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3화 〉# https://t.me/LinkMoa
문에 귀를 바짝 붙이고 있던 윤나은은 침을 꿀꺽 삼켰다.
숨까지 참으며 방 안의 소리에 집중한다.
분명 자신이 자는지 아닌지를 체크 했으니, 자신이 일어나 있다면 곤란한 행위를 할 것이 분명했다.
과연 그 생각이 맞았다는 듯, 곧바로 다정이와 진현이의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
“으응, 오빠아...... 쪽, 쪼옥, 쪼옵......♡”
“뭐야, 우리 다정이. 평소보다 더 적극적인데?”
“헤헤...... 사실 오늘 오빠가 데리러 와줬던 거 생각나서.”
버, 벌써......!
대화를 들어보면 이미 키스라도 하는 중인 것 같았다.
그나저나 데리러?
아......
윤나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보니 오늘 진현이 학교까지 차를 끌고 자신을 데리러 와줬다고 다정이가 웃으며 자랑을 했었지.
잠자코 계속해서 귀를 기울이고 있자, 이번에는 유정이와의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
“누나도 이리 와요. 왜 거기 계속 서 있어요.”
“히이, 사실은 보여줄 게 있거든.”
“보여줄 거요?”
“웅, 볼래에?”
“당연하죠. 뭔데요?”
“잘 봐?”
스윽, 슥-
유정이가 키득키득거리며 웃더니 뭔가를 풀어헤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뒤이어 진현이 작게 감탄했다.
“오우야아...... 뭐에요. 속옷 새로 샀어요?”
“어때? 잘 어울려?”
“완전, 속옷이 속옷의 기능을 전혀 못 해서 더 좋네.”
속옷이 속옷의 기능을 못 한다고?
그게 무슨 뜻이지?
윤나은은 대화에 좀 더 집중했다.
“헐, 언니이. 그거 언제 샀어어?”
“일주일 전에. 다정이 네가 소개해준 쇼핑몰에서.”
“앵. 진짜로?”
“진짜로.”
“난 그런 거 못 봤는데......?”
“쯧쯔. 잘 찾아봐야지. 조금만 찾아봐도 바로 보이는데.”
유정이가 혀를 차며 대답하자, 다정이가 콧소리를 낸다.
“히잉. 나도 살래에. 이름 알려줘어.”
“알려줄까아?”
“웅!”
“싫어.”
“으으. 언니 배신자아!”
다정이가 빽, 하고 말하자 유정이가 피식 웃었다.
“흣, 사실 다정이 네 것도 샀어. 아까 내가 가져온 쇼핑백 있잖아. 열어봐. 선물.”
“어어? 지, 진짜로?”
“싫어? 싫으면 말고.”
“아아! 아니야, 아니야! 좋아! 짱 좋아, 언니 최고오!”
“하여간 단순해서는.”
“헤헤에.”
지익- 직-
다정이가 좋아하며 포장을 뜯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뒤로는 속옷을 입고 막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뭐 엄청 야하다느니 뭐니 하며 호들갑을 떨었다.
문득 궁금증이 몰려왔다.
‘대체 무슨 속옷이길래......?’
윤나은은 호기심이 동하는 것을 느꼈다.
‘사, 살짝만 열어볼까?’
어제도 문을 살짝 열고 봤는데 들키지 않았는데.
애초에 문고리도 원형 문고리라, 살살 돌리면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다.
윤나은은 심호흡을 한 뒤에, 문고리를 살살 돌려 문을 조금만 열었다.
빼꼼-
그리고.
‘세, 세상에......’
검은색 속옷을 바탕으로 유두와 보지, 항문 부분에 구멍이 뻥 뚫려 있는.
속옷 아닌 속옷을 보고 입을 틀어막았다.
******
[ 무야호~ ]
[ 아니...... 참가자 104호님. 지금 무대가 장난입니까? ]
[ 에이, 놔둬요. 그만큼 신나시다는 거겠지~. ]
부스스-
“으응......”
TV 소리가 들려온다.
곤히 감겨 있던 눈을 뜬 윤나은은 잠시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다.
“흐아암......”
머리맡에 있던 휴대폰을 집어 시간을 확인하자, 역시 평소대로의 시간에 눈을 떴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 오전 05시 23분 ]
액정을 바라본 윤나은은 눈을 껌뻑이다가 미약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겨, 결국 오늘도 얼마 못 잤어......’
오늘이랑 어제.
딱 사이좋게 두 시간씩.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딸아이들의 정사를 보느라 잠을 자지 못했다.
심지어, 오늘도 어제와 마찬가지였다.
정사를 보며 올라온 간질간질한 느낌과 몰려온 흥분.
윤나은은 딸아이들의 섹스를 보며 손을 팬티 위로 가져가 스스로를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도 딸들의 행위를 보며 자위했다는 사실이 좀 많이 부끄러웠지만, 솔직히 어쩔 수 없었다.
‘그, 그런 걸 봤는데......’
윤나은의 얼굴이 붉어졌다.
오늘의 정사는 어제보다도 더욱 심각했다.
유두와 보지, 항문이 다 보이는 야릇한 속옷.
그 속옷으로 시작한 딸아이들의 정사는 상상을 초월하게 야했다.
천박한 말을 내뱉고, 야한 자세로 하는 것은 물론.
종래에는 보지가 아닌 엉덩이로도 막 섹스를 하는데......!
어, 어우우.
‘그, 그것도 기분이 좋은가......?’
딸아이들은 항문에 박히면서도, 한껏 신음을 흘릴 뿐이었다.
보지에 들어가도 엄청 아플 것 같은 그 커다란 물건을 엉덩이로까지 받아낸다니......
“후우......”
절레절레-
머리를 휘휘 저은 윤나은은 이불을 개고 어제처럼 진현이 잠자고 있는 방문을 열었다.
쿠울쿠울-
세상 몰라라 잠자고 있는 진현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
뭔가 저렇게 너무 근심 걱정 없이 잠자고 있는 모습을 보니, 왜인지 살짝 심술이 났다.
자신은 잠도 제대로 못 잤는데.
정작 당사자는 저렇게 꿀잠을 자다니......!
그래도, 방의 흔적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정말 말끔하게 치워져 있었다.
‘그, 근데 잘 치울 거면 이 냄새도 어떻게 좀 해주지......’
윤나은은 또다시 풍겨오는 달콤한 냄새를 맡고 얼굴을 붉혔다.
어제는 하루종일 환기해서 겨우 방 안의 냄새를 다 빼낼 수 있었는데, 오늘은 다시 리셋되어 자신의 방 안에 묘한 냄새가 맴돌았다.
원래부터 코가 좀 예민한 것도 있지만, 자신의 방이니만큼 냄새가 조금 달라져도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이, 일단 나가자.’
지금 창문을 열면 진현이 깰 테니까.
장롱에 이불을 정리하고 갈아입을 옷을 꺼낸 윤나은은, 화장실에서 가볍게 세수를 한 뒤에 주방에 서서 아침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보글보글-
치이익-
국을 끓이고 반찬을 볶고.
평소처럼 딸아이들을 깨운 뒤 다 같이 밥을 먹었다.
“오빠아, 그래서 있잖아요......!”
“어, 진짜?”
진현과 함께 웃고 떠들며 이야기하는 딸아이들.
참 행복해 보였지만, 그런 행복해 보이는 딸들과 달리 윤나은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역시 어제와 오늘 새벽의 일 때문이었다.
자꾸만 딸아이들을 볼 때마다, 그녀들의 정사 장면이 생각난다.
야한 것도 야한 거지만, 윤나은은 살짝 고민이 들었다.
‘그, 그런데 이걸 가만히 두고 봐도 되는 걸까......?’
그래.
바로 이런 고민.
윤나은은 끄응, 하고 앓았다.
딸아이들의 연애사에 참견할 생각은 없었지만......
이런 장면을 두 번이나 봐버린 이상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아니, 솔직히......!
아무리 그래도 이건 심하지 않은가.
초대받은 집에서 부모님이 있는데 성행위를 하는 것은 상당히 예의 없는 행동이었다.
그것도 이틀 연속으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은, 진현이 이런 쪽으로 둔감한 것이 틀림없었다.
‘게다가 임신이라도 하면 어쩌려고......’
딸아이들한테 피임도 안한 채로 잔뜩 질내사정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심각한 것은.
‘두, 두 명과 동시에 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잖아......!’
진현이 자신의 사랑스러운 딸 둘과 동시에 관계를 가진다는 것이었다.
야한 말들을 하고, 야한 속옷을 입고......
그으...... 엉덩이?
으응.
그것까지도 어느 정도는 이해해줄 수 있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자극적이니까......
성행위도 자극적일 수 있었다.
하지만!
딸들과 진현의 관계는 우선 근본적으로 잘못되어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둘이 같이는......!’
연애도 1:1로 하고, 결혼도 1:1로 하는 것이 보통의 대한민국 사람이었다.
그런데, 딸과 진현의 관계는 1:1이 아닌 2:1이었다.
어떤 식으로 생각해봐도 이상하지 않은가!
딸아이 둘 모두가 한 남자에게 동시에 안기다니......!
말해야 한다.
응.
이건 꼭 말해야 했다.
윤나은은 침을 꿀꺽 삼키고는 주먹을 쥐었다.
“언니 준비 됐엉?”
“응! 이제 다 입었어~. 됐다! 가자.”
밥을 다 먹고, 몸을 씻고.
어느덧 나갈 시간이 되어, 준비를 전부 마친 딸들이 방에서 나왔다.
진현은 이미 현관 앞에 서 있었다.
현관까지 달려온 딸아이들이 진현 양옆에 딱 달라붙어서 인사를 했다.
“엄마 다녀오겠습니다앙~!”
“다녀올게요~.”
진현 또한 꾸벅, 하고 인사했다.
“오늘도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으응. 그래......”
살짝 고개를 숙이고 몸을 돌리는 딸아이들과 진현.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더이상 늦기 전에, 윤나은은 빠르게 외쳤다.
“자, 잠깐만......!”
“?”
다급하게 말하자, 이제 막 문을 나서려던 다정이와 유정이 그리고 진현까지.
세 명이 동시에 뒤를 돌아봤다.
‘후우.’
윤나은은 살짝 숨을 고르고, 긴장을 쓸어내린 채 말했다.
“그...... 유정이랑 다정이는 먼저 가고...... 진현이는 조금 남아 주겠니?”
윤나은의 말에 다정이가 먼저 고개를 갸웃했다.
“응? 진현 오빠? 오빠는 왜?”
“진현이랑 할 이야기가 조금 있어서......”
윤나은은 아랑곳하지 않고, 진현과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그으...... 진현아. 잠시 나랑 둘이서 얘기 좀 하고 가지 않을래......?”
******
‘헤으응, 마망.’
그리고 나은 마망의 호출을 받은 나는 속으로 만세를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