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7화 〉# https://t.me/LinkMoa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일요일에는 하루종일 델리아랑 꽁냥거리면서 쉬었다.
“쮸웁, 쪼옥.”
“후응♥. 많이 드세요 진현님.”
꽁냥거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렇고 그런 분위기가 나오게 되는 거 아니겠는가.
델리아의 핑크빛 돌기를 보면 입이 절로 그쪽으로 갔다. 일요일에도 델리아의 모유는 너무나도 맛있었다.
월요일부터는 새로 이사 갈 주택과 오픈할 카페를 돌아다녔다.
“안녕하세요. 잘 되고 있나요?”
“아, 물론입니다.”
인테리어가 잘 되고 있나 확인도 할 겸 의견도 낼 겸 다녀왔는데, 생각보다 일이 더 잘 진행되고 있었다.
수정이네 아버님이 연결해 준 인테리어 업자인 만큼, 속도나 디자인이나 전부 깔끔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카페 인테리어는 총 3주, 주택 인테리어는 총 2주가 조금 넘게 걸린다는 견적이 나왔다.
카페의 경우에는 2층이나 되고, 카페뿐 아니라 사무실까지 인테리어를 하여 카페와 연결하는 작업까지 해야 했기 때문에 빠른 3주면 상당히 빠는 편이었다.
여행을 가기 직전에 작업에 들어가서 주택은 이번 주에, 카페는 다음 주 중으로 완성이 된다.
“좀 드시면서 하세요.”
“어유, 감사합니다.”
들리는 김에 음료수도 챙겨서 나눠주니까 다들 좋아했다.
평일에는 주식도 많이 돌렸다.
그냥 차트를 보며 행운추적자가 인도해주는 대로 매수하고 팔고 하니까 수익이 절로 나왔다. 여행 경비는 금방 메꿀 수 있었고, 돈을 꾸준히 불려 나갔다.
수요일까지 그런 일상을 반복하고, 목요일에는 다정이와 데이트를 즐겼다.
5천 원어치 로또를 사고, 지난주에 당첨된 4등짜리 로또 5만 원어치를 찾아주자, 다정이는 오늘은 그걸로 놀자며 좋아했다.
“히잉, 벌써 5시 반이야.”
노래방에서 나와 휴대폰을 확인한 다정이가 우는 소리를 냈다.
나와 데이트를 한다고 해도, 다정이는 매일 공부에 더해 만화까지 열심히 그리는 일상을 지켰다. 그래서, 목요일에는 조금만 놀고 금방 들어가기로 약속했다.
“이제 가야지.”
“으우...... 공부하기 싫다아아.”
늘어지는 다정이도 귀여웠다.
“만화도 그려야 되잖아.”
“맞아요. 근데 만화 그리는 건 재밌는데, 공부는 싫어어...... 오빠는 공부 잘했어요?”
“맞춰봐.”
다정이가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동글동글한 눈망울이 이마부터 턱까지 찬찬히 훑는다.
다정이가 얼굴을 관찰하는 데도 내가 계속 눈을 마주치고 있자, 다정이는 자기 혼자서 볼을 붉히고 시선을 피했다.
“헤. 못했다에 1표.”
“땡~.”
“어? 오빠 공부 잘했어요?”
“아니, 엄청 못 했어.”
“악. 뭐에요.”
장난을 치며 버스 정류장까지 다정이를 데려다 주었다.
버스를 기다리며 다정이가 중얼거렸다.
“빨리 토요일 왔으면 좋겠다아”
“왜”
“그, 그야 주말이니까아......?”
나와의 데이트를 기다린다는 말로 해석해도 되겠지.
다정이는 아무래도 토요일 데이트를 더 좋아하는 것 같은데......
‘교복!’
솔직히 말해서 나는 목요일 데이트가 더 좋았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와서 하는 다정이의 교복 차림! 교복 데이트!
토요일에 입는 다정이의 사복도 좋지만, 역시 교복 차림은 과학이다.
뭔가......!
뭔가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그런 끌림이 존재했다.
“톡 할게요, 오빠!”
“어. 조심히 들어가고~.”
버스에 타서 싱긋 웃는 다정이에게 손을 흔든다.
근데 토요일에도 교복 입고 와달라고 하면 이상하게 쳐다보겠지.
뭐, 괜찮다.
카페를 오픈한 다음에는 카페에 놀러 와서 공부랑 만화를 그려도 된다고 떡밥을 많이 뿌려 놨으니까.
그 때부터는 다정이의 교복 차림을 매일매일 볼 수 있을 것이다.
[ 나 : ( 사진 ) ]
[ 나 : ( 사진 ) ]
다정이와 데이트하는 날이면, 당연히 유정이 누나의 질투를 유발하는 것도 필수 코스 중 하나였다.
다정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몇 장 엄선해 맛깔나게 보내준다.
어느덧 휴대폰 갤러리에는 수정이, 델리아, 다정이에 유정이 누나까지. 여자들이랑 함께 찍은 사질들로 즐비했다.
옛날에는 셀카도 잘 안 찍었는데......
레전드 리그 실버 티어를 달성하고, 브론즈가 아니게 된 것에 감격하여 휴대폰으로 자랑삼아 찍은 사진 같은 게 전부였다.
[ 유정이 누나 : 너 다정이랑 만날 때는 꼭 나한테 사진 보내더라? ]
누나 공략 스타일이 두근두근한 비밀 연애인데 어떻게 해.
나랑 바람펴야지.
대충 다정이 이야기로 티격태격하다가, 우리는 금방 카페 이야기로 넘어갔다.
[ 나 : 누나 이번 주 금요일까지 일한다고 했죠? 고럼 내일로 완전 끝? ]
[ 유정이 누나 : 응. 내일로 끝. ㅋㅋ 이제 다음 알바 안 봐도 된당. 오픈은 다음 주 금요일 맞지? ]
[ 나 : 맞아요. 아, 그리고 면접 본다는 사람 13명 있는데, 토요일 날 오라고 했으니 누나도 다정이랑 같이 나와요. ]
[ 유정이 누나 : 13명이나? ]
[ 나 : 시급이 쌔니까요. 근데 막상 오는 건 한 7~8명 일 듯싶어요. ]
게다가 곧바로 일하는 것도 아니라 일주일을 더 기다려야 오픈이기 때문에, 어쩌면 뽑아놓고도 알바생을 NTR당할 수도 있었다. 흑흑.
뭐, 모집공고에 다 적어놓기는 했다만, 보통 여러 곳을 지원해 놓고 합격한 곳 중에서 고르는 식으로 하기도 하니까.
다른 마음에 드는 곳에서 바로 일할 수 있다면 그쪽으로 빠질 수도 있었다.
그래도 오픈이 꽤 남았는데도 지원자가 꽤 된다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었다.
시급이 11,000원이면 좋은 편이니까.
지속적으로 갱신해서 상단에 모집공고를 올려준다면 오픈 전까지 알바생들을 다 모을 수 있을 것이다.
******
“진짜 마음에 든다. 고마워 수정아.”
전신거울을 둘러본 내가 감탄했다. 거울 안에는 웬 훤칠한 정장 차림의 남성이 서 있었다.
“헤헤. 다행이다. 안 맞으면 어쩔까 걱정했는데, 정말 멋있어. 아, 델리아가 고르는 거 도와줬다?”
“델리아도 고마워.”
“아니에요.”
기쁘게 미소 짓는 수정이와 델리아를 뒤로 하고 나는 다시 한번 전신거울을 바라보았다.
오......
살아있네!
과연 외모와 몸매 능력치가 높아서 그런가, 깔끔한 정장의 핏이 그대로 살아있다는 게 느껴졌다.
정장 차림을 한 내 모습은 내가 봐도 조금 멋있었다.
오늘은 금요일.
수정이, 델리아와 함께 데이트를 즐기다가, 수정이의 요청으로 백화점에 들렀다.
슬슬 가을과 겨울을 대비한 옷들을 살 때가 왔나 싶어서 그런가 했는데, 알고 보니 수정이가 내게 줄 깜짝 선물로 정장을 한 벌 주문해 놨다는 것이 아닌가!
가격도 상당히 비싼 놈이었다.
몇천만 원 그런 건 아니지만, 이백만 원이 넘는 가격의 정장이었다. 내 정확한 사이즈는 또 어떻게 알았는지 몸에도 아주 딱 맞았다.
“카페 오픈하고, 앞으로도 뭐 많이 할 거라며. 그러려면 정장 한 벌 정도는 있어야지.”
수정이는 어떻게 내 생각을 그리 잘 아는지 몰라. 물어보니 여행 가기 전에 주문을 넣어뒀다는데, 솔직히 조금 감동했다.
아이러브유 수정!
오늘도 미친 듯이 사랑해줘야지.
“기왕 온 김에 쇼핑도 좀 할까?”
“그럴까?”
쇼핑이라고 읽고, 지름이라고 적는다.
수정이가 비싼 걸 사줬으니, 나 또한 수정이한테 선물을 많이 사주었다.
그럴 필요 없다고는 하지만, 가을옷과 겨울옷에 더해 가방까지 사주니 금방 얼굴에 미소가 만연했다.
“오. 그거 느낌 있다.”
“진짜. 너무 잘 어울려.”
“......”
우리 둘의 칭찬에 델리아는 수줍게 웃었다. 당연히 수정이만 사주지는 않았고, 델리아한테도 옷을 많이 사줬다.
정장을 맞췄으니 당연히 시계와 구두도 사야지.
멋진 브랜드 시계에 구두까지 맞춘 후에야 우리 셋은 백화점에서 나왔다.
“그거 다 들고 가실 수 있겠어요......?”
구두를 살 때 엄청난 양의 짐을 보고 직원이 걱정 어린 소리를 했지만, 우리에게는 불필요한 이야기였다.
“블랙룸.”
[ 스킬, ‘블랙룸’을 사용했습니다. 소모값으로 10코인이 차감됩니다. ( 남은 코인 : 55,428 ) ]
우리는 근처에 있는 건물 화장실에 들어가 블랙룸을 소환하고 그 안에 짐을 모두 넣은 뒤에 다시 나왔다.
수정이에 이어 델리아와도 매일매일 섹스를 하니, 섹스 일일 퀘스트도, 히로인 일일 퀘스트도 깰 수 있는 것들이 많아져 코인 모으는 속도도 빨라졌다.
“에움, 쪼옥, 쭈웁...... 후아. 진현아아♥.”
“흐앙! 하윽......! 진현니임. 하응♥!”
나와 수정이, 델리아는 그렇게 다시 원룸으로 돌아와 차례로 질척한 섹스를 즐겼다.
******
아르바이트생 면접을 보는데, 굳이 정장까지 갖춰 입을 필요는 없다.
적당히 깔끔한 복장을 하는 편이 면접을 보러 오는 아르바이트생 입장에서도 편하겠지만......
그래도 어떻게 해.
기껏 수정이가 사 줬는데, 입어야지. 흐흐.
수정이와 델리아가 차려준 맛있는 아침을 먹고 조금 쉰 뒤 씻고 나와 정장을 입자, 델리아가 사랑스러운 손길로 내 정장과 넥타이를 잘 여며주었다.
스윽스윽.
부드럽게 넥타이와 티셔츠를 만져준다.
현관문 앞에서 이러고 있으니 진짜로 신혼부부 같았다.
수정이가 있었다면 자기도 해주겠다고 불쑥 끼어들었겠지만, 수정이는 이미 방송하러 위로 올라간 상황이었다.
“면접 잘하고 오세요, 진현님.”
“델리아도 집 잘 보고 있어?”
지그시.
우리는 서로 눈이 맞았다.
묘한 분위기 속에 델리아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살짝 내민 앵두색 입술이 너무나도 탐스러웠다.
쪽, 입술을 맞추고 떨어지자 델리아가 베시시 웃었다.
솔직히 혀도 집어넣고 싶은데, 그러면 너무 무드가 없으니까.
“늦게 오십니까......?”
“아마도? 저녁에 올 것 같은데.”
다정이 로또 사주고, 유정이 누나랑 같이 면접도 하고.
솔직히 아르바이트 면접이라는 게 정말로 별거 없어서, 그냥 얼굴 마주 보고 몇 마디 이야기만 나누면 끝이다.
나도 그냥 기초적인 것들만 물어보고, 나머지는 행운추적자가 뿜는 황금색 기운과 히로인 어플의 인물 등록 꼼수를 통해 대상의 성향을 판별하는 식으로 알바생을 뽑을 생각이다.
일찍 온다면 일찍 올 수 있지만......
기왕 자매를 만나는데.
같이 데이트도 하고 그래야지.
“그렇습니까......”
내 대답에 델리아의 볼이 빵빵해졌다.
입술이 다른 의미로 삐죽 튀어나왔다.
델리아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한 번으로는 안 됩니다......”
“몇 번이면 되는데?”
“한...... 다섯 번?”
델리아의 양 눈이 다시 감긴다.
부드러운 양 볼에 홍조가 연꽃처럼 피어났다.
나는 피식 웃고는, 다시 델리아의 부드러운 입술에 입을 맞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