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화 〉# https://t.me/LinkMoa
검은색 배경에 흰색으로 글자가 나타났다.
화면을 터치하자 히로인 어플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메시지가 사라지고 새로운 메시지가 나타났다.
[ ‘히로인 어플’의 첫 사용임을 확인했습니다. ]
[ 주인공 등록을 하시겠습니까? ]
“주인공 등록?”
음.
아마도 뭐 신규 캐릭터나 아이디 생성 같은 것이겠지.
대충 생각한 나는 ‘예’ 버튼을 터치했다.
[ 주인공 등록을 승인하셨습니다. ]
[ 등록을 진행 중입니다. - 0% ]
등록이 진행 중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잠시 로딩하는 시간이 시작되었다.
나는 가만히 휴대폰을 바라보며 기다렸다.
로딩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었다.
[ 등록을 진행 중입니다. - 100% ]
[ 등록이 완료되었습니다. ]
[ 이 세계의 주인공이 되신 것을 축하합니다 ‘천진현’님. ]
“거창하기는.”
등록은 굉장히 쉽게 진행되었다.
피식 웃은 나는 계속해서 화면을 터치하려고 했다.
‘응?’
근데 그 순간, 문득 한 가지 의문이 지나갔다.
‘그러고 보니 내 이름은 어떻게 알았지?’
나는 메시지를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분명히 나의 본명이 적혀 있었다.
아무것도 입력한 것도 없고, ‘예’ 버튼만 눌렀는데 등록이 끝났다는 점도 이상했다.
보통은 뭐 아이디라든가, 하다못해 닉네임을 입력하라고 나오는데…….
‘다른 아이디라도 연동됐나.’
그러나 의문은 순식간에 식었다.
요즘은 대형 사이트들의 아이디들이 서로 연결이 잘 되어있었다. 나의 이 알량한 머리는 무언가를 의심하기에 너무 보잘것없었다.
화면을 터치해 메시지를 넘겼다.
[ 히로인 어플에 오신 것을 다시 한번 환영합니다. ‘천진현’님. ]
[ ‘천진현’님의 현재 등급은 ‘예비 주인공’입니다. ]
“예비 주인공?”
주인공이면 그냥 주인공인 거지 예비 주인공은 또 뭔가.
[ ‘예비 주인공’인 ‘천진현’님이 현재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은 퀘스트 뿐입니다. ]
[ 퀘스트를 클리어해 등급을 올리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
흠.
아무래도 이게 튜토리얼인 모양이었다.
나는 잠자코 화면을 터치했다.
- 팟-!
“오.”
그러자, 어두운 배경은 사라지고 본격적으로 요즘의 게임 어플리케이션과 같은 아기자기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의 배경이 눈앞에 나타났다.
나름 디자인이 괜찮네.
하지만 아직은 튜토리얼이라 그런가, 화면에는 아직 ‘퀘스트’라고 적혀 있는 단 한 가지 메뉴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나는 ‘퀘스트’ 버튼을 터치했다.
[ 1. ( 아직 해방되지 않았습니다. ) ]
[ 2. ( 아직 해방되지 않았습니다. ) ]
[ 3. ( 아직 해방되지 않았습니다. ) ]
[ 4. 승급/승단 퀘스트 ]
퀘스트 메뉴 안에는 4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그 중에서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단 하나뿐.
일단 시키는 대로 해야지.
나는 ‘승급/승단 퀘스트’ 버튼을 터치했다.
그러자, 이번에 내가 진행해야 할 퀘스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건가.”
퀘스트는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예비 주인공’ → ‘10급 주인공’이라고 적혀 있는 제목의 퀘스트.
나는 그 퀘스트의 제목을 터치했다.
- 팟
화면에 퀘스트에 대한 정보가 자세하게 나타났다. 나는 그 설명을 읽어내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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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급/승단 퀘스트 : ‘예비 주인공’ → ‘10급 주인공’ ]
< 퀘스트 등급 : 튜토리얼( 11급 ) >
< 퀘스트 유형 : 재시도 가능( 2회 ), 반복 불가( 클리어 시 재시도 불가 ) >
- 당신은 세계의 주인공 후보로 낙점되었습니다. 과연 당신이 주인공이 될 자격과 가치가 있는지 증명하세요.
◆ 퀘스트 달성 방법
- 아래의 조건들을 모두 만족하세요.
1. 3일 이내에 지금까지 교제한 적이 없는 여성과 데이트 하기 ( 0 / 1 )
2. 1주일 이내에 지금까지 교제한 적이 없는 여성과 키스 하기 ( 0 / 1 )
3. 단, 직업여성은 제외 ( 0 / 2 )
◆ 퀘스트 보상( 시작 보상 )
1. '무작위 연애 보조 옵션 아이템 상자( 등급 : 튜토리얼 )[ 퀘스트 전용 ]' 획득
◆ 퀘스트 보상( 달성 보상 )
1. ‘10급 주인공’으로 승급
2. '무작위 연애 보조 옵션 아이템 상자( 등급 : 10급 )‘ 획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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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퀘스트의 설명을 읽어본 내 얼굴에는 의문이 나타났다.
뭐지.
여자랑 데이트를 하고, 키스를 하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퀘스트였다.
“아……! 그러고 보니 이 어플.”
이름이 ’히로인 어플‘이었지.
얼굴에 물음표를 띄우며 의문을 표하던 나는, 어플의 이름을 상기하고는 납득했다.
히로인 어플이라는 이름이 그렇듯 아무래도 이 어플리케이션… 미연시 비스무리한 어플리케이션인 것 같았다.
’그것도 나쁘지 않지.‘
나는 다시 한번 자세히 퀘스트를 읽어보았다.
미연시라면 싫어하지 않았다.
나 천진현.
남중, 남고, 군대, 테크트리를 타고 지금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사는 중이었다.
아쉽게도 공대 테크트리는 타지 못했지만, ’연애‘의 ’이응‘자도 알지 못했으며, 마지막 썸은 초등학교 5학년 때 같은 반 여자아이와 손을 잡고 등교해본 것이 끝인 레전드 인생을 살고 있었다.
그런 내게 ’미연시‘란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
어여쁜 2D 여캐들과 연애하는 것은 이 신세대에 신이 내려준 선물과 같은 것이었다.
“흐음. 히로인은 어떨까. 이쁠까?”
퀘스트를 수락하겠습니까? 라는 물음에 나는 망설임 없이 ’예‘ 버튼을 터치했다.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어떤 히로인들이 나올지 상상해 보았다.
[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 퀘스트 시작 보상이 지급됩니다. ]
[ ’마이페이지‘ 메뉴와 ’인벤토리‘ 소메뉴가 해방되었습니다. ]
[ 지급된 보상을 확인해주세요. ]
“오케이.”
뒤로 가기 버튼을 이용해 다시 맨 처음의 화면으로 나왔다.
히로인 어플의 메인 메뉴로 나오자 아까는 없던 새로운 메뉴, ’마이페이지‘가 추가되어 있었다.
[ 1. ( 아직 해방되지 않았습니다. ) ]
[ 2. 인벤토리 ]
마이페이지 메뉴를 터치하자 두 가지 선택지가 나타났다.
퀘스트 메뉴를 터치했을 때와 같이, 아직 해방되지 않은 메뉴도 보였고, 그 밑으로 ’인벤토리‘라는 메뉴가 눈에 띄었다.
“인벤토리라.”
인벤토리 메뉴를 터치하자, 그 이름에 걸맞게 여러 개의 블록이 즐비한 화면이 나타났다.
가로로 5줄, 세로로 5줄로 총 25개의 블록.
인벤토리의 위쪽에는 무언가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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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로인 어플 – 마이페이지 – 인벤토리 ]
◆ 보유 중인 코인 : 0
◆ 보관 중인 아이템 : 01 / 25
- [ 무작위 연애 보조 옵션 아이템 상자( 등급 : 튜토리얼 )[ 퀘스트 전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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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이 들어왔네.”
이게 퀘스트 시작 보상인 모양이었다. 나는 다시 블록을 바라보았다.
25개의 블록들 중에서 가장 왼쪽 위의 블록만 홀로 채워져 있었다. 무슨 보물상자 모양의 아이콘이다.
나는 그 보물상자 모양의 아이콘이 채워진 블록을 터치했다.
[ 무작위 연애 보조 옵션 아이템 상자( 등급 : 튜토리얼 )[ 퀘스트 전용 ] ]
◆ 등급 : 튜토리얼( 11급 )
◆ 분류 : 사행성 아이템
◆ 설명 : 오로지 ‘예비 주인공’ → ‘10급 주인공’ 승급 퀘스트에서만 획득할 수 있는 신비로운 무작위 상자이다. 사용하면 퀘스트에 도움을 줄 수 있는, 1개의 무작위 튜토리얼 등급의 연애 보조 옵션이 달린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 옵션 [-]
1. 무작위 획득!
- 사용 시, 1개의 무작위 연애 보조 옵션이 붙은 아이템을 1개 획득할 수 있다.
- 사용과 동시에 해당 상자는 파괴된다.
2. 등급 : 튜토리얼
- 사용 시, 획득하게 될 아이템은 무조건 튜토리얼 등급의 아이템이다.
3. 퀘스트 전용
- 사용 시, 신비한 기운을 통해 퀘스트에 도움을 줄 만한 아이템만 등장한다.
- 퀘스트를 포기하거나 실패하게 되면 해당 아이템은 회수된다.
- 사용 시, 나온 아이템 또한 해당 퀘스트 전용 옵션을 지니고 나온다.
- 퀘스트를 성공하면 해당 옵션은 삭제된다.
“뭔가 많이 적혀 있기는 한데......”
실상은 별거 없다. 꼼꼼히 읽어본 결과, 여러 모바일 게임에서 심심찮게 등장하는 랜덤박스와 같은 아이템이다.
나는 상자 밑에 있는 ‘사용하기’ 버튼을 바라보았다.
“좋은 게 나오면 좋겠는데 말이지.”
설명에 따르면 정해진 등급의 아이템만 나오는 박스 같았지만, 그 중에서도 분명 성능의 고저가 갈릴 것이 분명했다.
나는 예전부터 뽑기 운이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그래서 다른 게임들을 할 때도 상당히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요즘에 확률 뽑기가 안 나오는 게임은 거의 없다시피 하니까.}
그럼에도 그러한 게임들이 인기가 있는 것은 그만큼 확률 뽑기가 가지는 묘한 재미가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과연 이 게임에서 내 뽑기 운은 어떨 것인가.
“간드앗~~!”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사용하기’ 버튼을 터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