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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치-140화 (140/144)

140화

커다란 손이 두 개 기둥의 선단이 마주치도록 아슬아슬하게 비비다가, 한 번에 완전히 감싸 쥐고는 위아래로 쓸어내리기를 반복했다. 덕분에 한계까지 뻣뻣해진 성기가 조금씩 움찔거렸다. 누워 있는 차영에게 보이지는 않았으나 제 것은 핏줄까지 죄다 바짝 약이 올라 서 있는 게 어렴풋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흥분감이 북받친 상태인 두 사람은 시종일관 급했다.

이윽고 태주의 손이 차영의 음낭을 자극했다. 가볍게 쓸다가 야릇하게 쥐어 압박하자 성기 끄트머리에서 쿠퍼액이 튀어 쏟아졌다. 태주가 그 미끄덩한 액체를 서로의 것에 크림처럼 바르기 시작했을 때는 정말이지 미칠 것 같았다.

찐득한 질감이 주는 쾌락이, 겹친 기둥에서부터 차영의 뇌리에까지 이르게 됐다. 파르르 떨던 차영이 태주에게 키스를 시도했다. 그러자 그가 안타까우리만치 잠시간만 제 혀를 내주고는 갑자기 자세를 틀어 차영의 하반신으로 점점 내려갔다.

마침내 두 다리 사이에서 멈춘 그가 고개를 치켜들고 있는 성기를 부드럽게 물었다.

“아흣……!”

깜짝 놀란 차영이 그의 머리채를 붙잡고 떼어 내려 하자, 입에 성기를 문 채로 혀로 기둥을 애무하던 그가 달래는 듯한 말투로 차영을 얼렀다.

“괜찮아. 입에 해도.”

“혼자는 싫어. 차라리 같이해.”

태주의 뺨을 식은땀으로 축축해진 제 손으로 만지작거리던 차영이 어렵사리 몸을 일으켰다. 그러고는 태주를 그 자세 그대로 침대 위에 벌렁 눕혔다. 태주처럼 그의 성기를 빨아 주려는 듯 그에게 등을 보인 자세를 하고 그의 상반신 위에 걸터앉은 차영이 제 상체를 앞으로 길게 늘어뜨렸다. 뒤이어 태주를 향해 제 하반신을 내어놓고 거꾸로 앉아 발기한 그의 것을 입에 덥석 물었다.

“읏……!”

차영은 대체로 제 감정을 감추기보다는 솔직하게 표현하려 노력하는 편이었다. 다만 관계할 때만큼은 부끄러움을 많이 타 침대 위에서 태주보다 앞서 과감한 액션을 취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태주는 그런 그가 오늘따라 적극적으로 나서는 마음이 뭔지 알 것 같았다. 그도 자신처럼 불안하고, 미안하고, 또 상대가 좋은 복잡한 마음이 잔잔한 파동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미끈한 두 허벅지를 만지작거리던 태주가 차영의 것을 입에 물고 안에서 능청스럽게 굴리기 시작했다. 그러면 차영은 허리를 움찔거리면서도 최선을 다해 태주의 성기를 애무했다.

그는 차영의 음낭부터 회음 부위까지 혀로 길게 핥고 기둥을 자극하면서 쪼듯이 키스했다. 망설이는 기색도, 주저하는 눈치도 없었다. 그토록 능숙한 태주에 비해 차영의 입놀림은 서툴기 짝이 없었다. 그러나 그 어설픈 행위만으로도 머리가 터질 듯이 흥분한 태주 덕분에 두 사람이 한계 속도에 치닫는 시간은 거의 비슷했다.

입 안의 타액을 이용해 서로의 은밀한 부위를 할짝거리는 소리가 외설적으로 울려 퍼졌다. 힘겹게 태주의 것을 입에 넣고 빨던 차영이 허리를 움찔했다. 이 반응을 놓치지 않은 태주가 좀 더 자극적으로 혀를 움직이면서 박차를 가했다. 마침내 차영이 태주의 허벅지를 힘겹게 짚으면서 몸을 파르르 떨었다. 그가 토정하는 동시에 태주도 차영의 입에 사정했다.

“아윽, 아…….”

“하윽……!”

태주는 차영이 괴로운 표정으로 신음하다 사정하는 순간의 표정을 보지 못한 게 아쉬웠다. 입 속에 퍼지는 정액을 꿀꺽 삼킨 그가 어쩔 줄 몰라 하는 차영의 복부로 손을 뻗었다. 그러고는 한 손으로 노련하게 차영을 일으켜 세웠다. 천천히 제 위로 눕히자 태주의 것을 문 채로 안절부절못하던 차영이 순순히 딸려 왔다.

몸을 겹쳐 누운 두 사람은 잠시 나지막한 한숨을 내뱉으며 숨을 골랐다. 태주가 차영의 턱을 붙들고 제 쪽으로 돌렸다. 차영이 자연스럽게 고개를 틀자, 그의 입 속으로 손을 넣어 여린 살들을 자극했다. 내부가 따뜻해서, 꼭 온수 속에 몸을 담그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여기 콘돔 있나? 7층엔 확실히 있는데.”

차영의 입 속에서 제 손가락을 빼낸 태주가 입술을 만지작거리며 물었다.

“있어. 진짜 그거 때문에 마음 졸인 생각하면…….”

“왜?”

“엄마가 잠깐 와서……! 그날 무슨 일 있었는지 알면 한 기장 까무러칠걸.”

“음, 잠깐만. 나중에 해. 침대 위에서 들을 얘긴 아닌 것 같다.”

말하다 중간에 끊긴 차영이 픽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고는 자꾸만 몸이 간지러운 사람처럼 태주의 위에서 하반신을 비비적거렸다. 태주가 낮은 한숨을 토해 내곤 손을 길게 뻗어 협탁을 뒤졌다. 손아귀에 박스째인 콘돔과 윤활제를 꺼내 들고는 머리맡에 뿌리듯이 내동댕이쳤다.

개중 하나를 까서 차영의 입에 물려 주자 그가 능숙하게 제 등 아래로 손을 뻗어 태주의 것에 콘돔을 씌웠다. 성기 위에 얇고 쫀쫀한 고무를 굴리듯 입히는 동안, 미끄덩한 오일을 손에 펴 바른 태주가 차영의 사타구니 사이에 그대로 밀어 넣고 원활한 삽입 운동을 위해 그의 회음 부위와 입구 주변에 발랐다.

“아흑! 으응…….”

“넣는다.”

“잠깐만!”

“겁나? 살짝만. 일단 하나 먼저 넣을게.”

“아, 으…….”

언제나 처음 내부를 넓히기 위해 태주의 손가락이 꿰뚫고 들어오는 순간이 고비였다.

두껍고 긴 그의 것에 비해 훨씬 매끄럽게 들어오는 반면, 성기가 제 안을 탐욕스럽게 갈구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오묘한 감정들이 피어올랐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그래서 선뜻 규정하기가 어려운 감각들이 피부로 전달됐다. 야릇한 기분으로 괴로워하는 차영을 눈치챈 태주가 달래듯이 아래로 손을 좀 더 깊숙하게 밀어 넣었다. 그러고는 빙글빙글 돌아가는 팽이처럼 그 안에서 노골적으로 비비고 굴렸다.

“으읏! 아…….”

“하나 더 넣는다?”

“일일이 말하지 마!”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지.”

“아윽! 응, 아.”

“하……. 이차영 오늘 감도 좋은데. 내 손가락 문 거 느껴져?”

“하지…… 아!”

짓궂은 음성으로 차영의 요구 조건에 딴죽을 건 그는 서서히 손가락 하나를 더 내부에 박았다. 빠듯한 공간 안에서 움직이는 동선이 고스란히 차영에게도 전이됐다. 은밀한 곳을 탐욕스럽게 채워 가는 그의 손가락이 하나가 더 늘어났을 때쯤, 아찔한 기분으로 눈앞이 아득해진 차영이 뒤로 손을 뻗어 그의 허리를 붙잡았다.

“잠깐, 잠깐만……!”

“거기? 아니면 이 체위가 좋아?”

“너무 깊게 찌르지 마.”

“좋다고? 어디가, 뭐가 좋아. 말을 해야 알지.”

“하지, 아! 잠깐, 잠깐, 잠깐, 잠깐!”

저지하려는 듯한 의도가 다분한 손짓이었다. 그러나 이 다급한 손사래로는 태주의 행동을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차영을 놀리는 데 심취해 있는가 싶었으나 어느 틈에 그는 착실하게 본인이 목적으로 설정한 바를 하나씩 차근차근 달성해 내고 있었다.

여린 살결이 마구 꿈틀거리는 내부에서 손가락을 빼낸 태주는 제 위에 누운 차영의 자세를 보다 편안하게 고쳐 주었다. 그러고는 발기한 성기를 감싼 콘돔 위에 오일을 문지르듯이 발랐다. 차영의 몸이 움찔거렸다.

“넣는다.”

태주가 뒤이어 한 손에 단단한 제 것을 붙들었다. 이와 동시에 차영의 엉덩이를 큼지막한 한 손으로 쥐고, 그대로 반으로 갈라 안을 벌렸다.

마침내 그가 성기를 차츰 공들여 쑤셔 넣었다. 곧바로 차영의 입술이 벌어졌다.

“아읏, 아! 다, 다 들어온 거지?”

“5일 사이에 내 거 크기 벌써 까먹었어? 읏, 아직 반도 안 들어갔어.”

그 말이 신호탄이라도 되는 듯 밀물처럼 곧바로 밀려들어 온 그의 것은 차영의 안에서 가장 익숙하고 자극적인 위치를 찾아냈다. 태주는 음낭이 차영의 둔부에 가까이 부딪칠 때까지 제 것을 퍽, 하는 소리가 날 정도로 강하고 깊게 밀어붙였다.

“아! 아흣!”

“하, 젠장……! 읏.”

그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에게 고개를 기울여 상대에게 뜨겁고 열정적인 키스를 퍼부었다. 꿰뚫린 내부의 화끈거림을 참아내던 차영은 마침내 그의 뻣뻣한 성기가 완전히 제 안을 점령했다는 것을 느꼈다. 접합부가 쓰리고 아팠으나, 그의 것은 통증과 함께 미묘하고 야릇한 감각을 선사했다.

허공에서 어설프게 달라붙어 있던 혀를 먼저 떼어 낸 태주가 제 허리를 들썩이며 본격적으로 인터코스를 감행했다. 그는 아주 느리게 뒤로 빼낸 성기를 안의 살결을 뚫을 기세로 단박에 욱여넣었다.

“아흑! 아파!”

차영은 마치 비명처럼 소리쳤으나 태주는 듣는 시늉도 하지 않았다. 그는 맨 처음 앞뒤로 움직일 때의 느긋한 여유는 까맣게 잊어버린 모양인지 미친 듯이 추삽질을 해 댔다.

“아! 아! 아! 아!”

“하, 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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