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2화 〉# https://t.me/LinkMoa
나는 순식간에 예화 앞에 섰다. 내가 빠르게 거리를 좁히자 예화는 살짝 당황하며 몸을 주춤거렸다.
“자, 잠깐......”
“솔직히 말해봐요. 응? 왜 초대했어요.”
예화가 뒤로 한 발자국 뒷걸음질 칠 때마다, 나는 한 발자국 더 앞으로 다가갔다.
예화는 때마침 소파 근처에 서 있었다.
뒷걸음질 치던 예화는 소파에 앉게 되었고, 나는 예화의 바로 앞에 서서 예화를 내려다보는 형태가 되었다.
예화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녀는 평소와는 다른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가, 감기 걸릴까 봐......”
“진짜로 감기 걱정했어요?”
“네, 네에.”
“거짓말.”
나는 얼굴을 가까이했다.
얼굴을 들이대자 예화의 모습이 크게 눈에 들어왔다.
90대의 외모 능력치.
와. 이렇게 가까이서 봐도 피부가 탱글탱글했다. 진짜 예쁘다.
오밀조밀한 이목구비는 숨이 막혔다.
솔직히 예전 내 외모 능력치였으면 이렇게 들이대기 부담됐을 텐데, 지금은 나도 외모가 70대라 자신감이 넘쳤다. 역시 외모지상주의.
“지금 여기 저랑 예화 씨밖에 없어요. 예화씨 자취하잖아요. 거짓말 안 해도 되는데.”
“거짓말 아니거든요......!”
“저는 바이올린 준 거 그거 그냥 예화씨한테 점수 따려고 그랬는데, 예화 씨는 아니에요?”
나는 말하며 예화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예화의 어깨가 흠칫 떨렸다.
어느덧 거의 키스할 듯한 거리. 예화는 시선을 피하며 내 몸을 미약하게 밀어냈다.
“너, 너무 가까워요.”
“가까워서 싫어요?”
나는 꿈쩍도 안 했다.
오히려 정말로 키스할 듯 거리를 더욱 좁혔다.
“흣, 이러면 안 돼요.”
“뭐가 안 돼요.”
“......진현 씨는 이미 사귀는 사람 있잖아요.”
“근데요.”
“이러는 거 알면, 수정이가 슬퍼해요. 오늘 만난 다, 정이도......”
애써 다정이의 이름까지 꺼내는 예화를 보니까 웃음이 나온다.
나는 시선을 피하려고 고개와 눈을 이리저리 굴리는 예화를 따라 강제로 눈을 맞췄다.
“제 눈 똑바로 봐요.”
“으응, 안 돼요.”
“안 되면 저를 집에 초대부터 하면 안 됐죠. 네? 그냥 보냈어야지. 나 양다리 걸치는 것도 알면서.”
“그건......”
예화는 이렇게 들이대는 거에 약한 것 같았다.
그야 성격상 무턱대고 들이대면 고자킥과 펀치가 날아오겠지만, 지금처럼 이상야릇한 분위기에서는 그랬다.
애초에 호감도가 높고, 계속 유혹의 향기 스킬도 켜고 있으니까.
“솔직히 말해봐요. 오늘 점심때 질투하셨죠.”
“무슨 질투요......”
“다정이랑 저랑 사이좋아서 부러워한 거 아니에요? 그래서 오늘 이렇게 저 초대하고.”
“......몰라요.”
“자기가 불러놓고 왜 몰라.”
“응, 그게......”
말을 흐리는 예화를 나는 더욱 몰아붙였다.
“아니면, 정말로 그냥 옷만 말리고 저 보낼 생각이었어요?”
“으응, 몰라요.”
“으흫. 이것도 몰라요?”
예화의 가드는 무너질 듯하면서도 어정쩡하게 올라가 있었다.
하지만 어차피 입은 모른다고 해도 분위기로 달아올라 있으니까. 사실 가드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예화의 얼굴도 이미 한창 빨개져 있었다.
“안 되겠다. 예화 씨. 그냥 싫으면 피해요. 알았죠?”
나는 그렇게 계속 내빼는 예화의 입술을 그대로 덮쳐버렸다.
“네에? 잠까, 움......! 우움, 움, 으응, 쭙......!”
말랑말랑한 예화의 입술이 내 입술에 포개졌다.
감촉이 참 부드러웠다.
“으응, 움, 쭙, 쪼옥, 우음......”
아, 너무 좋다.
역시 예화의 입술은 수정이나 다른 여자들과는 또 다른 맛이 있었다. 몇 번이고 입술을 쪼옵 빨자 예화의 몸에서 힘이 조금씩 빠지는 게 느껴졌다.
“흐응, 하아......”
“어때요? 저번에 놀이공원에서 한 키스랑 비교해서?”
“하아, 하아......”
“대답 없는 걸 보니 모르나 보네. 모르면 알 때까지 더 해야겠다. 그죠?”
“응, 잠, 안 돼요. 움......!”
나는 다시 예화의 입술을 덮쳤다.
“으응, 응, 움, 우읍, 쯉......”
입을 벌리고 있을 때를 기회 삼아 혀까지 넣었다.
“쯉, 쪼옥, 응, 잠까! 쯉, 응! 츄읍,.....!”
예화의 혀는 미약하게 키스에 저항하는 듯했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내 혀를 자극해 더 진득한 키스가 될 뿐이었다.
입 안 곳곳을 탐험하고 입술과 혀를 진득하게 즐겼다. 예화한테서는 좀 전에 먹은 아이스크림 맛이 났다.
“파, 하아, 후, 하아......”
한동안 깊은 키스를 이어간 뒤 얼굴을 떼자 예화가 입을 벌린 채 숨을 몰아쉬었다.
번들거리는 입술과 달아올라오는 뺨을 보니 또다시 흥분되었다.
“아, 예화 씨 너무 예뻐요.”
“으응, 안 돼, 움, 안 돼에, 으응.”
나는 예화의 입술을 삼키듯이 빨았다.
“움, 쫍, 우움, 쭙...... 으움, 움!”
혀를 움직여 예화의 입술을 비집고 들어갔다. 치아를 훑자 예화의 이빨이 살짝 열렸다. 내 혀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츄웁, 쮸웁, 응, 아움, 쯉, 쬽, 츄웁......”
침이 섞이는 야한 소리가 들려오고, 예화는 거의 내게 안기는 자세가 되었다.
품속에서 미약하게 몸을 비틀며 저항하는 듯했지만, 그저 앙탈같이 느껴질 뿐이었다.
“으응, 움, 쯉, 으푸, 하아, 하아......”
나는 숨이 벅찰 때가 되어서야 예화를 풀어주었다.
서로의 침이 섞여 실선을 만든 가운데, 예화의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솔직히 말해요. 응? 예화 씨 저 좋아하죠.”
“......”
“왜 대답 안 하지. 키스도 피하라니까 안 피하고, 혀 들어오라고 입도 열어줬으면서.”
“그건 진현 씨가 피하지도 못하게......!”
“흐. 그럼 입은 왜 열어줬어요.”
“......”
예화는 대답이 없었다.
“키스는 좋았어요?”
“......몰라요.”
“진짜 다 모르네. 이게 튕기기만 하고.”
“으응, 그게에, 움! 쪽, 으응, 움......”
나는 예화의 입술을 쪼며 키스를 계속했다.
“으응, 움, 파, 하아, 이런 건 애인끼리, 으응, 쯉, 쪽.”
튕길 때는 또 그냥 키스.
유교걸인가.
하긴 예화의 아버님을 보면, 그런 분위기 속에서 자랐을 것 같기는 했다.
“쯉. 이런 건 애인끼리 하는 거라고요?”
“응, 으응, 쯉, 네, 우음.”
“그럼 우리도 애인 하면 되겠네요.”
“응, 파아, 네에?”
예화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우리 이미 키스했으니까 애인 아니에요? 흫, 마음 편하게 생각해요.”
“으응, 그걸 어떻게 편하게, 쭙, 생각해, 움, 으응.”
“솔직히 예화씨 성격에 진짜 싫으면 바로 거절했겠죠. 안 그래요?”
맞는 말이다.
예화는 기분이 안 내키면 아예 여지도 안 주는 스타일이었다.
나는 예화의 뒷목을 감싸 안고 진하게 키스했다.
“우움, 쪼옥, 움, 쭙......”
성감대가 입술과 혀라서 되게 좋네. 나는 예화의 입술을 빨며 혀로 예화의 혀를 쉴 새 없이 건드리며 괴롭혀주었다.
“응, 쫍, 쭈웁.”
“어때요? 키스 좋죠. 이제는 좀 솔직하게 말해봐요.”
“응, 으응......”
“아직도 튕기네.”
“쯉, 쮸웁, 파하, 응, 쫍.”
나는 진하게 키스하다 예화를 놔주었다.
“후, 그럼 우리 내기 하나 할래요?”
“응, 하아, 내기요......?”
“네, 예화 씨가 오늘 기분 나쁘면, 저 다시는 예화씨 안 건드릴게요.”
내 말에 예화는 약간 오묘한 표정을 지었다.
“......”
“뭐야. 실망했어요? 계속 건드려 줬으면 좋겠어?”
“아니거든요......!”
빽 하고 소리친 예화는 입을 오물거리다가 물었다.
“그럼...... 좋, 으면요?”
“좋으면 그냥 그대로 가는 거죠. 지금처럼. 저는 계속 예화씨한테 대시하고. 예화씨는 받든 말든 자유고. 응? 어때요.”
내 말에 예화의 눈이 가늘어진다.
“그게 뭐예요...... 결국, 그냥 하겠다는 거 아니에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그러게, 누가 남자를 집에 함부로 들이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