에 의한 특집 등을 짜는 것이 일이었다.
책상이나 PC를 시작으로 하는 사무용품 등 필요한 것은 나중에 모두 차례로 준비하였지만 이상하게 사원만은 처음부터 준비되어 있었고 게다가 거의 전원 여성이었다. 그리고 그에게는 인사권은 없다. 주에 한 번 시찰하러 오는 사장이 임원회를 대표하는 모든 권한을 갖고 있는 것이었다.
남성사원은 결국 모리를 포함해 카메라맨 신노스케와 PC 인스트럭터 시마타니라는 이름의 세 명뿐이었다. 다른 수 십 명의 사원은 모두 여성으로 그녀들에게 일을 철저히 가르쳐서 일년동안 이익을 올리도록 하는 것이 이 잡지를 맡은 그에게 부과된 조건이었다.
일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지만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뜻밖의 광경을 목격했다. 건물 계단을 올라 갈 때 그는 한 명의 여성 사원의 스커트 안을 우연히 보아 버린 것이다. 비록 세상적으로는 배덕적인 직업에 몸을 담고 있어도 상식적인 윤리 의식은 가지고 있기에 엿보기같은 것은 그의 취미는 아니다. 보아 버린 그의 탓이 아니고 억지로 말하자면 그녀의 스커트가 너무 짧은 것이 원인이었다. 어쨌든 가랑이의 바로 아래까지 밖에 없는 개더같은 가벼운 천의 종류였다. 그것도 팬티가 보일 듯 말듯 할 정도라면 별일 아니지만 그가 본 것은 속옷이 전혀 없는 그녀의 엉덩이와 보지였다. 게다가 그 엉덩이에는 일순간이지만 몇 줄의 채찍자국같은 것이 보였던 것이다. 그는 자신이 일에 지쳐서 환영을 본 것은 아닐까 하고 의심했다. SM은 그의 취미였지만 다른 꿈을 위해서 당분간 그 즐거움으로부터 멀어져 있었다. 매일 산적한 과격한 사진을 사무적으로 계속 처리하지 않으면 안 되었으니까.
또 다른 여성 사원의 팔에 새끼줄 자국이 남아 있는 것을 본 적도 있었다. 눈치 채지 않게 위로부터 옷깃 안을 보면 목의 근원 가까이 어깨 위에도 새끼줄이 단단히 누른 것처럼 붉고 통통한 자죽이 남아 있었다. 분명히 힘들게 속박되어서 남아 버린 것이다. 뱀이 지나간 것 같은 길이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직업상으로나 과거의 경험으로나 알고 있었다. 본인이 혼자서 자신을 묶은 자국인가 새디스트인 연인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인지는 몰랐지만 어느 쪽이던 그것이 긴박 플레이에 의한 자취인 것은 틀림없었다.
그는 그녀들의 밤중 취미를 의심했다. 그러나 농반진반으로 얘기해자면 그는 사원들과 함께 식사를 할 수 있을 정도뿐이었다. 누구하나 아첨하는 사람도 없지만 반대로 비집고 들어갈 틈도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상사에게 식사 제의를 하는 것 정도를 성희롱으로 호소할 정도로 딱딱하지도 않다. 그녀들의 대부분은 단지 웃고 무시하는 것뿐이었다. 그의 목격한 것이 빙산의 일각이라 한다면 그녀들은 확실히 매저키스트 집단인지도 모른다는 망상에 사로잡힌 적도 있었다.
여성 사원에게는 절대로 손을 대지 말라고 사장 타카무라에게 경고받고 있었지만 그것은 생트집이라고 모리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캐리어에 비해서 아직 30대로 독신이었다. 그리고 여성 사원은 모두 미인이었다.
그들 가운데 그는 나이로는 꽤 젊은 우에하라 미구가 특히 매력적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미구가 독서를 좋아하고 문장력이 있는 유능한 인재라는 것을 알고 나서는 한층 더 끌리게 되어 갔다.
그녀들은 보통 비정상적이고 추잡한 잡지 만들기 같은 일을 처음부터 부끄러워하지도 경멸의 눈초리로 보지도 않았고 극히 태연하게 그러한 노골적인 자료를 취급하고 있었다. 수정 전의 사진들이 당당하게 책상 위에 놓여져 있었지만 그녀들은 그것들로 인해 전혀 동요하지 않는 것도 기묘했다. 전에 있던 성인 출판사에서도 여성 사원은 있었지만 처음부터 태연한 것은 아니었다. 처음엔 모두 부끄러워하거나 수줍어 해야 하는 것이다. 익숙해져 갈 정도가 되어서야 그것들을 자신들의 일의 재료로서 나누어 가져가게 되곤 했던 것이다.
여성사원들은 사요강을 시작으로 수 십 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그녀들은 말수가 적고 아무리 괴로운 일이 있어도 불평 하나 하지 않았고 오히려 더 상냥하게 일해 가고 있었다. 말 대답하는 사람도 한 명도 없었다. 요즘 여성들에게는 도저히 있을 것 같지 않을 정도로 전원이 온순했다.
또 그녀들은 의외로 유능했다. 사진의 선택도 정확했고 투고내용의 교정도 냉정하게 해내고 있었다. 모리에게 있어서 곤란한 일은 아무리 마감날이 다가오고 있어도 그녀들에게 잔업을 시키는 것이 금지되어 있는 것이었다.
「믿을 수 있을까? 5시가 되면 사원 전원이 돌아가 버리는 일이. 그런 출판사는 생전 들어 본 적이 없어」라고 그는 카메라맨 신노스케에게 투덜댔다. 하지만 늦을 때에는 어쩔 수 없이 잡지의 원래 예정된 페이지 수를 줄이거나 하면서 어쨌든 잡지의 발간만은 완수하도록 노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