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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인 어플-237화 (237/303)

〈 237화 〉# https://t.me/‍LinkMoa

다 풀어주겠다니......

그렇다면 전신 마사지를 해주겠다는 건가?

그냥 가볍게 어깨만 주물러 주는 것 정도에서 안마가 끝나지 않을까 싶었는데, 진현의 표정을 보니 아무래도 진심인 것 같았다.

윤나은이 입을 열었다.

“그...... 진현이 너 너무 귀찮지 않아?”

“아니에요. 하나도 안 귀찮아요.”

혹시나 해서 물어봤는데, 진현은 그런 낌새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웃는 얼굴로 손을 저었다. 정말로 순수하게 안마를 해주고 싶다는 표정이었다.

으음......

윤나은은 고민이 되었다.

‘한번 맡겨 볼까?’

방금 전에 받았던 어깨 안마가 워낙 좋았던 탓에, 솔직한 심정으로는 스스로 부탁하고 싶을 정도였다.

안 그래도 근육이 많이 뭉쳤다는 건 알고 있었으니까.

요즘 들어 피부나 몸도 좋아지고, 마치 20년 전으로 회춘한 것처럼 컨디션까지 나아지기는 했지만, 뭉쳐 있는 근육 때문에 가끔 뻐근한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굳이 해주겠다는 그의 말을 거절할 필요는 전혀 없어 보였다.

게다가 지금은 다정이랑 유정이도 쇼핑에 나갔다고 하니까......

“그래? 그럼...... 응. 잘 부탁해.”

“네.”

윤나은은 마루에 펼쳐져 있는 이부자리에 몸을 엎드려 눕혔다.

본래라면 윤나은은 자신이 마루가 아닌 방에서 잠들었고, 마루의 이불은 이미 아침 먹기 전 진작에 치워버렸다는 사실을 기억해내야 했지만......

꿈속 세계에서 그녀는 처음에만 잠시 의문을 품었을 뿐, 이러한 현상에 전혀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다.

그녀 스스로 알게 모르게 그러려니 하고 납득해버린 것이다.

베개에 얼굴을 파묻은 윤나은은 전신을 쭉 뻗었다.

“이러고 있으면 될까?”

“아, 네. 딱 좋아요. 그럼 시작할게요?”

“응.”

윤나은이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깨 밑으로 진현의 손길이 느껴졌다.

스윽-

“우선은 등부터 할게요.”

“아...... 응.”

꾸욱꾸욱-

“아......!”

남편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남자의 손길.

진현의 커다란 손가락이 뭉쳐 있던 근육들을 꾹꾹 눌러주자 약간의 통증과 함께 짜릿한 쾌감이 퍼져나갔다.

마치 가을바람을 맞은 것 같은 시원함.

손이 커서 그런가. 아까도 느꼈지만, 진현이는 안마를 굉장히 잘했다.

어버이날이나 생일 같은 특별한 날이 오면 다정이나 유정이도 자신을 안마해주겠다며 등을 두들겨주기는 하는데, 그때는 말 그대로 두들겨주는 것뿐.

딸들이 기특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

그에 반해 지금 진현이 해주는 마사지는......

꾸욱꾸욱-

“응...... 읏......!”

“세기는 어때요? 이정도면 괜찮아요?”

“어? 으응...... 아, 이대로. 이대로 딱 좋은 것 같아......”

“다행이다. 그럼 지금 강도로 계속할게요?”

“응...... 아......!”

조물조물-

딸들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어깨 바로 밑에서 시작됐던 그의 손은 등 전체를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면서 뭉쳐 있던 근육을 골고루 시원하게 풀어주었다.

대략 10분 정도가 지났을까.

진현은 어느덧 등에 이어 팔까지 활보를 마쳤다.

아주 옛날에 남편과 태국에 놀러 갔을 때였나.

그때 이후 거의 25년 만에 처음 받아보는 전신 마사지에 윤나은은 전신이 나른하고도 엄청나게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 그런데 이거...... 이상해.’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읏......!”

진현이 어깨만 안마해 줄 때는 미처 알지 못했는데.

등과 팔까지 마사지를 받자, 그의 손길이 몸을 누를 때마다 시원한 느낌과 함께 아찔한 쾌감도 같이 찾아오는 것만 같았다.

“응, 흐읏......!”

움찔-

지, 지금도......!

단순히 근육이 풀리며 짜릿한 시원함이 찾아오는 느낌과는 뭔가 달랐다.

좀 더 원초적인 쾌감...... 아랫배가 저릿하고 간질간질한 느낌의 그런 야릇한 쾌감도 같이 찾아왔다.

이, 이건 마치 자위할 때나 드는......

“지, 진현아 잠까......”

“? 왜 그러세요? 아...... 너무 아픈가요?”

“으응, 그건 아닌...... 응, 하읏......!”

찌릿-

‘아......!’

움찔-

진현이 살을 꾸욱, 하고 눌러줄 때마다 몸이 움찔움찔 떨려왔다. 근육이 풀리는 짜릿한 시원함과 함께, 아랫배가 간질간질 해지는 야릇한 쾌감도 함께 찾아온다.

허벅지 사이가 간지럽다.

‘뭐, 뭐야......’

대체 왜 이런 느낌이 드는 거지?

요즘 욕구 불만인 건 알았지만, 설마 마사지를 받는데도 이런다고?

혹시 진현이가 남자라서?

몸이 반응하는 건가?

아, 아니. 아무리 그래도 나이 차이가 몇인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최대한 신음을 참는다.

그렇게, 시원함과 야릇한 쾌감을 동시에 느끼며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있을 찰나. 어느새인가 진현의 손길이 멈췄다.

“하아, 하아......”

“어머님?”

“으응? 아. 끄, 끝났니......?”

빼곰-

파묻은 베개에서 고개를 살짝 돌린 채 윤나은이 물었다.

그녀의 입가에서는 뜨거운 숨결이 나오고 있었다. 얼굴도 살짝 달아올라 빨개져 있는 것이 윤나은 스스로도 느껴졌다.

설마 진현이가 이 표정을 보는 건 아니겠지......?

다행스럽게도 진현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네, 일단 등이랑 팔은요. 그런데 아직 상체밖에 안 해가지고...... 하체도 할 거예요.”

“아...... 그러니?”

하체도.

그 말만 들어도 몸이 살짝 떨려오는 것이 느껴졌다.

“네, 근데 이게 하체를 하려면...... 그으...... 바지가 좀 방해가 되는데.”

응?

바지가?

윤나은은 진현의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바지가 방해된다는 게 무슨 소리지?

“그, 윗도리는 그래도 좀 얇고 부드러워서 상관이 없었는데...... 어머님이 입으신 이 바지는 재질이 좀 딱딱하더라고요.”

“아......”

진현이 바지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러고 보니 상의는 몰라도 자신이 애용하는 바지는 청바지보다 조금 더 거칠고 딱딱한 질감을 가지고 있었다.

마사지를 받기에 괜찮은 재질은 아니긴 한데......

“그래서...... 하체를 하려면 바지를 벗어주셔야 할 것 같아요.”

“어? 뭐, 뭐라고......?”

윤나은은 이어진 진현의 말에 깜짝 놀라 반문했다.

아니, 바지를 벗으라고?

진현은 그 말만 남긴 채로 몸을 돌렸다.

“그래야 제대로 할 수 있어서...... 저 뒤돌아 있을게요.”

“아, 아니. 뒤 돌아 있는 게 문제가 아니라...... 바지를 벗으라니. 어차피 마사지할 때는 보이잖아......”

“그래도 이불로 잠시 가려 두면 되니까......”

진현의 말에 윤나은은 입을 앙, 다물었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바지를 벗는 건......

나이 차가 많이 난다고 해도 진현은 스무 살에 한창 왕성한 청년이었다.

다 큰 남자에게 팬티 바람을 보이는 건 좀 아니지 않나......?

그때, 윤나은의 머릿속에 좋은 방법이 떠올랐다.

“아......! 그럼 내가 그냥 조금 부드러운 바지로 갈아입고 올게.”

“아, 그런 방법이 있었네요.”

“응. 잠시만?”

윤나은은 그렇게 말한 다음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철컥-

평소대로의 방이었다.

이불을 넣어두는 장롱이 있었고, 그 옆으로 옷들을 잘 정리해둔 장롱이 하나 더 있었다.

윤나은은 언제나 바지와 윗도리를 걸어두는 장롱문을 열었다.

‘어, 어라?’

그러나 없었다.

‘어떻게 된 일이지?’

바지는커녕 윗도리도. 심지어는 다른 옷들도 존재하지 않았다.

윤나은은 장롱문 밑의 서랍들도 열어봤지만, 팬티나 브래지어, 양말들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텅텅 빈 옷장.

‘내, 내가 옷들을 어디로 치웠나......?’

명백히 이상한 현상이었지만, 그 이상 의심할 수 없었다.

윤나은은 장롱 전체를 찾아보다가, 아무 곳에서도 옷을 발견하지 못하자 그냥 다시 마루로 터벅터벅 걸어 나왔다.

그 모습을 보고 진현이 고개를 갸웃했다.

“어? 그대로신데......”

“아, 그게...... 다른 바지가 없어서.”

“아......”

진현이 탄식했다. 윤나은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안마 정말 고마웠어, 진현아. 그냥 하체는 다음에 하자...... 응?”

윤나은이 진현을 타이르듯 말했다.

하체 마사지는 다음에 해 달라고 하는데, 진현의 표정이 눈에 띄게 시무룩해진 것이 보였다.

“그, 그런가요......”

마치 장난감을 뺏았긴 강아지.

윤나은이 어색한 말투로 말했다.

“어...... 그렇게 안마해주고 싶니......?”

진현이 너무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으니 또 마음이 약해진다.

윤나은이 말하자 진현이 어색한 듯 말했다.

“아, 그게. 제가 그래도 제가 어머님께 해줄 수 있는 게 별거 없는데...... 그, 마사지라도 제대로 해드리고 싶어서......”

“아......”

진현이 말을 이었다.

“부끄러우시겠지만 그래도 제가 잘 풀어드릴게요. 눈 한번 딱 감고 받아보세요. 네?”

“......”

윤나은은 생각에 잠겼다.

아무리 그래도 딸들 또래의 남자에게 팬티 바람을 보이는 것이 좀 그런데......

하지만, 또 진현의 말과 표정을 보니 거절하기가 그랬다.

무엇보다 진짜 시원하기도 하고......

그, 그래.

그냥 마사지숍에 왔다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알았어...... 그, 그럼...... 잠깐 뒤 돌아봐봐.”

“아...... 네!”

힘차게 대답하는 진현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 윤나은은 이내 바지의 단추와 지퍼를 풀고 스윽, 아래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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