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 어플-278화 (278/303)

EP.278 278화 - 더블 데이트, 모유 vs 항문(3)

“자, 도착했어 내리자.”

미리 예약한 공항 장기주차장에 주차를 해놓고, 우리는 차에서 내려 바깥의 시원한 공기를 한껏 들이마셨다.

목적지는 일본.

집 근처에 있는 맛집이란 맛집은 전부 섭렵한 델리아였기에, 이번 식도락에는 해외를 가보고 싶다 하여 그 의견을 받아들였다.

만약 말이 통하지 않는 중국 같은 곳을 골랐다면 거절했겠지만, 일본은 내가 예전부터 씹덕력을 키웠기 때문에 말이 통했다.

예화는 싱글벙글 웃으며 내게 촐랑촐랑 다가왔다.

“진현아! 왼팔 받아도 되지?”

내 왼쪽 팔이 곧바로 예화의 품에 감싸 안겼다.

아니, 나 대답도 안 했는데?

뭐, 어차피 오케이긴 했지만. 예화의 말랑한 가슴 감촉이 팔에 푸근하게 느껴졌다.

“아! 진현님 저두요......!”

델리아 또한 곧장 내게로 다가와 빈 팔을 낚아챘다.

둘 다 이건 팔짱이 아니라 아예 들러붙는 수준이야.

알고 있지?

그래도 짐이 없으니 딱히 불편할 것도 없었다.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

“당연하지!”

“네에.”

나는 둘에게 팔을 내어준 채로 공항의 여객터미널로 향했다.

안으로 들어가니 높은 천장이 우릴 반겨주었다.

우리는 곧바로 퍼스트 클래스 체크인 서비스 장소를 찾았다.

크흐.

옛날 같았으면 비행기의 일등석은 가격이 너무 비싸 꿈도 못 꿔봤겠지만, 이제는 전혀 아니니까.

사람이 많은 곳인 만큼, 남자 하나에 여자 둘이 딱 들러붙어 있는 지금의 내 모양새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어그로를 상당히 끌고 있었다.

‘그래도 이런 건 이제 익숙하네.’

하도 히로인들을 바꿔가며 거리를 다니다 보니까, 시선을 받는 건 당연한 일이 되었다.

요즘 들어 자주 들르는 편의점 같은 경우에는, 일하고 있는 대학 새내기 알바생이 참 볼거리였다.

처음에는 내가 여자를 계속 바꿔가며 같이 편의점을 찾아오자 나를 쓰레기 보는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그게 계속되고 인원이 많아지다 보니 이제는 아예 뭔가 존경심이 담긴 눈빛을 보내오곤 했다.

매우 대단한 변화가 아닐 수 없었다.

“어? 진현아 저긴 것 같은데?”

“어디? 아, 맞네.”

얼마 지나지 않아 예화가 먼저 전용 체크인 장소를 찾아냈다.

과연 일등급 좌석을 예약해서 그런가, 우리는 따로 기다리지도 않고 순식간에 보안 검색과 출국심사를 마칠 수 있었다.

편안하구먼.

비행기 탑승까지 남은 시간은 대략 40분 정도.

퍼스트 클래스는 전용 항공사 라운지도 이용할 수 있기에, 우리는 이코노미 클래스가 기다리는 쪽이 아닌 라운지 쪽에 따로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라운지가 상당히 넓다?”

“그러게...... 나도 퍼스트는 타본 적 없는데.”

“응? 진짜?”

“웅. 애초에 울 부모님이 여행을 많이 다니시지, 난 그냥 집돌이니까.”

예화가 피히, 하고 이상하게 웃었다. 음, 따지고 보면 수정이랑 비슷한 케이스였다.

그녀도 부모님이 여행을 좋아하는데, 그녀 자체는 해외여행을 여고 수학여행 말고는 나가본 적이 없다고 하니까.

애초에 예화가 수정이랑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으니 가본 곳도 똑같을수도.

나는 예화에게 속삭였다.

“그럼 앞으로 나랑 잔뜩 다니면 되겠네?”

“맞아!”

예화가 환하게 웃었다.

“......”

그리고 그런 예화를 조금 못마땅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델리아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사람이 없네요. 진현님.”

“진짜.”

일등급 라운지에는 우리 말고 아무도 없었다.

라운지 입구에 직원들이 몇 명 있었긴 했지만, 안쪽은 사람이 전혀 없었다. 이 시간에 항공편이 별로 없나?

뭐, 어쨌든 사람이 많은 것보다는 없는 게 나으니까.

그리고 사람이 없으면?

반짝-

딱 예화랑 델리아가 날뛰기 좋은 환경이었다.

털썩-

“예화?”

“왜에?”

내가 아무 의자나 잡고 앉았는데, 예화가 아예 내 무릎 위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그녀는 슬며시 상체를 내게 기대오며 향긋한 샴푸 냄새를 뽐냈다.

일부러 요염한 표정이나 짓고 말이야. 혼나려고.

“너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그게 무스- 꺗!”

곧장 예화의 옆구리를 잡고 간지럼을 태웠다.

“흣! 잠깐 간지러- 아! 흐핳, 진현아 잠......!”

옆구리를 간질이면서 슬쩍슬쩍 가슴도 좀 만져주고.

몰캉-

“아! 변태에-.”

“그거 바라고 올라탄 거 아니야?”

“흐히, 맞아.”

예화의 웃는 얼굴에 행복감이 가득했다.

"으읏......"

그런 우리들의 모습을 본 델리아는 분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성큼성큼 어디로 다가가더니 간단한 음식들을 가지고 왔다.

“진현님 이거......!”

그녀는 크래커와 크림치즈, 토마토, 에그 스크램블을 이용해 간단한 간식거리를 만들어서 내게 내밀었다.

언제 만들었데.

퍼스트 클래스 라운지에는 과자나 빵부터 시작해 간단한 뷔페식 식사가 가능하도록 룸이 셋팅되어 있긴 하지만 행동이 굉장히 빠르다.

나는 델리아가 만들어준 크래커를 맛있게 받아 먹었다.

오물오물-

"아, 진현아 나도 하나 만들어 줄까?"

거기에 델리아도 참전.

하지만무승부로 끝난 첫 번째 싸움에 이어, 두 번째 싸움 또한 금방 막을 내렸다.

“근데 이제 슬슬 늦겠다. 들어가자.”

“아.”

“네에......”

비행기를 기다리는 25분 동안 둘과 잔뜩 스킨쉽을 즐긴 나는, 비행기의 좌석에 앉아 잠시 숨을 돌렸다.

예화랑 델리아도 과연 비행기 안에서는 얌전히 있을 생각인지 일등석의 기능을 구경하며 자리에서 휴식을 취했다.

하긴, 애초에 칸막이가 나뉘어 있어 뭘 하지도 못하지만.

[ 나 : ( 사진 ) ]

[ 나 : ( 사진 ) ]

나는 내 하렘 단톡방과 더불어 하린이, 은주가 모여있는 단톡방에도 항공사 라운지 사진과 비행기 사진을 업로드했다.

[ 정은주 : 뭐야 ]

[ 정은주 : 어디 가??? ]

사진 4개쯤을 올리자마자 옆에 있던 숫자 2가 1이 되면서 은주한테서 답신이 왔다.

칼확인 뭐야.

[ 나 : ( 사진 ) ]

[ 나 : 여행 ]

[ 정은주 : 헐 부럽 ]

[ 정은주 : 몇 박 며칠? ]

[ 나 : 3박 4일 ]

[ 정은주 : ㄴr는 가끔 여행을 떠난ㄷr...... ]

[ 주하린 : 공항이면 해외야? ]

하린이도 왔네.

[ 주하린 : 어느 나라 가? ]

[ 나 : 어디 가게? ]

[ 나 : ㅋㅋ ]

[ 나 : 함 맞춰봐 ]

[ 주하린 : 음 ]

[ 주하린 : 미국? ]

[ 나 : 땡 ]

[ 정은주 : 호주! ]

[ 나 : 땡 ]

[ 주하린 : 일본? ]

[ 나 : 오, 정답 ]

[ 주하린 : ㅋㅋㅋ ]

[ 주하린 : 친구들이랑 가는 거야? ]

톡을 하고, 기내식을 먹고, 와인 서비스 같은 걸 받고, 영화 한 편을 보다 보니, 금세 일본에 도착해버렸다.

[ 승객 여러분 편안한 여행 되셨습니까. 현재 이 항공기는...... ]

이야.

이코노미랑은 차원이 다르네.

비즈니스 클래스와도 비교가 안 되기는 했다.

“어떻게, 둘이 좀 잤어?”

“너무 편한데 자기는 아까워서. 이것저것 둘러봤어.”

“저두요.”

비행기에서 내리고, 입국심사를 마치고 일본 공항에 완전히 도착하자 둘은 다시 경쟁하듯 내게 팔짱을 껴왔다.

“리아, 너 너무 딱 붙어서 걷는 거 아니야?”

“그런 언니야말로-.”

그녀들은 공항에서 나와 계속해서 내게 들러붙어 있었다.

식도락 여행의 첫 번째 코스인 골목 맛집 라멘 가게를 갈 때도.

라멘 가게에서 나와 디저트를 먹을 겸 아이스크림 빙수 가게를 갈 때도.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근처 일본 관광을 할 때도.

뭐, 나야 좋다만.

이쯤 되면 누구 하나 좀 꼬리를 내릴 법도 하다만, 아무래도 그녀들에게 포기란 없는 모양이었다.

그렇게 3차전, 4차전, 5차전, 6차전이 계속해서 이어지던 그때-.

저녁.

갑자기 승부가 한쪽으로 확 기우는 사건이 발생했다.

* * *

“사진 잘 찍혔어?”

“응, 엄청 예쁘게 잘 나왔다. 바로 보내줄게.”

“히힛, 고마워. 사랑해.”

야경이 유명하다는 일본 타워에 가서 시내 구경을 마치자, 시계는 오후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식도락 여행의 두 번째 코스 규카츠 가게.

우리는 예약한 식당에 늦지 않도록 미리미리 길을 찾아 나섰다.

“이쪽으로 골목을 돌아서...... 오, 저깄다.”

총 3층으로 구성된 식당.

건물만 보면 그렇게 고급스러워 보인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오직 예약 손님만 받는 일본 최고의 규카츠 집 중 하나라고 했다.

이 식당도 예약이 좀 어려워서 예화를 통해 예약을 잡았는데, 그녀의 부모님이 아주 맛있다고 추천해 준 가계라고 한다.

이게 바로 인맥사회인가.

“어서 오세요! 예약 손님이신가요?”

식당에 도착하자 건강미가 돋보이는 일본 여성 종업원이 산뜻한 미소로 우리를 맞이했다.

‘오, 대박. 몸매 꽤 좋......’

찌릿-

내가 종업원의 나름 괜찮은 미모와 몸매에 감탄하고 있자, 양쪽에서부터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소곤소곤-

“리아, 진현이가 설마 일본 여자까지 노리지는 않겠지?”

“충분히 가능성 있어요, 언니. 조심해야-.”

다 들린다.

어?

꼭 신경전을 벌이다가도 이럴 때만은 마음이 잘 맞는단 말이야.

어쨌든 우리는 종업원에게 이름과 예약번호를 확인시켜준 뒤 룸으로 안내받을 수 있었다.

“주문은 어떤 걸로 하시겠습니까?”

자리에 도착해서는 곧바로 주문부터 완료했다.

“리아는 특이고...... 예화는 넌 어떤 걸로 먹을래?”

“으으음...... 나도 특!”

“그럼 특상 3인으로 주세요.”

“알겠습니다. ”

종업원은 깍듯하게 허리를 숙였다.

“메뉴는 금방 나올 겁니다. 중간에 음료나 고기 추가를 원하실 경우, 식탁 옆에 있는 이 버튼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메뉴판이 너무나도 간단한 가게였다.

기본 : 규카츠 130g 1800엔.

중상 : 규카츠 200g 2700엔.

특상 : 규카츠 260g 3500엔.

고기 추가 : 130g당 1700엔.

콜라, 사이다, 환타 : 1병에 150엔.

1, 2층은 일반 테이블.

3층은 룸으로 되어있었는데, 3층 예약은 1인당 최소 2700엔 이상, 중상을 주문하고 3인부터 예약이 가능한 시스템이었다.

“그럼,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직원은 그렇게 말하고는 룸의 문을 닫고 밖으로 나갔다.

방 안에는 우리 셋만 남겨지게 되었고, 나는 예화와 델리아를 바라보다가 슬쩍 아무 자리나 한 곳 골라서 앉았다.

스윽-

그리고.

“......”

“......”

역시나 델리아와 예화가 서로 내 옆자리를 두고 눈을 마주쳤다.

나는 흥미진진하게 둘을 바라보았다.

지금까지의 대결은 거의 대부분이 무승부로 끝났지만, 아침에 올 때 자동차에서는 예화가 내 운전석의 옆자리인 조수석을 차지했었다.

그때의 기억을 떠올린 건지, 델리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

“언니, 언니는 아까 차에서 조수석에 탔잖아요. 그러니까 이번에 진현님 옆자리는 제가-.”

“음, 뭐...... 그래.”

“?”

어?

델리아가 말을 다 끝내지도 않았는데, 예화가 갑자기 내 옆자리를 포기해버렸다.

“이번에는 리아 네가 앉아. 나도 너무 억지 부리면서 옆자리를 차지해 봐야 좀 그러니까.”

“......?”

예화가 너무 손쉽게 물러나자 델리아는 순간적으로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는지 기쁜 표정을 지으며 내 옆으로 다가왔다.

“헤헤, 진현니임.”

그녀는 내 옆자리에 의자를 딱 붙이고 앉아 스킨쉽을 하다가, 메뉴가 나올 때만 잠깐 떨어졌다.

“규카츠 특상 3인! 나왔습니다. 지금부터 화로에 불을 붙여드리겠습니다. 뜨거우니 조심해 주시고요~. 규카츠는 원하시는 정도만큼 익혀 드시면 됩니다. 그럼, 즐거운 식사 되세요!”

우리를 안내했던 여성 종업원이 또 파이팅 넘치는 목소리로 말하더니 폭풍처럼 사라졌다.

그녀의 인기척이 문 가까이서 남아있는 걸 보니, 아무래도 그녀는 3층을 전담하는 포지션을 맡은 모양이었다.

“와...... 맛있겠다.”

꿀꺽-

델리아가 꿀꺽, 하고 침을 삼켰다.

메뉴로 나온 규카츠는 겉은 일반적인 돈가스처럼 보이지만, 핑크빛 속살을 가져 과연 영롱하다고 해도 좋을 정도의 자태를 하고 있었다.

델리아는 눈을 빛내다가, 이내 화로에 규카츠 하나를 구워 내게 내밀었다.

치이익-

“진현님 여기요. 아~.”

“아~. 잘 먹을게?”

“네에.”

오물오물-

“으음, 맛있다.”

“저도! 저도 하나 구워서 먹여주세요.”

“그래.”

치이익-

나는 델리아와 마찬가지로 화로에 규카츠를 구웠고, 이내 그녀의 입에 쏙 하고 넣어주었다.

“아, 맛있어요......”

그녀는 뭔가 행복과 감동이 적절하게 섞인 표정을 하며 규카츠를 씹다가, 이내 맞은편에 앉은 예화를 바라보았다.

“......”

예화는 그런 우리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조금은 분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후-.”

이내 금세 평정을 되찾고는 그녀 자신의 접시를 바라보았다.

‘오, 의외로 얌전하네?’

예화는 델리아가 내게 꿀이 뚝뚝 떨어지는 분위기를 하며 규카츠를 먹여주든 뭘 하든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평범하게, 규카츠를 하나를 씹으며 맛있다, 하고 감탄할 뿐이었다.

'하긴.'

그래.

오늘 하루종일 신경전을 벌였으면 이제 그만할 때도 되긴 했다.

나는 예화가 드디어 델리아와의 묘한 기 싸움을 그만두고 온전히 음식을 즐기기 시작했다고 생각했다.

아니......

그렇게 생각할 찰나였다-.

툭-

“?”

갑자기, 내 바지춤에 무언가 묵직하면서도 부드러운 게 닿았다.

내 의아한 표정을 본 델리아가 나를 무슨 일 있냐는 듯 쳐다봤지만,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며 예화를 바라보았다.

“......”

예화는 내 맞은편에 앉은 채로 묘한 흥분과 약간의 긴장이 섞여, 살짝 홍조가 떠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럴 만하다.

그녀는 지금 맨발로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식탁 아래에서 내 자지가 있는 부분의 바로 위로 그녀의 발바닥을 스윽스윽 문지르고 있었으니까.

'예화...... 넌 다 계획이 있구나?'

나는 그제야 왜 예화가 델리아에게 옆자리를 쉽게 양보했는지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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