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화 〉# https://t.me/LinkMoa
[ 축하합니다! ]
[ 승급/승단 퀘스트, ‘예비 주인공’ → ‘10급 주인공’의 퀘스트 달성 조건을 모두 만족하셨습니다! ]
[ 이것으로 정식 주인공이 되기 위한 자격을 갖추셨습니다. ]
[ 퀘스트를 완료해 보상을 수령하고, 승급을 진행하세요! ]
“정식 주인공인가.”
나는 화면을 터치해 나타나 있던 메시지들을 지웠다.
그러자 다시 평소의 메인 화면이 나타났다.
퀘스트 메뉴를 터치하고, 승급/승단 퀘스트에 들어가니 처음 받았던 퀘스트가 자리하고 있었다.
나는 퀘스트의 제목을 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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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급/승단 퀘스트 : ‘예비 주인공’ → ‘10급 주인공’ ]
< 퀘스트 등급 : 튜토리얼( 11급 ) >
< 퀘스트 유형 : 재시도 가능( 0회 ), 반복 불가( 클리어 시 재시도 불가 ) >
- 당신은 세계의 주인공 후보로 낙점되었습니다. 과연 당신이 주인공이 될 자격과 가치가 있는지 증명하세요.
◆ 퀘스트 달성 방법
- 아래의 조건들을 모두 만족하세요.
1. 3일 이내에 지금까지 교제한 적이 없는 여성과 데이트 하기 ( 1 / 1 )
2. 1주일 이내에 지금까지 교제한 적이 없는 여성과 키스 하기 ( 1 / 1 )
3. 단, 직업여성은 제외 ( 2 / 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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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퀘스트 포기하기 : [ 예 ] / [ 아니오 ]
◆ 퀘스트 완료하기 : [ 예 ] / [ 아니오 ]
“조건을 만족하면 완료하기 버튼이 나타나나 보네.”
데이트와 키스. 일단 조건은 모두 만족했다.
처음에는 퀘스트 포기하기 버튼밖에 없었는데, 조건을 전부 만족하니 퀘스트 밑에 퀘스트 완료하기라는 버튼이 추가로 생겨 있었다.
나는 퀘스트 완료하기의 ‘예’ 버튼을 터치했다.
[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퀘스트 달성 보상이 지급됩니다. ]
[ 아이템, '무작위 연애 보조 옵션 아이템 상자( 등급 : 10급 )'을 획득하셨습니다. ]
[ 축하합니다! '예비 주인공( 11급 )'에서 '10급 주인공'으로 승급하셨습니다! ]
[ 주인공, '천진현'님의 '전 능력치'가 소폭 상승합니다. ]
[ 이제부터 일일 퀘스트와 히로인 공략을 진행하실 수 있습니다. ]
[ '일일 퀘스트' 소메뉴가 해방되었습니다. ]
[ '히로인' 메뉴와 '일반 히로인' 소메뉴가 해방되었습니다. ]
[ 승급 기념으로, '500코인'을 지급합니다. ]
[ 승급 기념으로 아이템, '무작위 아이템 상자( 등급 : 10급 )'을 지급합니다. ]
“오…….”
뭔가 메시지들이 많이 나타났다.
나는 하나하나를 읽어가며, 메시지들을 지워 나갔다.
“일단 처음 화면으로 나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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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로인 어플 ]
◆ 1. 마이페이지
◆ 2. 히로인
◆ 3. 퀘스트
◆ 4. [ ( 아직 해방되지 않았습니다. ) ]
◆ 5. [ ( 아직 해방되지 않았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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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메인 화면으로 나가자, 화면의 구성도 조금 바뀌어 있었다.
1~5가지의 메뉴가 있었고, 나는 그중 1~3개의 메뉴를 터치할 수 있었다.
나는 뭐부터 볼까 고민하다가 이내 ’히로인‘ 메뉴를 터치했다.
'히로인 공략이라는 게 대체 뭐지…….'
뭔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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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로인 어플 – 히로인 ]
◆ 1. [ ( 아직 해방되지 않았습니다. ) ]
◆ 2. 일반 히로인
◆ 3. [ ( 아직 해방되지 않았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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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인 메뉴 안에는 3개의 소메뉴가 존재했지만, 터치할 수 있는 것은 2번 소메뉴인 '일반 히로인' 뿐이었다.
나는 2번을 터치했다.
그러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 '일반 히로인' 소메뉴에 처음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 해당 메뉴에서는 주인공이 히로인을 직접 설정하고, 설정한 히로인을 공략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
[ 현재 천진현님의 주인공 등급은 10등급으로, 총 1명의 히로인을 설정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
[ 히로인을 설정하시겠습니까? ( 예 / 아니오 ) ]
“어……?”
히로인 설정?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지만, 나는 일단 ’예‘ 버튼을 터치해 보았다. 그러자, 다음 메시지가 나타났다.
[ 히로인 설정은, 3 이상의 '연분도'가 있는 사람만 가능합니다. ]
[ 3 이상의 '연분도'를 지닌 사람들의 목록을 불러옵니다. ]
[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
나는 어플의 메시지 대로 잠시 기다렸다.
어느 정도 기다려야 될 줄 알았으나 불러올 사람이 얼마 없는지, 어플은 10초가 되기도 전에 모든 목록을 쏟아냈다.
[ 현재 히로인 설정 가능한 인원 : 762명 ]
“호오.”
명수를 본 나는 생각보다 많은 인원에 감탄했다.
나 이 정도면 인싸 아니야?
아니면 연분도 3이라는 것이 굉장히 약한 수치인가……?
'뭐… 당연히 후자겠지.'
씁쓸하게 웃은 나는, 이내 목록을 넘기기 시작했다.
“아 왜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가 했더니…….”
목록에는 그 사람의 사진과 함께 이름, 나이, 성별, 직업 등의 간단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
그리고 그 목록의 대부분은 중학교나 고등학교 동창, 그리고 내 친구들이었다.
참고로 나는 남중과 남고를 나왔다.
즉, 남자들이 대부분이라는 소리였다.
히로인인데 남자가 왜 튀어나오는가 싶었지만, 아무래도 이 어플은 동성연애도 지지하는 모양이었다. 물론 나는 결단코 사양이었지만.
“히로인은 무조건 여자지… 그것도 아주 이쁜.”
별로 친하지 않은데 이름만 얼핏 기억날 것 같은 사람도 목록에 들어가 있었고, 심지어는 엄마와 아빠, 친척들의 이름까지 다 있었다.
“여자가 없어…….”
나는 절망적인 마음으로 목록을 넘겼다.
“그나저나 호감도는 알 것 같은데 연분도가 뭐지?”
목록의 특이한 점으로는, 기본적인 정보와 함께 호감도와 연분도라는 것도 같이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내가 이름만 기억하는 대부분은 호감도와 연분도가 굉장히 낮았으며, 간간히 얼굴을 보는 친구들이나 연락을 주고받는 사람들은 그나마 좀 수치가 되었다.
“어…….”
그렇게 목록을 넘기다가, 나는 문득 손가락을 정지했다.
[ 이름 : 윤유정 ]
[ 나이, 성별 : 24세, 여성 ]
[ 직업 : 편의점 아르바이트, 식당 아르바이트, 대학교 휴학생 ]
[ 호감도 : 26 ] [ 연분도 : 19 ]
유정이 누나였다. 몇 되지 않는 여성의 이름이었다.
누나의 이름을 보자, 약간 미안한 마음이 느껴졌다.
“호감도 26에 연분도 19…….”
지금까지 본 사람들 중에서 호감도가 나름 상위권이라면 상위권이었다.
26이 높은 호감도라고 생각되지는 않았지만 뭐, 내가 그동안 워낙 대인관계에 신경을 잘 안 써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호감도를 바닥을 치는 게 문제였다.
“그래도 히로인으로까지 지정하는 건, 좀 아니겠지…….”
유정이 누나한테는 이미 한번 신세를 진 상태였다. 그런 누나를 또 히로인으로 지정하는 것은 약간의 실례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나는 또다시 목록을 넘겼다.
“어…….”
그리고 몇 번 사람들의 이름을 확인하고 넘길 찰나, 나는 또다시 손가락을 정지했다.
[ 이름 : 장예화 ]
[ 나이, 성별 : 22세, 여성 ]
[ 직업 : 임대 사업자, 대학교 휴학생 ]
[ 호감도 : 13 ] [ 연분도 : 08 ]
“장예화라…….”
장예화는 방금 전 계단에서 마주쳤던 여자. 그녀는 프로필 사진부터 굉장히 빛이 났다. 지금 떠 있는 목록 중에서 가장 예쁘겠지.
나는 그녀의 프로필을 살펴보다가 문득 직업란에서 시선이 멈췄다.
“으음?”
뭐라고?
“임대 사업자……?”
이거 실화냐?
“설마설마 했는데 금수저였을 줄이야…….”
나는 입을 떠억 벌렸다.
얼굴도 그렇게 이쁜데, 임대 사업을 하는 건물주라니. 평소에 뭘 하고 다니길래 옷도 그렇게 잘 입고 몸매도 좋은 지 몰랐는데, 세상에나 건물주였다.
'…거기에 나랑 동갑이네?'
으. 참으로 배가 아팠다.
누구는 아무것도 이룬 것 하나 없이 편의점 아르바이트만 하는데, 누구는 외모와 몸매 거기에 재산까지 가지고 친구 집에 웃으며 놀러 다녔다.
세상은 불공평해도 너무 불공평한 것이 아닌가.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후…….”
하지만, 그건 질투의 한숨이 아닌, 기쁨의 한숨이었다.
그래.
내게는 이 히로인 어플이라는 물건이 있었다.
어쩌면 장예화라는 저 여성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흐흐.”
얼굴도, 몸매도, 재력도 좋은 여자.
만약에 그런 여자를, 내 여자로 만들면 어떨까.
그녀와 함께 거리를 거닐고, 밤에 야한 짓을 할 생각을 하니까 기분 나쁜 웃음이 나오면서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
“그래… 분명 공략한다고 했지.”
히로인 어플은 신비한 어플이었다. 사실, 내가 유정이 누나와 키스를 한 것만으로도 이미 기적을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었다.
데이트와 키스가 승급의 조건이었으니, 그 정도는 몸풀기라는 뜻이었다.
그런 어플의 도움을 받는다면, 장예화라는 여자도 혹시? 모르는 일이었다.
히로인으로 지정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 지는 몰랐지만, 이미 나는 유정이 누나와 데이트와 키스를 하며 어느 정도 양심을 놓은 상태였다.
- 꿀꺽…….
마른 입에 침을 삼킨 나는, 떨리는 손가락으로 ’장예화‘를 터치했다.
그래, 장예화 너로 정했다.
내 히로인이 되어라!
[ 해당 인물은 등급이 높아 현재 천진현님의 등급으로 히로인 설정이 불가능합니다. ]
[ 주인공 등급을 올린 뒤, 다시 선택해 주세요. ]
“에라이 X발.”
그러면 목록에는 왜 띄워 놓은 것인가.
나는 짜증 나는 마음에 휴대폰을 침대에 집어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