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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치-77화 (77/144)

77화

성기와 내부에 직접적으로 동시에 와 닿는 자극 때문에 무릎을 절로 굽히게 됐다. 살짝 세운 무릎으로 그의 허리를 고정하듯이 감싸고, 뒤이어 그의 가슴팍을 지지대 삼아 짚었다. 차영이 제 둔부를 살짝 들어 올리니 태주가 자연스럽게 그 흐름을 이어받아 손가락을 좁은 입구를 비집고 하나 더 밀어 넣었다.

“아…….”

“하…… 하나 더 들어갔어. 어때?”

“몰라, 모르겠어. 응…….”

“이걸로 아쉽지? 넌 내 게 들어가는 감각을 알잖아.”

“하지…….”

“금방 더 좋은 거 물려 줄게.”

그의 말마따나 이 과정이 지나고 나면 본게임이 남아 있었다. 손가락으로 대리 만족을 하고 있는 지금 이 상황이 태주를 극도로 예민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차영의 맨살이 그의 몸 어딘가에 닿을 때마다 애가 타는지 움찔거렸다. 자연히 밀착해 있는 차영에게도 그게 느껴졌다. 허리를 숙여 태주에게 입 맞춘 차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잠깐만, 이 차에 콘돔 없지 않아?”

“없어.”

“안에 하지 마.”

“왜?”

순진하게 답을 구하듯 쳐다보는 태주의 눈빛이 낯설었다. 진짜 이 순간 그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게 됐다. 그러나 차영은 자신이 조금 번거로워지는 대신 그에게 기꺼이 속아 주고 싶어졌다. 입술을 달싹이다 그냥 허락하려 하는데 태주가 입술에 가볍게 입 맞추며 픽 웃었다.

“아, 정 원한다면 안에 해도 된다고? 물론 원하지만 밖에다 할게.”

“나 너무 한 기장한테 약한가?”

“응. 너 이럴 때 기분 좋아. 하…… 안 넣고도 쌀 것 같아.”

그가 사정을 촉진하려는 듯 뻣뻣해진 성기를 차영의 회음 부위에 비볐다. 그러자 화들짝 놀란 차영이 손을 아래로 뻗어 그의 것을 손바닥에 말듯이 쥐고 제 입구에 맞췄다.

“아…… 이제 그만 안달 나게 하고, 들어와. 빨리…….”

“빨리? 뭘 빨리하면 되는데? 끝까지 말해야 네가 원하는 게 뭔지 알지.”

일순 원망스럽게 태주를 노려본 차영이 피를 볼 기세로 그의 입술을 꽉, 깨물었다.

“윽…….”

“한 기장 거 나한테 넣어 줘. 아흑!”

고통스러워하던 태주는 말을 마친 차영의 날숨이 모두 밖으로 새어 나오기도 전에 제 것을 밀부의 입구에 맞췄다. 그러고는 탄탄한 엉덩이를 반으로 쪼개듯 갈라 조심스럽게 성기를 차영의 내부로 푹 밀어 넣었다.

“읏……!”

“하, 아……! 지금 얼마나 넣었어?”

“반 정도. 길게 숨 쉬어. 이대로 바로 끝까지 박을 거야.”

본능적으로 차영이 제 둔부 사이에 끼워진 그의 성기를 손으로 더듬어 봤다. 바로 그때, 태주가 거칠게 제 허리를 좀 더 밀어붙였다.

“잠깐…… 잠깐! 아윽! 읏!”

차영의 손가락 끝에 닿던 기둥의 뿌리가 조금 전보다 둔부에 가까워졌다. 복부가 팽창한 듯한 압박감으로 괴로워진 차영이 태주의 옷자락을 쥐고 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태주가 살짝 누워 있던 제 몸을 일으키고는 차영을 끌어안았다.

허벅지께로 내려간 그의 바지 자락도 차영의 둔부 위에 가볍게 와서 부딪쳤다. 그의 성기가 서서히 움직이면서 안으로 더욱더 파고들수록 차영은 전율했다.

“아흑! 으…….”

“하, 다 들어갔어.”

성기를 접합하듯 꽉 박아 넣은 태주가 차영의 목울대에 제 얼굴을 묻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차영은 그 뜨거운 숨결에 응답하듯 제 손을 뻗어 그런 태주의 머리카락을 간지럽혔다. 그가 차영의 어깨와 등줄기를 만지작댔다. 그러다 잠시 적막이 흘렀다.

이윽고 차영이 준비가 되었다는 양 태주의 목을 절박하게 끌어안았다. 동시에 태주가 차영의 상체를 제 손으로 단단히 지탱하고 삽입 운동을 시작했다.

그들이 하반신을 박자에 맞춰 들썩거릴 때마다 맨살이 부딪치는 소리와 카 시트에 몸이 문질러지면서 함께 뒤섞인 뽀득거리는 소리가 중구난방으로 흩어졌다. 두 사람은 이에 질세라 서로에게 입술을 내어 주고 미친 듯이 키스하며 거친 숨소리를 내뱉었다. 입 속을 꼼꼼하게 탐색하는 태주의 혀는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고 뜨거웠다.

그의 성기가 들락날락할 때마다 옷가지들이 구겨졌다. 주변 공기는 선선했으나 열심히 운동에너지를 내고 있는 두 사람의 하반신에는 스멀스멀 땀이 찼다. 덕분에 살결이 부딪치는 순간마다 무척 관능적인 효과음이 그들의 귓전을 때렸다.

공격적인 인터코스가 이어지는 동안 차영은 속절없이 태주에게 매달려 흔들렸다.

“으응! 아! 아! 아!”

“하, 읏…….”

그가 미친 듯이 제 성기를 밀어붙일수록 차영의 내부도 더 극심하게 기둥을 조였다.

사정의 압박으로 성기와 아랫배가 괴로워진 태주가 잇새를 짓이겼다.

차영도 사정은 비슷했다. 흥분으로 머리가 절어 버린 기분이었다. 태주를 끌어안은 손에 힘이 자꾸 빠졌다. 여러 번 태주의 셔츠 자락에 부딪힌 제 성기는 이미 투명한 쿠퍼액을 쏟아 내고 있었다.

“읏……! 잠깐! 나 할 것 같아. 잠깐…….”

여전히 태주에겐 상대의 사정을 봐줄 마음이 없어 보였다. 아랫입술을 꽉 깨문 태주가 있는 힘껏 제 허리를 퍽 차올렸다. ‘철썩!’ 하고 맨살이 부딪쳤다. 동시에 차영이 온몸을 떨며 자지러졌다. 땀구멍 하나하나가 전부 열리는 듯한 쾌감이 단전 주변에서 서서히 퍼져 나갔다. 이러다가 균형을 잃고 쓰러지게 될 것 같았다.

가까스로 손을 들어 올린 차영이 제 옆의 조수석 유리창을 손으로 턱 짚어 겨우 몸을 지탱했다. 그러고는 다시금 태주를 끌어안았다. 미끄러지듯 태주에게 기대자, 완전히 차영의 몸 하중 전체를 받쳐 들게 된 태주가 차영을 으스러져라 안았다.

“아! 아응…….”

그의 성기가 밀부에 쑤셔 박혀질 때마다 차영의 교성도 자지러졌다. 쿠퍼액을 쏟아 내고 있는 차영의 발기한 성기를 태주가 정성껏 만지면서 사정을 도왔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둔부 사이에 제 것을 끼웠다가, 빼냈다가 반복했다. 그럴 때마다 차영의 쫄깃거리는 내부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그를 절박하게 붙들었다. 그러면 그는 상하 운동과 좌우 운동을 영리하게 함께하면서 차영의 가장 은밀한 앞, 뒤 모두를 괴롭혔다.

“아흑…….”

온몸이 욱신거렸다. 쾌락과 고통의 경계에서 무너진 차영은 뜨거운 호흡을 내뱉었다. 찔끔찔끔 액체가 새어 나오던 성기는 보다 더 큰 해방을 바라고 꿈틀거렸다. 그런 차영의 안에서 끊임없이 여린 살결을 자극하던 태주가 제 딱딱하고 축축한 성기를 밖으로 쑥 빼냈다.

“윽……!”

“아! 으…….”

그런 뒤 차영의 크림으로 축축해진 회음 부위에 노골적으로 선단을 문질렀다.

“흑…… 아!”

“읏……!”

두 사람이 나지막한 신음 소리를 내뱉으며 함께 토정했다.

계속 한계치에 치달아 있던 차영은 온몸에 힘을 빼고 완벽하게 태주에게 의지했다. 태주도 그제야 불편한 자세를 고치고 제대로 누워서 사정의 여운을 즐겼다. 허리 아래가 빠지는 듯한 느낌과 함께 서로의 성기에서 희뿌연 액체가 토해졌다.

각자의 맨몸과 옷은 물론이고 카 시트 등지에도 정액이 뚝뚝 흐르는 것이 느껴졌으나, 기진맥진해서 탈진 직전인 차영과, 후희를 만끽하느라 정신없는 태주에게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다.

숨을 몰아쉬면서 태주에게 기대어 누워 있던 차영은 잠시 몸을 움찔했다. 그러자 태주가 그의 뒤통수를 부드럽게 쓸면서 아직까지 어설프게 걸쳐져 있는 트렌치코트를 덮어 주었다.

“다리 아래 뭐가 흘러. 괜히 옷만 다 젖겠다.”

차영이 투정부리듯이 중얼거렸다.

“닦아 줄게.”

태주는 곧바로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그러자 그보다 한 박자 앞서 제 상체를 일으킨 차영이 태주의 어깨를 제 손으로 살짝 눌렀다. 힘이라곤 들어가 있지 않은 상태였으나 태주는 이게 차영의 의지라는 것을 알고 순순히 따랐다.

그를 깔고 앉은 차영이 깊어진 눈동자를 지긋이 내려다보다가, 태주의 사타구니 사이를 더듬었다. 그러고는 정액이 뒤범벅돼 젖은 그의 것과 여전히 움찔거리는 제 둔부 사이 밀부의 위치를 가늠하고 천천히 그것들을 교합하듯 다시 끼워 넣었다.

“윽……. 이차영!”

사정한 직후라 어설프게 죽어 있던 그의 것이 다시 뻣뻣하게 발기하기 시작했다. 서서히 크기를 착실하게 키워 가는 것이 느껴졌으나, 차영은 태주가 허리 운동을 하지 못하도록 복부를 힘주어 손바닥으로 짓눌렀다.

“안 돼, 나 힘없어. 더 움직이지 마.”

“하, 젠장……. 끼웠는데 움직이지 말라는 게 대체 무슨 말이야. 신종 고문이야?”

“그냥 이게 좋아. 연결돼 있으면 한 기장 어디 안 날아갈 것 같아서…….”

“…….”

“여태 말은 안 했지만 항상 불안했어. 한태주 씨는 매일같이 어디로 멀리 날아가 버리는데, 난 등대도 아닌 게 항상 제자리잖아. 얌전히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차영아.”

“그러는 동안 그쪽 생각 말고 다른 생각은 아무것도 못 하겠고. 아! 윽! 응!”

삽시간이었다. 분명히 태주와 차영의 구도는 차영 쪽에서 그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이었는데, 어느새 그가 위치를 반전시킨 바람에 차영이 그의 아래 깔려 있었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자신이 카 시트를 마주 본 채로 엎드리고, 그 위를 태주가 점령하고 있는 상태였다. 바닥에 두 사람의 위를 이불처럼 덮어 주고 있던 겉옷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이윽고 다시 제 성기를 차영의 안에 밀어 넣은 그가 난폭하게 하체를 밀어붙였다.

“아! 잠시, 너무 깊숙하게 들어왔어. 조금만 뒤로……!”

위기감을 느낀 차영이 몸을 들썩거려 봤지만 파급력은 미미했다. 태주의 손은 차영의 허리를 단단하게 붙잡았다. 그러면서 제 것을 마치 뿌리까지 전부 욱여넣어 버릴 듯이 깊이 삽입했다. 그가 바짝 차영의 등에 달라붙어서 목울대를 있는 힘껏 깨물었다.

“악……!”

여린 살결 위에 선명한 치아 자국이 새겨졌다. 고통을 느낀 차영이 새된 비명을 내지르는 바로 그 순간, 태주의 성기가 차영이 간직한 어떤 임계 지점에 광폭하게 꽂혀 들었다. 액체와 기체의 두 상태를 서로 분간할 수 없게 되는 것이 아니라, 태주와 차영의 존재가 임계 상태에 이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될 정도였다.

“하윽……!”

“읏!”

눈을 질끈 감은 차영과, 그런 차영을 지배한 태주의 온몸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파르르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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