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 어플-63화 (63/303)

〈 63화 〉# htt‍p‍s://t‍.me/‍Link‍Mo‍a

“응?”

“사랑해......”

영화의 시끄러운 소리에도 수정이의 한마디는 내게 선명하게 들렸다. 갑작스러운 고백에 나는 눈을 커다랗게 뜨고 수정이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수줍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오늘 와줘서 너무 고마워. 부모님도 되게 좋아하는 것 같아. 진현이랑 있어서 너무 행복해.”

수정이는 정말로 행복해 보였다. 나는 미소짓는다.

“고마울 게 뭐 있어. 나도 너희 부모님한테 인정받아서 좋은데.”

나는 수정이를 옆에서 끌어안았다.

“그리고......”

“앗.”

“우리 사랑스러운 수정이 부탁이라면 당연히 들어줘야지.”

슬쩍 가슴을 만진다.

부드러운 감촉이 손에 한가득 전해졌다.

본격적으로 주무르자, 수정이가 안절부절못하는 표정을 지었다.

“지, 진현아 안 돼. 지금 부모님 계신데......”

“두 분 다 식당에 계시잖아. 거기서는 여기 잘 안 보이더라. 영화 소리도 커서 우리가 뭐 하는지 몰라.”

“그, 그래도오...... 우움.”

나는 수정이를 더욱 강하게 끌어안고 아예 말을 못 하게 강제로 입을 맞췄다.

쪼옥. 쭈웁. 츄읍.

말로는 안 된다고 했지만, 내가 혀로 노크를 하자 그녀의 말랑한 입술이 자동으로 벌어졌다. 혀가 들어가 수정이의 입속을 거칠게 유린한다.

나는 한쪽 손으로는 수정이의 가슴을 주무르고, 다른 쪽 손으로 그녀의 배를 쓰다듬었다.

수정이의 아름다운 허리라인을 따라 손을 조금씩 내려갔다.

“쪽. 쪼옥. 츄읍. 우움?”

이내 수정이의 소중한 부위에 손이 다다르자, 그녀가 깜짝 놀라며 두 눈을 떴다.

“쭈웁. 하아...... 여, 여기서는 안 돼. 진현아아......”

달콤한 한숨을 내쉬며 수정이가 애원하듯 말한다.

“왜?”

“그, 그게 부모님이......”

“여기 안 보인다니까.”

“그, 그래도 혹시라도 나오면...... 흐응!”

나는 수정이의 바지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팬티 위로 그녀의 보지를 쓰다듬듯 만졌다. 부드러운 보지 위를 감싼 팬티가 젖어 있었다.

“그렇게 말하면서 여긴 왜 이렇게 젖었어. 사실은 잔뜩 흥분한 거 아니야?”

“그, 그거언...... 진현이가 만져주면 어쩔 수 없는걸. 키스만 해도 금방 젖어버린단 말이야.”

“역시 수정이는 변태구나.”

“제, 제바알 진현아......”

수정이가 내 팔을 잡으며 애원한다. 그녀의 눈망울은 물기에 젖어 있었다.

‘사실 부모님은 두 분 모두 재워놨지.’

저녁을 6시가 조금 넘어서 먹고 술을 마시고 영화를 보느라 시간이 많이 흘러 벌써 저녁 11시가 다 되어갔다.

이러다가 12시가 넘어버리려 오늘의 히로인이랑 섹스 일일 퀘스트를 못 깨겠다 싶어서, 나는 영화가 시작한 한 30분 뒤에 수정이네 부모님의 피로도를 100으로 만들어 두 분이 잠들게 만들었다.

호감도나 신뢰도와 다르게 식욕, 피로, 성욕은 0에서 100가지 모든 구간을 1당 5코인으로 조종하는 것이 가능했다.

두 분 모두 피로가 높은 상태였기 때문에 300코인밖에 들지 않았다.

조금 전에 물을 뜨러 가면서 나는 두 분이 실제로 자는 걸 확인했으니 걱정은 없다.

찌륵, 찌걱.

“흐앙. 하응.”

“안 된다면서 엄청나게 느끼는데? 어떻게 된 거야?”

스킬, 유혹의 향기까지 켜고 수정이의 보지를 만져주자 그녀는 금방 애액을 흥건하게 흘렸다.

“흐읏. 흐응. 그 그거언...... 하앙.”

“어허. 소리 내면 더 들킬 텐데?”

“흐앙. 진현이가 만지니까아...... 진현아 제발......”

“뭐를?”

“적어도 방에서라도...... 하읏. 진현아앙, 아니 주인니임 제발요......”

주인님 모드까지 동원하면서 애원하는 그녀를 보니 마음이 조금 약해진다.

‘뭐, 장난은 여기까지 쳐야지.’

거실에서 했다가는 진짜로 깰 수도 있다. 피로도가 100이라서 그럴 일이 거의 없긴 하겠지만, 만에 하나라는 게 있으니까.

“후우. 우리 괘씸한 수정이 혼내줘야 하는데, 내가 한 번 봐준다.”

“호, 혼내줘요?”

나는 수정이와 함께 그녀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

“내 뒷담 깠으니까. 벌 받아야지.”

“아......”

수정이가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내가 수정이의 밑에 집에 산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수정이네 부모님은 두 분 다 상당히 놀라셨다.

그 이유는 바로 수정이가 가족 단톡방에 밑에 층 사람이 이상하고 기분 나쁘다고 말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

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때는 수정이가 나에 대한 호감도가 한 자릿수였던 시절이니까.

오히려 그 이야기를 듣고 아버님이 자신의 아내도 처음에는 까칠했다면서, 즐겁게 어머님을 처음 만났을 때의 이야기를 풀어놓게 되었으니 역으로 분위기가 풀린 셈이다.

하지만 수정이는 엄청나게 부끄러워했다.

“휴.”

수정이는 철저하게 방문까지 잠갔다.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하움. 주인님...... 쪼옥.”

내가 그녀에게 다가가 키스를 하자, 거실에서와는 딴판으로 내 목까지 휘감으며 열정적으로 키스에 호응했다.

오히려 가슴을 만지기 좋은 위치까지 잡아준다.

쪼옥. 쪽. 츄룹.

혀와 혀가 섞이는 야한 소리가 방안을 울렸다.

“츄읍. 꿀꺽. 하아......”

이미 흥분할 대로 흥분한 수정이는 키스가 끝나자마자 스스로 바지와 팬티를 내렸다.

그녀의 팬티는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주인님 호, 혼내주신다고 했죠......?”

“응?”

수정이는 수줍은 얼굴로 내게 물어보더니, 탐스러운 맨 엉덩이를 내 쪽으로 쑤욱 내밀었다.

그리고 스스로 보지를 활짝 벌렸다.

“어서 괘씸한 제게...... 마, 마음껏 벌 주세요......♥”

******

평소와는 조금 다른 아침이 밝았다.

“흐아암......”

상쾌하긴 하다.

그런데, 역시 블랙룸에서 맞이한 아침보다는 덜 쾌적하다.

침대도 블랙룸의 푹신한 침대보다 조금 아쉽고, 무엇보다......

‘양옆에 미녀가 없어......!’

요즘 블랙룸의 침대에서 눈을 뜨면, 항상 오른쪽에는 델리아가, 왼쪽에는 수정이가 아름다운 모습으로 자고 있었다.

그것이 바로 행복!

그런데 아무도 없다니. 빨리 수정이의 가슴을 주무르거나, 델리아의 냄새를 맡고 싶다.

특히 델리아의 향긋한 냄새는 치명적이다.

아, 손실온다......

‘수정이는 엄마와 함께 잔다고 했지.’

어제 수정이 안에 몇 번이고 듬뿍 사정한 뒤, 나는 당연히 두 분을 깨워드렸다. 두 분은 잠들었다는 사실에 부끄러워하면서도 내 잠자리를 배정해줬다.

이 집에 침대는 안방에 하나, 수정이의 방에 하나로 총 두 개밖에 없었기 때문에, 아버님이 안방에서 주무시고 내가 수정이네 방의 침대에서, 수정이와 어머님은 거실에서 이불을 깔고 자기로 했다.

“잘 자고 있네......”

내가 간단하게 씻고 거실로 나오자 수정이가 곤히 자고 있었다.

“오. 진현이 벌써 일어났나?”

곧이어 아버님이 안방에서 나왔다. 아버님은 이제 자네 대신에 내 이름을 불러주게 되었다.

“네,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음. 좋은 아침이네. 일찍 일어나는 건 좋은 습관이지.”

아버님은 내게 물을 내밀었다.

“감사합니다.”

“속은 좀 괜찮나?”

“예. 아무렇지 않습니다.”

“허어. 대단하군. 나는 조금 쓰린데, 아침에 아내가 해장 될 만한 걸 내줄 거야. 조금 쉬고 있게.”

나는 방으로 돌아와 마력 퀘스트를 깰 정도로 천리염기공을 수련했다.

대략 한 시간 반쯤이 지나자, 어머님이 아침을 다 차려주셨다.

“어떠니?”

“정말 맛있습니다.”

어머님의 요리는 과연 일품이었다.

오히려 내가 너무 맛있게 먹자, 수정이가 어머니의 요리에 질투하기도 했다.

아침을 먹고 나와 수정이는 이제 나갈 준비를 했다.

“올 때는 버스를 타고 왔나?”

“네.”

“그럼 지금은 내 데려다주지. 진현이가 수정이 밑에 집에 산다고 했지?”

“맞습니다.”

옆에서 어머님이 쿡쿡 웃는다.

“악연이 연인으로~.”

“아, 엄마! 그만해......”

“어허. 진현이한테 우리 가족 단톡 사진 보내줄까?”

“아악!”

우리는 꽤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집을 나섰다.

“여기서 내려주면 되나?”

“네, 정말 감사합니다.”

원룸이 아닌 수정이와 데이트한 백화점 근처에서 내렸다. 아버님이 내게 당부하듯 말했다.

“생각을 정리하면 꼭 연락하게.”

“어? 둘이 무슨 약속 했어?”

“응. 아버님이 내가 할 일에 대해서 조언 해주시기로 했어.”

“어 정말? 아빠 사랑해!”

“커, 커흐흠.”

수정이가 사랑한다고 해주니 아주 좋아 죽으려고 한다. 금방이라도 무너져내리는 근엄한 표정을 내게 들키기 싫었는지, 아버님은 서둘러 우리와 인사를 나누고 떠났다.

“그런데 왜 여기서 내린 거야?”

“아. 델리아 휴대폰 사려고.”

“아하.”

델리아에게 폰을 사줘야겠다고 생각한 지 며칠이 지났는데, 이제야 사준다.

미안해 델리아.

“이거 좋아 보인다. 어때?”

“오. 좋다.”

휴대폰 매장에서 나는 내 명의로 델리아의 휴대폰 구매했다. 즉시 개통 가능한 괜찮은 폰을 수정이와 골랐다.

요금제는 통화 문자 기본에 데이터는 무제한으로 설정했다.

‘음 근데 뭔가 까먹은 기분이 드는데......’

매장에서 나와 나는 대체 뭘를 까먹었는지 생각했다.

델리아의 휴대폰도 샀고, 수정이네 부모님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완벽한 이틀간이었는데, 뭔가를 잊어버린 느낌이 든다.

뭐지?

그때, 문득 수정이가 어딘가를 가리키며 말했다.

“아. 그러고 보니 우리 다음에 올 때 사기로 했잖아.”

“응? 뭘?”

“저기 로또 말이야. 어때. 하나 살까?”

로또? 아하.

수정이의 말에 생각이 났다.

나는 수정이가 가리키는 복권판매점을 바라보았다.

뭘 잊고 있었나 했더니, 어제가 로또 당첨 발표일인데 확인을 하지 않고 있었다.

당첨 번호가 뭐였는지 인터넷에 검색하려는 그때, 수정이가 말했다.

“헐, 대박. 저기 저번에 1등 16회 당첨이었는데, 횟수가 늘어났어. 누가 이번에 1등 당첨됐나 봐. 부럽다 누굴까......”

나는 조용히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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