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 어플-61화 (61/303)

〈 61화 〉# ‍h‍tt‍ps:/‍/‍t.‍me/LinkMo‍a

식사는 계속해서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이어졌다.

차례차례 맛있는 음식들이 나오고, 수정이네 아버님과 어머님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하였다.

당연히 딱딱한 질문은 아니었다.

수정이네 어머님은 궁금해 죽겠다는 얼굴로 고백은 누가 먼저 했냐, 진도는 어디까지 나갔냐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아버님은 조용히 식사하다가 진도를 어디까지 나갔냐는 질문에는 귀를 쫑긋 기울였다.

그런데 하필 수정이가 대답하기도 전에 나를 보며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여서, 어머니가 황급히 질문을 취소했다.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그래. 잘 먹으니 보기가 좋네. 수정이도 이번에는 많이 먹었네?”

“응. 이 코스 괜찮다.”

수정이와 어머님은 음식을 조금 남겼는데, 아버님과 나는 별 남김없이 다 먹어치웠다.

델리아만큼은 아니지만, 마력을 익히고 육체 능력치를 올리고 하니까 나도 먹을 수 있는 양이 꽤 많이 늘어난 것 같았다.

아버님은 과연 그 체격답게 잘 드시는 듯했다.

음. 친해지면 같이 헬스장이라든가 가자고 할 것만 같은 몸이다.

“그럼 일어나지.”

로비로 나와 아버님이 지갑을 꺼냈다.

총합 68만 5천 원.

4인이 먹은 한 끼 식사라고는 감히 상상하기 힘든 가격이 나왔는데, 아버님은 눈 하나 껌뻑하지 않고 계산했다.

우리는 차에 타기 전에 화장실에 들렀다.

‘이참에 등록해야겠다.’

나는 때마침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휴대폰으로 히로인 어플을 실행했다.

수정이네 아버님과 어머님 모두 좋은 분으로 보인다.

아버님의 경우에는 행동부터 부자라는 느낌이 팍팍 뿌린다.

애초에 집도 좋고 차도 많으니까. 앞으로 내가 무언가를 할 때, 아버님과 친해지면 도움을 받거나 조언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어쩌면 지원도 해줄 수 있고.’

지금은 수정이의 연애 대상이라는 인식만 있지만, 호감도를 올려 든든한 사윗감으로 나를 인식하게 된다면 팍팍 나를 도와줄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직업이 뭘지도 궁금하네.’

나는 인물 등록 메뉴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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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로인 어플 – 등록 – 인물 등록 ]

◆ 등록된 인물 : 0명

◆ 인물을 등록하시겠습니까?

( 예 / 아니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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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버튼을 누르고, 아버님의 이름을 찾는다. 동명이인이 꽤 되었지만, 나와의 ‘연분도’를 통해 인물을 확정할 수 있었다.

[ 인물, ‘강정훈’을 ‘인물 등록’에 하위메뉴에 등록하시겠습니까? ]

[ ( 예 / 아니오 ) ]

당연히 예.

[ 인물, ‘강정훈’을 ‘인물 등록’에 하위메뉴에 등록했습니다. ]

[ 소모값으로 1000코인이 차감됩니다. ( 남은 코인 : 3914 ) ]

[ 이제부터 인물, ‘강정훈’의 정보를 조회 및 수정 가능합니다. ]

나는 뒤이어 수정이네 어머님도 인물 등록 하위메뉴에 등록했다.

어머님의 이름은 수정이한테 물어봐 알 수 있었다.

나는 아버님의 인물 정보를 열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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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물 정보, ‘강정훈’ *

◆ 기본 정보

- [ 이름 : 강정훈 ]

- [ 나이, 성별 : 51, 남성 ]

- [ 성향 : 중립, 강인함, 책임감, 노력가, 기회주의자 ]

- [ 직업 : 임대사업자, 브룬 사장, 로엔PC 사장 ]

◆ 특수 정보

- [ 종합 평가 : 7등급 ]

◆ 기본 능력치 정보

- [ 기본 육체 능력 평가 : 46.5 ] [+]

- [ 기본 정신 능력 평가 : 58.875 ] [+]

◆ 특화 능력치 정보 : 해금된 특화 능력치 없음

◆ 현 상태

- [ 호감도 : 34 ]

- [ 신뢰도 : 32 ]

- [ 연분도 : 31 ]

- [ 성욕 : 21 ] [ 식욕 : 16 ] [ 피로 : 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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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직업이 세 개나 된다. 임대사업에 더해 아버님은 무언가를 두 개나 더하는 모양이었다.

‘그러니까 부자겠지?’

뭘 하는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수정이한테 물어보거나 검색해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의 등급은 7등급.

나보다 등급이 높은데 인물 등록이 되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히로인 설정과 다르게 인물 등록은 등급에 상관없이 가능한 모양이다.

‘능력치도 높네.’

아버님은 그 체격에 맞게 육체 능력치도 평균보다 상당히 높았다. 특히 정신 능력치는 대번에 눈에 들어왔다.

아군으로 만들면 든든할 것이다.

수정이네 아버님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호감도와 신뢰도를 올릴 만한데, 그는 사업에 더해 인맥도 많아 보이니 친해지면 무조건 이득이라 볼 수 있었다.

‘그나저나 호감도가 처음부터 34라니 꽤 높네.’

내가 특별한 무언가를 한 것 같지는 않은데, 신기했다.

어쩌면 내 매력과 카리스마 능력치가 높아서 그런가?

수정이를 사랑한다는 발언이 잘 먹혀든 걸지도 몰랐다.

[ 인물, '강정훈'에게 코인을 후원하여 현 상태, '호감도'를 올리겠습니까? ]

[ 호감도 능력치 변화 : 34 -> 35 ]

[ 코인 변화 : 2914 -> 2874 ]

[ ( 예 / 아니오 ) ]

예.

[ 축하합니다! 인물, '강정훈'의 호감도가 '50'으로 올랐습니다. ]

[ 축하합니다! 인물, '강정훈'의 신뢰도가 '40'으로 올랐습니다. ]

아버님의 호감도와 신뢰도를 각각 50과 40으로 맞춰놓았다.

마음 같아서는 더 높이고 싶지만, 솔직히 코인에 여유가 그리 많지는 않으니까.

[ 축하합니다! 인물, '민성아'의 호감도가 '50'으로 올랐습니다. ]

[ 축하합니다! 인물, '민성아'의 신뢰도가 '40'으로 올랐습니다. ]

어머님의 호감도와 신뢰도도 아버님과 똑같이 맞춰주었다.

어머님 또한 처음부터 30대의 호감도와 신뢰도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다행스럽게도 코인이 모자라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히로인 어플로 호감도 작업을 마친 나는 수정이네 차량에 올라탔다.

아버님이 출발하기 전에 물었다.

“그러고 보니 자네, 오늘 어떻게 할 생각인가?”

호감도가 오른 효과가 벌써 나타나는지, 아버님이 나를 대하는 목소리는 꽤 편안하게 들렸다.

“수정이는 오늘 집에서 자고 가는데, 어디 가야 할 곳이 있다면 데려다주겠네.”

“진현이도 우리 집에서 자고 가야지 당연히!”

“그래도 일정이 있을 수 있으니까...... 아, 혹시 수정이와 미리 잔다고 이야기를 나누고 나왔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랬습니다만, 역시 가족과의 시간이 있으니 제가 방해된다면 빠지겠습니다.”

“허허. 방해될 게 뭐 있는가. 모처럼 수정이가 데려왔는데 자네도 자고 가야지.”

흔쾌한 허락에 나는 미소지었다.

“감사합니다.”

우리는 바로 집으로 향하지는 않았다.

이 집안은 식사 후 산책. 그리고 카페에서 디저트를 먹는 것까지가 집안의 국룰인지, 근처 호수가 있는 공원을 산책한 뒤 카페에서 비싼 후식까지 주문했다.

호수를 걷는 동안 수정이는 종일 내 팔짱을 끼고 걸었다. 아버님과 어머님은 우리를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호감도가 올랐다는 것이 눈빛부터 확 느껴졌다.

‘역시 50만 되어도 상당히 높아.’

호감도의 정확한 척도는 모르겠는데, 대충 한 자릿수는 개새끼, 싫은 새끼.

10대 초반은 딱히 아무 생각 없음.

10대 후반부터 이제 아는 사람으로 시작해, 20대 후반에 다다르면 나름 괜찮은 감정을 품는 것으로 보인다.

수정이에게 처음 같이 장을 보자고 제안했을 때, 그녀의 호감도가 30이었으니 나름의 근거가 있었다.

“그래서 진현이가......”

재잘재잘.

카페에서 디저트를 먹으며 수정이는 나에 관한 이야기를 즐거운 듯 떠들었다.

실질적으로 나와 수정이가 진하게 만난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데, 그녀는 나에 대해 할 이야기가 꽤 많은 듯 보따리를 풀 듯 쏟아냈다.

어머님이 이야기를 듣다가 피식 웃는다.

“너 그동안 톡으로 진현이 이야기하고 싶은 거 어떻게 참았니.”

“그러니까. 깜짝 놀라게 해주려고 참았는데, 지금까지 근질거려서 죽는 줄 알았어.”

호숫가가 보이는 카페에서 이야기를 마친 우리는 다시 차를 타고 수정이네 집 안으로 들어왔다.

수정이는 집안에 들어오자마자 소파에 몸을 눕혔다.

“흐아아.”

“얘는 집에 오자마자 소파에 누우면 어떡하니.”

“배불러서어......”

“으이구. 혼자서 조각 케이크 2조각 먹을 때부터 알아봤다. 쉬고 있어. 진현이도 편안하게 있으렴.”

어머님은 싱긋 웃고는 아버님과 함께 방으로 들어갔다.

거실에는 우리 둘만 남았다. 나는 수정이의 배를 만지며 놀았다.

“으읏. 진현아아......”

조금 통통하게 부풀어 오른 게 촉감이 괜찮다.

“왜. 싫어?”

수정이가 베시시 웃는다.

“아니, 좋아.”

******

“자네, 술은 좀 하나?”

저녁밥을 먹은 뒤에 아버님이 내게 물었다. 과연 수정이는 수정이네 어머님에게 요리를 배운 게 맞는지, 집밥도 굉장히 맛있었다.

술.

평소 친구도 없어 마시러 갈 일도 없지만,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아는 형에게 토템마냥 끌려가 자주 마신 적은 있었다.

그래도 소주 두 병까지는 마실 수 있으니, 약한 편은 아니었다.

‘무협지 보면 내공으로 술기운을 몰아내기도 하던데.’

천리염기공으로는 그런 거 못하나?

나는 일단 대답했다.

“네, 아주 못하진 않습니다.”

“그럼 나랑 한잔하지. 내 좋은 술이 많거든.”

아버님이 씨익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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