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 어플-199화 (199/303)

〈 199화 〉# h‍t‍tps:‍/‍/t.‍me/LinkMoa

‘여, 여기는......!’

프레즐과 시나몬 스틱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기다리던 예화는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보다 얼굴이 빨개졌다.

‘아니, 모텔이잖아!?’

순식간에 휴대폰을 끈 예화는 당황스러운 얼굴로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둘러보았다.

다행스럽게도 이쪽을 보는 사람은 없었다.

줄을 기다리던 사람들은 그저 서로서로 이야기하고 있거나. 자신처럼 휴대폰을 할 뿐.

사진을 본 사람은 한 명도 없어 보인다.

예화는 조심스럽게 화면을 가리고 다시 사진을 바라보았다.

모텔......

아니, 정확히 여기가 모텔인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아무튼!

수정이가 보낸 사진은 뭔가 되게 커다란 침대에 앉아서 진현이와 수정이가 둘이 딱 달라붙어서 찍은 사진이었다.

그냥 그런 사진이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수정이는 몸에 쫙 달라붙는 검은색 바니걸 복장에 토끼귀를 하고 있었고, 가장 문제인 진현이는 알몸에 팬티 한 장만 걸치고 있었다.

특히나 팬티 위로도 우뚝 솟은 진현이의 커다란 자지의 위용이 사진으로도 전해졌다.

꿀꺽......

‘이, 이게 대체 무슨......!’

귀까지 빨개진 예화는 더욱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사진 속에서 수정이는 진현이한테 가슴을 주물린 채로 V자를 하고 있었는데......

아, 아니 그런 사진을 찍는다고?

그보다 이런 사진을 나한테 보낸다고?

분명히 친구랑 놀러 가서 찍은 사진을 보내준다고 했는데?

혼란스러운 와중에 다시 톡을 보니까, 수정이한테 추가로 메시지가 와있었다.

[ 강수정 : 아;; 혹시 방금 사진 봤어?;; ]

수정이도 되게 당황스러워 보였다.

위쪽의 수정이가 보냈던 사진은 이미 삭제되어 없어져있었다. 휴,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 예화는 얼른 답장을 입력했다.

[ 나 : 아니? 너무 빨리 삭제돼서 못 봤는데, 왜? ]

아씨.

이거 너무 본 것 같이 적었나?

누가 봐도 그런데.

[ 강수정 : 아냐; 다행이다 ㅋㅋ 실수로 사진 잘못 보냈어 ㅋㅋㅋ ]

“후우.”

하지만, 실수라고 해도 한 번 눈에 들어온 사진은 예화의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야한 사진......

평소에도 둘은 그런 야한 사진을 많이 찍는 건가?

자신에게 자랑하듯 보내는 사진들은 그냥 데이트 사진들이라 이런 사진까지 찍을 줄은 전혀 몰랐다.

게다가 바니걸 복장이면......

그, 그런 걸 입고 한다고?

‘아, 그러고 보니......’

자신이 진현이를 오해해서 장롱 안에 숨어서 수정이와 진현이의 동영상을 찍어서 협박했을 때도, 둘은 상황극을 하고 있었다.

그때 분명 평범한 섹스는 단조롭다고 컨셉 플레이를 한다고 했는데......

그게 저건가......?

[ 강수정 : 암튼 다시 보낼 게 ㄱㄷㄱㄷ ]

[ 나 : 아, 응 ]

예화는 빨개졌던 얼굴과 두근거리는 가슴을 가라앉히고 진정시키며 다음 메시지를 기다렸다.

그리고.

[ 강수정 : ( 사진 ) ]

[ 강수정 : 아. ]

‘아니, 이게 무슨......’

다시 사진을 보고 얼굴이 달아올랐다.

******

[ 나 : 야 너 일부러 그러지 ㅡㅡ ]

[ 강수정 : 아니야;; 진짜 실수야 미안; 자꾸 이상한 사진이 올라가네, 이거 버근가??;;; ]

수정이의 야한 사진 보내기는 그 후로도 5, 6번인가 더 계속되었다.

솔직히 이쯤 되면 일부러인가 싶었지만, 사진을 삭제하는 속도가 너무나도 빨라 정말 실수인가 싶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한번 진현과 수정의 야한 사진을 보기 시작한 예화는, 세 번째 사진이 보내질 때부터는 아예 줄도 포기한 채 화장실로 가서 자세히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사진을 빠르게 저장부터 눌렀다.

보안폴더로 옮겨 저장된 사진은 너무나 야했다.

‘특히 마지막 사진은......!’

예화는 수정이가 바로 전 보냈던 사진을 떠올렸다.

개인적으로 팬이 된 만화작가 다정이.

너무나도 순둥하고, 귀엽고, 또 아기자기한 인상을 지닌 다정이가 설마 그렇게까지 야한 표정을 지을 수 있을 줄은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다.

심지어.

‘사, 삼피잖아 그거......’

예화도 3P가 뭔지 알고 있었다.

여자 둘이 동시에 한 남자랑 하는 거.

반대도 되지만 아무튼, 다정이는 수정이랑 함께 셋이서 한 침대에서 야한 사진을 찍은 것이다.

다정이도 교복을 입고 있었고, 수정이 또한 교복을 입고 있었다.

그냥 교복이지만, 속옷을 입지 않고 구멍이 뚫린 검은 색 스타킹을 신고 있었다는 점.

그리고 진현이가 둘을 안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 뒤로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는 안 봐도 훤했다.

‘설마 셋이서 같이 한다니......’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일인가.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예화의 머릿속은 이미 야한 생각으로 가득 차있었다.

[ 강수정 : ( 사진 ) ]

[ 강수정 : 아, 이번에는 제대로 보냈다 휴...... ]

[ 강수정 : 어때? 잘 나왔지 ㅋㅋ ]

혹시 또 야한 사진을 보내나 했는데, 수정이는 드디어 정상적인 사진을 보내왔다.

무슨 바닷가를 배경으로, 굉장히 예쁜 금발 여자와 둘이서 찍은 사진.

‘와, 뭐야?’

예뻐도 너무 예쁜데......

수정이한테 저런 친구가 있다는 소식은 들어본 적도 없었다. 뭐 랜덤채팅 같은 걸로 사귄 외국인 친구인가?

[ 나 : 와. 진짜 잘 나왔다~ ]

[ 강수정 : 그치. 어디게에? ]

‘으음.’

어딘지야 모르지.

바다가 다 거기서 거기니까.

그래도 아마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인천이나 화성 쪽 바다가 아닐까 싶었다.

예화는 잘 모르겠다고 답하고, 수정이와 톡을 마무리한 다음 밖으로 나왔다.

밖에는 진현이가 차를 깜빡이 켜고 기다리고 있었다.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 조수석에 타자 진현이가 웃는 얼굴로 맞이해준다.

“왔어?”

진현이의 표정이 밝다.

그런데 괜히 심술이 났다.

오늘은 진현이랑 둘이 여행을 와서 너무 기뻤는데, 수정이가 보낸 사진을 보자니 질투가 나기도 하고, 또 야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문득 그의 얼굴을 보니까, 좀 전에 봤던 그 다정이와 수정이 진현이 셋이 찍은 3P 사진에서 다정이의 얼굴 대신 자신의 얼굴이 대입되는 상상도 되었다.

만약 수정이한테 진현과의 관계를 들키면 자신도 그렇게......?

‘아니, 아니지.’

예화는 고개를 저었다.

들키면 끝이었다. 저렇게는 무슨. 분명 친구 관계를 더이상 유지하지 못할 게 분명하다.

절대 들키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문득 진현이가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예화는 고개를 갸웃했다.

“응? 왜에?”

“아니, 프레즐 먹고 싶다면서. 안 사 왔나 싶어서.”

“아.”

예화는 다시 안전벨트를 풀었다.

******

“진짜 경치 좋았어.”

“그러니까. 등대에 올라간 적은 처음이야.”

“나도.”

예화와의 데이트는 순조로웠다.

바다에 갔다가, 미술관에서 사진도 많이 찍고, 같이 등대 위에서 경치도 구경하고, 케이블카도 타고.

“그런데, 오늘은 사진 찍는 게 더 적극적이네?”

“응? 아니, 뭐......”

내가 말하자 예화가 살짝 수줍게 답했다.

미술관이야 애초에 찍을 게 많으니 그렇다고 치는데, 등대부터 케이블카까지 평소보다 사진을 훨씬 많이 찍은 예화였다.

풍경을 찍은 건 그대론데 나나, 나랑 같이 찍는 빈도가 압도적으로 증가했다.

‘아마도 수정이가 뭔가 했겠지.’

델리아의 투명과 비행 마법을 통해 같이 나와 예화를 미행하던 수정이가 뭔가 예화가 일부러 사진을 찍을 때마다 웃는 걸 보니 틀림없었다.

하지만 수정이는 내가 그녀의 미행을 눈치채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

‘안됐다 수정아.’

수정이가 나를 아주 사랑하는 것은 알지만, 예화와의 오봇한 데이트를 미행하다니.

예화와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 달콤한 키스를 나눌 때마다, 나는 살짝 삐진 수정이나 델리아의 표정을 주변 감지로 느껴야 했다.

그러니 쥬지로 혼내줘야지.

자고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는 법.

하지만, 내 자지는 수정이와 예화의 두 보지를 모두 가릴 수 있었다.

델리아까지도 물론 가릴 수 있지만, 관음 자위하는 델리아를 혼내주는 건 조금 뒤로 미루자.

‘오늘은 첫 번째 평화통일이다.’

흐흐 웃은 나는 다시 차에 시동을 켰다.

“이제 들어갈까?”

“응? 어딜?”

“펜션. 5시니까. 슬슬 쉬다가 같이 바비큐 파티하자.”

“아, 그래. 그러자.”

즐겁게 웃는 예화를 데리고 펜션에 돌아왔다.

수정이 약속 한 시간은 9시 넘어서.

아직 4시간이 넘게 남아있었지만, 나는 조금 더 일찍 예화를 덮쳤다.

“하아, 으응, 진현아.”

“혀 더 내밀어 봐.”

“응, 움, 쪽......”

펜션의 소파에 앉아 예화의 입술과 혀를 진득하게 빨고, 내 타액을 나눠준다.

예화는 열심히 내게 호응해 진한 키스를 나누었다.

“하아, 하아......”

“커튼 칠까?”

“마, 마음대로......”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예화의 입술에 쪽, 하고 입을 맞춘 나는 커튼을 쳤다.

******

“사랑해.”

“응, 나도......”

쪽, 쪼옵-

‘아, 좋아......’

진현과 키스를 하며 가슴을 주물리는 감촉을 즐기고 있던 예화는, 사랑 고백하는 그 장면을 수정이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꿈에도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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