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 어플-105화 (105/303)

〈 105화 〉# htt‍ps://‍t‍.m‍e‍/‍LinkM‍oa

호텔의 조식은 과연 소문대로의 맛이었다.

음식의 퀼리티나 종류나 매우 만족스러웠다. 뭐, 비싼 아침이었기 때문에 맛있어야 하는 게 당연하다만.

“너 너무 많이 먹은 거 아니야?”

“그러게. 흐아. 배불러어.”

수정이는 맛있다고 음식을 꽉꽉 담은 접시를 4개나 해치웠다. 아는 맛이 아닌 이국적인 맛이기 때문에 더욱 끌렸던 것 같다.

“푸. 그래 보인다. 아주 배가 볼록 나왔어. 너 그러다가 뚱뚱이 된다?”

“흐학. 하지마아.”

수정이의 배를 콕콕 찌르자, 수정이는 몸을 비틀며 꺄르르 웃었다.

“뚱뚱이...... 이게 음식으로 나온 배가 아니라 진현이 아이여야 하는뎅.”

“아이? 임신하고 싶어?”

“응.”

내 물음에 수정이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어여쁜 여자가 임신하고 싶다는 말을 들으니 자지가 벌떡 서서 임신시켜 주고 싶기는 한데, 그래도 지금 임신하면 좀 그러지.

“나중에 꼭 임신시켜줄 게, 나중에. 응?”

“나중이 언젠데에......?”

“으흐음. 결혼하면?”

“진짜지? 그렇게 말해놓고 결혼 안 하는 거 아니지?”

수정이의 물음에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다 같이 결혼하자.”

“다 같이라......”

수정이의 눈이 가늘어졌다.

“혹시 그때 되면 막 부인만 10명 넘는 거 아니야?”

“......”

“저기요? 진현씨? 주인니임? 왜 대답이 없어.”

고개를 돌려 대답을 회피하는 내게 수정이가 손을 포개며 피식 웃었다.

“괜찮아. 앞으로도 나 계속 사랑해주며-.”

“물론이지. 우리 수정이 사랑해~.”

“와아. 이럴 때만 대답 빠른 거 봐. 대박. 델리아 응? 진현이 완전 치사한 거 봤어?”

“우움. 네, 봤어요. 언니.”

델리아는 버섯 크림스프에 빵을 찍어 먹으며 수정이의 말에 대답했다.

수정이는 델리아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델리아의 옆에 쌓인 접시에 입을 벌렸다.

직원이 수시로 치워주는데도 벌써 2접시가 쌓여 있다.

“근데 진짜 델리아 위장도 어떻게 돼 있는지 궁금하긴 하다.”

위장이 아니라 뭐 음식을 에너지로 치환해서 보관한다고 하던데......

10접시가 넘도록 음식을 해치우는 걸 실시간으로 보면, 그럴 의문이 드는 건 지당하긴 했다.

수정이가 걱정하듯 말했다.

“해수욕장에서 놀려면 너무 많이 먹으면 안 돼.”

“괜찮아요. 저는 그냥 해변에 앉아만 있을 거라.”

“그래? 기껏 왔는데, 발은 담글 거지?”

“아. 그 정도라면......”

우리는 디저트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계속되는 델리아의 먹방을 지켜보았다. 델리아는 15접시 정도를 뚝딱 해치우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다 먹었습니다. 후아.”

“여기 1인당 얼마라고 했지?”

“그냥은 9만 원. 호텔 이용자는 6만 원 정도?”

“6만 원이라. 델리아가 혼자서 뽕 다 뽑았네.”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간은 8시가 조금 넘어있었다.

“이제 바로 해수욕장으로 갈까?”

“양치는? 나 화장실도 가고 싶은데.”

“아 그러네. 방에 다시 들러야겠다. 그럼 수영가방 괜히 가져왔네.”

우리는 호텔 방에 들러 정비를 하고 해수욕장에 가기로 했다.

그렇게 레스토랑을 나가려는데, 레스토랑의 출구 근처 테이블에 앉아있던 여자 3인방도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선이 자연스럽게 테이블로 향했다.

‘오......’

세 명의 여자는 굉장히 예뻤다.

은발을 길게 늘어뜨린 여자, 포니테일로 머리를 묶은 여자, 그리고 금발의 여자까지 있었는데, 셋 다 굉장한 미인이었다.

굳이 순위를 매기자면 포니테일녀, 은발녀, 금발녀 정도의 순서일까.

만약 서양 사람이 저 셋을 본다면 금발녀를 제일로 뽑을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동양적인 얼굴을 더 선호했기 때문에 포니테일녀와 은발녀가 더 취향에 맞았다.

‘저 두 사람도 여행객인가......? 아니, 외국인이랑 같이 있는 걸 보면 유학생이나 혼혈일 수도 있겠네.’

몸매는 금발 여자가 제일 좋아 보이긴 했지만, 다른 두 명은 딱히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순위를 매기는 건 의미가 없어 보였다.

금발녀는 배꼽이 다 드러나는 화끈한 티셔츠와 짧은 핫팬츠를 입고 있었다.

운동으로 다져진 늘씬한 몸매와 기다란 다리의 각선미가 시선을 확 사로잡는다.

“우리 오늘 일정이 어떻게 돼?”

“해수욕장에서 놀고, 점심. 근처에 되게 큰 수족관이 있는 것 같더라고. 거기도 한번 들리고...... 나머지는 자유야.”

생각은 굉장히 길었지만, 내 시선이 그녀들을 몸을 훑는 데는 1초의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나는 수정이의 물음에 태연하게 대답하며 시선을 돌렸다.

******

소화도 시킬 겸 우리는 호텔의 화장실에 들린 다음 근처를 산책하듯 걸었다.

“진짜 미국에 왔다는 게 실감난다. 나무가 달라. 뭔가 분위기도 다르고......”

“인정, 인정.”

수정이의 툭 던진 감상에 나는 공감했다.

공기가 다르다.

좋고 나쁘다를 떠나서, 느껴지는 느낌 자체가 다르다고 해야 하나다.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죄다 외국 사람들이고.

그래도 여행을 와서 그런지, 거리를 거니는데 뭔가 자유로운 느낌이 느껴져 상당히 좋았다.

“와아. 물색 진짜 예쁘다. 바다는 되게 오랜만이야. 모래 느낌도 좋아.”

해수욕장에 도착해 수정이가 흥분하며 말했다.

“나도. 날씨도 딱 적당하다. 오늘은 햇볕이 쨍쨍하네.”

“진짜. 근데 사람이 좀 적다?”

“적으면 더 좋지. 우리끼리 즐길 수 있으니까.”

수정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막 풍경 사진을 찍어댔다.

나는 당연히 수정이가 찍는 사진의 중심이 되어, 수정이의 옆에 출연했다. 델리아도 마찬가지.

“자자. 왔으면 빨리 수영하러 가자.”

사진만 20장을 넘게 찍으니 슬슬 감질맛이 났다. 내 요청에 수정이가 입꼬리를 말아올렸다.

“흐흥. 우리 수영복 차림을 빨리 보고 싶은 게 아니고?”

“흐. 잘 아네. 알면 어서 갈아입고 와.”

“가자 델리아~.”

수정이는 델리아를 데리고 탈의 및 샤워실 부스로 갔다. 나도 남성용 부스에서 옷을 갈아입었다.

뭐, 남자 수영복이야 뭐 사각형 빤스 한 장뿐이지만.

옛날에는 몸에 자신이 없었지만, 지금은 수영복을 입는데 한 점 부끄러움이 없었다.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나와 주변을 둘러보며 5분쯤 기다리고 있자, 여성용 부스에서 수정이와 델리아가 터벅터벅 걸어 나왔다.

“오오......”

섹시하다.

굉장히 섹시하다.

저번 주 목요일.

그러니까 내가 다정이와 데이트를 하러 나간 날, 수정이와 델리아도 각자 수영복을 사러 둘이서 외출했었다.

무슨 수영복을 샀냐고 해도 내게 비밀로 해서 뭔가 했더니, 수정이는 시스루 모노키니를, 델리아는 레쉬가드를 입고 나왔다.

“어때에? 어울려?”

수정이는 살짝 얼굴을 붉히고 내 앞에서 상체를 숙여 애교를 부리며, 한 바퀴 몸을 돌렸다.

비키니보다는 노출이 적지만, 잘록한 허리와 등이 살짝 보이는 수영복이었기 때문에 수정이는 좀 부끄러운 듯했다.

“진짜 예쁘다 수정아. 엄청꼴려. 솔직히 비키니보다 더 꼴린다.”

대놓고 다 노출한 것보다 이렇게 옆구리나 등을 포인트로 살결이 조금 보이는 편이 더욱 음심을 자극했다.

게다가 시스루까지 덮여있어서 그런가. 이전에 수정이가 나와 섹스를 하려고 승부 슬립을 준비했을 때와 비슷한 꼴림도였다.

내 칭찬에 수정이는 정말로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흐흐. 아! 지금 자지 움찔움찔거렸다.”

“아.”

나는 하반신에 짝 달라붙는 수영복을 입었기 때문에, 자세히 보면 자지의 형태가 그대로 보였다.

그래도 그걸 어떻게 판별하지?

얘도 내 자지를 관찰하고 있었나?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좀 헐렁한 트렁크 수영복 살걸.

“히히. 발기할 것 같아?”

“자극하지 마. 참고 있어.”

“흐흥~.”

나는 이번에는 수정이에게서 눈을 돌려 이번엔 델리아를 바라보았다.

내가 바라보자 델리아는 수줍게 미소지었다.

델리아가 입고 있는 수영복은 전신을 다 가려주는 레쉬가드.

레쉬가드......

레쉬가드......

후우. 사알짝.

그래. 좀 많이 아쉬운데.

레쉬가드 수영복이 몸에 착 달라붙어 델리아의 완벽한 몸매가 어느 정도 부각 되긴 하지만, 노출이라고는 아예 없는 선택지였다.

그나마 종아리와 허벅지 살짝 정도?

아쉬워하는 내 표정을 봤는지, 델리아의 얼굴에 수심이 드리웠다.

“진현님. 별로...... 마음에 안 드십니까?”

명백하게 슬퍼 보이는 표정.

여기서 ‘그래, 쓰레기 같은 수영복이네’라고 말하면 진심으로 눈물을 보일 것 같다.

“아냐~ 마음에 안 들기는, 너무 예뻐 델리아. 근데, 그냥 델리아도 수정이처럼 섹시한 수영복 입어도 될 텐데~ 그런 생각 한 거야.”

내 말에 델리아의 표정이 풀어졌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 수줍은 표정을 하며 말을 이었다.

“지, 진현님 말고는 제 몸을 보여주기 싫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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