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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인 어플-72화 (72/303)

〈 72화 〉# htt‍ps://t.me‍/LinkMo‍a

자리가 50석은 넘어 보이는 중간 규모의 식당.

점심 식사 시간이 지났는데도 사람들이 꽤 많다.

활발하게 돌아가는 선풍기 바람을 맞으며 음식을 기다리자, 마침내 종업원이 고기가 한가득 든 뚝배기를 상 위에 올려놨다.

“뼈 특 나왔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네~! 맛있게 드세요.”

생긋 웃으며 서빙을 해준 다음 바로 다른 자리로 가 주문을 받는 여성.

나는 그 여성의 뒷모습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저 사람이 다정이랑 유정이 누나의 어머님인가......’

다 큰 애가 둘 딸린 아줌마라고는 잘 생각되지 않는 외견이다.

과연 어여쁜 자매를 낳으신 만큼, 아직 젊어 보이고 외모 또한 바래지 않으셨다.

다만, 내가 다정이네 집안의 사정을 알고 있기 때문인가. 어머님의 영업용 미소 뒤편으로 약간의 수심이 느껴졌다.

수정이네 어머님은 근심 걱정 하나 없이 남편과 즐거운 생활을 보내는 것으로 보였다면, 다정이네 어머님은 그 반대라 할 수 있겠다.

‘그나저나 설마 다정이랑 유정이 누나가 자매였다니.’

보글보글 끓는 뼈 해장국의 뼈와 살코기를 분리하며, 나는 생각에 잠겼다.

행운추적자를 통해 다정이네 집을 찾아갔을 때, 내가 본 여성은 분명히 유정이 누나였다.

얼굴을 헷갈릴 리가 없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몇 개월 동안 봐온 얼굴이며, 무려 히로인 어플을 얻고 처음으로 어플의 힘을 이용해 무언가를 하려고 했던 여성이었으니까.

특히 카라멜 팝콘의 향과 사이다의 달콤함이 적절히 섞인, 유정이 누나와 나눈 첫 키스는 아직도 내 기억에 강렬하게 남아 있었다.

그런 유정이 누나는 다정이네 집 문을 열고 들어갔다.

‘윤다정 그리고 윤유정.’

그래.

생각해보면 딱 들어맞기는 했다.

애초에 이름부터 비슷하니까.

유정이 누나는 동생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고, 다정이는 언니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한다고 했다.

‘그리고.’

둘의 얼굴 또한 닮아 있었다.

다정이와 유정이 누나는 둘 다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인상을 지녔다.

유정이 누나는 그 동글동글한 귀여움에 조금 시원스럽고 상큼한 맛이 가미된 인상이지만, 기본적으로 둘 다 풍기는 느낌이 비슷했다.

둘 다 성격이 밝은 것 또한 공통점이리라.

그렇게 둘이 자매인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확신으로 바꿔준 것이 바로 이 식당이다.

마침 배가 고파서 어디서 밥을 먹을까 생각하던 도중, 다정이네 어머님이 식당에서 일한다는 말이 떠올라 행운추적자의 힘을 빌려 이 식당을 찾아냈다.

행운추적자에게는 각각 윤다정과 윤유정네 어머님이 있는 곳을 찾아 달라고 질문을 했는데, 결과가 같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스스로 한 질문에 나는 피식 웃었다.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당연히 유정이 누나도 공략해야지!’

한 번 유정이 누나의 고백을 찬 내가 다시 공략하겠다고 하는 것도 웃겼지만, 오늘 그녀의 얼굴을 직접 보니까 생각이 달라졌다.

공략하고 싶다......!

문득 그런 마음이 들었다.

애초에 다정이는 히로인으로 삼았기 때문에 무조건 공략을 해야 했고, 유정이 누나는 그런 다정이의 언니라는 포지션도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것은......!’

그 몸에 좋고, 맛도 좋다는 자매 덮밥!

하렘 하우스에 수정이와 델리아, 그리고 다정유정 자매가 함께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흐뭇.

상상만 해도 흐뭇한 미소가 떠오른다.

특히 자매가 동시에 내게 봉사하는 그림은 예술적이라 평가할 수 있으리라.

본래는 다정이만 공략하고 그 가족은 건드리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된 이상 전면철회다.

애초에 처음에는 사탕을 통해서 3시간 동안만 호감도를 올릴 수 있었기에, 뒷일이 무서워 유정이 누나의 고백을 거절한 것 뿐이지. 유정이 누나는 충분히 매력적인 여성이었다.

‘다만 히로인의 자리가 모자란 게 흠이라면 흠이네.’

우선 다정이랑 델리아를 공략하고, 다음 등급으로 승급해서 히로인의 자리가 늘어나면 유정이 누나까지 히로인으로 만들자.

서브 히로인이라는 시스템도 있기는 한데, 어차피 등급이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자리가 생기니까. 서브 히로인은 정말 급하면 사용하자.

‘하렘 문제는 어차피 호감도 100을 찍으면 어떻게든 잘 해결될 수 있고.’

어떻게든 잘 그녀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면 자매 덮밥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결론이 나왔다.

‘아따. 해장국도 맛있네.’

뼈를 사악 발라서 고기 전부를 뚝배기에 투하하고 밥을 시원하게 말아서 먹는다.

다정이와 유정이 누나의 옷을 벗겨서 먹는 상상을 하며 숟갈을 떠 입안에 넣으니 환상적이다.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국물 한 방울 남김없이 삭삭 비워 먹고 난 뒤 계산을 하고 나왔다.

대충 앞으로 어떤 식으로 행동할까.

그 방향은 정해진 것 같다.

‘우선은.’

내 첫 단독주택. 즉, 하렘 하우스를 다정이네 집에서 가까운 쪽에 마련한다. 그리고 그 근처에서 사업을 운영하면 될 것이다.

‘다정이네 어머님도 있으니까.’

마침 잘된 일이다.

다정이네 어머님은 빚을 갚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계신다. 그녀는 분명 급여가 높은 일을 원할 것이다.

어차피 내가 사업을 하면 일을 맡길 사람이 필요했다.

근처에 내가 창업을 한 뒤, 다정이네 어머님을 총괄 매니저로 고용해 높은 임금을 주면 될 것이다.

일이야 특화 능력치를 개방해주면 잘하게 될 것이고, 신뢰의 문제 또한 언젠가 장모님이 될 사람이니까 믿고 맡길 수 있겠지.

‘그리고 매출액에 따라 인센티브도 빵빵하게 챙겨주고.’

히로인 어플 상점의 아이템을 이용해 최대한 영업이 잘되게 해주면 될 것이다.

그러면서 유정이 누나도 일하는 곳을 옮기게 하고, 내 가게니까 자주 마주치면서 슬쩍슬쩍 호감도를 올려주고 다정이를 공략하면 좋겠지.

흐흣. 좋다.

때마침 근처에 왔으니 부동산이나 좀 더 돌아다니자.

나는 웃으며 길을 걸었다.

******

[ 윤다정 : ㅋㅋ 아저씨. 저 방금 오늘 음악 수행평가 만점 받았어요. 반에서 딱 2명임. ]

오전 11시.

원룸 소파에 앉아서 쉬고 있자, 다정이가 톡을 보내왔다.

내 원룸에는 본래 소파 같은 게 없었지만, 블랙룸의 자판기에서 가구를 몇 개 더 구매해 원룸에도 배치해 두었다.

[ 나 : 와~ 너무 대단하다. ]

[ 윤다정 : 헐. 너무 영혼 없는 거 아니에요? ㅡㅡ ]

다정이는 아침 등교 시간마다 내게 톡을 하다가, 이제는 그냥 심심하면 톡을 날리는 지경이 되었다.

뭐, 싫지는 않지만.

[ 나 : 그런데 너 지금 학교 아니야? ]

[ 윤다정 : ? 맞아요. ]

[ 나 : 톡 어케해. 요즘은 학교에서 폰 안 걷냐? ]

잠시 후 답장이 왔다.

[ 윤다정 : 걷는 데도 있고, 안 걷는 데도 있어요. ]

[ 나 : ㅋㅋ 그거야 그렇겠지. 너희는? ]

[ 윤다정 : 걷어요. ]

그런데 안 냈다는 건가?

[ 나 : 와. 다정이 완전 양아치였네. ]

[ 윤다정 : 아니거덩요. ㅡㅡ 그냥 검색할 것도 있어서 안 낸 것뿐이에요. ]

[ 나 : 걸리면 뺏기지 않아? ]

[ 윤다정 : 맞아요. 근데 저 숨기기 고수라서 한 번도 걸린 적 없어요. 짱이죠? ]

이렇게 톡하다 보면 확실히 고등학생이라는 티가 났다.

[ 나 : 안 걸릴 생각이나 하고, 고3이면 공부해야지. ]

[ 윤다정 : 대박. 아저씨한테 그런 이야기 들을 줄 몰랐어요. ]

그건 무슨 뜻인가.

설마 내가 공부 못하게 생겼다는 건가?

‘골든 정답이네.’

물론, 히로인 어플을 얻은 지금이야 공부에 관련된 특화 능력치를 올려 열공하면 잘할 수 있겠지만......

[ 나 : 그냥 열심히 한다고 해서 물어봤어. ]

[ 윤다정 : ㅋㅋ 열심히는 하고 있어요. 공부도. 물론, 그림 쪽을 더 열심히 하지만요. ]

[ 나 : 그림? ]

[ 윤다정 : 네. 제 꿈이 만화가거든요. ]

이건 또 처음 듣는 소리다.

만화가라......

[ 나 : 그럼 대학은 어떻게 해? 가는 거야? ]

[ 윤다정 : 그건 아직 몰라요.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그리고 있는데, 잘 되면 안 가려고 해요. 그런데 잘 안 되면 엄마랑 언니가 가라고 해서, 일단은 공부도 좀 하고 있어요. 올해 안에 결정하려고요. ]

[ 나 : 오올. 열심히 하는데? ]

[ 윤다정 : 그쵸? 톡도 쉬는 시간에 잠깐 하는 거뿐이라고요. ]

엄청난 우등생이다.

그렇게 내가 톡을 하면서 웃고 있자, 문득 옆에서 수정이가 나를 불렀다.

“진현아, 진현아.”

“응?”

꾹.

수정이의 부름에 고개를 돌리니 그녀의 가는 손가락이 내 볼을 콕, 하고 찔렀다.

와.

이 장난 오랜만에 당해보네.

수정이는 살짝 질투 어린 표정으로 나를 흘긋 올려다보았다.

“뭐해에?”

“톡 하지.”

“누구랑 그렇게 열심히?”

내가 화면을 보여주자 수정이가 화면을 스윽 훑더니 물었다.

“여자야?”

“응.”

내 간단한 대답에 수정이의 볼이 빵빵해진다.

귀엽네 귀여워.

콕.

이번에는 내가 손가락으로 그녀의 볼을 찌른다.

그런데 어찌나 빵빵하게 불었는지, 한번 찌른 것으로는 바람이 빠지지 않았다.

나는 그냥 그녀의 볼을 쓰다듬었다.

“질투하는 거야?”

“으응?”

“많이 사랑하는 거 알지?”

“알아...... 하으. 자, 잠깐 뭐해?”

그러다가 바로 목적지를 변경해 가슴을 주무르기까지. 수정이가 몸을 움찔하며 떨었다.

아. 언제 만져도 황홀한 감촉이다.

이 말캉한 가슴에는 무언가 사람을 기분 좋게 해주는 마법적 장치가 되어있는 게 분명했다.

수정이는 그냥 나와 함께 원룸에 있는 거였기 때문에 브라를 하지 않아, 그녀의 유두 감촉까지 손에 적나라하게 전해졌다.

“그러게~, 손이 저절로 움직이네?”

“흐, 흐응......?”

내가 얼굴을 가까이하며 말하자, 수정이가 못 이긴 척 눈을 감으며 입술을 살짝 내밀었다.

쪽, 쪼옥.

가벼운 버드 키스부터 타액이 섞이는 딥키스까지.

혀를 섞고 얼굴을 떨어뜨리자 수정이의 눈망울이 흔들렸다.

“진현이는 치사해. 맨날 불리할 때는 이렇게 넘어가려고 하고.”

“큭. 그럼 진짜로 좋은 소식 줄게.”

웃으면서 말하자 수정이의 두 눈에 궁금증이 떠올랐다.

“뭔데에?”

“내일 데이트 가자는 소식.”

“어? 진짜로?”

“그러엄, 진짜지. 가짜야?”

“아니! 완전 좋아!”

수정이가 내게 와락 안긴다.

“물론 델리아도 함께인데.”

“응. 그것도 좋아. 그런데 어디로 가게?”

“그건 가기 전까지는 비밀이야. 내일 휴방이지?”

“응.”

본래 주말에 휴방했던 수정이였지만, 방송이 더 잘되기 위해서는 평일에 휴방하는 편이 더 좋았기 때문에 수정이는 휴방을 목요일, 금요일로 옮겼다.

‘내일은 수정이, 델리아와 함께 집을 구경해야지.’

그저께. 다정이의 언니가 유정이 누나인 걸 알고 나서 나는 그제와 어제 열심히 부동산을 돌아다니며 괜찮은 단독주택 후보들을 추렸다.

그리고 내일 몇몇 집들을 돌아볼 약속을 잡았다.

‘내일 이사 갈 집을 확실히 정하고, 빠르게 사업이랑 인테리어까지 확정한다.’

다음으로 자연스럽게 다정, 유정 자매와 가까이하면 되겠지.

“그런데 진현아......”

“응?”

“왜 계속 내 가슴 만지고 있어?”

아.

생각하면서도 수정이의 마성의 가슴에서 손을 뗄 수 없었던 모양이다.

“그건......”

“그건?”

슬쩍 물어보는 수정이의 눈동자에는 무언의 기대감이 담겨 있었다.

“침대에 가서 알려줄게.”

“꺄핳.”

나는 수정이를 번쩍 들고는 블랙룸으로 향했다.

아무래도 오늘은 아침부터 힘을 좀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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