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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인 어플-3화 (3/303)

〈 3화 〉# http‍s‍://t.‍me/Lin‍kM‍oa

[ 아이템, ‘무작위 연애 보조 옵션 아이템 상자( 등급 : 튜토리얼 )[ 퀘스트 전용 ]’를 사용합니다. ]

[ 축하합니다! 아이템, ‘달짝지근 사랑의 사탕 생성기[ 퀘스트 전용 ]’를 획득하셨습니다. ]

“사탕……?”

시스템 메시지를 읽은 나는 인벤토리의 왼쪽 위 칸을 확인했다.

그곳에는 아까 모습을 비추던 보물상자 모양의 아이콘 대신, 웬 하트 통 모양의 아이콘이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고 있었다.

나는 그 아이콘을 터치해 보았다.

[ 달짝지근 사랑의 사탕 생성기 ]

◆ 등급 : 튜토리얼( 11급 )

◆ 분류 : 장식품

◆ 설명 : 하렘마스터를 꿈꾸던 한 장인이 연구 초반에 재미 삼아 만들었던 사탕 생성기… 를 본떠 히로인 어플에서 자체 제작한 물건이다. 생성된 사탕을 통해, 원하는 이성의 마음을 쟁취하자.

◆ 옵션 [-]

1. 사탕 생성!

- 3시간에 1개씩 자동으로 사탕이 생성된다. 최대 10개까지 생성되며, 생성기 안 사탕의 개수가 10개 미만일 경우 다시 생성을 시작한다.

2. 달짝지근한 시선?

- 해당 아이템에서 생성된 사탕을 먹은 사람은, 먹으면서 가장 많이 바라본 한 사람에게 약간의 호감과 끌림을 느끼게 된다. 만약 그 대상이 이성이라면, 효과는 2배가 된다. 효과의 지속시간은 3시간이며, 효과는 사탕을 다 먹은 순간부터 적용된다.

3. 퀘스트 전용

- 퀘스트를 포기하거나 실패하게 되면 해당 아이템은 회수된다.

- 퀘스트를 성공하면 해당 옵션은 삭제된다.

“호오.”

뭔가 신기한 아이템이었다.

이걸 히로인한테 주면서 공략에 박차를 가하라는 건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이제 뭐 어떻게 해야 되는 거지?”

하지만 메인 메뉴로 나온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더 이상 무언가 진행할 만한 것이 없었다.

퀘스트에 따르면 키스를 하고 데이트를 해야 뭐라도 진행이 될 텐데, 그럴 만한 요소가 없었다.

메인 메뉴에는 ‘퀘스트’와 ‘마이페이지’ 메뉴밖에 없었으며, 그 안에서도 들어갈 수 있는 건 ‘승급/승단 퀘스트’와 ‘인벤토리’ 둘뿐이었다.

뭐 ‘히로인을 만나기’라거나, ‘스토리 진행’ 메뉴 같은 게 전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어플을 종료했다가 다시 실행해 보았다.

[ ‘히로인 어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그러나 결과는 같았다.

여전히 바뀐 것은 없었다.

“인벤토리에서 뭘 해야 하나.”

어플을 한 바퀴 순회하고 다시 인벤토리로 돌아온 나는 사탕 생성기 아이콘을 터치했다.

그러자 설명의 오른쪽 아래로 몇 개의 버튼이 떠올랐다.

[ 구현화 ] [ 되돌리기 ]…….

“그냥 이걸 눌러야 진행이 되는 건가?”

오른쪽 아래에는 5개의 버튼이 존재했다.

여러 버튼이 존재했지만, 누를 수 있는 것은 ‘구현화’ 버튼 하나뿐이었다.

나머지 버튼들은 전부 회색으로 칠해져 있어 누를 수 없게 되어 있었다.

나는 구현화 버튼을 눌러 보았다.

- 툭

“?”

무슨 일이 일어날까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던 나는, 갑작스럽게 내 옆에서 나타나 침대에 툭 떨어진 하트 모양의 통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 아이템, ‘달짝지근 사랑의 사탕 생성기[ 퀘스트 전용 ]’가 구현화 되었습니다. ]

히로인 어플에도 메시지가 떴다.

나는 얼떨떨한 마음으로 내 옆에 있는 하트 모양의 통을 집어 들었다.

만져졌다.

통을 만진다는 감각이 확실하게 느껴진다.

홀로그램 같은 게 아니라 진짜 물건이었다.

“헐.”

이게 뭐야.

나는 통의 뚜껑을 열어 보았다.

그 안에는 포장지로 포장된 하트 모양의 빨간색 사탕이 10개 들어 있었다.

나는 황당한 얼굴로 어플을 바라보았다.

어플에는 여전히 사탕 생성기가 구현화 되었다는 메시지만 떠올라 있을 뿐이었다.

나는 사탕 하나의 포장을 뜯어 맛보았다.

상큼한 딸기향과 함께 달콤한 맛이 혀끝으로 느껴졌다.

허공에서 갑자기 통이 나타났고, 그 안에 진짜 사탕이 들어 있었다.

“허…….”

나는 다시 휴대폰의 화면을 바라보았다.

[ 구현화 ] [ 되돌리기 ]…….

화면을 터치해 메시지를 넘기고 버튼을 바라보자, 이번에는 ‘구현화’ 버튼이 누를 수 없게 회색으로 칠해져 있있고, 되돌리기 버튼이 누를 수 있게 되어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되돌리기 버튼을 터치했다.

[ 아이템, ‘달짝지근 사랑의 사탕 생성기[ 퀘스트 전용 ]’가 인벤토리로 되돌아왔습니다. ]

옆을 바라보자, 어느새 하트 모양 통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마치 마법처럼.

오로지 남아있는 것은, 내 손에 들려 있는 포장을 뜯은 하나의 사탕뿐이었다.

- 꿀꺽

다시 ‘구현화’ 버튼을 누르자, 아이템이 구현화 되었다는 메시지와 함께, 내 옆으로 하트 모양의 통이 생겨났다.

통을 열어보자, 이번에는 9개의 사탕이 들어있었다.

“이거 실화냐?”

통의 모양은 내가 어플에서 얻은 아이템의 모양과 똑같은 하트 모양.

분명했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이 하트 모양 통이, 바로 히로인 어플의 아이템 ‘달짝지근한 사랑의 사탕 생성기’일 것이다.

나는 그 뒤로도 몇 번이나 구현화와 되돌리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당연히, 결과는 같았다.

구현화 할 때마다 사탕 생성기는 나타났고, 되돌리기를 할 때마다 사탕 생성기는 사라졌다.

나는 빠르게 어플을 종료하고, 스토어로 들어가 보았다.

그리고 ‘히로인 어플’을 검색하였다.

[ System :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

“…….”

이번에는 신규 어플리케이션 리스트에 들어갔다.

내가 ‘히로인 어플’을 받은 것도 여기서였다.

“없다.”

하지만 없었다.

내가 받은 어플 목록으로 들어가 보아도, 히로인 어플을 받았다는 기록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 봐도, 정보는 전무했다.

“하하하…….”

그리고 나는, 그제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어플은 미연시 어플 따위가 아니라고.

처음에 내 이름을 바로 알았던 것도 요행이 아니었다고.

“그리고.”

또한 퀘스트.

히로인 어플에서의 아이템은 현실로 소환이 가능한 아이템이었다.

아이템을 얻게 이유는 바로 퀘스트의 시작 보상.

퀘스트는 지금껏 교제 관계가 없던 여성과 데이트와 키스를 하라는 것이었다. 아이템은 그걸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내게 나눠준 이른바 보조 도구와 같은 것이었다.

현재의 나는 예비 주인공. 10급 주인공으로 승급하기 위해서는 퀘스트를 해야 한다.

퀘스트 클리어를 편하게 해 주기 위해서, 퀘스트쪽에서 아이템을 줬다.

그런데 그 아이템은 현실로 구현화가 가능하다. 그리고 어플에는 게임 시작과 같은 버튼이 없다. 즉, 아이템의 사용은 현실에서밖에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퀘스트는 대체 어디에서?

‘현실에서겠지.’

더이상 진행이 막힌 어플이 아니라, 애초에 이 현실 자체에서 진행하는 퀘스트였던 것이다.

“…….”

나는 어플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완전 내가 평소에 보던 떡소설의 클리셰가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런 건 전혀 상관이 없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 떡소설의 클리셰건 아니건, 중요한 것은 그런 현상이 나에게 일어났다는 것이니까.

“좋아.”

이러한 일이 내게 일어난 이상, 나는 이 어플을 철저하게 이용해 줄 것이다.

******

두 시간이 흘렀다.

나는 최대한 히로인 어플에 대해서 연구하기 시작했다.

물론 알아낸 것은 별로 없었지만, 이른바 확신은 가질 수 있었다.

히로인 어플은 진짜이며, 어플에서 얻은 아이템은 현실로 소환이 가능하다는 것. 물론 아이템의 효과가 진짜로 적용되는지는 아직 불명이지만 말이다.

“거기에 더해 아이템의 소환 장소는 반경 3m내에 자신의 의지로 조종할 수 있으며, 소환되는 것은 구현화 버튼을 누른 뒤 5초 이내이다…….”

알아낸 사실을 메모장에 정리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히로인 어플의 구현화 버튼을 누른 뒤 허공에 손을 뻗었다.

[ 아이템, ‘달짝지근 사랑의 사탕 생성기[ 퀘스트 전용 ]’가 구현화 되었습니다. ]

당연하게도 출력되는 시스템 메시지.

메시지를 확인한 나는 손 위를 바라보았다.

내 손 위에는 하트 모양의 통이 들려져 있었다.

“역시나.”

몇 번을 해봐도 결과는 같았다.

구현화 버튼을 누르고 아이템이 소환됐으면 하는 장소와 시간을 상상하면, 그곳에 아이템이 소환되었다.

그 시간과 반경이 얼마 되지는 않지만, 나중에는 활용할 일이 있을 수도 있었다.

“이거 완전 마술사 해도 되겠는데?”

그렇게 즐거워하던 찰나, 갑작스럽게 휴대폰에 진동이 울렸다.

- 위이이이잉-

나는 휴대폰의 화면을 확인했다.

[ 윤유정 누나 ]

“아.”

화면을 확인한 나는 재빠르게 시계를 확인했다.

현재 시각은 밤 10시 22분.

“시발.”

좆.됐.다!

아르바이트 시작은 밤 10시.

평소라면 15분 정도는 일찍 가서 여유롭게 인수인계를 받는데, ‘히로인 어플’에 빠져 있어서 차마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나는 황급히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

“야! 왜 안 와!”

인사할 틈도 없이 저쪽에서 거친 목소리가 날아왔다. 나는 미안한 투로 대꾸했다.

“아 죄송해요. 진짜 급한 일이 있어서.”

“에휴. 그러면 미리 말을 했어야지! 지금 어딘데? 얼마나 걸려?”

“집… 한 20분 정도요.”

나는 빠르게 옷을 걸쳐 입으며 대답했다. 저편에서 끄응, 하고 앓는 소리가 났다.

“으. 야! 너 때문에 한 시간 늦게 퇴근하게 생겼잖아.”

“아 죄송…….”

나는 절로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했다.

그런데, 그냥 죄송하다고 답하고 넘어가려던 찰나 나는 문득 히로인 어플의 퀘스트를 떠올렸다.

[ 1. 3일 이내에 지금까지 교제한 적이 없는 여성과 데이트 하기 ( 0 / 1 ) ]

[ 2. 1주일 이내에 지금까지 교제한 적이 없는 여성과 키스 하기 ( 0 / 1 ) ]

그리고 뒷말을 덧붙였다.

“…진짜 죄송해요. 이번에 제가 맛있는 밥 한번 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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