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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인 어플-244화 (244/303)

〈 244화 〉# h‍ttps://t.me/LinkMoa

“선지 하나 나왔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네, 맛있게 드세요~.”

터벅, 터벅-

“하아......”

국밥집.

손님에게 주문받은 음식을 내놓은 윤나은은 식당 안쪽으로 들어와 한숨을 내쉬었다.

요즘 따라 정말로 한숨이 자주 나오는 것 같았다.

하아......

또다시 세상이 꺼지도록 한숨을 내쉬고 식당의 맨 안쪽으로 들어가니, 구석진 좌석에 앉아 TV를 보고 있던 가게 사장 할머니 이쪽을 돌아보았다.

그녀의 얼굴에는 걱정이 서려있었다.

“윤씨. 어디 아파?”

“네? 아뇨. 아프진 않은데...... 왜요?”

“그냥. 오늘 영 안색이 안 좋아 보여서. 한숨도 계속 쉬고, 복 달아날라.”

“아하하, 그냥 컨디션이 좀 안 좋아서......”

윤나은은 괜찮다는 얼굴로 사장 할머니에게 손을 저었다.

오늘은 2주간의 휴가가 끝나고 식당에 다시 출근한 첫날, 월요일이었다.

복귀 첫날부터 걱정을 끼칠 수는 없는데, 아무래도 그게 잘 안 된 것 같았다.

“컨디션? 그럼 다행인데...... 나는 어디 아픈 줄 알았지.”

“괜찮아요. 어디 아프지는 않아요.”

“으음......”

할머님의 눈가가 좁혀진다.

마치 무언가를 탐색하는 눈빛. 아니라고 부정했는데도, 사장 할머님의 얼굴에는 그렇게 비춰지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러지 말고, 힘들면 말해.”

“네?”

“휴가 좀 늘려줄까?”

“어...... 휴가를요?”

“생각해보니 내 그동안 윤씨를 많이 못 챙겨준 것 같아서. 이참에 쉬고 싶으면 좀 더 쉬고 와도 돼.”

사장 할머니는 자신의 허리를 두들겼다.

“에휴, 나이 들면 몸이 정말 힘들어요. 미리미리 관리를 잘해놔야 해. 윤씨야 알아서 잘하겠지만, 내 오래 본 입장으로 오늘은 정말 안색이 안 좋아 보여서 그래. 무리하면 큰일 난다? 나처럼 돼.”

“에이, 할머님 건강하시잖아요.”

“에잉, 쯧. 건강하긴 뭘 건강해. 집어치우고. 아무튼...... 그래서 휴가 늘릴 거야 말 거야?”

“어......”

할머님의 말에 윤나은은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하지?’

원래라면 그냥 거절했겠지만, 지금은...... 아니, 요 며칠은 정말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게다가, 할머님을 꽤 오래 봐온 입장으로 그녀가 그다지 농담이나 빈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윤나은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저 휴가를 늘려주시면...... 너무 오래 가게를 비우는 게......”

윤나은의 걱정에 할머님은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뭐 가게 돌아가는 게 1, 2년인가. 걱정되면 일단 오늘은 조퇴하고, 좀 더 생각해봐도 돼.”

“조퇴요?”

“응.”

“아...... 저 그럼.”

윤나은은 살짝 고민하는 표정을 짓다가,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

******

“후으으...... 일 해야 되는데에.”

삑, 삑삑삑-

철컥-

집으로 돌아온 윤나은은 화장실에 들어가 세수를 마쳤다.

대충 얼굴과 손을 씻은 다음, 곧바로 방 안의 이불 위에 몸을 눕혔다.

털썩-

“하아아아......”

원래는 이런 식으로 조퇴한 적이 잘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정말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아니, 오늘이 아니라 며칠 전부터.

딸아이들도 열심히 하는데 내가 무슨 꼴이람......

살짝 자괴감이 밀려왔지만, 정말로 자괴감을 느끼는 이유는 그것 때문이 아니었다.

“으읏......”

바로 성욕.

이놈의 몸뚱아리가 문제였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이유도 다 이놈의 성욕 때문이었다. 몸이 너무나도 답답한 느낌이 들고, 마음 속에 장마가 내리는 것처럼 기분이 쿨쿨했다.

이걸 풀 수만 있다면 정말 좋을 텐데......

윤나은은 옷도 다 벗지 않은 채로 허벅지를 비볐다. 가랑이 사이가 간질간질한 느낌. 성욕이 폭발할 것만 같았다.

“하아, 응......”

윤나은은 얼른 손을 팬티 안으로 집어넣었다.

손가락으로 보지의 균열을 쓰다듬으며, 마디를 살짝 집어넣는다.

“으응, 응......”

그러나 그뿐.

쾌감을 맛보고 싶은데, 그게 전혀 안 됐다.

정말 열심히 손가락을 움직이면 어느 정도 쾌감을 맛볼 수는 있었지만, 그 쾌감은 꿈에서 느꼈던 그 쾌감에 비하면 10분의 1조차 되지 않았다.

어떤 식으로 손가락을 움직여도 그랬다.

꿈에서 엄청난 쾌감을 맛보았기 때문인가?

현실에서는 어떻게 자위를 해봐도, 전혀 만족스러운 느낌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꿈속에서 느꼈던 그 쾌감과 비교하며 몸이 더 달아오르고 애틋해질 뿐.

결국, 윤나은은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하아, 꿈...... 으으......”

처음 진현의 꿈을 꾼 것은 3일 전.

진현이에게 마사지를 받기 시작해 질내사정까지 당하는 꿈을 꾼 것이 딱 3일 전이었다.

그때 이후로, 윤나은은 매일같이 그가 나오는 꿈을 꾸었다.

진현이는 매일같이 꿈에 등장해, 저항하지 못하는 자신의 신체를 탐했다. 그리고 언제나 극상의 쾌감을 안겨주었다.

왜 하필 진현이가 꿈에 나올까.

그 이유는 알지 못했다.

다만, 그의 기술은 정말로 대단해서, 허리 놀림 한 방에 마치 하늘을 나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꿈속에서는 이런 꿀꿀한 기분도 다 없어진다. 엄청난 쾌락에 그간 느꼈던 힘듦이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그게 꿈속에서일 뿐인 것이 문제지만.

현실에서는 이렇다.

성욕을 해결하지 못해 몸이 애틋하고, 가슴이 답답했다.

언제까지 이렇게 다운된 컨디션으로 지내야 하는가.

윤나은은 우울한 마음에 입술을 삐죽였다.

‘현실에서도...... 진현이라 하면...... 기분이 좋을까......?’

윤나은은 멍하니 생각했다.

그러다가 순식간에 번쩍,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흔들었다.

‘핫! 내, 내가 무슨 생각을......!’

윤나은은 순간적으로 든 말도 안 되는 생각에 고개를 휘휘 저었다.

세상에 꿈속에서 몸을 몇 번 섞었다고 현실에서까지 그런 상상을 하다니......!

진현이는 딸 또래의 남자아이이다.

딸이 좋아하는 사람이고...... 혹시나, 정말로 혹시나 나중에 딸의 사위가 될지도 모를 사람이었다.

그런 그를 가지고 현실에서 야한 상상을 하다니! 상상에는 죄가 없다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 망측했다.

‘그래도...... 꿈속이라면. 으응, 괜찮...... 으니까......’

그래.

자신은 그저 꿈과 현실을 헷갈리지만 않으면 된다.

윤나은은 딸들에게 살짝 미안함을 표하며, 오늘도 진현이 꿈속에서 나타나길 바라고는...... 그대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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