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4화 〉# https://t.me/LinkMoa
“근데 아직 바리스타 부분은 아무도 지원을 안 해주네요. 조건도 꽤 좋은데......”
“한명도 지원 안 했어?”
“네.”
유정이 누나는 나를 흘끗 바라보다가 마치 떠보듯 입을 열었다.
“......사실 아는 친구 중에 할만한 애가 한 명 있기는 한데.”
“오. 그래요?”
“응. 고등학교 동창인데, 커피 쪽으로 가고 싶다고 이번에 바리스타 1급 땄다는 애가 있어. 조건 보면 좋아할 것 같은데...... 연락해볼까?”
“저야 당연히 좋죠.”
“너...... 아니, 알았어. 애도 되게 착하고 카페 일도 많이 해봤다니까 분명 도움이 될 거야.”
착하다라...... 흠.
그래도 유정이 누나 친구니까 만약 좀 금빛이 덜해도 받아줘야지.
게다가 나는 능력치도 키워줄 수 있으니까.
재능 수치가 중요하다만, 진짜 괜찮은 사람이면 내가 인물 등록을 통해 능력치도 높여줄 수 있었다.
“아무튼, 오늘 누나 수고하셨어요. 오늘도 일 한 시간으로 쳐서 제가 급여 챙겨 드릴게요.”
“급여? 무슨, 괜찮아. 안 그래도 조건도 엄청 좋게 해주는데......”
“그럼 급여 대신 저녁 사드릴게요. 같이 먹어요. 아직 시간 남았으니까 다정이랑도 조금 놀고. 그건 괜찮죠?”
유정이 누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으응......”
“이리 와요.”
유정이 누나가 얌전히 내 가까이 몸을 붙였다.
나는 다정이한테 가기 전에 다시 한번 유정이 누나를 끌어안고 키스를 나눴다.
유정이 누나는, 아기새처럼 내 입술을 빨며 적극적으로 키스에 응했다.
******
“다 왔네.”
“으. 시간 너무 빨라요.”
윤다정은 진현과의 데이트에서 살짝 아쉬움을 느꼈다.
오늘도 오빠를 만나서 좋기는 했지만,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카페를 오픈하는 건 오빠한테 중요하기는 했지만, 면접과 자료 정리로 몇 시간이나 오빠와 놀 시간이 없어져 버려서 살짝 슬프다.
뭐, 테블릿을 가져가서 만화를 그렸기 때문에 마냥 시간을 죽이기만 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지.
“다음에 또 놀면 되지. 오픈하면 매일 볼 수 있잖아.”
“아, 그렇네요.”
오빠의 커다란 손이 살짝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자, 윤다정은 가슴이 두근거리는 걸 느꼈다.
잠깐의 스킨쉽도, 너무 좋다.
언제부터 오빠가 좋아졌냐고 묻는다면, 잘 대답하지 못하겠다.
처음에는 그냥 잘생긴 오빠한테 로또 대리 구매를 부탁할 뿐이었는데, 어느 순간 눈을 뜨니 가슴이 뛰었다.
“너 먼저 씻을래?”
“으응. 언니 먼저 씻어.”
집 앞까지 데려다준 진현이 오빠와 헤어진 다음, 다정은 화장실에 들어가는 언니를 바라보았다.
언니가 오빠와 함께 일하게 된 건 참 행운이었다.
언니가 오빠랑 잘 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하기도 했고, 오빠가 언니도 정말 잘 챙겨주는지 전보다 돈을 훨씬 잘 벌 수 있다고 했다.
윤다정은 책상에 앉아서 일기를 적었다.
‘오늘도 오빠가 많이 사줬지......’
저녁에 당구장에 노래방까지...... 솔직히 얻어먹기만 하는 건 그렇게 성에 차지 않았다.
언젠가 만화로 잘 성공해서 돈을 많이 벌면!
일단 당연히 엄마와 언니를 먼저 편하게 해드리고.
그 다음에는 오빠한테도 받은 만큼 돌려주자는 생각에 윤다정은 오늘도 오빠가 뭘 사줬는지 일기에 같이 적었다.
‘그리고 성공하려면 역시 만화를 많이 그려야지!’
히히.
그러니까 오늘은 수학 공부는 조금 미루자......
괜찮겠지?
윤다정은 테블릿을 꺼내서 다시 만화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오빠를 주인공 모티브로 설정하고, 자신을 여주인공이라고 생각하고 그린다. 그리니까 마치 오빠와의 일상이 만화가 된 기분이었다.
물론, 자극을 위해 MSG를 첨가하지만.
윤다정은 오늘 일을 회상하다가, 잠깐 오빠와 언니가 없어졌던 때를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그때 오빠 옷이 바뀌었지......?’
정장이 참 멋있었는데, 솔직히 처음 보고 심장이 엄청나게 두근거렸다. 그동안도 멋지게 옷을 입기는 했지만, 오늘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으니까.
진짜 어른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언니랑 잠깐 뭘 사러 나갔다 온 다음에 정장이 아닌 다른 옷으로 바뀌어 있었다. 뭐가 묻어서 갈아입었다고 했는데, 그럼 입고 온 정장은 어디에 있는가.
어디 보관해뒀다고 했는데, 살짝 말을 돌리는 느낌이었다.
‘그러고 보니 언니도 그랬지.’
말을 돌리거나 무언가 껄끄러운 일이 있으면 티가 났다. 지금까지 쭉 같이 살았으니까. 알 수 있었다.
저번에도 같이 만난 다음, 오빠가 언니와 할 말이 있다고 하고 언니가 늦게 들어왔을 때.
약간 말을 돌리는 그 특유의 표정이 있었다. 그게 오늘도 느껴졌다.
‘......에이.’
편의점에서 언니와 오빠가 만난 걸 처음 봤을 때처럼 잠깐 가슴이 아리듯 아팠지만, 윤다정은 고개를 저어 그 생각을 털어냈다.
언니가 얼마나 자기를 위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림도 공부도 자신에게 기회를 주고, 엄마를 도와 열심히 일하는 언니는 누구보다 떳떳하고 소중한 사람이었다.
“다 씻었다~. 너도 들어가.”
“아, 응!”
윤다정은 언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 왜?”
“으으응. 아무것도.”
윤다정은 웃음짓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화장실로 들어갔다.
역시, 언니는 평소대로의 언니였다.
******
“나왔다~.”
“어서 오세요. 진현님.”
유정다정 자매와 데이트를 마치고 원룸으로 돌아오자, 델리아가 나를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잘 있었어? 수정이는?”
“오늘은 오후 방송까지 한다고 아직 안 왔습니다.”
“아 맞다.”
내일 일요일은 드디어 주택으로의 이삿날이다.
이 원룸도 이제 작별이네.
이사로 인해 내일 수정이가 휴방하기 때문에, 오늘은 저번 여행 때 한 휴방들까지 합쳐서 오후까지 공포 게임 방송을 하는 것으로 때운다는 것 같다.
잠깐 방송 어플을 실행해 수정이의 방송을 보자, 조금 떨고 있는 수정이의 목소리와 그걸 보고 같이 무서워하거나 조롱하는 채팅창이 보였다.
‘잘 하고 있네.’
시청자수도 1000명을 돌파했다.
역시 레전드 리그만 주구장창 하는 게 문제였다. 탑신병 모드에 들어가면 수정이는 거침이 없으늬까.
방송이 잘 되고 있는 것을 확인한 나는 델리아의 뒤로 가서 델리아를 꼬옥 껴안았다.
아 좋다.
목덜미에 코를 박고 숨을 들이마시자 델리아의 냄새가 풍겨왔다. 나는 목을 쪽쪽 빨다가 귓불을 살짝 씹었다.
“진현님. 하읏......”
“리아야. 나 무릎베개해주라.”
“흐응. 알겠습니다.”
블랙룸 안으로 들어가 침대에 몸을 눕히고 델리아의 양 허벅지 사이에 머리를 기댄다.
눈앞에 말랑한 델리아의 가슴과 아름다운 얼굴이 보였다. 절경이었다.
델리아는 내 머리카락을 쓸어주었다.
“후우. 좋다.”
“하고 싶으면 언제든 말씀해주세요.”
“좀만 이따가. 지금은 이러고 있자.”
“네에......”
당장 델리아를 덮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우선 할 일이 있었다.
나는 히로인 어플을 실행해 내 정보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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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로인 어플 – 마이페이지 – 정보 – 내 정보 ]
◆ 기본 정보
- [ 이름 : 천진현 ]
- [ 나이, 성별 : 22세, 남성 ]
- [ 직업 : 카페 델리아 사장 ]
◆ 특수 정보
- [ 종합 평가 : 9등급 주인공 ]
- [ 보유 코인 : 61,415코인 ]
- [ 보유 스킬 : 10개 ] [+]
- [ 보유 히로인 : 4명 ] [+]
◆ 기본 능력치 정보
- [ 기본 육체 능력 평가 : 50.125 ] [+]
- [ 기본 정신 능력 평가 : 50 ] [+]
◆ 특화 능력치 정보
- [ 섹스 특화 능력 평가 : 50.5 ] [+]
- [ 마력 특화 능력 평가 : 8.5 ] [+]
◆ 현 상태
- [ 성욕 : 56 ] [ 식욕 : 21 ] [ 피로 : 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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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육체와 정신 능력치도 오르고, 특화 능력치도 생겼다.
처음 어플을 얻었을 때보다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도 부족하다.
코인 좀 쓰자.
히로인 어플이 뭐 코인뱅크도 아니고, 많이 가지고 있다고 이자를 쳐주지는 않았다.
카페에 투자할 아이템을 생각해도 코인이 많이 남으니까.
내 능력치도 쭉 올려주고, 수정이 방송 능력치도 올려주면 좋겠지.
일단 내 능력치부터 올려 볼까.
외모 50과 몸매 50을 달성한 후부터, 나는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서럽다 서러워.
내 이전 외모가 그리 구린가.
외모와 몸매를 50으로 늘린 후 사람들의 시선이 상당히 달라졌다.
오늘만 해도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러 온 사람들 중, 나에 대한 호감도가 20 이하인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옛날 외모였다면, 분명 평균 호감도가 적어도 5씩은 낮았겠지.
과연 외모가 개연성이라는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그럼 어떻게 해?
더 올려야지.
흐흣.
나는 능력치 [+] 버튼에 손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