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82 282화 - 더블 데이트, 모유 vs 항문(7)
“미안해 리아야, 응?”
“흥, 몰라요.”
델리아한테 들키고 나서, 나와 예화는 얼른 자리로 돌아와 남은 음식들을 먹어 치웠다.
한 행동이 있는데, 암...... 반성해야지.
치이익-
오물오물-
솔직히, 섹스한 다음이라 음식이 잘 넘어가지는 않았지만, 델리아가 ‘진현님, 예화 언니! 다 먹어요......!’ 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바람에 남은 모든 음식들을 꾸역꾸역 입에 넣을 수밖에 없었다.
“안녕히 가세요! 또 방문해 주세요!”
“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하하, 감사합니다!”
카운터에서 계산을 마친 뒤 종업원에게 인사를 했다.
옆에서 리아가 나를 흘겨보더니 투덜거렸다.
“......규카츠가 아니라 다른 게 맛있었던 거 아니에요?”
엄청 예리한데?
“흠흠, 무슨 소리야. 규카츠도 맛있었어.”
“거짓말.”
“진짜진짜.”
솔직히 규카츠보다 예화가 훨씬 더 맛있었던 건 맞지만...... 애초에 둘은 비교할 게 못 되잖아.
게다가, 나도 처음에는 정말 순수하게 규카츠를 즐길 생각이었다.
‘이건 솔직히 불가항력이야.’
예화가 발바닥으로 내 자지를 가지고 놀면서 유혹을 하는데 어떡하는가.
게다가 보짓물을 흘리면서 화장실로 도망을 가는 모습을 보면, 도저히 쫓아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화장실에서는 나도 잔뜩 키스하고 보지에만 빠르게 한 발 싸려고 했는데, 핑크색으로 뻐끔거리는 예화의 예쁜 항문을 보니 또 참을 수가 없었다. 이건 자지가 달린 남자라면 모두 공통적으로 해당하는 부분이었다.
아마 지금의 삐진 델리아한테 이 말을 한다면 ‘흥, 그럼 진현님은 참을 수 있는 게 뭐에요?’ 라고 하겠지만......
『 사랑해 리아야. 』
『 피이, 맨날 그런 식으로 넘기려고 하고...... 』
계속해서 사랑의 메신저로 사과하면서 사랑한다고 해주자, 그래도 기분이 좀 풀리고 있는 것 같기는 했다.
메신저로 사랑한다고 할 때마다 델리아의 입가가 조금씩 씰룩였다.
‘근데 화장실에 사람이 한 명밖에 안 들어온 건 행운이네.’
아무리 내게 사일런스 필드 스킬이 있어 소리를 안 나게 할 수는 있어도, 냄새나 칸이 덜컹거리는 것까지는 막을 수 없었다.
솔직히 델리아가 그때 들어오지 않았다면, 아마 몇 번 더 해서 거의 들킬 수도 있지 않았을까?
뭐, 어차피 진짜로 들킬 것 같으면 블랙 홀웨이를 통해 빠져나갈 수 있겠지만, 나도 좀 심장이 쫄깃하긴 했다.
아, 그리고 화장실은 당연히 청소하고 나왔다.
예화한테도 여벌의 속옷과 스타킹을 내주었고.
워낙 정액과 애액이 칸 안에 많이 떨어져 있어서 보통 방법으로는 치우기 힘들었겠지만, 히로인 어플에서 몇 주 전에 새로 구매한 청소기 아이템을 사용하니 굉장히 수월했다.
【 바람은 은밀하게 】: 8,100코인
- 등급 및 분류 : 09등급 / 청소용품
- 설명 : 3시간 이내에 일어난 정사의 흔적과 이물을 빨아들인다. 여러 명의 이성과 다양한 장소에서 한다면 강력하게 추천하는 아이템!
처음에 살 때는 딱히 밖에서 하려고 산 건 아니고 카페 델리아의 내 개인 휴게실에서 섹스할 때마다 치우기가 너무 귀찮아서 샀는데, 요즘은 히로인들이랑 호텔에 갈 일도 많아져서 요긴하게 잘 써먹고 있는 아이템이었다.
“아무튼, 이제 가요 진현님!”
꼬옥-
리아가 돌연 내게 안겨왔다.
오우야......
내가 자신을 놔두고 예화랑만 섹스했다는 것에 삐지기는 했지만, 역시 천사와 같은 델리아. 그래도 밖으로 나와 몇 걸음 걸은 다음 다시 내 팔을 꼬옥 붙잡고 내게 가까이 붙었다.
스르륵-
델리아가 나와 딱 붙어있자 예화도 슬그머니 다가와서 내 팔을 붙잡으려고 했지만.
“......언니는 안 돼요! 벌칙으로 오늘 밤까지 팔짱 금지인 거 아시죠?”
“......근데 그건 좀 너무한 거 아니야?”
“너무한 건 둘이서만 섹스한 거죠. 기껏 기대하던 식도락이었는데......”
“아, 알았어......”
델리아의 저지에 시무룩한 표정을 지은 채 내 옆에 딱 붙어서 걷기만 했다.
그래도 이미 나와의 섹스로 상당히 만족했는지, 고분고분 델리아의 말을 잘 따르는 느낌이었다.
‘예화도 은근 M 성향이 강하다니까.’
예화는 내가 야한 말을 해주는 걸 굉장히 좋아했다.
특히 넌 영원히 내 거라든가, 절대 안 놔줄 거라든가 하는 꽈악 속박당하는 말을 해주면 효과는 배가 됐다.
덕분에 예화와의 섹스는 내가 상냥하게 하든 조금은 난폭하게 하든 다른 히로인들과의 섹스보다 약간 더 천박한 면이 있었다.
“근데 우리 이제 어디로 가지?”
길거리를 걷다가 델리아한테 물었다.
“아! 돌아다닐 곳은 많아요. 어디...... 여기 공원이랑 또 여기 빌딩이랑...... 아, 이따 1시간 반 후에는 케이블카 타고 산에 올라갈 거예요. 은근 볼 게 많더라고요.”
델리아는 내 질문에 눈을 반짝이며 지도를 꺼내 내게 설명해주었다.
식도락이라고 당연히 음식만 먹으며 돌아다니는 건 아니었다.
그냥 맛있고 비싼 음식을 먹는 일본 관광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했다. 델리아는 나와의 데이트 플랜을 상세하게 작성해 왔는지, 내 물음에 하나하나 자세히 답해주었다.
“저기 건물이 케이블카 타는 건물이에요. 지금 올라가도 되긴 하는데, 사람이 너무 많으니까 밤에 들러요.”
“아하. 그래, 그러자.”
시계는 7시 2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우리는 9시에 탈 케이블카에 맞춰 인근의 볼거리를 찾아 돌아다녔다.
중간중간 맛있어 보이는 디저트나 길거리 음식들도 상당히 많았는데, 델리아는 이상하게 디저트는 먹지 말고 포장해서 들고 가자고 주장했다.
“이것도?”
“네!”
나는 델리아한테 팥 아이스크림을 받아서 아공간 주머니에 넣어 두었다.
음, 뭐. 리아가 호텔에 가서 먹고 싶다니까. 그렇게 해줘야지.
“아이스크림 먹고 싶었는데......”
“조금만 참아요.”
“쩝, 알았어.”
예화도 오늘 나랑 몰래 섹스한 패널티로 내일이 되기 전까지는 리아를 얌전히 따르기로 했다.
곧이어 9시가 되었고, 우리는 케이블카를 타고 산 위로 올라갔다.
“와...... 야경 대박인데?”
“진짜로, 엄청 예쁘다아.”
솔직히 말해서 그냥 그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예뻐서 놀랐다.
“일본에서 유명한 드라마의 성지순례 장소기도 하데요. 저기 특이하게 생긴 벤치에서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의 키스씬이 있었다고......”
델리아가 설명 차원으로 말하자 예화가 좀 놀라워하며 물었다.
“어? 리아 너도 알아?”
“언니도요?”
“응. 나도 봤지.”
둘이서 하는 이야기에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델리아야 요즘 뭐든지 한번 찍먹을 해본다고 한국 드라마부터 외국 영화까지 다 섭렵을 하는 중이었는데, 예화가 알 줄은 몰랐다.
“예화 너 일본 드라마 좋아했었어?”
“아, 딱히 그런 건 아닌데. 사실 여기 배경으로 한 드라마 OST를 우리나라 사람이 불렀거든. 너도 알잖아. 우리 같이 강연회 갔던.”
강연회라고 하면 한 명밖에 없는데.
“진수아?”
“응응.”
생각해보니 그때 예화랑 같이 싱어송라이터 진수아의 강연회를 들으러 간 곳이 로열 한즈 호텔이었지. 운이 좋았으면 하린이도 만날 수 있었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이야 다 지나간 일이지만.
“경품으로 받은 바이올린은 잘 가지고 있어?”
“그럼, 당연하지!”
행운추적자를 통해 최고난이도의 문제를 맞히고 받은 바이올린 경품.
그안에 진수아의 연말 공연 티켓도 들어있었던 것 같은데...... 뭐, 꼭 가야 하는 건 아니니까.
“그럼 우리도 사진 찍을까?”
나는 주제를 넘겨서 예화와 델리아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 그러자!”
예화가 반색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드라마처럼, 키스하면서.”
“아.”
움찔-
내 말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델리아와 예화가 눈을 마주쳤다.
둘의 눈에서 미약한 번개가 튀는 걸 본 나는 가볍게 웃으며 둘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뭘 또 경쟁해. 둘 다 이리 와. 같이 찍자.”
“아......!”
“앗.”
찰칵-
찰칵, 찰칵-
우리는 각을 잡고 세 장의 사진을 찍었다.
예화와 내가 키스하는 샷.
델리아와 내가 키스하는 샷.
그리고 예화와 델리아가 동시에 내게 볼 뽀뽀를 하는 샷.
마음 같아서는 더 찍고 싶었지만, 뒤에도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으니까.
너무 민폐가 되기 전에 자리를 비켜주었다.
다른 여자 둘과 키스하는 사진을 찍었기에 옆에서 보던 사람들의 믿기지 않는다는 눈빛이 뒤따랐지만, 역시 익숙해졌기에 별달리 신경 쓰이지는 않았다.
“이제 다 본 건가?”
“네, 볼 건 다 봤어요.”
“우리 리아 데이트 계획 잘 짜왔네?”
“헤헤.”
나는 리아의 입술에 가볍게 뽀뽀하며 칭찬했다.
옆에서 예화가 나도, 하는 표정으로 그런 듯 아닌 듯 슬쩍 입술을 내밀었지만......
으윽.
지금은 일단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참아냈다.
“이제 슬슬 내려가자.”
“네에.”
“응.”
시간이 더 지나고 둘을 데리고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왔다.
호텔까지는 택시를 타기로 했다.
우리는 배정받은 방에 도착했고, 곧바로 침대에 엎드려 쓰러졌다.
“후아아.”
“많이 걸었다.”
“그치. 근데 많이 먹어서 말짱 꽝일 것 같아.”
예화가 우우, 하고 입술을 내밀며 말했다. 별로 많지도 않은 뱃살을 조금 꼬집는 모습이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었다.
“그건 맞지.”
“읏, 나 살찌면 어떡하지?”
“넌 좀 더 쪄야 돼.”
“에이, 빈말 아니야?”
“진짜. 좀 더 찌면 완전 여신 될 듯.”
예화의 몸매는 지금 완전 황금 비율이긴 하지만, 아주 살짝만 더 살이 찌면 엉덩이도 좀 더 토실토실해져서 완전 대꼴의 하체가 완성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럼 엉덩이가 더욱 꼴려지는 건가?
대박.
“흐응, 그럼 지금은 아직 여신이 아니라는 소리?”
“지금도 여신이지.”
내가 킥킥 웃으며 답하자 예화가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다가 눈을 부릅뜨고 있는 델리아와 얼굴을 마주쳤는지 윽, 하는 소리와 함께 침대에서 일어났다.
“......나 샤워하고 올게.”
“왜? 땀 냄새 좋은데?”
킁킁-
“아, 안돼! 꺅!”
우당탕-
예화의 쇄골과 목덜미에 코를 대고 숨을 빨아들이려고 하자, 그녀가 돌연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더니 비명을 지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아니......
엉덩이는 핥게 해주면서 왜 땀 냄새를 부끄러워하지.
물론, 내가 진심으로 부탁하면 맡게야 해주겠지만......
엉덩이 > 땀 냄새?
으음.
약간 어렵다.
“그럼 리아 거 맡아야겠다.”
“아......”
킁킁-
이번에는 리아의 몸에 코를 대고 냄새를 빨아들이자, 델리아는 얼굴을 좀 붉히면서도 피하지 않고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근데, 리아한테는 땀 냄새가 안 났다.
고소하면서도 달콤한 리아 특유의 체취만이 가득했다.
괜히 또 꼴려진 나는 리아의 입술과 혀를 그렇게 빨기 시작했다.
“응, 쫍, 츄웁...... 진현니임......”
쪼옥, 쪽-
5분간 달콤한 키스를 마치고 나서야, 우리는 서로 얼굴을 뗐다.
“으응, 하아, 하아...... 저 디저트 준비할게요!”
혀와 혀 사이를 이어주는 야릇한 침의 실선이 끊어지자, 리아가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나도 도와줄-.”
“아, 아니 괜찮아요! 진현님은 여기서 쉬고 계세요......!”
나는 델리아가 세팅하는 걸 도와주려고 했지만.
“어? 아니, 나도-.”
“아니에요, 괜찮아요! 그으...... 세팅은 저 혼자 할게요!”
“?”
뭔가 묘하게 상기된 얼굴로 계속해서 말리는 바람에, 그냥 침대에 혼자 누워있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뭐 특별히 준비할 거라도 있나?
‘음, 경치 좋고.’
나는 야경을 바라보며 소파에 걸터앉았다.
찰칵, 찰칵-
하렘 단톡방에 사진이나 올릴 겸 괜히 바깥을 등지고 치명적인 표정을 지으며 셀카를 찍고 있는데.
위이이잉-
‘음?’
문득 내 휴대폰이 울렸다.
‘하린이네.’
내용을 보니 하린이한테서 톡이 와 있었다.
‘6시 반에 하나, 7시에 둘...... 아, 예화랑 섹스하느라 못 봤구나.’
그런데 10시가 넘은 지금 또 보낸 거 보면 무슨 일이 있나 싶기도 하고.
내용이 여전히 ‘모함?’과 ‘자?’인 걸 보니 아무것도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나는 톡을 켜서 하린이한테 답장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