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화 〉# https://t.me/LinkMoa
“여, 여기는 대체……!?”
내 스킬에 의해 강제로 소환된 강수정은, 당황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물기에 젖은 그녀의 머리카락이 혼잡하게 흔들렸다.
‘와우…….’
나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순수하게 감탄했다.
그녀의 몸매는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평소에 가끔 얼굴을 마주칠 때는 그리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지 않아 크게 티가 안 났는데, 이렇게 그녀의 알몸을 직접 보니까 확 와닿았다.
제대로 잡힌 골반과 커다란 가슴은, 뭇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마른 몸매는 아니었지만, 오히려 곳곳에 있는 약간의 군살이 나를 더욱 꼴리게 만들었다.
한 마디로, 굉장히 야한 몸이었다.
‘그리고 보니 가족 이외 여자의 알몸을 직접 보는 건 처음이네.’
나는 깨달은 듯 고개를 들었다.
생각해 보니 그랬다. 야동으로는 많이 봤지만, 실물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
미친, 세상에나.
나는 대체 요 22년 동안 무엇을 한 거지?
그렇게 스스로 자책할 찰나, 문득 그녀가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다, 당신은 대체 누구죠? 지금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평소의 까칠함은 보이지 않고, 두려움에 젖은 한 소녀의 목소리가 내 귀에 들어왔다.
하긴 샤워를 하다가 갑자기 공간이동을 한다면 누구나 당황할 것이다. 그것도 덩치가 큰 모르는 남자 앞으로 말이다.
“알 필요 없다. 강수정. 너는 단지 내 명령에 따르기만 하면 돼. 알겠나?”
나는 그녀의 물음에, 웃음기를 싹 빼고 말했다.
나의 목소리를 들은 그녀는 흠칫 몸을 떨었다. 그녀의 눈빛이 더욱더 두려움에 물들었다.
그녀는 나의 시선이 그녀의 가슴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이내 필사적으로 자신의 몸을 가렸다.
"제, 제 이름은 어떻게……! 그리고 당신 대체 누구죠?“
"알 필요 없다고 했을 텐데."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에게 다가갔다. 걸음걸이에 자연스럽게 힘을 주며, 위협적으로.
그녀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가자, 그녀는 두려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뒷걸음질 쳤다.
“오, 오지 마! 오지 마세요!”
“…….”
“오지 말라고!!”
그녀는 한 손으로는 자신의 가슴을 가리고, 한 손으로는 팔을 휘두르며 저항했다. 하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뒷걸음질 치다가 이내 벽에 등을 부딪칠 뿐이었다.
“꺄약!”
벽에 갈 곳이 가로막힌 그녀는 두려움에 몸을 떨다가, 비명과 함께 서둘러 반대편 쪽으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훗.’
나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느긋하게 바라보았다.
반응이 상당히 신선했다.
늘 나한테 신경질만 내던 그녀가, 나한테 두려움을 느끼니 묘한 쾌감이 전해져 왔다.
‘소용없지.’
애초에 이곳에 출구 따위는 없었다. 포탈은 닫아놨으니까. 내 허락 없이 이 장소에서 도망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아, 하아.”
서둘러 빠져나와 반대편으로 도망친 그녀는 이 장소에서 빠져나가려고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이내 문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절망적인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잠시 어쩔 줄 몰라 하다가, 갑자기 벽을 두 손으로 막 두들기면서 힘껏 소리치기 시작했다.
“도, 도와주세요! 아무나 빨리! 살려주세요!! 여, 여기에! 여기에 사람이 갇혀있어요!!”
- 쿵쿵쿵쿵!!
아공간 안에 그녀의 절박한 목소리가 울렸다.
그러나, 소용이 있을 리가 만무했다.
이곳은 애초에 지구에 있는 공간도 아닌 내 스킬인 ‘블랙룸’이라는 특수한 아공간이니까. 누군가 들을 수 있을 리가 없지.
나는 그녀의 발악에 비웃음을 날려주며 말했다.
“소용없다. 여기는 완벽하게 고립된 장소니까. 그리 외쳐 봐야 네 손과 목청만 아플 뿐이다.”
“도, 도와주세요! 제발…….”
내 말에 몸을 떤 그녀는, 마치 벽에 미끄러지듯 머리를 박았다. 절망에 찬 그녀는 잠시 어깨를 들썩이다가, 고개를 돌려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 대체 뭐야! 나한테 왜 이러는 건데!!”
“이유? 이유라면 알 텐데. 네 몸을 봐라.”
“뭐? 내 몸이 뭐!!”
“그렇게 야한 몸을 하고 있으면서, 아직도 이유를 모르겠나?”
나는 그녀를 비웃으며, 그녀의 몸을 마치 핥듯이 훑었다. 원초적으로 남성이 여성을 탐하는, 성욕이 가미된 눈빛이었다.
나의 시선을 받은 그녀는, 기분이 나쁜지 온몸을 부르르 떨며 경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 이런 쓰레기 변태새끼!! 네가 지금 뭘 하려는지 알아!?”
“뭘 하려고 하는데?”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웃으며 그녀에게 질문했다.
“사, 사람을 강간하려고 하잖아! 이런 사회의 발암물질 같은 역겨운 새끼……!”
그래도 처음에 소환됐을 때는 존댓말을 쓰더니, 어느새 그녀는 나를 향해 반말로 욕하고 뱉고 있었다.
“잘 알고 있네.”
딱히 부정할 생각이 없는 나는, 피식 웃으며 궁지에 몰린 그녀를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씨발새기…….”
그녀는 자판기 앞에 서 있었다. 그녀는 그 자판기의 의도가 뭔지 모르는 듯했다.
‘반응을 안 하네?’
자판기는 평소에 불이 꺼져있다가, 내가 자판기 앞에 가면 음성과 함께 불이 켜지면서 물건이 보이는 방식이었다.
‘아무래도 자판기 앞에 섰을 때 반응이 오는 건, 히로인 어플의 소유자인 나뿐인가 보네.’
이것 또한 새로운 정보였다.
감탄하며 그녀에게 다가가자, 그녀가 크게 소리쳤다.
“오지마!!”
“싫은데?”
“오, 오지 말라고 했어! 그래, 경찰에! 경찰에 신고할 거야!!”
“신고? 대체 무슨 수로 신고를 할 거지?”
“그, 그건…….”
그녀는 자신을 바라보고 절망에 빠졌다. 아무래도 자신이 알몸이었다는 것을 잠시 까먹은 모양이었다.
그녀의 물건이라고는 목에 두른 수건 한 장뿐. 휴대폰이 없으면 경찰에 신고를 할 수가 없다. 그녀는 분한 듯 이를 악물었다.
‘뭐, 있었어도 소용없었겠지만.’
어제 블랙룸에 왔을 때 실험해봤는데, 이곳에서는 전파와 인터넷이 터지지 않았다. 되는 건 데이터 없이 실행이 가능한 게임들과 히로인 어플뿐.
설령 포탈이 열려있을 때도 안 되는데, 지금은 포탈까지 닫혀 있는 상태였다.
내가 그녀의 지척에 다다르자.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너… 이러고도 무사할 것 같아?”
“응?”
“지금은 신고를 못 하더라도, 너… 너 반드시 잡혀가. 내가 잡혀가게 만들 거야.”
“호오.”
그녀는 이글거리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흥미롭다는 듯 그녀의 말에 가만히 있었다. 그걸 통했다고 착각했는지, 그녀의 눈에 약간의 희망이 감돌았다.
“가, 감옥 가고 싶은 거 아니지!? 그러니까… 지금이라도 그만둬! 지금이라도 풀어주면,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 줄게. 응?”
나는 그녀의 말에 생각했다.
‘내가 잡힌다고?’
그럴 리가 없었다. 현실을 초월하는 스킬인 아공간과 소환, 그리고 변신. 절대 잡힐 리가 없었다.
이런 스킬들을 가지고 잡힐 것을 걱정해 그녀를 놔주는 것이야말로,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아무래도 뭔가를 착각하는 것 같군.”
나는 그녀의 말에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은 뒤 손바닥을 높이 치켜들었다.
“어……?”
마치 뺨을 때리려는 자세.
내 굳은 얼굴과 팔을 본 그녀의 얼굴이 일순 두려움으로 물들었다. 이건 예상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 후웅
나는 사정없이 손바닥을 내려치는 모션을 취했다.
“꺄아악!!”
그러자, 그녀가 가느다란 두 팔로 필사적으로 얼굴을 막으며 소리쳤다.
“…….”
‘이거이거…….’
애초에 나는 그녀를 진지하게 때릴 생각이 없었다.
나는 중간에 손을 멈추고, 그녀의 양팔을 잡아 붙잡아 침대 쪽으로 질질 끌고 갔다.
“놔! 이거 놓으라고!!”
그녀는 바둥바둥 발버둥을 쳤지만 소용없었다.
애초에 근력 능력치 23이 저항 가능한 힘이 아니었다. 그녀의 몸무게도 무거운 편이 아니었고.
‘흐음. 나는 근력 능력치가 얼마일까?’
아직은 내 능력치를 볼 수 없었기에 궁금했다. 아마도 그녀보다는 훨씬 높겠지.
이렇게 보여도 남중, 남고에서부터 할 거 없는 놈들과 항상 농구니, 축구니, 팔씨름이나 하고 놀다 보니 힘은 꽤 강해졌다.
‘그렇다고 진지하게 운동한 사람들과 비교는 못 하지만.’
평범한 여자가 저항 가능한 힘은 결코 아닐 것이다.
“흐윽, 흑.”
그녀는 어느새 저항을 포기한 채, 두 어깨를 들썩이고 있었다. 본래 이런 모습을 보면 측은한 마음이 들어야 했지만,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조금씩 흥분하고 있었다.
‘내 취향이 원래 이랬나?’
아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그녀가 굴복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쾌감이 올라왔다. 이전까지 알지 못했던 나만의 정복욕이었다. 아무래도 내게는 가학적 성향이 조금 있는 것 같았다.
“자.”
무사히 그녀를 침대에 앉힌 나는, 욕망의 물을 컵에 따르고 그녀를 소환하기 전에 뽑은 아이템인 ‘저항할 수 없는 쾌락’을 한 알 빼서 그녀에게 주었다.
“이 알약을 물과 함께 마셔라.”
“…….”
이번에는 대응 방식을 바꿨는지, 그녀는 입을 꾹 다물고 나를 노려볼 뿐이었다. 결코 입을 열 생각이 없다고 무언으로 시위하고 있었다.
“안 먹으면 이번에는 진짜 때리겠어.”
나는 아까와 같이 팔을 위협적으로 치켜들었다.
“…….”
그러자 그녀는 힘없는 표정으로 알약을 받아들고 입안에 넣었다. 마치 토라진 강아지 같았다. 아무래도 맞기는 싫은 모양이었다.
“그래. 물도 같이 마셔라.”
내가 욕망의 물이 든 컵을 손에 쥐어주자 그녀는 잠시 컵을 바라보다가, 물을 한 모금 입에 머금었다. 달달한 맛에 살짝 눈이 커졌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모습이 꽤 귀여웠다.
“삼켜라.”
“…….”
하지만, 그녀는 입에 물을 머금은 채 그저 가만히 있었다. 아무래도 크게 저항은 못 하는 것 같고, 마치 아이가 부모님에게 삐지듯 소소한 반항인 듯했다.
그러나 그러한 태도가 그녀를 더 피곤하게 만들 거라는 생각은 못 한 모양이다.
삼키라는 말에 가만히 있자, 나는 우악스러운 그녀의 코와 입을 막았다.
“으읍! 읍!”
그녀는 괴로운 듯 몇 번 나의 몸을 때리며 저항했다. 그러나 내가 반응이 없자, 눈가에 눈물이 고일 때까지 참다가, 이내 꼴깍, 하고 물을 삼켰다.
“하악, 하악, 허억… 이런 씨이!”
물을 삼킨 것을 본 나는 손을 놓아주었다.
그녀는 숨을 몰아쉬며 눈가에 눈물이 고인 채로 나를 노려보았다. 나는 그녀를 바라보다가 갑작스럽게 그녀의 얼굴을 잡고, 강제로 아, 하고 그녀의 입을 벌려 보았다.
“악! 아악!?”
‘알약은 확실히 삼켰네.’
손가락에 그녀의 침이 덕지덕지 묻었다. 뜨거운 숨이 느껴졌다. 눈물을 머금은 채 입을 벌리고 있는 미인의 모습은, 내 아랫도리를 발기시키기에 충분했다.
‘야하긴 하다… 하지만 지금 펠라는 무리겠지.’
자칫하면 내 소중이가 큰 봉변을 당할 수 있었다.
알약을 확실히 삼켰다는 것을 확인한 나는 남은 욕망의 물과 함께 ‘아이는 나중에 갖자, 남성용’ 알약을 하나 빼서 먹었다.
그리고 침대에 힘없이 늘어져 있는 강수정의 몸을 살살 만졌다.
“읏…….”
욕망의 물과 저항할 수 없는 쾌락의 약효가 잘 나타났는지, 그녀는 내가 그녀의 몸을 만지는 것에 저항하지 못한 채, 얼굴을 빨갛게 하고 달뜬 숨을 내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