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화 〉# https://t.me/LinkMoa
대한민국의 밤은 밝다. 별들처럼 빛나는 거리의 불빛들은 밤낮의 구분이 없이 화려하다.
밤 10시 40분.
옛날 같았으면 편의점 카운터에 대충 걸터앉아 볼 만한 애니나 검색할 시간에, 나는 미녀와 함께 밤길을 걷고 있었다.
꼼지락, 꼼지락
수정이는 내 손을 꼬옥 잡는다.
근데 얘는 왜 이리 손가락을 꼼지락거리지?
“불안해?”
문득 묻자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으응. 아니이~.”
“억지로 할 필요는 없어. 나는 차근차근 가까워져도 되니까. 우리 아직 사귄 지 이틀밖에 안 됐잖아?”
귀여운 그녀를 보니까, 괜히 마음에도 없는 소리가 나왔다.
사실은 존나게 따먹고 싶다. 오늘만큼 그녀가 맛있어 보인 적이 없었다.
진심으로 너무 예쁘다.
“전혀 아니야. 오히려 내가 원한 일인걸.”
긴장과 수줍음. 그녀의 목소리는 작게 떨리고 있었다. 꼼지락거리는 손가락은 그녀의 심리 상태를 잘 대변해주었다.
“아니면 진현은...... 혹시 나랑 하기 싫어?”
나를 치켜 올려보는 두 눈동자는 불안에 떨고 있었다. ‘응’이라고 대답한다면 바로 닭똥 같은 눈물이 그렁그렁 흘러나오겠지. 그녀가 우는 모습도 보고 싶기는 했다.
‘설마 그럴 리가 있겠니.’
나는 속으로 웃었다.
내가 지금까지 너 하나를 가지고 싶어서 이 생쇼를 한 거란다.
“그럴 리가 없잖아.”
“어어...... 아앗!?”
수정이의 허리를 끌어안아 내 쪽으로 바짝 붙이자, 그녀는 새된 비명을 질렀다. 놀란 눈을 하며 나를 바라보다가 이내 행복한 듯 내 팔을 감싼다.
[ 오늘 날 안아줘...... ]
레스토랑에서 말한, 자신을 맛있게 따먹어달라는 수정이의 말을 나는 당연히 거절하지 않았다.
내가 고자도 아니고, 애초에 의도한 거니 당연한 수순이다.
그녀의 발언 이후 우리 둘은 자연스럽게 음식을 빨리 먹기 시작했다.
누가 따로 말을 꺼내지 않았는데도, 이게 2인에 31만원 짜리 코스인지, 아니면 2인에 3만1천원짜리 코스인지 기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음식을 입속에 털어 넣었다.
계산은 당연히 내가 했다.
흑흑.
지갑이 그렁그렁 눈물을 흘렸지만, 나는 아무래도 가오가 돈을 지배하는 슬픈 생물인 듯했다.
어디서 또 자연스럽게 카드를 내미는 수정이의 파렴치한 손을 때찌하며 잠재우자, 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그러면서 ‘그, 그럼 모텔은 내가 계산해야지......’라는 혼잣말을 흘렸는데, 너무 사랑스러워서 자칫 키스를 날릴 뻔했다.
그녀의 돌발적인 발언에 그동안 철저하게 표정 관리를 하고 있던 직원도 잠시 표정이 흐트러졌었다.
직원은 부러움이 섞인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는데, 뭐 당연하겠지. 그만큼 오늘의 수정이는 심하게 아름다웠으니까.
수정이의 어여쁜 얼굴을 더럽힐 생각을 하니 벌써 흥분이 되었다.
“다, 다왔어......!”
수정이의 말에 나는 상념에서 깨어났다. 우리는 동시에 걸음을 멈췄다.
[ 드라큐 모텔 ]
눈앞에는 모텔의 입구가 있었다.
남산타워에 들리기 전에 갔던 PC방. 그 PC방 바로 옆의 골목으로 들어가 쭈욱 걷다 보니 나온 모텔이다.
‘아하.’
요 앙큼한 것 같으니라고.
오늘 오후 당구장에서 나오자마자 수정이가 바라보았던 것은, 사실 PC방의 전광판이 아닌 모텔으로 향하는 모텔의 간판이었던 것이다.
“빠, 빨리 들어가자......!”
“어? 어, 그래.”
수정이는 내가 모텔 앞에 서서 망설이고 있다고 생각했는지, 얼른 내 손목을 낚아채 모텔 안으로 들어갔다. 터질 듯 붉어진 얼굴이지만, 그녀의 걸음걸이는 용맹했다.
“어떤 방으로 드릴까요?”
“아, 네?”
“아~ 여기 처음 와보시는구나. 여러 가지 방이 있어요. 컨셉룸이라든지......”
물어보니까 벽면이 온통 거울로 된 방도 있고, 뭐 욕탕이 있는 방도 있다고 한다. 우리는 그냥 평범한 방을 선택해 방을 배정받았다. 배정받은 방 안에 들어가자 상당히 멀끔한 내부가 나왔다.
“오......”
“괜찮네.”
생각보다 넓은 방 안에는 침대와 화장대, TV, 책상 등등...... 기본적으로 있을 것들이 다 있었다.
모텔은 처음 와봤기 때문에 솔직히 좀 더 외설적인 디자인을 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수정이 또한 모텔에 오는 게 처음인지 신기한 눈빛을 하고 내부를 둘러보았다.
물론, 책상 위에 준비돼있는 콘돔이나 1회용 젤과 같은 기본 성인용품은 이곳의 목적은 잘 말해주고 있었지만 말이다.
“......”
“......”
나는 우선 에어컨을 틀었다. 정작 호기롭게 모텔로 나를 데려온 수정이는 우물쭈물하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나는 그녀를 흘끗 바라보았다가 웃옷을 벗었다.
“어...... 어어? 오, 옷. 지, 지금 벗을까......?”
“하하. 아냐. 나 먼저 씻으려고. 나는 빨리 씻으니까.”
“아, 아아~. 그렇구나.”
그렇게 말하면서 수정이는 침을 꿀꺽 삼켰다. 시선을 피하고는 있는데, 힐끔힐끔 내 몸을 관찰하는 모습이 보였다.
‘몸이 좀 더 좋았으면 좋으련만.’
아주 좋은 몸은 아니지만, 그래도 남에게 보이기 부끄러운 몸까지는 아니었다. 원래는 뭐...... 조금 부끄러운 몸이었지만, 그래도 2주 조금 넘게 꾸준히 운동을 했다고 몸이 많이 발전했다.
천리염기공 덕분인가?
몸이 좋아지는 속도가 정말 비정상적으로 빨랐다.
이 기세로 한 2~3달만 더 운동하면 복근도 확실하게 잡히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바지만 입은 채로 화장실 안에 들어온 나는 얼른 히로인 어플을 실행했다.
◆ 현 상태
- [ 호감도 : 97 ]
- [ 연분도 : 71 ]
- [ 성욕 : 82 ] [ 식욕 : 11 ] [ 피로 : 48 ]
오오. 호감도 97? 나이스.
“거의 다 왔네.”
나는 만족스럽게 웃었다. 게다가 연분도도 71이나 되었다. 그녀에게 나름대로 좋은 데이트를 선물해주기 위해 남산타워를 고른 것이 아무래도 정답인 모양이었다.
“연분도가 70이 넘었는데, 그럼 또 호감도를 올릴 수 있는 건가?”
그러고 보니 호감도 60을 찍은 후로는 딱히 코인으로 호감도를 올려본 적이 없었다. 나는 호감도를 한번 터치해 보았다.
[ 히로인, '강수정'에게 코인을 후원하여 현 상태, '호감도'를 올리겠습니까? ]
[ 호감도 능력치 변화 : 97 -> 98 ]
[ 코인 변화 : 26675 -> 21675 ]
[ ( 예 / 아니오 ) ]
“?”
무엇?
호감도 1을 올리는데 자그마치 5000이라는 코인이 들었다. 90대 능력치라서 그런가, 말도 안 될 만큼 코인을 많이 잡아먹는다.
‘자연적으로 올려야겠네.’
이 정도 코인 소모라면 호감도 1 대신에 그녀의 다른 능력치들을 올리는 것이 훨씬 이득일 것이다.
‘어디보자~.’
휴대폰을 집어넣은 나는 이번에는 주머니에서 몇 가지 아이템들을 꺼냈다. 어제 수정이를 범하고 나서 구매한 녀석들이었다.
[ 인큐버스의 손길 ( 170코인 ) ] : 삼키기 좋은 알약! 5개에 170코인! 알약을 먹으면 6시간 동안 여성에게 세 배의 쾌감을 줄 수 있다! 소중한 그녀에게 극상의 쾌감을 선물하세요!
[ 맹렬한 키스 ( 45코인 ) ] : 키스 씰! 3개에 45코인! 키스 씰을 입술에 붙이고 원하는 대상에게 키스를 하면, 맹렬한 키스의 효과가 대상에게 스며들어 대상의 몸을 3시간 동안 2배 민감하게 한다! 애인에게 특별한 하루를 선물하고 싶다면, 고민하지 말고 시도하세요!
오늘은 그녀에게 '저항할 수 없는 쾌락'과 '아흣, 민감해져버려엇'을 마시게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직접 도핑을 하기로 했다.
나는 '인큐버스의 손길'과 ‘아이는 나중에 갖자, 남성용’을 삼키고 ‘맹렬한 키스’를 입술에 붙였다.
실은 마치 마법처럼 내 입술에 스며들어 실을 붙였는지 아닌지도 알 수가 없을 정도가 되었다.
모든 준비를 마친 나는, 깨끗하게 몸을 씻은 뒤 목욕가운을 걸친 채 화장실에서 나왔다.
허억!
“아. 진현아 나, 나왔어......?”
화장실에서 나온 나는 수정이의 모습을 보고 헛숨을 들이켰다.
그녀는 어느새 원피스를 벗고 속옷만 입고 있었다.
그런데 그 속옷이 너무 야했다.
노출이 과하지는 않다. 평범한 속옷보다 오히려 적은 노출이었다.
하지만, 하늘하늘거리며 은근하게 속살을 보여주는 망사 슬립은 그녀의 나신을 실컷 봐왔던 나조차도 머리를 아찔하게 만들었다.
“......그거 설마 일부러 입고 온 거야?”
내가 물어보자 수정이는 부끄러운 듯 땅바닥을 바라보며 말했다.
“으응......”
“우리 수정이 너무 야한데?”
“아앗......!”
내가 수정이의 어깨를 잡자, 그녀는 새된 소리를 내었다.
이내 숨결이 닿을듯한 거리에 얼굴을 가져가자, 그녀의 연갈색 두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아 안 되겠어. 못 참겠다.
나의 기세를 읽었는지, 수정이는 작은 입술로 말했다.
“나, 나도오...... 씻어야 되는데에......?”
“수정이 너는 안 씻어도 돼.”
“그, 그치만 나아...... 땀 냄새 난단 말...... 으읍!”
수정이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나는 그녀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그대로 그녀의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갰다. 화장실을 가려던 그녀는 내게 제지당했고, 결국 내 손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
“으읍......! 응, 하우움...... 으응.”
내 입술이 부드럽게 수정이의 입술을 쪼자, 그녀는 놀란 듯 몸을 한번 떨다가도 이내 나에게 흘러내리며 적극적으로 입술을 맞춰왔다.
입술을 비집고 혀를 넣는다.
수정이는 적극적으로 키스에 호응해왔다. 녹아내리듯 달달한 신음과 혀와 혀가 서로 얽히며 내는 소리가 야한 하모니를 만들었다.
“응, 츄릅...... 하움. 으응, 쪼옥......”
키스는 점차 격렬해졌다. 화장실을 가겠다는 태도는 어디가고, 수정이는 절대 놔주지 않겠다는 듯 양팔로 내 목을 감싸왔다. 마치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다는 기세였다.
나는 수정이의 입안 구석구석까지 전부 나의 색으로 물들인다는 생각으로 혀를 놀렸다. 그녀의 치아를 훑고, 그녀의 혀를 쪽쪽 빨기도 했다.
“츄읍...... 꿀꺽. 쪼옥, 우움...... 꿀꺽. 으응. 후아아......”
수정이는 내 타액을 맛있는 음료수인 마냥 열심히 마셨다. 나 또한, 그녀의 달콤한 타액을 맛보았다.
꽈배기처럼 얽힌 혀를 풀고 드디어 얼굴을 조금 떨어뜨리자, 혀와 혀가 은색 실선으로 이어졌다.
수정이는 마치 취한 사람처럼 풀린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았다.
“후아, 후우...... 하아...... 진현아아......”
더 하고 싶어요. 더 해주세요.
그녀의 눈동자에 비춘 감정이, 내게 전달되었다.
“우움.....! 쪼옥. 츄릅......”
다시 혀와 혀가 얽힌다.
조용한 방 안에 거친 숨소리, 서로를 탐하는 묽기 어린 소리만 들린다.
나는 키스를 이어가며 자연스럽게 수정이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부드럽게 물컹거리는 좋은 감촉.
“하움......? 하아, 츄릅. 쪼옥......”
수정이는 내가 자신의 가슴을 만지자 살짝 놀란 듯 몸을 떨었지만, 이내 아무 상관도 없다는 듯 다시 내 혀를 빨고, 타액을 마셨다.
서로의 입이 닳도록 키스를 나눈 뒤에야, 수정이는 만족스러운 듯한 표정을 지으며 떨어졌다.
“하아...... 진현아...... 너무 좋아...... 너무 사랑해에......”
나는 수정이가 떨어지자마자 그녀의 속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그녀는 내가 속옷을 벗기기 좋도록 가만히 있어 주었다.
속옷을 벗기자 수정이의 탐스러운 가슴과 꽃잎이 전부 드러났다. 그녀는 부끄러운 양 볼을 물들였지만, 가리지는 않았다.
“너무 예뻐 수정아......”
“으응......”
나는 그녀를 자연스럽게 침대에 눕혔다. 탐스러운 골반과, 봉긋한 가슴. 그 위에 있는 핑크빛 유두와 유륜은 너무 탐스러웠다.
“가슴 빨아도 돼?”
일단 예의상 물었다. 수정이는 양팔을 위로 뻗은 채 누워있는, 마치 묶여있는 듯한 자세였다.
“으응...... 원하는 대로 해줘.”
전혀 저항할 의사가 없는 자세.
“허락 같은 거 안 맡아도...... 내 몸 다...... 마음대로 해도 돼.”
수정이의 목소리에는 무한한 애정이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