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 어플-231화 (231/303)

〈 231화 〉# ‍https‍:‍//t.me‍/Lin‍kM‍oa

“끄흐응......”

아침이 되었다.

아니, 아니지.

아직 창밖의 하늘을 보면 어둑어둑했기 때문에, 아침이라기보다는 새벽에 더 가까운 시간이었다.

[ 오전 5시 20분 ]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한 윤나은은 졸린 눈을 비비며 하품했다.

‘하으...... 결국 2시간 밖에 못 잤어......’

오늘 새벽.

아이들이 다 씻고 흔적을 치울 때까지 기다린 윤나은은, 그 뒤로도 20분가량을 더 숨을 죽인 채 가만히 자는 척을 했다.

집안에 완전한 정적이 찾아온 다음.

아이들이 전부 잠든 것 같은 다음에야, 윤나은은 살금살금 이부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자위의 흔적을 씻어내릴 수 있었다.

끈적한 손을 씻고.

팬티를 갈아입고.

몸에 묻은 애액을 닦아내고.

딸들의 신음을 듣고 자위했다는 사실에 씻으면서 살짝 죄책감이 들기도 했지만......

‘아냐, 이건 솔직히......!’

그래.

솔직히 말해서 이건 자신의 자위 이전에, 진현과 딸들의 문제가 더 크지 않을까 싶었다.

기껏 집에 초대했는데.

막, 막......!

옆방에서 섹스를 하다니......!

초대한 사람에 대한 예의가 부족한 행동임에 틀림이 없었다.

‘......혈기왕성한 나이라서 그럴까?’

진현이도 그렇고, 딸들인 다정이와 유정이도 이제 20대 전후의 나이니까.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살짝은 들긴 했다.

‘그, 그래도 너무 과하긴 했어.’

윤나은의 머릿속에 새벽의 정사 장면이 다시 떠올랐다.

진현의 물건이 딸들의 보지 속을 무참하게 들락날락하는 모습, 서로 야한 키스를 나누는 모습, 거기에 음란한 대화를 하는 모습까지.

자신 때는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한 야한 성행위였다.

‘이, 잊어버리자.’

윤나은은 고개를 저어 그 장면들을 애써 머리에서 털어냈다.

진현도 밖에서 봤을 때는 정말 예의 바르고 괜찮은 사람처럼 보였는데......

설마 딸들과.

그것도 두 딸과 동시에 그렇고 그런 짓을 초대한 첫날 밤에 해버릴 줄은 몰랐다.

‘그래. 어쩌면 성욕을 참기 어려워서 그런 걸지도......’

젊은 남자는 숨 한번 쉴 때마다 야한 생각이 난다고도 하는데, 여성의 식욕과 바꿔서 생각하면 편하다고 했다.

자신도 옛날에 숨만 쉬어도 항상 디저트 생각이 나고 그랬으니까......

그만큼 참기 어려웠던 것이 아닐까......?

윤나은은 그런 생각을 하며, 마루에 폈던 이불을 접어 잠자리를 정리했다.

‘지금은 자고 있겠지......?’

이불과 베개를 겹쳐서 들은 다음, 윤나은은 자신이 평소에 사용하던 방문을 살포시 열었다.

찰칵-

끼익-

빼꼼......

“......”

살짝 얼굴만 내밀어 방 안을 살펴보자, 진현이 혼자서 이부자리에 누워 곤히 잠자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휴우.’

한숨을 내쉰 윤나은은 진현이 깨지 않도록 방 안으로 들어갔다.

살금살금.

‘아.’

그런데, 방 안에 들어가자 뭔가 달달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킁킁-

‘이건......’

환기를 시키기는 했는지, 어제 한창 정사가 진행되던 도중에 문을 열었을 때만큼 강렬한 정액과 땀 냄새는 나지 않았지만......

역시나.

평소와는 조금 다른 냄새였다.

‘읏......’

윤나은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이게 딸들과 진현의 정사로 인한 냄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일까. 자꾸만 새벽에 본 장면이 또다시 머릿속에 생각이 나려고 했다.

‘으으응. 잊어버리자니까 빨리......!’

심호흡을 한번 하고, 머릿속을 비운 윤나은은 장롱을 열고 접은 이불과 베개를 차곡차곡 예쁘게 정리했다.

털썩-

‘아, 그러고 보니 흔적은......’

장롱문을 닫은 다음, 문득 떠오른 사실에 윤나은은 고개를 돌려 방안 풍경을 바라보았다.

다행스럽게도, 방 안은 깨끗했다.

분명 어제 봤을 때는 막 바닥에 정액도 묻고, 딸들의 애액도 잔뜩 묻고 그랬는데......

흔적이 전부 말끔하게 지워져 있었다.

만약 자신이 중간에 일어나서 그 장면을 훔쳐보지 못했다면, 딸들과 섹스를 했었다고는 알아채지 못할 정도.

‘그래도 치우기는 잘 치웠네......’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 윤나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쉰 뒤 갈아입을 상의와 하의 그리고 브래지어를 챙겨서 방 밖으로 나왔다.

나오기 전에 잠시 진현의 얼굴을 봤는데.

‘잘생기긴 참 잘생겼어......’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딸들이 반한 것 중에서 외모도 커다랗게 한몫하지 않았을까. TV에 나오는 웬만한 배우들보다도 잘생긴 얼굴인 것 같았다.

‘무, 물론. 그렇다고 셋이서 그런 짓을 해도 된다는 건 아니지만......’

윤나은은 마루에서 옷을 갈아입었다.

아무리 자고 있다고 해도, 진현이 있는데 안에서 갈아입을 수는 없으니까.

손도 씻고 한 다음, 1시간 정도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

“흐흥, 흐응......”

사각- 사각-

오늘은 월요일.

원래대로의 평일이라면 자신도 빠르게 출근할 준비를 해야 해서 딸들의 아침을 챙겨주지는 못하지만, 이번 주말까지는 휴가 기간이라서 괜찮았다.

‘다음 주부터 다시 일해야 한다는 건 좀 힘들지만......’

그래도 이번 주에 최대한 기력을 보충해두리라.

보글보글-

치이익-

‘응, 괜찮다......!’

음식의 간도 다 맞고, 이제 아침상이 거의 다 완성되어 갈 때쯤.

세 명 중 진현이 가장 먼저 깼는지, 남자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아......”

활짝-

진현은 밝은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니, 그가 새벽에 딸들에게 지었던 색정적인 얼굴과 지금이 너무 비교되어 순간적으로 괴리감이 찾아왔다.

하지만, 윤나은은 빠르게 정신을 차렸다.

그래!

오늘은 아무것도 못 본 것이다......!

윤나은은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어...... 그, 그래. 진현이 너도 잘 잤니? 잠자리가 불편하진 않았고?”

“네, 이불도 푹신한 걸로 깔아주셔서. 덕분에 편하게 잤어요.”

......설마 그 푹신한 이불에서 딸아이 둘과 섹스할 줄은 몰랐지만.

윤나은은 살짝 붉어진 얼굴로, 헛기침을 한번 하고 다시 말을 이었다.

“흠흠. 다행이다. 이제 아침 준비 거의 다 됐으니까, 세수하고 소파에 앉아서 조금만 기다리렴. 금방 차려줄게.”

“네에. 아. 어제 떡국 진짜 맛있었어요.”

“후훗, 마음에 들었다니 다행이다.”

진현은 꾸벅, 하고 고개를 숙인 뒤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윤나은은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마저 아침 준비를 마쳤다.

“음냐음냐......”

아침상을 다 차리고 딸아이들의 방에 들어갔다.

아주 세상모르고 자는 중인 다정이와 유정이의 모습이 보였다.

‘훗......’

귀여워.

역시 딸아이들의 자는 표정은 사랑스러웠다.

이렇게 순진한 얼굴이 그렇게까지 망가질 줄은 몰랐지만......

“다정아, 유정아. 일어나야지.”

윤나은은 다정이와 유정이의 몸을 흔들어서 깨웠다.

“우으으...... 엄마아, 5분만 더어......”

“우응......”

역시나, 더 자겠다고 앙탈을 부린다.

하기야, 평소보다 조금 더 이른 시간이긴 했다.

원래는 아침을 안 먹고 나가니까.

그래도 모처럼 진현이 왔는데, 같이 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얘가. 진현 오빠도 왔는데, 같이 아침 먹어야지.”

“진현 오빠아......? 우웅...... 아......! 맞다!”

벌떡-!

진현 오빠라는 단어 하나만 말해도 다정이가 벌떡 일어났다.

유정이 또한 마찬가지였다.

한번 깨웠을 때는 살짝 멍한 상태였는데, 진현이라는 이름을 말하자 서둘러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정말이지......’

윤나은은 딸들의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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