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2화 〉# https://t.me/LinkMoa
“프흐흐.”
나는 수정이와 예화를 동시에 꽉 끌어안았다.
“앗.”
“으응, 진현아......”
“흐. 너희 둘 있으니까 너무 좋다. 진짜.”
우리 셋은 침대에서 꽁냥거렸다.
1시간 정도 서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쪽쪽거리면서 입을 맞추며 놀기도 하였다.
평생 이러고 있어도 행복할 것 같았다.
그래도 슬슬 움직여야 할 시간이기 때문에, 나는 8시가 되자 둘과 함께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1층 소파에 주저앉자, 수정이가 내 옆에 찰싹 달라붙으며 말했다.
“오늘은 뭐 할 거야?”
“오늘? 으음. 바비큐 해야겠지? 어제 못 했잖아.”
아직 여행이 끝난 건 아니었다
예화는 먼저 샤워를 하러 들어갔고, 내 팔에 달라붙은 수정이가 물었다.
“바비큐? 아침부터?”
“응.”
“하면 좋은데, 우리 이제 펜션 나가야 하는 거 아니야?”
“나가긴 해야지. 근데 여기 바비큐 장소는 따로 있어서. 짐만 차에 풀어놓고 바비큐는 이용해도 될 거야.”
“아하.”
행운추적자를 통해 알아본 장소니까.
11시까지는 짐을 빼야 하지만, 바비큐 장비들은 따로 이용할 수가 있었다. 여러 가지로 융통성이 좋은 펜션이었다.
“일단 그전에 마트부터 가자.”
수정이까지 샤워를 마치고, 짐을 전부 챙겨 차에 실은 우리는 근처의 마트로 향했다.
사이좋게 수정이와 예화의 팔짱을 끼고 쇼핑했다.
“이거 어때에? 소시지 맛있어 보인다.”
“오, 좋은데?”
“진현아, 새우도 사면 좋을 것 같아.”
“아, 그러자. 새우랑...... 으음, 빵도 좀 구워서 먹을까?”
“히히, 크림치즈랑 같이~.”
사람들의 시선이 한눈에 쏟아진다.
부러운 시선들을 듬뿍 느끼며, 나는 행복한 시간 속에서 쇼핑을 마쳤다.
“사장님, 저희 지금 바비큐 하려고요.”
“아, 네. 이쪽으로 오세요.”
펜션으로 돌아와 바비큐 준비를 한다.
숯불을 세팅하고, 불을 피우고.
세팅을 다 마친 뒤.
치이익-
가져온 음식들을 그릴에 굽는다.
“와, 뜨거워.”
“조심해~.”
술은 맥주만 조금. 대신 음료수를 꽤 준비했다.
내가 운전해야 하기 때문도 있고, 수정이나 예화가 딱히 술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다.
“진현아, 자 아앙~.”
“아아~.”
어느 정도 고기가 익기 시작하자, 수정이가 곧바로 익은 고기 하나를 집어 쌈을 만들었다.
내 입에 쏙 넣어준 쌈을 나는 맛있게 씹어먹었다.
옆에서 그 모습을 지긋이 바라보던 예화 또한, 두 번째 고기를 집어 쌈을 내게 먹여주었다.
“나도...... 진현아 자, 아~.”
“아~. 우음, 흐. 맛있다.”
둘이 쌈을 싸줬으니 나도 줘야지.
수정이와 예화에게 쌈을 먹여주고, 고기, 소시지에 빵까지 굽기 시작했다.
“악, 다 탔다.”
“그러게...... 스읏. 빵은 좀 어렵다. 그래도 많이 사 왔으니까.”
“진현아 내가 해볼까?”
“아, 그럴래?”
서로 빵을 구우면서 점수를 매겨보기도 하고, 여러 가지로 즐겁게 놀았다.
“그래서, 그래서 있잖아~.”
“아하하.”
우리는 배가 터질 때까지 먹었다.
가을바람을 맞으며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반대편 그릴 식탁에서 지켜보고 있던 남자 3인조는 속으로 눈물을 삼키며 고기를 거칠게 씹었다.
‘인생, 시발......’
그들은 셋 모두, 3년째 애인이 없었다.
******
“이따 톡 할게~. 조심히 들어가.”
“응, 진현이 너도~.”
바비큐 파티까지 마친 다음, 우리는 서울로 올라왔다.
그다지 막히지 않고 빠르게 고속도로를 타서, 오후 3시쯤에는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나는 예화를 그녀의 빌라 입구까지 데려다주었다.
“잠깐 가까이 와봐.”
“응?”
그래도 굿바이 키스는 빼먹을 수 없지.
잠시 창문을 열고 예화를 부른 나는, 그녀가 내 말에 따라 얼굴을 들이밀자 쪽, 하고 기습적으로 입을 맞췄다.
“움......”
예화는 마치 알고 있었다는 듯 내 뽀뽀를 받아냈다.
가볍게 입을 맞추고 얼굴을 떨어뜨리는데, 뭔가 미묘한 표정의 예화가 보였다.
뭐지? 싶어 고개를 갸웃할 찰나, 예화가 갑자기 내 얼굴을 부여잡았다.
“으움? 움......!”
나는 그냥 가볍게 뽀뽀만 하고 가려고 했는데, 오히려 예화 쪽에서 거칠게 입을 맞춰왔다.
“츄웁, 쪽, 쪼옵, 쯉......♡”
입술을 빨고, 혀와 타액이 몇 번 오간다. 마음껏 내 입술을 맛본 다음에야 예화는 하아, 하아 숨을 몰아쉬며 만족한 듯 내 얼굴에서 손을 뗐다.
베시시 웃는 예화의 얼굴이 보인다.
“쪽, 쪼옵♡, 하아......”
“예화 너......”
“흐읏. 메롱, 복수야.”
예화는 입술을 베, 하고 내밀더니, 그대로 빌라 위로 도도도 올라갔다.
예상외의 행동에 내가 멍하니 예화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수정이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수정이는 뭔가 납득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으음, 역시 예화......”
약간 라이벌 의식을 느끼는 표정이다.
피식 웃은 나는 다시 운전대를 잡고 차를 몰았다.
예화와 헤어진 나는 그렇게 즐거운 3P 여행을 마치고 수정이와 함께 주택에 발을 디뎠다.
집에 돌아온 수정이는 잠시 휴식을 취하더니 뒤늦게 방송을 켰다.
나는 방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바라보았다.
어차피 예화도 조만간 같이 우리 집에서 살자고 할 거긴 하다만, 일단 블랙룸 업그레이드가 먼저니까.
[ 예화♡ : 아까 키스는 그냥 갑자기 살짝 질투 나서 그랬어 ]
[ 예화♡ : 기분 나쁘진 않았지......? ]
아니, 세상에!
그걸로 기분이 나쁘면 이세상 남자가 아니지.
나는 하트를 잔뜩 붙인 사랑 메시지를 예화한테 보낸 다음, 히로인 어플을 켰다.
블랙룸도 업그레이드 하고, 상자깡도 하고.
‘업그레이드 한 다음은 유정이 누나랑 다정이도......’
모두 블랙룸으로 부르면 될 것이다.
둘의 어머님을 올바른 방향으로 설득(?)하고 말이다.
전에 한번 다정이와 유정이 누나를 공략하기 전 국밥집에 갔을 때, 어머님의 얼굴을 본 적이 있었다.
그때 어머님은 나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나는 상당히 예쁜 외모를 자랑하시는 어머님의 얼굴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 뒤로도 히로인 어플의 아이템과 이용하기도 하고 코인으로 외모나 몸매 능력치를 올려줘 원격으로 지원을 해주었으니, 지금은 더 예뻐졌을 것이다.
[ 히로인 도전 퀘스트 ]
- 친모녀의 호감도를 모두 100 달성하세요.
- 보상 : 250,000코인, 호감도 100을 달성한 모녀의 평균 등급의 무작위 스킬 상자( 등록 당시 기준 )
애초에 이런 도전 퀘스트도 있고 말이다.
뭐, 그 밖에도 히로인 도전 퀘스트는 여러 가지 있었다. 진짜 엄청 많았다.
조금 목록을 내리자 또 하나가 눈에 띄었다.
[ 히로인 도전 퀘스트 ]
- 13세 이전, 3년 이상 함께 지냈던 소꿉친구의 호감도를 100 달성하세요.
- 보상 : 150,000코인, 공략한 히로인 등급의 무작위 스킬 상자( 등록 당시 기준 )
‘이건 은주랑 하린인데.’
소꿉친구에 관한 도전 퀘스트도 존재했다.
근데, 애초에 지금 둘이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둘 다 어렸을 때부터 되게 예뻤으니까, 어쩌면 다른 남자친구를 만들어서 하하호호 놀고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골키퍼가 있다고 골이 안 들어가는 게 아니다만......
‘진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한번 물어봐서 연락이라도 해볼까?’
일단 또 목록을 내렸다.
퀘스트들이 미칠 듯이 이어진다.
바가 5분의 4쯤 뒤로 간 후반부 퀘스트에는 뭐가 있을지 싶어서 읽어보았다.
[ 히로인 도전 퀘스트 ]
- 7000년 이상 살아온 이상의 에인션트 골드 드래곤의 처녀를 가져가세요.
- 보상 : 930,000,000코인, 판도라 박스, 용성군의 수호석
“미친.”
이건 또 뭐야.
나는 머리가 어질어질해짐을 느꼈다.
아무래도 델리아의 모유로 이 어지러움을 진정시켜야 할 것 같았다.
테에엥, 리아마망......
나는 방에서 나와 델리아의 방문을 노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