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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홍적의 추잡한 모임(3) (18/50)

살롱 홍적의 추잡한 모임(3)

그 후로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 카즈야는 아내와의 추잡한 성의 즐거움도, 클럽에의 참가도 삼가하지 않으면 안될 처지에 빠져 있었다. 그는 작은 인쇄회사를 경영하고 있었지만 버블의 붕괴와 불경기 영향으로 마침내 부도어음을 받게 되어 회사는 큰 부채를 부담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 무렵 매일 회사를 왕복하면서 계속 휴일 없이 일하는 남편의 모습에 아내 사요강은 불만을 토로했다.

「최근 나에게 관심이 없는 것 같애요」

「절대 아니야. 미안하지만 지금은 그럴 형편이 아니야. 작은 회사지만 직원들 밥은 먹을 수 있게 해야 하잖아」

 그는 이런 때에 자신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사요강에게 화가 났다.

「이혼해 주실 수 없어요?」라고 돌연 사요강이 말했다.

「뭐라구! ……무슨 말을 하는거야……농담이지?」

「아니오, 진심이예요」

「나는 너에게 그렇게 심한 일을 한 기억은 없어」

「……해 주실 수 없으니 헤어지고 싶어요. 더이상 이런 생활은 참을 수 없어요」

  그는 놀랐다기보다 기가 막혔지만 곤혹스런 생각보다 분노의 감정이 먼저 입밖으로 튀어 나왔다.

「너란 녀석은……생각하는게 고작 그것뿐이야! ……진심으로 이혼하고 싶다고 말하는 거라면..나도 상관하지 않겠어! 마음대로 해!」

「고마워요. 다음에 서류를 가져올 테니 날인 부탁드릴게요」

  그는 그녀가 서류까지 준비해 있었던 것에 쇼크를 받았다. 도대체 언제부터 그녀는 나와 헤어지고 싶기 시작했던 것일까?

「나와 헤어지고 혼자서 살아 갈 수 있는거야?」

「당신이 걱정스러워 한다는 거 나도 알아요. 나도 여러 가지 생각을 했는데요..클럽의 계약노예가 될 생각이예요. 그렇다면 이전보다 훨씬 유복하게 살아 갈 만한 보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진심이야?」

「예, 벌써 결정했어요」

「그렇다면 더 이상 나하고 말할 게 없겠군 그래」

 사요강이 나가고 몇 일 후, 그의 개인 예금통장에 고액의 입금이 기록되었다. 송금자는 「트라메 헤이조우」로 되고 있었다. 그는 그것을 보자마자 헤이조우에게 전화해 입금이유를 따졌다.

「먼저 말하지만 날 원망하지 마라. 실은 사요강이 나에게 개인 소유의 계약 노예가 되고싶다고먼저 연락해  왔다. 물론 그 제의를 기꺼이 받아들였지. 저만한 여자는 좀처럼 자주 볼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러나 조건으로 고액의 금전을 나에게 요구해 오더군. 대단히 약삭빠른 여자다. 그 일부는 아무래도 너에게 줄 위자료인것 같더군……이혼했다고?」

「아, 그렇지만  나는 그런 것을 요구한 기억이 없어. 당신도 그런 돈을 주는 것에 동의한건가?」

「너에게는 안됐지만 전부터 내가 사요강을 마음에 들어 했던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다. 거기에 계약기간은 무기한이니까 매월 보수를 지불해도 나에게 있어서는 대단한 금액이 아니지」

「과연..무기한이라……그렇다니 조금은 납득이 가는군. 정말 어쩔 수 없는 바보같은 여자야」

「불필요한 걱정은 소용없다. 그 만큼 충분히 즐겁게 해 주기 때문이지」

통화중이던 전화기 저 편에서 헤이조우의 천박한 웃음소리가 들려 왔다.

카즈야는 두드려 부수듯이 전화를 끊었다. 그때까지 사요강따위는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하고 있던 것 같은

그였지만 축적되어 있던 분노와 비참함이 내장이 끊어질 것처럼 그에게 고통으로 습격해 왔다. 그런가……두 사람 모두 빈틈 없이 목적을 달성한 것이구나..라고 분함에 이를 갈았다. 분노는 사요강쪽에 보다 강하게 향하고 있었다. 그녀의 배반에 대한 울분으로 입금된 돈을 빚의 반제에 충당한다는 점에도 전혀 주저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게 되었다.

  기울어 간 인쇄 회사만으로는 먹고 살 수 없는 카즈야는 SM클럽의 경영 컨설턴트로서 기구나 인재의 알선까지도 하게 되었다. 또 인쇄의 영업도 솔선하여 실시해 사장 스스로의 분발함이 사원의 분기를 재촉하여  일년 후에는 그의 경영은 점차 제 궤도에 올라 성공을 향해 나아갔다. 클럽 회원에는 회사의 사장이나 명사가 많았기 때문에 그의 형편을 어딘가에서 들었는지 일을 가져다 주는 사람도 있었기 때문이다. 온정어린 생각으로 일을 받을 때에는 그의 자존심도 상했지만 그 때는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생각으로 고맙게 받기로 했다. 의뢰자중에는 헤이조우에게 소개되어 왔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복잡한 기분으로 그 수주를 받았다.

  헤이조우에 대한 증오와 혐오의 생각이 그것으로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에게 클럽의 간부로서 부디 참여해 달라는 권유를 받아 그 제의에 승낙한 것은 그가 자신의 궁핍한 처지를 구해준 것에 대해 기묘한 의리를 느껴 버렸기 때문이기도 했다. 사요강을 따로 생각하게 되고 헤이조우가 그만큼 나쁜 인간으로서 비치지 않게 되어 간 것은 그 자신 기묘한 일로 밖에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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