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 어플-65화 (65/303)

〈 65화 〉# h‍ttps:‍//t‍.me/LinkMo‍a

안경에 뭐라고 부탁해야 할까.

흐으음...... 그래.

‘나와 히로인이 미래에 행복해질 수 있는 길...... 나와 히로인이 미래에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보여줘......!!’

지이잉-

그렇게 마음속으로 말하자, 로또 용지의 번호가 빛났을 때처럼 안경을 통해 무언가가 황금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오...... 이건?”

나는 컴퓨터의 바탕화면을 바라보았다.

바탕화면에 있는 수많은 폴더 중 하나.

[ 컴퓨터활용능력 1급 자료 ]

나의 소중한 자료가 있는 폴더가 빛나고 있었다.

나는 폴더를 클릭했다.

물론 당연하게도.

나는 이 자격증을 가지고 있지도, 공부한 적도 없었다.

[ 데이터베이스 ]

[ 스프레드시트 ]

[ 이론 문제집 ]

폴더 안에는 세 개의 폴더가 더 존재했다.

그중 두 번째 폴더가 빛나고 있었다. 나는 빛나고 있는 스프레드시트 폴더를 클릭했다.

[ 서식 및 레이아웃 ]

[ 차트 및 피벗 테이블 ]

[ 함수 ]

이번에도 두 번째 폴더가 빛나고 있다.

그리고 폴더를 클릭하자, 마침내 잠들어 있던 온천수가 터져 나왔다.

내가 숨겨둔 수많은 미연시들과 야한 동영상 파일들.

자그마치 1TB에 육박하는 성교육 관련 자료들이 눈앞에 활짝 모습을 드러냈다.

“대체 이게 왜 빛나는 거지......?”

히로인 어플을 얻은 뒤에는 단 한 번도 이 폴더에 들어온 적이 없었다. 수정이를 공략하고, 델리아와 부비적거리기 바빴으니까.

그런데, 몇 개의 미연시 파일들이 행운추적자에 의해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나는 일단 빛나는 파일 중 하나를 실행했다.

[ 금색 러브씰~ ]

경쾌한 음악이 나오고, 5명의 금발 여성 캐릭터들이 자세를 잡는다.

타이틀 화면을 바라보자, 게임 화면의 메뉴들 중 ‘세이브’ 부분이 빛나고 있었다. 나는 해당 메뉴를 클릭했다.

띠링~

‘참 재미있게 했었는데......’

저장된 세이브 슬롯들을 바라보니 추억이 피어난다.

나는 선택지 분기점에만 세이브를 저장해 두기 때문에 총 10페이지에 육박하는 많은 세이브 슬롯들 중에서도 첫 번째 페이지의 5~6개의 슬롯만 사용했다.

‘어?’

그런데 이상하다. 어째 10번째 마지막 페이지가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 페이지를 클릭하자......

‘헉.’

그곳에는 내가 저장해 두지 않은 슬롯에 내 멋대로 세이브가 저장되어 있었다.

그것도 4개나.

나는 무심코 그중 하나의 세이브 파일을 로드하여 저장된 세이브를 실행해 보았다.

“후훗. 이리 오렴.”

“네에, 눈나......”

주인공이 소파에서 쉬고 있을 때, 히로인이 와서 주인공의 머리를 부드럽게 받쳐준다. 그리고 웃옷을 벗은 뒤, 유두를 주인공의 입에 물려주었다.

쪼옥.

주인공이 히로인의 유두를 빨아먹자, 모유가 나왔다.

“오구. 맛있니?”

쭈웁쭈웁.

주인공은 말없이 고개만 끄덕이며, 히로인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주인공의 자지를 잡고 위아래로 흔들어 주었다.

‘데, 델리아가 이 게임을 했다고?’

우리 집에서 컴퓨터를 한 것은 나와 델리아뿐이다. 그리고 나는 최근에 이 게임을 한 적이 없었다.

나는 방에서 나와 포탈을 타고 블랙룸 안으로 들어갔다.

“아. 무슨 일이십니까......? 아앗. 힝. 죽어버렸습니다.”

“아~ 아무것도 아니야. 미안. 계속해.”

“네, 진현님.”

델리아는 평범하게 폰으로 리듬 어드벤쳐 게임을 하고 있었다.

어제 폰을 준 뒤로 심심하면 게임을 아무거나 깔아서 해도 된다고 했더니, 그녀는 알아서 잘 시간을 때웠다.

나는 다시 원룸의 방으로 돌아가 책상에 앉았다.

‘일단은 더 보자.’

세이브 파일은 더 있었다. 궁금증이 들어 다른 세이브들도 열어봤는데, 전부 비슷한 씬들이 나왔다.

게임을 종료하고, 이번에는 빛나는 또 다른 게임을 실행했다.

[ 황녀와 도둑고양이~ ]

여기도 마지막 페이지에 세이브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씬은 이전 게임과 비슷했다.

그렇게 총 15개 게임들을 돌아본 결과, 나는 한가지 결론을 도출해낼 수 있었다.

세이브된 씬들에 나오는 히로인은 전부 금발의 히로인이며, 누나 포지션에서 주인공을 덮친다.

즉, 델리아는 나를 덮치고 싶어한다.

그렇구나.

나는 조용히 폴더와 게임들을 전부 닫았다.

고맙다 행운추적자.

덕분에 나는 코인을 다 모으면, 델리아에게 덮침당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런데 이게 아니잖아.’

나는 세 번째 히로인과의 만남을 원했는데.

다시 시도해보려는 찰나, 원룸의 문을 열고 수정이가 들어왔다.

“진현아 나 왔어!”

“아. 수정아 어서 와. 방송은 어떻게, 잘했어?”

“응~! 낮으로 옮겨도 반응 괜찮았어.”

“정말 다행이네.”

내가 웃자 수정이가 생각났다는 듯 내게 말했다.

“아! 로또 당첨금은 어떻게 됐어?”

“잘 받았지. 봐.”

나는 휴대폰으로 통장 잔액을 보여주었다.

“와. 진짜 대박......”

수정이는 입을 벌리며 놀란다.

“그러니까 앞으로 내가 준 카드로 식재로 계산해. 수정이 돈 쓰지 말고~ 알겠지?”

“응. 알았어! 델리아는?”

“블랙룸에 있어.”

수정이는 블랙룸 안으로 들어가 델리아를 데리고 나왔다. 델리아와 수정이는 어제 부쩍 가까워졌다.

앞으로 날이 갈수록 계속해서 더 친해지겠지.

델리아는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있었으며, 수정이가 내게 말했다.

“오늘은 뭐 먹고 싶어?”

“으음. 된장찌개?”

“그래. 그럼 오늘 저녁은 맛있는 된장찌개 해줄게~. 준비됐어 델리아?”

수정이가 부르자 델리아가 외출복 차림으로 나타났다.

“네, 언니.”

“우리는 장 보고 올게.”

“갔다 오겠습니다. 진현님.”

쪽.

수정이는 내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는, 델리아를 데리고 나갔다.

아무래도 델리아에게 무슨 재료를 살지, 싱싱한 건 어떻게 구분할지 등을 알려주기 위해 함께 데려간 것 같다.

‘그나저나 둘이서 나가면 사람들의 반응 장난 아니겠는데.’

마트 안의 사람들이 죄다 둘만 쳐다볼 수도 있었다.

음. 다음에는 양옆에 수정이와 델리아를 끼고 거리라도 거느려보자. 왕이 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만 같다.

뭐, 아무튼 오늘은 둘이 장 보러 갔으니까.

나는 다시 안경을 썼다.

‘나와 히로인이 앞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 길...... 그런데 방금 꺼 빼고 보여줘......’

지이잉-

그러자, 또다시 눈앞에 황금빛이 번뜩인다.

‘오 이번에는 길이야.’

황금빛 길은 내 현관문 밖으로 이어져 있었다. 나는 얼른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갔다.

“위층......?”

그런데 어째 향한 길이 위층이다. 계단을 올라가자 수정이의 방 안으로 황금빛 길이 통했다.

일단 들어가 보자.

나는 수정이네 현관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다. 이전에 수정이가 내게 알려주며 언제든 들어와도 된다고 했었지.

안으로 들어가자, 그녀의 옷장으로 길이 이어졌다.

나는 그녀의 옷장 문을 열어보았다.

‘아, 아니 이건......!?’

평범한 옷장이지만, 두 개의 옷이 구석에 특별히 매달려 있었다.

하나는 수정이네 집에서 가져온 그녀의 교복.

그리고 다른 하나는 치렁치렁한 프릴이 달린, 검은색과 하얀색이 적절하게 조화된 화려한 옷.

바로 메이드복이었다.

‘이거 수정이가 산건가......?’

만져만 봐도 새 옷의 냄새가 났다.

이런 걸 주문하다니. 벌써 자지가 불끈불끈한다.

‘근데 이거 스포일러 아니야?’

젠장할.

안경아, 잘 좀 하자.

이런 거 말고 그래......

‘나와 히로인과 미래에 행복하게 잘 지낼 수 있는 세 번째 히로인으로 가는 길을 보여줘......!!’

그리고 그제야 황금빛 길이 원룸 밖으로 이어졌다.

나는 길을 따라 걸었다.

******

학교의 점심시간.

빠르게 점심을 먹은 윤다정은 교실 구석에서 로또 결과를 확인했다.

‘대, 대박......!’

너무 놀라서 입 밖으로 소리칠 뻔했다.

무려 3등!

지금 자신이 결과를 잘못 확인하지는 않았는지, 윤다정은 눈을 몇 번이고 비비며 다시 결과를 확인했다.

그러나 똑같았다.

결과는 역시 3등.

‘아앗! 번호 하나만 더 맞았으면 1등인데......!’

아까워도 너무 아깝다!

1등과 3등의 금액 차이를 생각해 보면, 도무지 아깝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니...... 그래도 3등이 어디야.’

윤다정은 고개를 저었다.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이번에 3등이 되었으니, 다음에는 1등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5등 밖에 당첨되어 본 적이 없는 다정은 이 결과만 해도 너무 기뻤다.

‘그런데 이거...... 그 오빠가 준 로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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