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0화 〉# https://t.me/LinkMoa
“쭙, 쫍, 쪼옵.”
서로의 입술을 탐하는 키스가 이어졌다.
진현은 유정의 입술을 마치 쪼듯이 빨아먹었다. 그럴 때마다, 유정은 진현의 체취가 강해져 정신이 아찔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쫍, 쪼옥, 진현...... 하웁, 에움, 츄웁......”
입술끼리만 만나던 비교적 가벼운 키스는, 유정의 입이 열리자마자 끝이 났다.
진현의 혀는 틈을 놓치지 않고 바로 유정의 입속으로 침투했고, 침투한 혀는 마치 그곳이 제집인 것처럼 거칠게 유영했다.
“쬽, 츄읍, 츄릅, 쮸웁......”
조용한 방 안에 남녀의 혀가 얽히고설키는 야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유정은 까치발을 들고 진현의 품에 꼬옥 안겨서 진현의 리드에 모든 것을 맡겼다.
진현은 때로 혀로 유정의 혀 전체를 쓸어내리기도 했고, 아이스크림을 먹듯 혀 전체를 빨아주기도 했다.
‘하으...... 어떡해......’
유정은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너무......
너무나도 좋다.
혀와 혀를 섞는 행위가 어떻게 이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있지.
유정은 진현의 설육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자신을 꼬옥 껴안아 주는 손길도, 거침없이 입안을 휘젓는 혀도, 가까이서 진득하게 풍겨오는 체취도.
가슴의 두근거림과 맞물려 온몸이 환희에 떨고 있었다.
유정도 한창때의 여자였다. 지금까지 좋지 않은 형편에 일만 해와서 남자를 만나지 못했지만, 남자의 몸을 강렬하게 원할 때였다.
하물며 그 상대가 진현이라니.
이미 진현과 모텔에서 한번 관계를 맺으며 성에 눈을 뜬 유정은, 진현과 나누는 농밀한 키스에 머리가 하얗게 변하는 기분을 느꼈다.
“쪼옥, 레움-. 하아...... 진현아아...... 웁. 쭈웁, 츄웁, 쪼옥.......”
키스는 농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짙어져 갔다.
진현의 혀는 유정의 입안 구석구석을 쑤셨고, 서로의 타액이 혀를 타고 수없이 오갔다.
유정의 눈이 점차 몽롱하게 풀려갔다.
‘키스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구나.
유정은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키스는 일종의 선이었다.
그 선을 넘은 순간, 유정은 다정이를 생각하며 그동안 그나마 쌓아왔던 약간의 벽도 모두 허물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평생 이렇게 키스하고 싶다.
계속해서 이 맛을 느끼고 싶어.
그런 느낌이 들었다.
진현의 리드에 모든 걸 맡겼던 유정도, 어느 순간 적극적으로 혀를 움직이고 있었다. 자신의 혀의 움직임에 하나하나 반응하는 진현의 혀가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다.
“우움, 쭙, 쪼옥...... 프하아......”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해 떨어지자, 진현의 빙긋 웃는 표정이 눈앞에 보였다.
“안 된다더니 왜 이리 적극적이에요. 기분 좋아요?”
응......
너무 좋아.
계속 키스하고 싶어어.
라고 곧바로 말하지 못하는 건, 그래도. 그나마 다정이를 향해 남은 최후의 양심 같은 게 아닐까.
“몰라아...... 그런건-. 웁!? 우웁, 하움, 쯉, 쪼옥......”
한 번은 사고일 수 있지만, 두 번부터는 아니라고 하던데.
그 말이 딱 맞았다.
전에 진현이와 함께 술을 마시고 모텔에 갔던 건 사고로 치부할 수 있어도, 오늘도 이렇게 진현이에게 입술을 허락하고 적극적으로 키스를 하는 건 사고로 치부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닌, 자신의 의지로 진현과 이렇게 성적인 행위를 하는 것이었다.
근데, 너무 기분이 좋은 걸 어떡해......
다정아......
미안해.
“쪼옥, 쮸윱, 레웁, 꿀꺽......”
몽클.
어느덧 진현의 손길은 옆구리에서 배로, 배에서 가슴으로 이동한 상태였다.
커다란 진현의 손이 유정의 가슴을 부드럽게 주물렀다.
음탕한 손길로 가슴까지 주무르는데도 불구하고 유정은 진현을 제지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오히려 진현의 허리를 더 강하게 끌어안으며 혀를 격렬하게 섞을 뿐이었다.
이미 진현과의 키스로 흥분해 유두도 한껏 딱딱해진 상태였다.
진현은 한쪽 손으로는 가슴을 주무르고, 다른 쪽 손으로 유정의 엉덩이를 만졌다.
“츄웁, 쪼옥, 쭙, 하에......”
입을 때자 야한 은색 실선이 길게 이어졌다.
숨을 몰아쉬며 진현의 얼굴을 보자, 또다시 진현의 번들거리는 입술이 눈에 들어온다.
키스......
더 하고 싶어.
먼저 입을 맞추기 위해 입술을 가까이하는데, 진현은 쪽하고 가볍게 입을 맞추고는 입술을 뗐다.
아.
조금 더 하고 싶은데......
내심 아쉬운 마음에 진현을 바라보자, 진현이 슬며시 유정의 옆구리를 쓸었다.
“더 하고 싶어요?”
“......응.”
이미 한번 브레이크가 고장 난 유정은 부정을 택하지 않았다.
고개를 끄덕이는 유정에게 진현이 말했다.
“그럼 방 안으로 들어가요.”
“방......?”
유정은 진현의 눈길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아까 자신이 옷을 갈아입었던 그 방이었다.
키스하는데 굳이 방으로 들어갈 필요는 없는데.
‘호, 혹시......’
일전 모텔에서처럼 또 그런 야한 짓을 하려는 건가?
다정이도 있는데 여기서?
“너...... 아.”
하지만, 뭐라고 말도 하기 전에 진현은 유정을 슬며시 끌어안았다.
짙은 진현이 특유의 체취가 코를 찔렀다.
“싫으면 안 할게요. 누나가 결정해요.”
싫으면 안 한다.
저번에 모텔에서 자신에게 건넸던 말과 같은 말이었다.
유정은 입술을 삐죽였다.
‘치사해, 나쁜 남자......’
몸을 이렇게 달아오르게 해놓고, 또 선택권을 자신에게 주는 것처럼 떠넘긴다.
하지만 그런 나쁜 남자지만, 가슴에서 느껴지는 이 고동은 진짜였다.
‘그리고 나도 나쁘지......’
그냥 확실히 거절하면 되는 것을, 그러지 못했다.
몇 주 전에 진현이와 처음 데이트하며 느꼈던 그 두근거림과 고백, 다시 만났을 때 달라져 있던 진현의 모습, 여동생에 대한 열등감과 질투.
이 모든 게 뒤섞여, 유정은 다정과 자신에게 동시에 들이대는 진현에 대해 애매한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진현이 아무리 들이대도, 진현이 별로 매력적이지 않거나 그와의 행위가 기분 좋지 않았다면 단칼에 잘랐을 것이다.
그런데 옆에 있으면 두근거리고, 키스를 나누면 이렇게 온몸이 떨릴 정도로 기분이 좋다.
그동안 일하며 받은 스트레스나 가정사가 좋지 않아 받은 상처가 저절로 씻겨 내려갈 정도로.
그래, 키스만으로도 이렇게 좋은데.
유정은 지난번에 모텔에서 진현이와 보냈던 몇 시간을 떠올렸다.
인생에서 최고로 기분이 좋았던 몇 시간이었다.
만약 여기서 한 번 더 그 쾌감을 느낀다면, 정말 돌이키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도.
그래도......
두근두근.
심장 박동이 빠르게 울린다.
유정은 살짝 입을 뻐끔거리다가, 이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해도 돼.”
******
철컥.
사무실 안에서 통하는 또 하나의 방.
미래의 ‘야스룸’이 될 장소에 유정이 누나를 데려와 문을 잠갔다.
솔직히 오늘 바로 쓰게 될 줄은 몰랐는데.
야스룸 너 이녀석......!
오픈하기 전부터 열심히 일하는구나.
아직은 침대도, 소파도, 뭣도 없지만 분리된 넓은 공간만 있다면 섹스하기에는 충분했다.
나는 곧바로 사일런스 필드 스킬을 펼쳤다.
[ 스킬, ‘사일런스 필드’를 사용했습니다. ]
투명한 막이 나를 중심으로 구형으로 펼쳐졌다, 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스킬 사용자인 나는 그 범위를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사일런스 필드는 코인 소모값이 없었기 때문에, 블랙룸이나 다른 스킬들을 사용했을 때처럼 코인이 차감된다는 메시지는 뜨지 않는다.
사용 가능 범위는 사용자를 중심으로 반지름 1~5m.
나는 적당히 3m 정도로 필드를 펼쳤다.
“누나, 이리 와요.”
“으응......”
유정이 누나를 부르자, 누나는 마치 귀여운 동물처럼 내게 와서 살포시 안겼다. 나는 고개를 숙여서 아까 전처럼 유정이 누나의 입술에 다시 입을 맞췄다.
“우움, 쪽, 쪼옥.”
몇 번 입술을 빨고 혀를 내밀자, 유정이 누나도 금방 나를 따라서 혀를 섞어왔다.
“츄웁, 쭈웁, 쪼옥......”
농밀한 키스가 이어지며, 나는 누나의 몸 곳곳을 더듬었다.
가슴, 배, 등뼈, 옆구리, 엉덩이까지.
여러 곳을 더듬은 손이 이윽고 유정이 누나의 허벅지 사이로 들어가자, 누나가 몸을 움찔, 하고 몸을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