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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인 어플-23화 (23/303)

〈 23화 〉# http‍s:/‍/t.m‍e/L‍inkMoa

“어?”

연분도가 30이 넘었다. 혹시 몰라서 호감도를 터치해 보자, 잠시 막혔었던 호감도 코인 후원이 가능해져 있었다.

나이스.

[ 히로인, ’강수정‘에게 코인을 후원하여 현 상태, ’호감도‘를 올리겠습니까? ]

[ 호감도 능력치 변화 : 53 -> 54 ]

[ 코인 변화 : 7635 -> 7525 ]

[ ( 예 / 아니오 ) ]

’호감도 1당 110이라.‘

많다면 많았지만, 어차피 코인은 넘치는 상황. 아낀다면 아낄 수는 있겠지만, 한시라도 빠르게 그녀를 공략하고 싶었기에 코인으로 호감도를 올리기로 했다.

나는 그녀의 호감도를 60까지 끌어올렸다.

[ 축하합니다! 히로인, ’강수정‘의 호감도가 ’60‘으로 올랐습니다. ]

[ 현재 연분도가 낮습니다. 연분도를 더 올려야 호감도에 코인을 후원하실 수 있습니다. ]

마음 같아서는 더 올리고 싶었지만, 60이 되니까 또 연분도가 부족하다면서 막혔다.

’아직 코인이 많이 남았는데…….‘

나중에 내 능력치가 나왔을 때를 대비해 코인을 아껴두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5천 정도까지는 사용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아 그렇지!

어디 다른 능력치 올릴 거 없나? 하고 생각하던 찰나, 문득 그녀의 외모와 몸매 능력치에 눈이 갔다.

나는 그녀의 기본 육체 능력치를 열었다.

[ 기본 육체 능력 평가 : 33.125 ] [-]

( 신장 : 162.7cm / 몸무게 : 53.4kg )

( 신체 : B89-W59-H93 )

근력 : 23 / 체력 : 27

내구 : 22 / 민첩 : 25

감각 : 27 / 반응 : 25

외모 : 55 / 몸매 : 61

전에 봤을 때와 비교해 크게 변화하지 않은 능력치.

’음. 그래도 체력은 1 늘었네.‘

설마 내가 미치도록 박아서 오른 건가?

그렇다면 좀 대단한데?

나는 능력치를 살펴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은 외모랑 몸매만. 다른 능력치는 올리지 말자.‘

나중에 코인이 여유가 되고, 그녀가 완전히 내 여자가 됐을 때는 다른 능력치들도 다 늘려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일단 외모와 몸매 능력치만 늘려 보기로 했다.

’괜히 근력 같은 걸 많이 늘렸다가 귀찮아질 수 있으니까…….‘

그렇게 능력치를 올려주려고 할 찰나, 무언가가 생각이 났다.

“아. 그러고 보니 지금 방송을 하고 있나?”

시계를 보니 8시 30분이었다. 옛날에 확인했을 때 분명 매일 8시부터 방송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하고 있네.”

방송 어플을 실행해서 그녀를 검색한 나는 그녀의 닉네임인 ’스트롱 크리스탈‘ 옆에 생방송이라는 빨간 글자와 함께 700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는 것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700명이라. 적은 수는 아닌 것 같은데.‘

몇 십 명이 보는 방송을 기준으로 하면 많았지만, 몇 천 명이 넘게 보는 방송들을 기준으로 하면 적었다.

일단 그녀의 방송을 몇 달 전에 봤을 때도 딱 이 정도였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그 뒤에 시청자 수가 오르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이거 사실 닉네임 때문 아니야?‘

스트롱 크리스탈이라니.

강수정을 그대로 영어로 바꾼 닉네임이었던가? 어떻게 저런 전설적인 닉네임을 할 생각을 했는지 지금도 이해가 안 갔다.

’일단 들어가 보자.‘

나는 그녀의 방송에 들어갔다.

“아니! 적 정글 탑에 살잖아~~!! 하아… 진짜!”

들어가자마자 회색 화면이 보였다. 그녀의 목소리는 듣기만 해도 화가 났다는 걸 알 수 있는 톤이었다.

[ 삼도수군통조림 : ㅋㅋ 진짜 모ㅅ한다 ㅋㅋ루ㅋㅋ ]

[ bsh0621 : 아.. 아깝다 저거 사는건데 ]

[ QBES : 나였으면 한명땄따 ㅅㅂ ]

[ 밥리스탈 : 밥리스탈! 밥리스탈! 밥리스탈! 밥리스탈! 밥리스탈! ]

채팅창에는 몇 조롱의 글이 올라온다. 가만히 그녀의 방송을 더 보자, 그녀는 또다시 정글러의 갱에 당해 회색 화면을 띄웠다.

[ 코면의칼날 : ㅋㅋ 와 이걸 억지로 죽어주네 데ㅔ박 ]

[ 밥리스탈 : 병신들아 ㄹㅇㅋㅋ만 쳐 제발!! ]

[ 뀨뀨뿅 : ㄹㅇㅋㅋ ]

[ 배스코 : ㄹㅇㅋㅋ ]

[ 진짜웨안되 : ㄹㅇㅋㅋ 근데 방장 요즘 왜 샷건 안침? ]

[ QBES : 요즘 온순해짐 ㅎ ]

[ 푸른하늘인생 : ㄴ 사진 위에 말 봐라 ]

[ 밥리스탈 : 몰랐음? 요즘 방장 노캠하면서 큰소리 안내더라 성깔은 그대로인거 같은데 ㅋㅋ ]

화면에는 그녀의 얼굴이 없고, 대신에 웬 강아지 사진이 한 장 있었다.

그 강아지 사진 위에는 ’욕설X, 잔잔한 방송O‘라고 적혀 있었는데, 나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갔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어쨌든 캠은 켜지 않은 모양이네.‘

다행이었다. 그렇다면 그녀의 능력치를 지금 바로 올려줄 수 있었다.

캠을 켜고 있었다면, 실시간으로 그녀의 외모가 변하는 걸 스트리밍하게 되는 꼴이었다. 그랬다면 바로 올릴 수 없었겠지. 나는 그녀의 외모 능력치를 터치했다.

[ 히로인, ’강수정‘에게 코인을 후원하여 기본 육체 능력, ’외모‘ 능력치를 올리겠습니까? ]

[ 외모 능력치 변화 : 55 -> 56 ]

[ 코인 변화 : 6865 -> 6755 ]

[ ( 예 / 아니오 ) ]

’외모는 흠. 한 62까지 올려볼까?‘

나는 그녀의 외모 능력치를 7 상승시켰다.

[ 축하합니다! 히로인, ’강수정‘의 기본 육체 능력, 외모가 ’62‘로 올랐습니다. ]

다음은 몸매였다.

[ 히로인, ’강수정‘에게 코인을 후원하여 기본 육체 능력, ’몸매‘ 능력치를 올리겠습니까? ]

[ 몸매 능력치 변화 : 61 -> 62 ]

[ 코인 변화 : 5995 -> 5835 ]

[ ( 예 / 아니오 ) ]

’60대는 능력치 1당 160이 드네.‘

코인을 5000이 될 때까지 사용한다고 하면 몸매를 6 늘릴 수 있었다. 나는 그녀의 몸매를 67로 올리고, 5035코인을 남겼다.

[ 축하합니다! 히로인, ’강수정‘의 기본 육체 능력, 몸매가 ’67‘로 올랐습니다. ]

’대체 어떻게 변하려나…….‘

나름대로 기대가 되었다.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방송을 끄고, 다른 일일 퀘스트를 깰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

“아… 힘들었다.”

방송을 종료한 강수정은, 의자에 몸을 눕힌 채 천장을 바라보았다.

밤 8시부터 새벽 2시까지 하는 방송. 방송을 켜두고 게임만 하는데도, 일주일에 5일 동안 꼬박꼬박하다 보니까 좀 힘이 들었다.

물론, 방송을 하기 싫은 건 아니었다. 애초에 이만큼 자신에게 어울리는 직업이 없다고 생각했다.

’회사 같은 데에 가면 절대 적응 못 할 거야…….‘

사교성도 그리 좋지 않았고, 애초에 합격할 거라는 보장도 없었다. 분명 개인방송은 그녀에게 있어 천직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방송이 안정적인 직업은 아니었기 때문에, 그녀는 매일매일 약간씩의 불안함 속에서 살고 있었다.

미튜브 영상도 편집자 없이 혼자서 그날그날 방송했던 분량을 통으로 올려두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조회수가 잘 나오지 않아 수익이 좀 적었다.

“그나마 후원이 잘 터져서 다행이야.”

수익의 많은 부분을 생방송이 담당했다. 킬 따기 미션같은 것부터 해서, 후원이 잘 들어왔다. 매일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30만원이 넘게 나올 때도 있었다.

그녀는 최대한 돈을 적게 쓰면서 돈을 저축하고 있었다.

우선 방음이 잘 되는 방송용 방도 마련하고, 괜찮은 환경의 집을 구하는 것이 그녀의 첫 목표였다.

“좋아. 힘내자. 파이팅!”

그녀는 혼자서 파이팅을 외치고 컴퓨터를 종료한 뒤 그녀의 방에 갔다.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맺혀 있었다.

요즘은 그래도 불안함이 조금 덜했다.

마음의 안정을 찾는 시간이 있다고 해야 할까?

’내일은 뭘 입지?‘

바로 매일 11시 30분에 찾아오는 장보기 시간이, 바로 그녀에게 있어 힐링 타임이었다.

원래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만 가서 장을 보는 마트였는데, 밑에 층의 진현과 우연히 같이 장을 보기 시작하면서, 그녀는 매일 매일 둘이서 마트에 가기 시작했다.

처음 우연히 만난 뒤에, 딱히 아무런 약속도 하지 않고 헤어졌다.

그런데 혹시나 해서 다음 날 같은 시간에 나갔을 때, 진현이 있는 걸 보고 혹시 운명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 뒤로 매일같이 함께 마트를 갔는데, 그 짧은 시간이 굉장히 즐거웠다. 마치 데이트를 하는 기분이었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싫은 사람이었지만, 요즘은 그와 함께 있는 것이 너무 좋았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다. 처음에는 착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하루가 지날수록 더욱 기분이 커졌다.

강수정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옷을 골랐다. 그의 앞에서 옷을 대충 입을 수는 없었다.

’내일은 더 예쁘게 입어야겠어.‘

그렇게 옷을 하나 골라 거울 앞에서 옷을 대본 그녀는.

“어……?”

자신의 얼굴을 보고 눈을 휘둥그레 떴다.

******

다음 날 11시 36분.

’앞으로 4분인가.‘

나는 빌라의 계단 아래에서 대기를 타고 있었다.

처음 이벤트를 한 날부터 매일같이 11시 30분에 집을 나서 마치 우연인 것처럼 만나 같이 장을 보러 가던 우리였지만, 오늘은 좀 달랐다.

나는 일부러 11시 30분이 되기 전에 집을 나서 아래에 일부러 대기하고 있었다.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이벤트의 키워드가 살짝 바뀌었기 때문이다.

◆ 이벤트

[ 대상 : 강수정 ]

[ 시간 및 장소 : 오늘 11:40 AM, 옐로우 빌라 401호 앞 ]

[ 키워드 : 장 보기, V마트, 엇갈림, 진전, 연락처 ]

키워드가 조금 늘어났다.

호감도가 60이 되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녀의 능력치를 올려주었기 때문일까. 이제 슬슬 그녀를 향해 더욱 적극적으로 다가갈 타이밍이 온 것 같았다.

“......”

그래서 나는 계단 밑에서 대기하며 그녀를 관찰하고 있었다. 만약에 키워드가 지각이었다면, 집 안에서 기다리다가 40분에 나왔겠지만, 엇갈림이었기에 밖에서 기다리는 중이었다.

그녀는 내가 사는 호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었다.

처음에는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는데, 3분 전부터는 손가락을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벨을 누를까 말까 고민하는 게 상당히 귀엽게 보였다.

’그나저나 능력치를 몇 올려줬다고… 진짜 더 예뻐졌네?‘

본래도 상당한 미모를 소유한 그녀였지만, 지금은 그 꽃이 더욱 만개했다.

얼굴의 인상이 더 또렷해졌다고 해야 하나. 눈매가 좀 더 뚜렷해졌고, 피부도 더 좋아진 것 같았다. 몸매 또한 라인이 더 좋아지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그것도 굉장히 자연스럽게 발전해서 전혀 이질감이 들지 않았다.

’코인으로 이렇게 외모와 몸매를 자연스럽게 올려줄 수 있다니.‘

어쩌면 세상에서 제일 못생겼다고 하는 사람도, 세계 최고의 미인으로 만들어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평범한 얼굴을 가졌는데, 추후 외모 능력치를 올리면 존잘남이 될 수 있는 것인가?

그렇게 남은 4분 동안 그녀의 몸매를 마음껏 관찰하자, 어느새 그녀가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우. 오늘은… 안 나오는 건가?”

“…….”

“기껏 차려입었는데…….”

그녀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중얼거리더니, 이내 천천히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시간을 확인하자, 40분이었다.

’40분. 지금이네.‘

그녀의 모습을 확인한 나 또한 서서히 계단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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