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태자太子 편
대위(大魏)의 2대 황제 원선견(元璇絹)이 북제(北齊)를 멸망시킨 것도 벌써 십수 년 전 일이다. 바로 대위의 국본(國本)인 태자의 나이가 올해로 성년이 되었다는 소리였다.
미혼의 헌앙한 청년이었던 원선견이 북제를 멸망시키고 당해 북제 황실의 동온공주(東溫公主) 고연선(高淵善)을 황후로 들여 태자를 보았던 것이다.
선비족의 피가 섞인 북제에선 외손으로도 황통이 이어지기에 본디 공주를 죽여야 함이 옳았다. 그 잔당이 공주의 자식을 황통으로 여겨 반란이라도 일으킬 수 있으니.
그러나 동온공주 고연선은 목숨을 보전하고 황후가 될 수 있었다.
바로 북제의 마지막 황후인 경덕태후(敬悳太后) 원설(元設)이 애걸복걸하여 딸인 동온공주 고연선을 살리려 했기 때문이었다. 원선견은 그 말을 거절할 수 없었으니 경덕태후는 바로 원선견이 아주 어릴 적 북제로 시집간 그의 큰누이였다.
“어릴 적 아무것도 모르고 적국에 팔려 간 누이를 생각하시어 딸만은 보존케 해 주십시오! 한낱 여인이 무얼 알고 국가의 대사에 참견하겠습니까? 저는 풍비박산 난 집안만을 슬퍼할 뿐입니다.”
“동온공주는 죽여야 합니다. 누이는 좋은 집안에 재가시켜 드리겠습니다.”
“두 남편을 섬기란 말씀입니까? 폐하께서 제 남편과 아들을 제나라의 잔당이라 이미 죽이셨지 않습니까! 딸마저 죽는다면 계단에 바로 이마를 들이박아 죽겠습니다. 하찮은 제 딸만은 살려 주세요!”
울부짖는 누이를 가련하게 여긴 황제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어쩔 수가 없습니다.”
원설이 통곡하고 있었다. 그를 잠자코 바라보던 황제 원선견은 오묘한 얼굴을 하곤 입을 열었다.
“만약 누이께서 북제의 옥새를 넘기시고, 북제 황실의 부덕함과 북제의 영토강산을 다스릴 당위성을 인정해 주신다면, 저는 불쌍한 조카의 목숨을 반드시 보장하겠나이다.”
황제 원선견은 북제의 유일하게 남은 황족인 고연선을 황후로 삼았다. 당해 유일한 황자이자 태자인 원선화(元禪華)가 생겼으니 북제 황실과 대위 황실의 피를 물려받은 정통이었다.
“원앙궁(鴛鴦宮)의 아들은 무척 귀중하다! 특별히 안국후(安國侯) 위희평(魏熙平)을 태자태부로 삼으니 태자를 잘 보필토록 하라.”
원앙궁은 황후 고연선의 거처였으며 안국후 위희평은 상장군으로 실권을 내려놓았으나 북제를 정복하는 데 앞장섰던 공신이었다. 태자의 핏줄이 특별히 고귀하여 위희평을 대사마, 실권이 없는 명예직이나마 군부의 수장으로 직책을 옮기고 태자태부로 삼은 것이다.
위희평은 태자를 충심을 다해 돌봤으니 황후 고연선이 불의의 사고로 죽은 후로 태자는 위희평을 아비같이 따랐다. 특별히 고연선은 살아 있을 때 원선화에게 물은 적이 있었다.
“태자는 태자태부가 좋은 것인가?”
태자 원선화는 기쁘게 답했다.
“예, 소자는 위 태부가 모후 다음으로 가장 좋습니다.”
고연선은 병약한 얼굴에 아름다운 미소를 띠며 중얼거렸다.
“그것참 다행이구나.”
그녀는 몸이 몹시 약했으므로 침대에서 떠나는 법이 없었다. 그 모습마저 아름다운 경국지색이었다. 고연선은 잠시 허공을 멍하게 바라보았다. 이윽고 붉은 입술에 즐거움을 띠곤, 작게 중얼거렸다.
“어미가 몸이 약해 앞날이 걱정스럽구나. 그러나 태자태부는 믿을 만하니 내게 무슨 일이 있다면 그를 부모처럼 따르리라 약속할 수 있느냐?”
깜짝 놀란 원선화가 고연선의 앞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보였다.
“어째서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모후는 천 년 만 년 사실 것입니다!”
그러나 고연선은 처연히 웃을 뿐이었다. 놀라 고연선에게 몇 번이고 다그치던 원선화였으나, 결국 그는 어미의 아픈 미소를 이기지 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 후 고연선은 화재로 목숨을 잃었고 그녀의 말대로 원선화는 태부 위희평을 아비처럼 따랐다. 황후의 국상을 치른 지 얼마 안 된 시점이었다.
“태부, 태부 어찌하면 좋습니까!”
어미의 죽음에 원선화는 울부짖으며 손가락에 피가 나도록 바닥을 긁었다.
“저 시뻘건 불길이 모후를 먹어 삼켰습니다! 제 모후께서, 안 그래도 연약하신 모후께서 고통스럽게 생을 마감하셨습니다. 태부! 제 모후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위희평은 원선화의 허리를 끌어안고 떨리는 목소리를 흘렸다.
“태자 전하.”
성인 남성의 품이었다. 넓고 단단한 가슴에 매달려 원선화는 꺽꺽 울음을 삼켰다. 잊지 못하는 날의 일이다. 위희평 또한 고통에 울음을 삼키는 듯 떨리는 목소리를 하고 있었다.
“황후, 황후께서는 분명히 생전에 태자 전하를 부탁하셨습니다.”
“태부…….”
“저는.”
침을 삼키며 위희평은 원선화를 세게 끌어안았다.
“전하를 끝까지 보필하고 지킬 것입니다.”
“태부.”
원선화는 숨을 헐떡이며 그 품에서 얼굴을 떼고 고개를 들었다. 창백한 위희평의 얼굴이 보였다. 문무를 겸전한 사내의 얼굴은 평소에 몹시 단정하였으나 오늘따라 창백한 흰빛으로 질려 있었다. 새파란 입술이 덜덜 떨려 오는 것이 눈에 보였다.
모후의 죽음이 그에게도 충격이었나. 어미를 그리워하는 것이 혼자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자 원선화는 감격한 얼굴을 하고야 말았다. 그 마음이 같다는 동질감. 모후의 죽음을 같이 슬퍼하는 것에 대한 고마움. 원선화는 펑펑 울며 위희평의 옷자락에 매달려 소리쳤다.
“태부는 이제 모후와도 같습니다! 저는 태부를 믿고 따르겠습니다!”
위희평은 새파란 입술을 달싹여 대답했다.
“예, 전하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 * *
위희평은 북제를 정복할 때 선봉에 섰던 자로 그 당시 상장군이었으며 병권을 손아귀에 쥐고 있던 자였다. 또한 위희평은 원선견의 오랜 벗이었으니 전쟁이 끝나고 혹여 분란이 있을 것을 염려하였다. 병권을 내려놓고 명예직인 대사마의 관직에 오른 것은 황제와 위희평의 관계가 돈독하기에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었다.
사람들 중에서는 위희평을 좋아하는 이들이 많았다. 영웅이라 부르는 이들도 많았으며, 그것은 문무관을 가리지 않았다. 관료들 중에서도 드물게 겸손하고 온화한 사내라 군부에 있을 때부터 위희평은 식견이 있다는 평판을 받았으니, 그를 태자태부로 임명하는 결정에 반대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명불허전이라 위희평은 태자를 몹시 아꼈으며 충심을 다해 그를 보필하였다. 일찍 어미를 여읜 태자에게 인간적인 애착을 품게 할 만큼 위희평은 군신의 예를 넘어서 태자를 살뜰히 보살폈다.
위희평은 원선화의 아비요, 어미요, 인생의 스승이었다.
그것이 태자태부의 역할이라지만 사람들 중에서 자기가 맡은 바 일을 다하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위희평은 자기의 임무를 무척 충실하게 이행하는 이였다.
“무섭습니다.”
태자는 작게 중얼거리며 단단한 팔을 붙잡았다. 희게 질린 소년의 얼굴에 겁이 보이고 있었다. 위희평은 그의 허리를 단단히 붙잡은 채였다. 다른 손으로 순하디순한 암말의 고삐를 잡고 있었다.
“무섭지 않습니다.”
위희평은 조용히 답했다.
“말은 태자를 해치지 못할 겁니다.”
그러나 태자는 겁을 지우지 못해 몸을 오들오들 떨었으며 한참 태자를 달래던 위희평은 결국 얼굴을 구기고야 말았다. 한심하다. 태자는 속으로 스스로를 욕했다. 말을 무서워하는 사내가 어디 있단 말인가. 수치심에 얼굴을 벌겋게 물들인 소년을 바라보던 위희평이 갑작스레 태자의 허리에서 손을 뗐다.
“엇?”
태자가 놀란 목소리를 낸 것은 갑작스럽게 등에서 느껴진 온기 탓이었다. 낮은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태자, 무서워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허리를 단단한 팔이 감쌌다. 태자는 등 뒤에 앉은 위희평을 깨닫고 놀란 토끼 눈을 하고야 말았다. 위희평이 겁에 질린 태자를 위하여 안장에 오른 것이다.
놀란 소년이 진정하기를 기다리며 위희평은 당겼던 고삐를 느슨하게 하곤 말을 몰았다. 점차 마음이 진정된 태자는 부끄러움을 참지 못해 손을 꼼지락거렸다. 태자가 위희평의 가슴에 댄 등이 민망하여 어색하게 허리를 세웠을 때 위희평은 작게 웃곤 고삐를 넘겨주었다.
“해 보시겠습니까?”
머뭇거리던 태자에게 한 말이었다.
“혹여 위험한 상황이 온다면 지켜 드리겠습니다.”
태자는 그 나직한 말에 안심하고 답할 수 있었다.
“저 혼자 할 수 있습니다, 태부.”
위희평은 태자에게 말을 타는 법을 가르쳤으며, 무예를 가르쳤으며, 글을 가르쳤다.
“춘추(春秋)는 싫습니다.”
칭얼거리는 태자의 얼굴에 땀이 가득했다. 버드나무가 습한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본디 곧잘 수업에 따르던 태자는 더위에 투정 부린 채였다.
“어째서입니까?”
유독 더운 날씨라 밖에서 수업을 하고 있었다. 솨아아 바람이 부는 소리가 세차게 났으나 여름 바람은 땀을 식히지는 못하고 있다. 위희평은 책을 덮고 태자를 고요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태자는 땀에 흠뻑 젖어 칭얼거리는 목소리를 내고야 말았다.
“남의 나라의 사정은 듣고 싶지 않아요.”
위희평의 허리는 태자와 달리 꼿꼿했으며 버드나무를 배경에 두고 자리한 그 모습은 몹시나 고고해 보였다. 태자는 그 모습을 마주하기 몹시 곤욕스러웠다. 어쩐지 부끄러워 작게 말하고야 만다.
“더군다나 춘추에는 듣기에 너무 아픈 일들이 많습니다.”
사내답지 않은 말이다 생각하며, 태자는 말을 내뱉은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고개를 숙이며 자책을 하고 있던 태자는, 시선이 길게 이어지는 것을 느끼고 고개를 들고야 말았다. 위희평과 다시 시선을 마주하고 태자는 숨을 멈추었다.
흑색 맑은 눈이 태자를 담고 있었다. 단정한 용모의 태자태부는 한참을 그 곧은 눈으로 그를 바라보던 중 입을 뗐다.
“태자께서는 훌륭한 군주가 될 것입니다.”
“그, 그렇습니까?”
얼떨결에 대답한 태자는 위희평의 입가에 걸린 씁쓸한 미소에 한순간 멍한 얼굴을 하고야 말았다.
“그러나 그 춘추의 쓰라린 일들은 언젠가 태자에게도 일어날 것입니다. 대업을 지닌 이에게 고통은 떼어 낼 수 없는 일이지요.”
태자는 침묵 끝에 입을 열었다.
“저는 그것이 싫습니다.”
그 말에 위희평은 말없이 웃었다. 그는 서서히 입술을 떼고 느릿한 목소리로 말했다.
“책을 여시지요, 전하.”
태자는 그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 나직한 목소리에는 거역할 수 없는 힘이 있었다.
“태자께서는 훌륭한 군주가 되어야 합니다. 그것은 제게 주어진 일이며 지난날의 약속입니다. 춘추를 펴시지요. 강론을 잇겠습니다.”
“알겠습니다, 태부.”
약속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한다. 아마도 부황에게 한 말이겠지.
위나라의 국본으로서 태자는 언젠가 훌륭한 군주가 되어야 했다. 그의 모후인 고연선을 몹시 사랑한 황제는 다른 후궁들을 들이지 않아 궁궐에 있는 황손은 단 하나, 원선화뿐이었다. 하물며 북제와 위나라의 피를 동시에 이은 몸이었다. 황위에 오르리라 약속된 핏줄이었으며 그것은 내정된 태자의 운명이었다.
그러니 태자의 주변엔 그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아첨하는 이들이 있었다. 그를 모를 리가 없는 태자였다. 아니, 아마 위희평이 없었다면 몰랐을 수도 있으리라.
위희평이 돌보았기에 태자는 사람의 진심과 진심이 아닌 것을 구분할 수 있었다.
“저에게 남은 것은 태부 하나밖에 없습니다.”
웅얼거리며 한 말이었다.
그렇다. 태자에게는 위희평이 이 세상이었다. 애틋한 마음으로 태부를 그리던 태자는 곧 제 아비의 이름을 떠올리며 얼굴을 굳혔다.
원선견, 이 나라의 황제이자 원선화의 아비의 이름이다. 그는 비인간적으로 아름다운 사내였다. 칠흑처럼 새까만 머리카락은 몹시 매끄러워 관에 묶어도 느슨하게 흘러내렸고 대리석같이 하얀 얼굴엔 흠결 하나 없었다. 봉황을 닮은 눈매는 오만하게 장안을 좌시했으며 높은 콧대와 뚜렷한 이목구비는 한번 보면 잊을 수 없을 만치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직접 말을 타고 친정을 하던 황제였다. 키가 크고 어깨는 넓고 단단하였으며 그 고아한 외모 뒤편에는 사내다운 면모가 있었다.
그러나 황제는 그 미목수려한 얼굴을 어두운 수심으로 덮었으며 고연선의 초상화 앞에 향을 켜 놓은 채 무릎을 꿇고 그녀를 애도하는 일에 열중했다. 황제는 나랏일에 몰두하였으며 후궁도 두지 않고 미친 사람처럼 고연선의 그림자를 좇았다. 국사를 돌보고 남은 시간은 그녀를 위한 애도에 바쳤다. 새하얀 뺨, 옥을 깎은 듯한 아름다운 얼굴을 하곤 황제는 차가운 눈으로 제 아들을 바라보았다.
‘네 모후를 사랑했느냐?’
선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황제는 날카롭게 조소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너는 참으로 불쌍하구나.’
불쌍한지고, 불쌍한지고.
그리 말을 하며 황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등을 돌렸다. 태자는 멀거니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부황께서는 무슨 말씀을 하신 건가? 맑은 마음씨에 몸가짐이 아름답다 하여 망자에게 숙각황후의 시호를 올리고 애도하였다. 죽은 모후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부황이 아닌가. 황제는 가끔 알 수 없는 말을 했고 광인의 눈을 한 채 아들을 이글거리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니 원선화의 아비는 위희평이었고 스승은 위희평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게 무슨 짓입니까!”
잠에서 깬 위희평은 버럭 화를 내며 태자를 밀쳤다. 지금은 글을 가르치지만 한때 검을 잡았던 상장군이었다. 태자는 바닥에 나뒹굴어 의관을 흐트러트리고야 말았다.
성인이 되어 술을 가르쳐 주겠다 하여 대작을 하던 중이었다. 밤늦게까지 대담을 나누다가 위희평과 태자는 그 옛날에 그랬듯이 한 침상에 올라 잠을 청했다.
‘자, 태자 전하. 제가 있습니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위희평은 어린 태자가 어두운 밤을 무서워하자 그를 부둥켜안고 그 가슴에 얼굴을 묻게 했다. 태자는 그에게서 나는 정향을 맡으며 안도했다. 굴곡진 허리를 끌어안고 원선화는 깊게, 깊게 숨을 들이켜고 중얼거렸다. 태부가 있어서 좋습니다. 어렸을 때는 그리 잠을 청한 적이 제법 있었다. 한 침상에 누운 것은 태자의 키가 위희평의 가슴 언저리를 넘어선 이후부터는 뜸한 일이었으나, 사실 스승의 알뜰한 보살핌을 받은 태자에게는 그리 특별한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어린 시절과 다르게, 위희평의 살에서 나는 정향의 냄새는 그의 마음속에 야릇한 무언가를 불러일으켰다. 온몸이 배배 꼬이고 혈류가 아랫도리에 모였다. 머릿속이 녹진하여 태자는 단전의 열기를 느꼈다.
위희평은 그의 모든 것이었다. 그리고 태자는 가끔씩 희고 곧은 그의 목덜미와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단정한 옷매무새 사이로 보이는 맨살을 힐끔거리곤 했다. 어느 순간 말을 탈 때 등에 닿는 그 살갗이 신경 쓰였다.
노상궁이 성교에 대해 알려주고 나서야 태자는 제 충동이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
위희평은 준수한 사내였다. 성숙한 청년이었고 단정한 외모는 성품과 어우러져 고귀함을 드러내곤 했다. 태자는 길러 준 스승에게 야릇한 마음을 품고야 만 자기 자신을 견딜 수 없이 수치스러워했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충동이었다. 그리하여 무방비하게 잠을 자는 위희평의 입술을 훔치고야 말았다.
그러나 잠에서 깬 위희평은 흉신과도 같은 얼굴을 하곤 태자를 밀치고 소리쳤다.
“당장, 당장!”
전각을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목소리다. 궁인들이 고함에 깨어 밖을 서성였다.
무슨 일이십니까?
위희평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소매로 얼굴을 가리고 불쾌한 얼굴로 전각을 빠져나갔다. 태자는 바닥에 비참하게 나뒹군 채 멍하니 위희평의 뒷모습을 좇고 있었다.
찢겨 나간 순정이 있었다. 태자는 그 순간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푸욱 숙였다. 혐오감에 가득 찬 위희평의 눈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태자는 한참을 몸을 바들바들 떨며 전각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 * *
그리 말할 일인가. 그리 잔혹하게 대할 일인가. 태자는 멍한 눈을 한 채 허공을 바라보았다. 술에 취한 태자의 눈가는 움푹 파여 있었고 가끔씩 이글거리는 눈은 그 어딘가의 과거를 헤매고 있었다. 소년과 청년의 경계에 서 있는 이의 뺨이 붉게 물들어져 있었다. 독한 계화주 서너 병을 비우며 태자는 일그러진 미소를 지었다.
“제기랄!”
쨍그랑! 결국 거칠게 술병을 던져 깨트리고야 만다. 태자는 얼굴을 부여잡고 좌절감에 몸을 떨었다. 태부의 경멸 어린 눈을 생각하고 있었다.
위희평은 병을 핑계로 태자태부의 자리를 사직하려 했다. 전장에서 얻은 폐병이 깊어 태자를 잘 가르칠 수 없노라 하였다.
웃기는 소리!
태자는 그가 왜 그리하는지 알았다. 같잖은 연정으로 입을 훔친 제가 끔찍하고 혐오스러워 그런 것이 아닌가.
병풍 뒤에서 숨어 그것을 듣고 있던 태자는 결국 참지 못해 일을 벌였다. 병풍을 바로 걷고 태자는 싸늘한 눈으로 그 스승을 노려보고야 말았다. 황제는 묘한 얼굴로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위희평은 그가 숨어 말을 들은 것을 알고 놀란 눈을 하였다.
태자는 배신감에 들끓는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얼굴을 일그러트린 태자가 빠득 이 가는 소리를 입술 밖으로 흘리고. 그러나 위희평은 아랑곳 않고 그 특유의 담담한 얼굴을 한 채 고개를 조아렸다.
“하여 위희평이 태자태부의 자리에서 사직하길 청합니다.”
“아니 됩니다!”
태자는 길길이 날뛰며 태부의 결정에 반대하였다. 위희평은 입을 다문 채 몸을 조아릴 뿐이었다.
태부는 어째서 그 매끄러운 혀로 말을 하지 못하나. 태자는 분노에 치를 떨었으나 황제는 답 없이 그를 지켜볼 뿐이다.
이성을 잃은 아들을 달래기 위해 황제는 입을 열어 단호하게 말했다.
“어미를 잃은 이 아이를 태부가 친자식처럼 돌보았지 않는가. 지금 떠난다는 것은 너무나도 가혹한 일이네. 아직 이 애는 홀로서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더벅머리 어린아이일 뿐이야. 위 태부. 그리 가혹하게 굴지 말게나.”
위희평은 굳은 얼굴로 고개를 숙인 채였다. 원선화는 그 무언의 반응에 상처받아 얼굴을 구기고야 말았다.
‘어찌하여 나를 그리 배척하나. 어찌 나를 떠나려 하시나.’
원선화는 아이처럼 엉엉 울고야 말았다. 십 년이 넘도록 부모처럼, 스승처럼 키워 주었던 이가 떠난다는 말에 원선화는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을 느꼈다. 첫 몽정 이후로 그에게 품었던 야릇한 감정마저 잊은 채 원선화는 겁에 질려, 또 자신을 떠난다는 태부에 배신감을 느껴 이성을 잃고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위희평은 그를 회피했으며 원선화가 애걸하며 사죄하는 것에 소매를 매정하게 떨쳤다.
“태부! 태부!”
원선화는 울면서 그의 눈과 마주하려 노력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취기에 이 배은망덕한 놈이 삿된 짓을 저질렀습니다. 저를 용서해 주세요, 떠나지 마세요. 태부, 태부!”
혐오하는 눈빛을 모를 리가 있나. 위희평은 심지어 벌레를 보는 사람처럼 원선화를 멸시하였고 들끓는 증오의 눈을 하였다. 결국 대답을 듣지 못해 원선화는 빠른 걸음으로 사라지는 위희평을 망연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꼿꼿한 등을 바라보며 원선화는 절망 어린 눈을 하였다.
‘끝났어, 난 다 끝나고야 말았다.’
한순간의 충동을 이기지 못해 위 태부는 결국 그를 혐오하고야 말았다.
같은 사내를 연모하는 마음을 들키고야 말았다. 위 태부는 그것을 역겨워하고 있었다.
절망에 원선화는 만취하여 비틀거리며 전각을 빠져나왔다. 속이 답답하여 바람이라도 쐬고 싶었다. 이 마음속에 얹은 체기를 날리고 싶어. 원선화는 궁인의 만류에 소매를 떨치고 버럭 소리 질렀다.
“따라오지 마라!”
비틀거리며 발걸음을 따라 무작정 걸었다.
울다 웃다 조소를 하던 원선화는 어느덧 코끝을 스치는 물비린내에 걸음을 멈추고야 말았다. 축축한 밤 습기를 머금은 연못이 은은한 향을 내고 있었다. 황궁의 사람들을 위해 인부를 동원하여 파낸 연못이었다. 원선화는 멍한 눈으로 그 경치를 바라보았다.
어둑한 밤하늘에는 어스름한 먹구름마저 끼어 희미한 달빛조차 들지 않았다. 연못 가운데에 지붕이 높은 푸른 기와 전각이 있었고 전각과 이어진 다리는 반원형이었다. 전각의 기단에는 드문드문 이끼가 끼어 있었다. 밤중에 본 연못은 고즈넉한 멋을 풍기고 있었다.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어 원선화는 그곳에 선 채 한참을 멍하게 전각을 바라보고야 말았다. 그리고 어느 순간 어둑한 먹구름이 사라지고 달이 빛을 낼 때 태자는 다리 위 서 있는 사내의 형체를 볼 수 있었다.
“위 태부.”
입술 밖으로 취기 서린 목소리가 꼬여 흘러나왔다. 희미한 달빛에 드러난 사내의 얼굴은 익숙한 이의 것이다. 위희평은 덤덤하게 호수 아래를 바라보고 있었다.
위희평의 눈에는 지울 수 없는 갈망이 있었다. 검은 연못을 바라보며 위희평은 무언가를 깊게, 아주 깊게 생각하고 있었다.
늘 단정하던 사내의 옷은 흐트러져 희고 곧은 목덜미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 모습은 어쩐지 서글퍼 보였다. 외유내강이라 칭송받던 사내는 그 고요함 속에 깊디깊은 슬픔을 품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것은 삼킬 수 없는 처연함이다.
그리워하던 사내의 그림 같은 모습을 본 순간 원선화의 눈에 불길이 치솟았다.
“왜 저를 떠나려 하십니까.”
충동적으로 그를 향해 달려가고야 말았다. 이성을 잃은 사내는, 원선화는 눈에 잉걸불을 켜고 달려들어 위희평의 팔을 잡아챘다.
“왜 떠나려 하십니까! 제가 사과하지 않았습니까? 대위의 태자가 빌지 않았습니까? 잘못했노라고! 모두가 나의 잘못이라 하지 않습니까?”
“이게 무슨 짓입니까?”
기겁한 위희평이 제 몸을 붙잡은 이를 깨닫고 눈썹을 꺾었다. 준미한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달아올랐다. 위희평이 화가 난 듯 이를 악물고 언성을 높였다.
“이것 놓으십시오! 야밤에 대체 이게 무슨 예의에 어긋난 일입니까?”
“그래요. 제가 태부에게 입을 맞추었습니다. 왜 그것이 아니 됩니까?”
빈정거리듯이 하는 말은 생각보다 큰 파장을 일으켰다. 위희평은 핏기가 가신 얼굴을 하며 얼어붙어 원선화를 바라보았다. 망연한 눈에 원선화는 속에 들끓는 분노를 참으며 손을 뻗었다.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아주 오래전부터 더러운 마음을 품고 있었습니다. 왜 이제 제가 역겹습니까? 더럽습니까? 저는 태부를 연모합니다.”
“아, 아니 됩……!”
드러난 목덜미가 희고 곧았다. 성인이 된 태자는 위희평의 허리를 팔로 끌어안고 목덜미에 코를 들이댔다. 깊게 체취를 들이마시어 연꽃의 향이 서린 살갗의 깊은 내음에 눈을 풀고야 만다. 취할 것만 같이 고아한 향이다. 태자의 입가에서 으음, 황홀한 마음이 묻어 나온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이것은 위희평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다.
제자의 급작스러운 희롱이다. 아아, 태부는 신음을 흘리고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고야 말았다. 격한 반항에 태자는 위희평을 놓지 않으려 그의 허리에 감은 팔에 힘을 주고 그 몸을 꽉 붙들어 맸다. 경악한 위희평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싫습니다! 놓, 놓으십시오! 이게 무슨 짓입니까!”
“태부, 태부…….”
부드러운 뺨에 뺨을 비비며 태자는 황홀경에 이른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좋습니다, 태부가 좋습니다. 저를 버리지 마십시오.”
울먹이는 목소리가 뒤를 이었다.
“연모하고 있습니다. 저를 거부하지 마십시오.”
스멀거리며 아래로 향하는 손이 탄탄한 허벅지와 고간을 더듬었다. 허리띠의 끝을 잡는 손길에 위희평은 더 이상 참지 않았다. 태자를 위해할 수 없어 힘을 아꼈던 위희평은 어깨를 숙인 채 태자의 손을 비틀었다.
원선화는 다리의 이끼를 밟고 수면 아래로 미끄러지고야 말았다.
“어, 어엇?!”
순간 뒤집힌 시야가 그가 마지막으로 본 것이었다. 자식처럼 키우고 가르쳤으며 충심을 바쳤던 이에게 희롱을 당한 위희평은 흐트러진 옷매무새를 붙잡고 그 얼굴을 눈물로 물들이고 있었다.
그 얼굴을 본 순간 죄책감이 원선화를 사로잡았다.
이러려고 한 것은 아니다.
위희평의 부릅뜬 눈이 마음속을 깊게 헤집었다.
‘태부, 아아.’
그의 마음을 아프게 하려고 한 것은 결코 아니었는데.
절망에 가득 찬 사내의 얼굴을 본 순간 마음이 무너지고야 말았다. 그는 하늘 같은 스승을 희롱하였다.
마음속에 스며드는 후회와 함께 원선화는 정신을 잃었다.
* * *
“싫습니다! 싫습니다, 허윽!”
원선화가 원하는 것은 오직 하나였다. 많은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하물며 그는 대위의 황제가 될 몸 아닌가. 사람들은 아주 예전부터 오직 원선화만이 황제가 될 수 있다 하여 그를 높게 여겼다. 원선화는 중원의 천자이자 모든 것의 주인이다.
그런데 단 하나를 가지는 것이 안 되는 건가?
원선화는 미친 듯이 몸부림치는 위희평의 위를 올라타 그의 팔을 붙잡아 제압했다. 버둥거리는 몸에 눈을 치켜뜨곤 버럭 소리쳤다.
“위 태부. 저는 이 나라의 태자요, 곧 대위의 황제가 될 몸입니다! 태부는 반항할 수 없습니다.”
몸부림에 드러난 허연 속살에 원선화는 침을 삼키고야 말았다. 고개를 숙여 허연 목덜미를 새빨간 혀로 길게 핥아 올렸다. 짐승의 눈을 한 원선화가 그를 씹어 발길 것처럼 노려보았다. 짭조름한 맛이 혀 전체에 감돌았다. 원선화는 식욕을 느끼고 애타게 그의 목을 핥았다. 뻣뻣한 고간의 혈류를 느끼고 있었다. 참을 수 없이 부풀어 오른 사타구니 사이의 욕망이 죄악을 부채질하고 있다. 눈물을 흘리는 위희평의 얼굴을 단단히 틀어쥐고 원선화는 고개를 숙였다. 묵직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연모한다잖습니까.”
절망에 이른 사내의 얼굴은 그 전과 다르게 그리 썩 나쁘지 않았다. 자신을 거부하는 태부의 모습에 좌절하던 태자는, 그러나 다른 방법으로 그와 닿기를 결심하고 미소를 입에 걸었다. 자신을 두려워하는 태부의 모습이 낯설다. 그는 공신이었고 고고한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의 존경을 받는 자, 그 누구의 겁박에도 고개를 숙이지 않는 단단한 대나무 같은 성품의 사내였다.
그런 사내이기에 욕정하고야 만 것이다.
머리에 핏기가 가실 때부터 원선화는 그의 뒤꽁무니를 간절하게 쫓고 있었다. 원선화는 허리춤을 풀며 헉헉 거친 숨을 입 밖에 흘리고야 말았다. 침을 꿀꺽 삼키고 손을 뻗어 위희평의 바지를 꽉 부여잡아 힘을 주었다. 불쑥 바지를 아래로 내리고 드러난 속곳을 손에 쥐어 벗긴다. 제발, 제발. 위희평의 애타는 간청에도 원선화는 멈추지 않았다. 결국 바지를 벗겨 빛을 보지 않은 허연 허벅지와 검은 수풀, 검붉은 성기를 드러내곤 원선화는 숨을 멈추었다.
“싫, 싫…….”
겁에 질린 사내의 입술에서 더듬더듬 무기력한 말이 흘러나왔다. 원선화는 눈을 깊은 곳으로 가라앉히곤 그 사타구니의 적나라하게 늘어진 음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드러난 봉긋한 하얀 엉덩이를.
다리를 붙잡아 당기곤 손을 뻗어 살집 있는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흐악, 동시에 비명이 위희평의 입술 사이로 흘렀다. 원선화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침을 꼴깍 삼키고야 말았다. 손바닥에 느껴지는 탄력 있고 부드러운 감촉이 믿기지 않았다.
“연모하고 있습니다.”
마침내 떨어지지 않으려는 허벅지를 강제로 잡아 벌리고 위희평의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고야 만다.
헉헉 거친 숨을 내뱉으며 원선화가 불쑥 드러난 제 커다랗고 꼿꼿한 검붉은 음경을 손으로 쓸어 자위했다. 하늘을 향해 꺼덕이는 사내의 증표는 몹시 성이 난 상태라 그 끝에 눈물을 주룩주룩 흘린 채였다.
“흐윽.”
그리고 위희평은 비참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매끄러운 뺨을 타고 투명한 눈물 한 줄기가 흘러내렸다. 그러나 태자는 이 순간 동정심을 내보이지 않았다.
“연모합니다, 스승.”
원선화는 적당하게 살이 오른 엉덩이를 꽉 움켜쥐곤 그 둔덕 사이를 힘을 주어 벌렸다. 어두운 골 사이로 서서히 보이는 국화 모양의 갈색 주름에 원선화는 침을 꼴깍꼴깍 삼키고야 말았다. 굳게 다물린 그 귀여운 항문은 힘이 들어가 움찔거리고 있었다. 주름의 모양이 변할 때마다 아주 잠깐씩 드러나는 그 속살은 선명한 붉은색이었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원선화는 손을 뻗어 주름 사이에 검지를 쑤셔 넣었다.
“아악!”
노상궁이 가르치길 빡빡한 살을 가로질러 내벽을 긁으면 물이 나올 거라 하였다. 태자는 그녀의 말에 충실하게 따라, 손가락을 아프게 씹는 살을 억지로 비집어 항문 사이에 강제로 손가락을 쑤셔 넣었다. 응읏, 흐윽. 태부의 입에서는 울음 섞인 비음이 흘러나왔다. 안, 안 돼. 반항하는 위희평이 마음에 들지 않아 태자는 바닥에 널브러진 허리띠를 주워 그의 손목을 묶고 입 안에 천을 구겨 넣었다.
“우우웁!”
손이 속박당했음에도 위희평은 잉어같이 몸을 펄떡이며 손길을 거부하고 있었다. 물론 태자는 손가락을 놀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후욱, 후우…….”
노상궁의 말대로 빡빡했던 살이 흐물흐물하게 녹고 있었다. 질척하게 손가락에 달라붙는 부드럽고 말캉한 속살에 태자는 참을 수 없이 아파 오는 음경을 손으로 움켜쥐고야 말았다. 우웁. 그 위세를 본 위희평이 눈을 부릅뜨고 몸을 미친 듯이 흔들고야 만다. 태자는 뺨을 붉게 물들이곤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는 커다란 음경을 부드러운 살집 사이에 대었다.
우우우웁!
위희평은 눈을 부릅뜨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묵직한 것이 엉덩이 사이를 가르고 그를 범하려 하고 있다. 절망은 찰나에 불과했다. 태자는 기다리지 않고 빡빡한 처녀지를 갈라 위희평의 깊숙한 곳을 정복했다.
“……!”
침대 위에서 펄떡 뛰는 몸. 음경의 끝을 우물우물 물고 씹는 살덩어리의 느낌이 몹시 강렬하다. 태자는 그것을 참을 수 없어 허리를 개처럼 흔들어 위희평을 범했다.
“태부, 허억, 헉, 헉.”
그 질척한 내벽을 거침없이 쑤시고 범하였다.
우우! 그의 존경스러운 태부는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태자의 간절한 외침에 답했다. 단정하던 사내의 얼굴은 눈물과 타액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코에서 진득한 액체가 흘러 우스꽝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하, 태자가 그 얼굴에 웃음소리를 냈다. 그럼에도 그것이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
퍼억!
허리를 내리박아 덜덜 떨리는 몸을 다시 짓뭉갠 태자가 고개를 숙여 위희평의 뺨에 묻은 눈물을 할짝였다.
“연모합니다. 연모합니다, 태부.”
둔덕을 쭈욱 빠져나온 음경에 붉은 살이 질척하게 휘감겨 있었다.
* * *
“……정말?”
“……했다니까!”
으음. 태자는 소란스러움에 신음을 흘리며 눈을 뜨곤 미간을 찌푸리며 쓰라린 웃음을 흘렸다. 꿈인가.
꿈이나마 상상조차 할 수 없던 배덕한 짓을 저질렀던 자신을 떠올리며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때 태자의 귀로 그를 깨운 종달새 같은 재잘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정말 위 태부께서 그러신단 말인가? 나는 그분께서 고귀한 줄로만 알았네.”
“세간 사람들이 다 그렇다 하는데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가 날 수 있나? 영웅호색이라, 그분께서 양처 하나만을 두고 사랑하신다 놀림을 받았으나 사실 뒤로 사내를 받는 것을 즐긴다고 쑥덕거리더라.”
“그게 참말로 말이 되나? 어찌 사내가 같은 사내를 받는다는 말이냐. 개돼지도 아니고.”
태자는 얼굴을 일그러트리고야 말았다. 천장은 익숙한 동궁의 것이었다. 개울에 떨어지던 때가 기억이 났다. 그리고 위 태부의 절망 어린 얼굴도. 그 순간 가슴에 통증을 느낀 태자는 입술을 깨물고야 말았다.
그래서 어찌하여 위 태부를 희롱하였나?
길러 주시고 사랑으로 보살펴 주신 분이다.
모후께서는 위 태부를 아비처럼 섬기라 하였다. 태자는 욱신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그런데 어찌하여 모후의 유언을 잊고 술에 취해 짐승처럼 태부의 몸을 더듬고 살갗을 매만졌나.
“너는 무슨 개소리를 지껄이느냐!”
자고로 높은 위치의 있는 이들은 자책하는 방법을 모르는 법이다. 죄책감과 스스로에 대한 분노를 느낀 태자는 존경하는 태부에 대한 뒷소문을 쑥덕거리던 궁인들에 목침을 던졌다.
퍼억!
피가 비산한다.
비명도 못 지르고 쓰러진 궁인에 머리를 땋은 궁인 하나가 입술을 막으며 바로 그 자리에서 바닥에 엎드렸다. 대죄를 저지르고도 목소리를 높인다면 시체라도 보전할 수 없다. 궁인은 바닥에 머리를 쾅쾅 박으며 눈물 어린 목소리를 냈다.
“죽여 주시옵소서!”
“그런 망언을 하고도 궁궐에서 살아남을 성싶으냐! 너는 혓바닥이 너무 길구나.”
“송구하옵니다, 송구하옵니다!”
태자의 얼굴이 냉혹했다. 그는 차갑게 코웃음을 치고 소매를 떨치며 소리쳤다.
“쳐 죽여라!”
“전하! 전하!”
간절히 울부짖는 궁인들을 무시하곤 태자는 매정하게 고개를 돌렸다. 그는 지엄한 궁의 법도를 잘 아는 이다. 그러나 평소라면 윗사람을 욕한 그 궁인이 끌려 나가는 것을 방관할 태자는 시위에 붙들린 궁인 하나를 불러 세웠다.
“잠깐만.”
미간을 찌푸리며 머뭇거리던 태자가 결국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태부가 뭐라고?”
미심쩍은 목소리였다. 그러나 그 말에 희망의 끈을 잡은 궁인은 바로 바닥에 엎어져 짙은 호소의 목소리로 말했다.
“안국후께서 나라의 공신이시나 여인을 아끼시는 것이 아니라 사내를 불러 즐기신다고 하였습니다. 심지어 지엄한 궁궐 안에서 음란하게 사통한다 하옵니다. 닫힌 창고에서 여인과 같은 교성이 흘러나와 가 보았더니 옷매무새가 흐트러진 안국후께서 다리를 절며 창고에서 빠져나오셨다 합니다.”
“다시 한번 그 혀를 놀리거라!”
궁인이 눈물로 얼룩진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고한다.
“알음알음 퍼진 사실입니다. 어찌하여 거짓을 고하겠나이까. 안국후의 옷매무새가 흐트러질 때가 가끔 있고 그 옷자락에 끈적한 하얀 액체가 묻어 있으니 사람들은 사실로 압니다.”
“혀를 자르고 손발을 잘라라!”
들을 가치도 없다. 태자는 단호하게 말했다. 시위는 울부짖는 궁인을 매정하게 질질 끌고 갔다.
손을 허우적거리며 궁인이 처절한 목소리로 소리친다.
“전하, 전하!”
궁인의 핏발 선 눈이 선명했다. 태자는 그를 증오 섞인 눈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어디 그런 더러운 세 치 혀로 태부를 모욕한단 말인가. 감히 망언을 지껄이다니. 어찌 태부가 같은 사내의 정을 받을 수 있단 말이냐. 태자는 코웃음을 치며 궁인의 처절한 외침을 외면했다. 부릅뜬 눈을 한 채 궁인이 침을 튀기며 소리쳤다.
“전하, 모두가 사실입니다! 제가 두 눈으로 똑똑하게 보았습니다. 위 태부는…….”
탁.
문이 닫혔다.
허억.
태자는 긴 숨을 내뱉고 눈을 감았다. 땀이 비 오듯이 흐르고 있었다. 파르르 짙은 속눈썹이 떨리고 있다. 한참 후에 태자가 두 눈을 깜빡이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한다.
“누가 날 옮겼느냐?”
내관이 작게 몸을 떨며 답했다.
“안국후이십니다.”
안국후가. 침음성이 작게 흘렀다. 태자는 침묵 끝에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태부는 어디에 계시나?”
“태부께선.”
말은 끊겼다.
“태자 전하, 위 태부께서 알현을 청하십니다.”
태자는 그 말에 창백한 얼굴을 하였다. 연못에 떨어지기 전까지의 기억이 생생하다. 그는 태부를 볼 낯이 없어 머뭇거렸으나 결국 입을 열었다.
“드시라 하라.”
드르륵.
문이 열리고 위희평이 들어왔다. 태자는 눈을 내리깔고 위희평의 시선을 피하려 했다. 예의범절에 밝아 항상 단정했던 위희평은 그 야밤에 흐트러진 몰골로 태자의 손길을 피하려 발버둥 쳤다.
그리고 지금 위희평은 위희평이다.
태자는 침음을 삼키며 끝이 미약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를 구하셨…….”
“술에 혼미하여 떨어지셨습니다.”
위희평의 살갗은 군공을 세운 무인답지 않게 은은한 상아색이었다. 그리고 지금 위희평의 단정한 옷깃 사이, 아주 희미하게 드러난 목덜미에는 붉은 꽃이 있었다.
철렁.
누군가의 가슴이 내려앉았다.
태부가 덤덤한 목소리로 말을 끝맺었다.
“술은 적당히 즐기면 사람을 기쁘게 하지만 과하면 사람의 심신을 망가트립니다. 적당한 선에서 즐기시지요.”
태자는 기계적으로 대답했다.
“예, 알겠습니다. 제가 잘못하였습니다. 그날 일은 용서해 주십시오.”
다리 사이가 끈적한 정액으로 젖어 있었다. 간밤의 좋은 꿈이 만들어 낸 것이다. 태자는 위희평의 단정한 얼굴을 보며 조금 전 꾸었던 꿈을 되새겼다.
후우우.
깊은 숨소리를 내뱉고, 태자는 그 두 눈에 열락을 스치며 위희평을 응시했다. 사타구니 사이 불기둥이 치솟고 있었다.
* * *
몇 날 며칠 밤을 꼬박 새우며 끙끙 앓았다.
‘그 목에 울혈은…….’
알 것은 다 알 나이다. 노상궁은 피부에 입술을 대고 살을 빨고 씹으면 봉긋한 흔적이 생긴다고 하였다. 그 위치가 여인의 입술이 닿을 위치이던가. 태자는 덜컥 내려앉는 심장에 손을 꾸욱 주먹 쥐었다.
아니다. 태부는 그럴 위인이 아니다.
그러나 어쩐지 펄떡이는 심장을 어이할 바를 몰라 태자는 제대로 숙면하지 못해 불그죽죽한 얼굴을 하고야 말았다.
위희평은 그 밤의 일이 없었던 것처럼 시치미를 뗐다.
“오늘 강연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오늘도 미욱한 제자를 가르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위 태부.”
위희평은 잔잔한 웃음과 함께 답했다.
“여름이라 날이 뜨겁습니다. 더위에 글자를 외는 일이 쉽지 않을 터인데 기가 허하지 않게 음식을 잘 챙겨 드십시오.”
“태부야말로 몸을 챙기십시오.”
“잠을 잘 자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태자는 멈칫하고 주먹을 쥐었다. 위희평은 덤덤한 얼굴로 태자를 마주하고 있었다. 그가 선택한 일은 한 가지였다.
“예, 잠을 잘 자겠습니다.”
매일 밤 태자는 존경하는 태부의 위에서 헉헉거렸다.
“연모하고 있습니다, 연모하고 있습니다. 태부!”
잠에서 깨면 고간 사이는 질척한 정액에 젖어 있었다. 꿈에서 아랫도리의 쾌락은 뇌수를 녹일 듯이 강렬했으나, 그리고 꿈속 위 태부의 농밀한 살은 음경을 애무하고 붙들어 맸으나 현실은 아무것도 없었다. 허전함에 태자는 신경질을 부리며 궁인들을 매질하는 때가 많았다. 괜한 심술을 부리며 아랫사람을 괴롭히고야 만 것이다.
황제가 어느 날 태자에게 물었다.
“위 태부와는 사이가 어떠하냐? 그가 제대로 십상경과 사서를 알려주는 건가. 무인 출신이라서 짐은 항상 걱정이 된다.”
“어찌 제자가 스승을 평할 수 있겠습니까. 위 태부는 문무에 통달하신 분이십니다.”
“그래? 그러면 태자는 효경에 대해서 욀 수 있느냐.”
황제는 미묘한 웃음을 흘리며 태자에게 말했다.
“효경은 천지 근간의 기본인 효도에 대해서 말을 하니라. 사람의 행위 가운데 효보다 큰 것이 없고, 어버이를 공경하는 것은 하늘을 모시는 것보다 큰 것이 없느니. 효는 바로 천지간의 영구불변하는 원리이니 그런 것이다. 따라서 모든 사람은 효를 지켜야 한다. 효를 따르고 지킨다는 것은 바로 하늘의 높고 밝은 우주 원리를 좇고 아울러 만물을 양육하는 땅의 덕리에 의지하고 나아가 천하의 모든 사람이나 만물을 순화하는 것이니라.”
“그럼 태자는 효경 중 마음에 가장 와 닿는 구절을 외워 봐라.”
태자는 당황하여 머뭇거렸다. 효경이야 당연히 외운 것이나 너무도 갑작스러운 말이 아닌가. 그러나 태자는 간신히 기억을 더듬어 한 구절을 외울 수 있었다.
“아비가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이 아비에게 효성을 바치는 부자 사이의 도리는 하늘로부터 부여된 성스러운 도리이며 그 속에 임금이 예로써 신하를 사랑하고 신하가 충성으로써 임금을 받드는 의리도 포함되어 있다. 자식에게 아버지는 엄한 임금이자 자애로운 육친으로 임한다. 따라서 아버지의 두 가지 중한 은혜와 사랑은 더없이 두텁고 막중하오이다.”
황제가 흡족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위 태부는 과연 잘 가르쳤구나. 그 구절을 네게 가르쳤더냐.”
태부이니 위희평이 가르치는 것이 마땅하다. 태자는 어찌하여 아비가 그리 당연한 말을 묻는지 알 수 없어 어리둥절하며 대답했다.
“그러하옵니다.”
황제는 입술 끝을 비틀며 웃었다.
“좋다.”
드르륵.
궁인이 연 문밖에 창백한 낯을 한 위희평이 있었다. 황제의 정전을 빠져나가려던 태자가 희색을 하며 말했다.
“태부!”
그러나 위희평은 끔찍한 광경을 목격한 사람처럼 새하얗게 질린 얼굴을 했다.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몸을 사시나무 떨듯이 떨고 있다. 걱정 어린 태자가 그에게 괜찮냐 묻는다. 황제는 알현할 일이 있다 하여 축객령을 내릴 뿐이었다.
“태부는 괜찮다.”
그것이 황제의 말이었다.
눈앞에 닫힌 문을 바라보며 태자는 얼굴을 구기고야 말았다. 무언가 몹시 거슬렸다.
* * *
“흐응, 흐읏……!”
허옇고 투실한 엉덩이가 파르르 흔들렸다. 퍼억. 아래위로 흔들리던 몸이 무너져 수풀에 엉덩방아를 찧고야 만다. 동시에 하아앗, 자지러지는 교성이 방 안에 울렸다. 드러난 발끝이 오므라져 움찔거리고 있었다. 후후 낮은 웃음과 함께 황제는 커다란 손으로 유려한 곡선의 허리를 쓰다듬고 허리를 튕겼다. 봉긋한 엉덩이의 살을 짓뭉개지고.
“하아아!”
동시에 껄떡이며 배를 치대던 성기가 물을 튀겼다. 몸을 뒤로 젖히고 혀를 헥헥 입 밖으로 내민 채 까무러치던 사내의 몸이 부들부들 떨려 왔다. 태자는 넋을 잃고 그 음란한 움직임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확히는 사내의 머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단정하게 머리를 틀어 올린 작은 연꽃 비녀는 수수한 은과 대리석으로 만든 것이었다. 벽산에 푸른 색채의 대리석이 나는데 그것을 장인이 연꽃으로 조각한 뒤 비녀를 장식하여 진상한 것이다. 그것은 궁중에서는 딱히 귀한 보석은 아니나 태자에게는 특별한 것이었다.
숙각황후(淑恪皇后) 고연선(高聯鮮).
죽은 어미의 것이었다.
‘저것은 어마마마의 비녀!’
태자가 분노에 새하얗게 물든 눈을 한다. 뿌득 이를 갈고 그는 주먹을 단단하게 말아 쥐어 퍼런 핏줄을 손등에 보이고 있었다.
아응, 비음을 흘리며 허리를 비트는 사내의 속살이 불그스름했다. 어찌나 격한 정사를 즐긴 건지 시뻘건 자국이 죽죽 난 몸은 보는 것만으로도 홧홧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저 사내가 걸치고 있는 붉은색 장포는 금사로 봉황이 수놓아진 모후의 비단. 손목에 짤랑이는 얇은 옥팔찌는 모후의 것.
모후의 비녀를 하고, 모후의 옷을 입고, 모후의 패물을 착용한 사내는 아비의 위에서 요분질을 하며 울부짖고 있었다. 눈을 안대로 가리고 그 남성의 특징이 확연히 도드라지는 몸에 우스꽝스럽게 여자의 패물과 옷을 걸친 채 커다란 양물을 둔덕 사이로 먹어치우고 있었다.
철썩철썩 봉긋한 엉덩이가 단단한 허벅지에 부딪히는 소리다. 태자는 눈을 부릅뜨고 그 사내의 둔덕 사이를 바라보았다. 무언가 진득한 액체가 줄줄 흘러내리는 엉덩이 골, 검은 어둠 사이를.
뻐끔거리는 붉은 입술.
“폐하, 폐하!”
비음이 섞인, 그 음이 이탈한 몹시 높고 천박한 목소리다. 태자의 얼굴이 무너진 순간이었다. 그리고 익숙한…….
익숙한 그것은.
아니다!
마음속을 스치는 불길한 예측을 지우고 태자가 충격 어린 눈으로 황제를 보았다. 그의 아비는 고연선의 옷을 입은 남자의 엉덩이를 꽈악 부여잡고 있었다. 사내는 시뻘겋고 꼿꼿한 황제의 음경을 아래로 받는 것에 자지러지면서도 버거워하는 눈치였다. 하체를 무너트리며 자주 그의 고간에 엉덩방아를 찧곤 했다. 그때마다 남자는 눈물을 흘리며 비명을 내질렀으나 황제는 허연 엉덩이를 철썩 내리치며 그를 부채질할 뿐이었다. 사내는 그때마다 다시 벌벌 떨리는 손으로 황제의 어깨를 부여잡고 다시 몸을 일으켰다. 또다시 허리를 요란하게 흔들면서.
또다시 엉덩이는 검은 수풀 사이로 주저앉았다. 사내는 몸을 튕기며 하악, 가쁜 숨을 내쉬었다.
단정히 비녀로 틀어 올린 머리가 흐트러졌다. 매끄러운 머리카락을 손가락에 감아 입을 맞추곤 부드러운 목소리로 황제는 그를 재촉했다.
“연선, 나의 아내.”
부드러운 둔부에 손을 뻗어 더듬었다. 그리고…….
허억.
숨을 깊게 들이마신 사내의 등줄기가 떨려 왔다. 투실한 엉덩이를 꽈악 잡아챈 손은 엉덩이의 골을 벌려 태자에게 그 은밀한 부위를 드러내었다.
붉고 질척한 살이 드러났다. 벌려질 대로 벌려져 흉악한 크기의 성기를 우물우물 씹는 아랫입술이 똑똑히 보였다. 태자는 침을 삼키고 멍하게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황제는 유유한 웃음을 흘리며 파르르 몸을 떠는 사내의 귓가에 속삭였다.
“오늘따라 유독 그대의 속살이 남근을 물어 오는구려.”
“하악, 하악…….”
붉은 입술 사이로 더운 숨이 빠져나왔다. 말하는 것도 가쁜 듯하다. 사내이면서 그는 수줍은 새색시처럼 황제의 어깨에 이마를 대고 있었다. 아랫입술로 아양을 부리는 듯 주름을 벌름거리면서.
그것이 귀엽다는 듯 황제는 엉덩이의 살을 헤집어 벌어진 구멍에 손가락을 쑤셔 넣었다. 아픈 듯 아아 비명을 지르며 가슴에 뺨을 비비는 사내를 무시하고 황제는 태자를 바라보며 손가락을 놀렸다.
주름을 벌려 내벽의 살을 보였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연선 그대의 안에 토정을 했지만 멈출 수가 없어. 그대의 속살이 부드럽게 나를 휘감아 놓아주질 않습니다.”
붉은 입술에 입을 맞추며 황제가 즐거이 웃었다.
“역시 우리는 좋은 부부지 않습니까?”
“폐하, 폐하.”
“후후.”
다시 황제가 허리를 추켜올리고.
“나의 사랑하는 연선.”
부드러운 저음이다.
보기 좋은, 동근 엉덩이가 뭉개지고 사내는 다시 날카로운 교성을 흘리며 안대를 눈물로 축축이 적시고야 만다.
또다시 태자는 제 앞에서 흔들리는 궁둥짝을 바라보고 있었다.
“폐하아앗! 하아악.”
흠결 하나 없이 몹시 부드러워 보이는 커다란 엉덩이.
꿀꺽.
침을 삼키며 태자가 눈을 붉게 빛냈다.
더 가까이에서 그것을 보고 싶다.
엉덩이는 적당히 근육이 잡혀 탄력이 있었으며 그 위에 기름진 지방이 덮여 있어 푹신하게 찌그러졌다.
만져 보고 싶다.
저 투실한 엉덩이를 한껏 움켜쥐고 손에 넣어 주물거리고 싶었다. 기이한 욕망에 벌게진 눈을 하고 태자가 당황 어린 표정을 짓고야 만다.
화를 내야 하는데.
어미의 이름을 사칭하고 요망하게 아비의 남근을 받는 저 요사스러운 남창을 칼로 베야 하는데. 태자는 그러나 펄떡이는 사타구니의 욕망을 먼저 느끼고야 말았다.
망부석이 되어 멀거니 서 있었다. 정신없이 눈앞에서 흔들리는 엉덩이는 부황의 두꺼운 허벅지와 부딪혀 철퍽철퍽 소리를 내고 있었다.
“후응, 흐으응.”
엉덩이 골이 벌어질 때마다 찌그러져 변형된 주름의 모습이 두 눈에 선연하게 들어왔다.
“흐아아앙!”
마침내 황제는 그의 허리를 두 팔로 감싸고 그를 주저앉혔다. 동시에 퍼억 허리를 치켜들고 꿋꿋한 남근을 둔부 사이를 무자비하게 후벼 넣었다. 파르르 떨리는 몸을 하곤 사내는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곤 입을 헤벌리고 있었다. 턱선을 타고 타액이 흐르고. 부륵 엉덩이 사이로 뜨겁고 말캉한 정액이 줄줄 흘러내렸다.
“후우.”
황제의 입에서 흘러나온 낮은 숨소리.
한참 동안 부둥켜안은 채 두 사내는 결합하였다. 그 허연 엉덩이 사이에 사출을 끝낸 황제는 쯧 혀를 차곤 제 몸에 매가리 없이 쓰러진 사내를 바라보았다.
“아, 아아.”
사내가 부들부들 몸을 떨며 쾌락의 잔여감에 휘말려 눈을 까뒤집고 있었다.
부인이라 칭하며 세상 보옥을 보듯이 다정하게 바라보던 시선엔 냉랭함이 감돌고 있었다.
흐트러져 어깨에 걸친 머리에서 비녀를 빼며 황제는 사내의 어깨를 밀쳤다. 허공에 머리카락이 산발했다. 매정한 손길에 나뒹군 사내의 치마가 뒤집어 까지고 그 다리 사이의 치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야 만다. 사내는 무기력하게 바닥에 엎어져 사타구니를 추하게 벌리고 있었다.
태자의 발치였다.
꿀꺽 침을 삼키며 태자는 제 발치에 걸린 새까만 머리카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머리카락을 타고 올라가 안대 밖으로 드러난 사내의 미려한 얼굴을, 그리고 헐떡이는 붉은 입술을, 타액으로 번질거리는 턱 선을, 울긋불긋한 꽃이 피어난 몸, 엄지손톱만큼 부풀어 오른 갈색 유두, 더러운 액체가 엉킨 수풀과 뻣뻣하게 서 있는 사내의 남근을. 그리고 벌려진 통통한 허벅지 사이 끈적한 탁액을 울컥울컥 뱉어내는 두툼한 살집 사이 공간.
허억.
태자가 막힌 숨을 내뱉고 충혈된 눈을 부릅뜬다.
발기된 성기 끝 찔끔 물이 새어 나왔다.
그때 황제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천한 계집이 어디서 감히 옥체에 손을 대느냐!”
사내는 그러나 뒤집어진 치마 아래 다리를 내보인 채 몸을 부르르 떨고 있을 뿐이었다. 태자는 그가 벌레같이 혐오스럽다는 생각을 품고야 만다. 그러나 모순적으로 사타구니의 뻐근함은 더 진해져 가고 있었다. 태자는 스스로를 알지 못해 당혹스러운 마음을 품고 있었다.
‘어, 어째서.’
위 태부. 그 순간 태자는 그리워하던 이름을 중얼거리고야 만다.
“천박한 년.”
모멸감이 그득그득 담긴 말이다. 황제는 코웃음을 치고 소매를 펄럭이며 의자의 팔걸이에 팔뚝을 올렸다. 태자를 내려다보던 그 냉기 어린 얼굴에 이채가 스쳤다. 아비의 비밀스러운 정사를 훔쳐본 셈이다. 위 태부가 병가를 내어 흥분한 태자는 말리는 궁인을 뿌리치고 무엄하게도 침전에 발을 들이고야 말았다. 그리고 본 것이 이 끔찍한 작태였다. 어미의 옷을 입은, 엄연한 사내가 아비 위에서 허리를 흔드는 것을 보고야 말았다.
황제는 붉은 입술 끝을 비틀었다.
그 입술을 뻐끔거리며 말하길.
‘기다려라.’
야릇한 웃음을 흘렸다. 화낼 순간에 화내지 못한 자는 멀뚱히 그것을 바라볼 뿐이다. 황제는 사악 아랫입술을 핥으며 바닥에 널브러진 사내를 바라보았다. 그는 치마를 까뒤집어 사타구니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그 어떤 천한 창부라 한들 이리 속살을 내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황제는 작게 명했다.
“뒤집어라.”
그 말에 바닥에 힘없이 누워 있던 사내는 꾸물거리며 몸을 일으켜 바닥에 반대로 엎어졌다. 엉덩이를 세워. 그 말에도 사내는 허공 높이 봉긋한 엉덩이를 산처럼 치솟게 하곤 무릎으로 몸을 고정하였다.
태자의 눈앞에 눈부시게 새하얀 엉덩이가 있었다. 엉덩이 골에서 미끈거리는 정액이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태자는 저도 모르게 사타구니에 손을 미끄러트리고야 말았다. 황제는 그것을 보며 묘한 웃음을 지으며 그다음 명령을 이어 나갔다.
“흔들어.”
투실한 엉덩이가 좌우로 살랑거리며 흔들거렸다. 싸구려 기녀도 하지 않을 법한 우스꽝스럽고 천박한 몸놀림. 두 살덩어리가 씰룩이며 사이사이 엉덩이 골의 은밀하고 움푹한 구멍을 힐끗 드러내고 있었다. 그곳에는 꾸덕한 정액이 고여 있다. 정액이 고이는 샘인 셈이다.
그리고…….
“후욱!”
태자는 참지 못하고 그 둔덕 사이에 얼굴을 들이밀고야 말았다. 두 복숭아의 둥근 부분이 만나는 지점의 움푹한 곳. 가장 비밀스러운 곳에 멈추었다. 코끝은 금방이라도 그 샘에 닿을 것만 같았다. 갓 성년이 된 태자는 그 몸을 활활 태우는 정욕을 참지 못했다. 소처럼 콧김을 매섭게 뿜자 민감한 주름은 오므라들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흐악!”
침입자를 눈치챈 사내가 기겁하며 몸을 빼내려 한다. 그러나 태자는 커다란 손으로 덥석 엉덩이를 부여잡았다.
“우오오!”
그 기름져 보이는 살은 역시나 손안에서 녹을 듯이 부드럽게 뭉개져 갔다. 태자는 그 황홀한 촉감에 오오 탄식을 흘리며 두 개의 살덩어리를 떡 주무르듯이 손으로 으깨고야 말았다. 사내는 악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엉덩이를 앞으로 빼내었다. 태자는 얼른 사라지는 그것을 움켜쥐고 그 둔덕 사이에 얼굴을 들이밀었다.
“멈춰라! 엉덩이를 숙이지 마라!”
엉덩이를 빼내려던 사내는 황제의 지엄한 목소리에 순종하였다. 파르르 몸을 떨던 사내가 다시 개처럼 네 발로 엎어진 채 엉덩이를 높이 올렸다. 그 순종적인 개와 같은 태도.
태자는 제 얼굴에 들이민 엉덩이를 움켜쥐어 벌리고 그 사이 은밀한 공간을 드디어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오늘 짐이 초대한 손님이다.”
아, 그 황홀한 공간.
느슨하게 풀린 주름은 붉은 속살을 삐죽 보이고 있다. 음란한 냄새가 흘러나왔다. 킁킁 태자는 항문 사이에서 나는 비릿한 정액과 시큼한 냄새를 맡고 눈을 풀었다. 여러 찐득한 액체가 섞여 흐르는 샘은 난잡하고 더러웠고 또한 강렬했다.
입술을 핥고 태자는 위험한 눈을 빛냈다.
“자, 손님께서 네 그 음란한 구멍이 궁금하신 모양이다.”
콧바람이 주름을 스쳤다. 그것은 생동감 있게 움츠러들며 시시각각 모습을 바꾸고 있었다. 사내의 목울대가 움직였다. 바닥에 뺨을 댄 사내는 희미한 목소리로 답했다.
“안이 간지러워요…….”
황제의 눈썹이 꺾인 순간이었다. 그는 입술을 굳게 다물며 사내를 이글거리는 눈으로 노려보았다. 태자는 황제가 당황했다고 생각했다. 그의 부황은 냉혈한 사내라 동요를 보인 적이 없지 않나. 자식으로서 알 수 있는 일이다. 황제는 사내의 말에 감정의 동요를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황제는 바로 감정을 수습했다. 태자의 아비는 웃으며 사내에게 말했다.
“오늘은 네년의 가랑이 사이를 더 이상 쑤셔 주지 않을 거다. 오늘 너는 손님의 차지야.”
사내는 흠칫 몸을 떨며 서럽게 눈물을 뚝뚝 흘렸다. 남근을 아래로 먹여 주지 않는다는 소리가 그리 서러운지 사내는 바닥을 눈물로 적시고 있었다. 그 음탕함에 태자는 황당한 눈을 하고야 말았다.
“흐윽.”
같은 사내로서 어떻게 저럴 수가 있나? 부끄럽지도 않은 건가?
동성인 사내의 남근에 쑤셔지면서도 그렇게 수치를 모르고 쾌락을 갈구하고 있다. 태자는 그것을 이해 못 해 혐오감에 얼굴을 일그러트리고야 말았다. 그러나 모순은 사타구니 사이의 남근이 크기를 키우고 있다는 것이겠지.
사내는 서럽게 울면서도 쾌락을 이기지 못해 손을 뻗어 봉긋한 엉덩이 사이를 잡아 벌렸다. 쭈욱 벌어진 주름 사이로 은색 실처럼 액체가 줄을 치고 있었다. 벌름거리는 붉은 속살을 드러내며 사내는 비음 섞인 우스꽝스러운 목소리를 흘렸다.
“손님, 손님. 제 보지를 보셔요, 흐읏, 천, 천박한 암캐 년의 걸레 보지를 보셔요. 연선에게 자지를 주세요. 불쌍한 연선의 보지에 자지를 쑤셔 주세요, 아아! 간, 간지러워! 하악!”
목소리가 익숙했다. 쾌락을 참을 수 없어 사내는 제 주름을 손톱으로 박박 긁고 있었다. 애처로운 비명을 지르고 바닥에 뺨을 비비며 울부짖고 있었다. 씰룩이는 엉덩이를 허공에 흔들어대며 사내는 태자에게 간절한 목소리로 애원했다.
“쑤셔 주세요! 자지를, 두툼한 자지를…… 제발!”
새하얗게 백지가 된 머리로는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다. 오로지 머릿속을 스치는 단 하나의 말.
저 물 흐르는 새빨간 고깃덩어리에 남근을 처박아야 한다.
어느새 드러낸 두툼한 성기를 움켜쥐고 벌어진 항문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태자는 홀린 얼굴로, 위험한 눈을 짐승처럼 빛내며 나머지 한 손을 뻗었다.
“첫날밤이구나.”
황제는 야릇한 웃음과 함께 그것을 지켜보았다. 태자는 사내의 엉덩이를 꽈악 움켜쥐고 손으로 움켜쥔 남근 끝을 물을 찍찍 흘리는 구멍 끝에 조준하였다.
하아아. 안도에 찬 사내의 숨소리다.
사내는 등을 파르르 떨고 침을 삼키고 있었다. 안대 밖으로 드러난 사내의 얼굴이 환희에 차 있었다. 남근이 구멍에 닿는 순간 사내는 환한 얼굴로 미소를 짓고야 만다.
“아아, 좋아.”
귀두가 주름 끝에 걸렸다. 쑤욱 커다란 성기가 엉덩이 사이를 파고들고, 태자의 불그죽죽한 성기는 늪에 빠지듯 수월하게 주름 사이로 빨려 들어갔다.
“으읏!”
태자의 입에서 흐른 탄식이었다.
그것은 이 세상의 쾌락이 아니었다.
사내의 항문은 그의 말처럼 여인의 음부라도 되는 것처럼 남근을 수월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중간중간 내벽을 꿈틀거리며 남근을 치대고 애무하면서.
눈앞이 희게 물들고 있었다.
“오, 오오!”
태자는 첨단의 자극을 참지 못해 사내의 유려한 허리를 꽉 붙잡아 당겼다.
퍼억!
수풀이 엉덩이에 닿고 사내는 하앗 소리를 내며 몸을 무너트렸다. 태자의 눈에 핏줄이 불거져 있었다. 따뜻하고 질척한 아랫입술이 남근을 우물우물 씹고 있었다.
요물이다.
태자는 짐승의 눈을 한 채 헉헉 거친 숨을 내뱉고 있었다. 충혈된 눈으로 바닥에 널브러진 사내의 흐트러진 뒷모습을 바라보며.
엉덩이를 찌부러트릴 듯이 잡아 비틀고 허리를 쓱 뒤로 빼내었다. 본능적으로 태자는 깊고 빠르게 사내의 엉덩이에 남근을 내리찍었다. 또다시 아악 자지러지는 교성이 흘러나왔다.
황제는 웃으며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허억, 헉.”
태자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허리를 털었다. 손에서 찌부러지는 엉덩이의 감촉이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좋다. 탄력 있는 둔부 위 살집은 손에 쥐면 떡처럼 뭉개지고, 놓으면 제 모습을 바로 되찾았다. 태자는 한 손으로는 골반을 부여잡고 나머지 한 손으로는 하얀 둔부를 사정없이 쥐어 비틀었다.
퍼억!
“흐악! 좋, 좋아앗!”
턱에 타액을 줄줄 흘리며 하는 말이다. 사내는 붉은 혀를 내밀어 개처럼 헥헥대고 눈물을 흘렸다. 환희의 교성을 지르며 사내는 미친 듯이 궁둥이를 돌려 남근을 수월하게 받고 있다.
사내를 받는 것에 익숙한 몸.
수풀에 맑은 물이 고여 있었다. 태자는 골반을 잡아당겨 제 고간에 그 부드러운 엉덩이를 또다시 뭉갰다.
“후으응.”
허연 엉덩이가 씰룩이며 태자의 사타구니에 저를 비비고 있었다. 태자는 치마폭을 헤집어 제 훌륭한 물건을 삼키는 아랫입술을 보았다.
그 커다란 남근의 뿌리까지 잡아 삼키고 수풀이 닿는 부분을 맞대고 있다.
떡같이 부드러운 엉덩이가 허벅지를 비비며 아양을 떨고 있었다.
“이, 이런 게…….”
당황에 가득 차 태자는 더듬더듬 말하고야 말았다.
사내 주제에 같은 사내에게 쑤셔지길 원한다. 그것은 실로 혐오스러운 광경이었다. 도를 넘어선 음탕함은 소년을 당혹스럽게 만든 것이다.
그러나 태자는 그를 혐오하면서도 사타구니의 욕망을 이기지 못해 허리를 털었다. 쑤욱 저 뒤로 삿갓이 주름에 걸리게 뒤로 남근을 빼내고, 앞으로 몸을 무너트린다.
“음, 음탕한 년!”
태자는 얼굴을 일그러트리고 손을 든다.
철썩!
“하응!”
사내는 허리를 뒤틀어 둔부를 빼고 울었다.
혐오감을 참지 못해 엉덩이에 가해진 매서운 손 곤장이었다. 푹신한 살을 출렁이게 만드는 손길은 허연 엉덩이에 붉은 손자국을 내고야 만다. 태자는 허리를 뒤로 크게 물렀다가 깊게 아래로 내리찍었다.
아흥!
또다시 소리를 지르며 사내는 몸을 무너트리고 몸을 잘게 떨었다.
“좋, 좋아아앗! 흐으윽!”
쾌락에 점철된 얼굴이 추하다. 사내는 매도에도 침을 줄줄 흘리며 웃고 있었다.
태자는 그저 허릿짓을 이어 나갈 뿐이었다.
퍼억! 퍼억!
떡메를 찧는 소리가 방 안에 크게 울렸다.
“후욱!”
이것은 처음으로 태자의 남근이 조여진 일이었다. 태자의 뺨에 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눈이 쾌락에 흐려져 있었다. 태자는 처음으로 구멍을 정복하고 살덩어리의 애무를 받고 있다. 노상궁은 방법만 가르쳤을 뿐 궁녀를 들이지 않았다. 황제는 그것이 다른 이의 의무라 했으니.
이것은 태자의 첫 경험이었다.
“후욱, 후욱, 헉……!”
“흐윽, 응, 으읏, 하악, 하앙, 아흐악!”
미친 셈이다. 그 사내가 어미를 사칭한 것은 안중에도 없었다. 허리를 튕길 때마다 사내는 자지러지게 울음을 흘리며 바닥을 긁었다. 질척하게 남근을 휘감는 속살은 빠져나오기가 싫을 만치 달콤하다. 퍼억, 퍽. 둔부와 아랫배가 빠르게 부딪혔다. 사내는 눈물을 흘리며 허리를 털었다.
“아응, 흣, 하윽!”
사내의 샘은 깊고 뜨거웠다. 남근을 녹일 만큼 부드럽고 달다. 푸욱. 태자의 꼿꼿한 남근이 다시 부푼 주름 사이를 헤집고 들어갔다. 음경 끝에 푹신하게 달라붙는 살이 미칠 것만 같았다. 뇌수가 녹는 것만 같아. 태자는 코에 김을 뽑으며 사내의 엉덩이를 잡아 짓눌렀다. 살을 치댈 때마다 떡을 찧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허연 둔덕 사이로 줄줄 흘러나온 액체가 튀기고 튀겨 질척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하악, 더어…… 더어엇!”
까득 나무 바닥을 손톱으로 긁으며 사내는 애원했다. 태자는 오기가 들어 불쑥 검붉은 성기를 빼내고 다시 강하고 빠르게 엉덩이 사이를 내리박았다. 까흑, 자지러지며 몸을 부들부들 떠는 사내의 입가에 희열이 스쳤다.
“좋으냐?”
황제는 나직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태자는 정신없이 사내의 엉덩이를 쑤시며, 그의 허리와 찌그러지는 둔부를 붙잡아 당기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내는 입을 벌려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좋, 좋아요…… 아아!”
성교란 이런 것이구나.
이렇게 황홀하고 좋은 것이구나.
윤리와 도덕을 잊을 만큼. 태자는 수긍했다. 어미의 치마를 젖히고 둔부를 드러낸 사내에 굴복하여 아랫도리를 세웠다. 어미의 옷을 입고, 그녀를 사칭한 사내에게 살기를 품었으나 그것은 아스라이 사라져 내렸다.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좋아앗! 하아악! 좋아, 좋아, 좋단 말이야! 흐아아아앙!”
남근을 휘감는 질척한 살을 맛보는 것이다.
뚝. 땀이 이마에서 흘러내려 턱선을 누볐다. 태자는 짐승의 눈으로 사내를 노려보고 있었다. 고요한 눈으로 정사를 관람하던 황제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욕망을 풀어내거라.”
사람이 짐승이 되는 유일한 순간이지. 황제는 웃으며 말했고 태자는 그것을 듣지 못해 오로지 첨단 끝을 휘감는 살에 중독되어 허리를 튕기고 사내를 범했다. 둔부 사이를 엇박으로 쑤시며 허리를 휘감고 등에 가슴을 붙였다. 경험이 없는 태자는 그저 욕구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사내의 몸뚱이를 단단히 붙들고 허리를 털어 대는 것만 알아 거칠게 힘으로 그를 몰아붙였으나 익숙한 듯 사내는 능란하게 허리를 돌려 그것을 받아 냈다.
“허억, 훅, 크흑.”
사내는 입술을 열고 개처럼 헥헥대며 커다란 남근을 받았다. 그 모습은 기괴할 만치 우스꽝스러운 것이었다. 핏줄이 불거진 남근이 불쑥 하얀 둔부 사이로 사라졌다가 끈적한 액체가 묻어 드러나는 광경 또한 그러했다. 황제는 침을 삼키며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낮게 가라앉은 눈이 몹시 강렬하게 그 접합부를 보고 있었다.
황제는 마침내 입을 열어 느릿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것은 오늘 네 계집이다, 태자.”
그 순간 창부처럼 허리를 놀리던 사내의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헉헉 뒤에서 열심히 허리를 놀리던 태자의 얼굴이 환희로 물들었다. 절정에 다다르고 있었다. 사내는 그 순간 몸을 부르르 떨며 얼굴을 절망으로 물들이고야 만다. 몸을 무너트리고 사내는 몸을 버둥거리며 처절한 비명을 질렀다.
“안 돼애애애앳!!”
그러나 고지를 앞에 둔 태자는 그것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갑작스레 몸부림치는 사내를 가슴으로 깔아 짓뭉개 제압한다. 사내는 바닥을 손으로 더듬어 앞으로 기어나가려 했다.
그러나 태자는 그의 허리를 잡아 등에 뺨을 비비고, 허리를 움직일 뿐이었다. 오로지 뜨거운 육봉을 둔부 사이에 쑤걱거리며 쑤셔 넣을 뿐이었다. 사내의 몸이 부르르 떨려 왔다.
“안, 안 돼, 안, 안 돼애애애! 히이익!”
찔걱한 소리가 귓가를 스치고, 태자는 점멸되는 시야를 느끼며 본능적으로 손을 뻗고야 만다.
“후우욱!”
사내의 허리를 잡아당기고 터질 듯 부푼 남근을 퍼억 둔부 사이로 찍어 내린다. 주름 사이를 후벼 내리찍어 부드러운 내장을 범하곤, 남근 끝에 정액을 팍 터뜨렸다.
“싫어, 싫, 싫……!”
잔뜩 쉰 목소리가 입술 사이에서 더듬더듬 흘러나온다. 사내의 목소리에는 확연한 절망이 담겨 있었다. 그와 반대로 태자는 희열에 몸을 부르르 떨며 허억 헉 거친 숨을 내뱉고 있었다.
태자는 한참을 사내의 등 위에 엎어져 후희를 즐겼다.
“흐, 힉…….”
간헐적으로 몸을 떠는 사내를 무시하곤 나른한 눈을 깜빡이고 있었다. 태자는 가슴 아래에 닿은 살을 느끼며 후희를 즐겼다.
황제는 갓 정사를 마친 아들을 고요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기다림은 제법 길었다.
긴 후희를 즐기고 태자는 주섬주섬 몸을 일으켰다. 어떻게 그 작은 구멍에 파묻혔는지 모를 남근이 둔덕 사이에 느릿하게 빠져나오고, 사내는 벌벌 몸을 떨고 헐떡이고야 만다.
“재밌었느냐?”
태자는 답을 하지 않았다. 태자는 숨을 거칠게 내뱉으며 바닥에 엎어진 사내를 보았다. 어미의 옷을 입은 사내를 범했다. 죄책감이 마음속에 욱신거렸으나 아직 태자의 아랫도리의 열기는 가시지 않은 참이었다.
망설이다가 바닥에 처참히 널브러진 사내에게 다가갔다.
그 옆에 쪼그려 앉아 찌그러진 둔부를 손으로 잡아 벌렸다. 뚜욱 뚝 몰캉거리는 뜨거운 정액이 갈색 주름 사이로 빠져나오고 있다. 뻐끔거리는 붉은 내벽 사이 정액이 얽혀 있었다. 태자는 손가락을 쑤셔 넣어 몇 번 그 더러운 구멍 안을 헤집고 정액을 긁어 빼내었다.
“싫어…….”
싫어. 그리고 사내는 뺨을 바닥에 뭉개고 누운 채 꼬인 혀로 중얼거렸다. 싫어. 그 말을 들은 순간 태자는 얼굴을 구기고야 말았다. 사내는 하염없이 울면서 중얼거리고 있었다. 싫어, 이건.
그리고 황제가 자리에서 일어나 태자에게 제 장포를 벗어 덮어 주었다.
“태자야, 네가 동정인 것을 알고 있다.”
“아, 아바마마.”
당황한 태자가 주춤 뒷걸음질을 하며 황제를 올려다본다. 장포가 태자의 수치스러운 모습을 가렸다. 황제는 평소와 다르게 자상한 웃음을 입가에 띠곤 아들을 내려다본다.
태자는 울컥한 마음을 참지 못해 언성을 높이고야 말았다.
“어찌 모후의 옷을……!”
“아비의 잘못이다.”
딱 잘라 말하는 말에 태자는 눈을 크게 뜨고야 만다. 황제가 덤덤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저 계집이 네 어미를 닮아 이 아비가 홀리고야 말았다. 이제야 잘못을 알게 되었으니 음탕한 계집의 눈을 뽑아 벌을 주려 했다. 그러나 네가 색을 모르니 저 계집을 쓸 게다.”
황제는 오묘한 웃음을 흘리며 태자의 뺨을 쓸었다.
태자의 눈이 흔들렸다.
손은 턱을 가볍게 쥐어 사내를 향해 고정시켰다.
“보아라.”
드러난 허연 둔부가 떨려 오고 있었다. 끄윽, 흑. 사내에게서 죽인 울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신음과도 같은 처참한 울음소리였다.
태자는 그 사내의 비참한 모습을 멍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침묵 끝에 입술 밖으로 떨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저자는, 그러나 사내 아닙니까?”
황제는 비웃으며 답했다.
“저게 어디가 장부냐! 태자 잘 보거라. 저 음탕한 계집의 다리 사이를 봐라. 저년이 다리를 벌리고 궁둥짝을 돌린 게 기억이 나지 않느냐? 같은 사내의 정을 오물하게 씹어 대며 보채던 것을 기억하지 않아? 저것은 사내가 아니다. 양물이 달린 사내라면 그럴 수 없지. 저건 그저 남근을 달라 보채며 아양을 떠는 천박한 암캐다.”
태자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고야 만다. 마른침을 삼키며 태자는 동의의 기색을 얼굴에 보였다. 그렇다. 사내라면 활을 쏘고 낭창한 여인을 품에 안아야 하지 않겠나.
노상궁은 사내로서의 소양을 말한 바가 있었다.
제 엉덩이를 쥐어 벌리면서 흔들던 사내의 모습이 선했다.
“저것은 사내 아닌 계집이다.”
엎어진 사내의 몸이 파르르 떨려 왔다. 태자는 침묵하여 그의 사타구니를 바라보고 있었다. 끄흐흑. 서러운 울음이 귓가를 스쳤다. 동시에 늘어졌던 성기가 다시 장포 속에서 꺼떡이고야 만다. 태자는 꿀꺽 침을 삼키고 그 하얀 엉덩이 사이 붉은 주름에 시선을 고정했다.
하얀 정액이 삐져나오는 부드럽고 말캉한 엉덩이.
작은 목소리가 이어졌다.
“여러 가지 네게 가르쳐 줄 것이 많다.”
음울한 웃음과 함께 황제가 속삭였다. 즐거운 시간일 게다.
* * *
위희평은 병가를 내었다. 그것에 분개하여 아비를 찾았던 태자는 뜻밖의 일에 휘말려 위희평의 병가를 막지 못했다. 위희평의 은퇴를 막았던 때처럼 황제에게 강하게 소청하지 못한 것이다.
처음으로 맛본 색의 쾌락이 태자를 물들였기에.
그리고 황제는 친히 그의 아들에게 색을 알려주었다. 어미의 옷을 입었던 사내의 몸을 이용하여서.
하루에 한 번, 자시(子時)에 황제의 침전인 건녕전의 뒷문으로 출입하였다.
태자는 꿀꺽 침을 삼키고 하얀 요 옆에 무릎을 꿇은 사내를 바라보았다. 요 위에는 상자가 있었고 사내의 뒤에는 늙은 환관 둘이 서 있었다. 짜글짜글한 주름이 얼굴에 깊게 파인 이들이다. 분칠한 얼굴은 덤덤하여 감정의 동요가 없었다.
안대를 쓴 사내의 얼굴은 아비의 말대로 어미의 모습과 닮아 있는 듯했다. 어릴 적 어렴풋한 기억에 어미는 단아한 얼굴을 하였으며 살짝 끝이 올라간 입매를 하였다. 그와 비슷했다. 태자는 그 순간 불쾌함에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나는 미친 것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은 몹시 이상하다. 어미의 옷을 입은 사내를 범한 아비는 자신에게 색을 알려주겠다는 말을 했다. 동시에 그 사내에게 치욕을 주어 벌을 주자 말을 했다. 그것은 태자에게 의문을 안겨 주었다.
‘부황께서 미친 건가.’
모후를 사칭한 자를 처벌한다면 능지처참을 하여 벌을 주는 것이 낫지 않나. 황제를 모신 이라 엄벌이 불가하다면 목을 매어 죽이는 게 맞았다. 그래 어찌 되었건 죽이는 게 맞다.
그러니 이 상황은 몹시 이상했다.
이를 거절하지 못하고 매일 밤 건녕전의 뒷문을 통해 이곳에 오는 자신 또한 이상했다. 태자는 굳은 얼굴로 사내 앞에 서 있었다.
드리워진 그림자에 인기척을 느낀 사내는 살짝 고개를 올려 태자에게 얼굴을 드러냈다. 그 얼굴은 음란하던 모습을 알 길 없이 단정해 보였다.
사내는 전과 다르게 새하얀 침의를 입은 채 무릎 꿇고 있었다. 사내의 목울대가 움직였다. 꿀꺽.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커다란 손이 태자의 어깨를 단단하게 붙잡았다. 자상한 목소리가 태자의 귓가를 스쳤다.
“자아. 연선. 아니지, 연선을 사칭한 천박한 암캐야. 태자가 네 앞에 서 있다. 그 요에 누워라. 네 몸을 열어 태자에게 성스러운 후사의 임무를 가르치겠다.”
사내는 몸을 작게 떨었다. 태자는 그가 두려워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뜻 모를 일이다. 첫날에 직접 엉덩이를 흔들어 대고 그를 유혹한 사내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사내는 자리에서 일어나 요 위에 몸을 눕혔다. 황제는 작게 말했다.
“시작하라.”
달칵. 함을 열고 환관은 공손하게 물었다.
“동궁의 상궁이 음과 양이 결합하는 이치를 설명했다고 들었습니다.”
침을 삼키며 태자는 답했다.
“그러하네.”
노상궁은 목각 인형을 가져와 태자에게 남녀가 결합하는 이치를 설명하였다. 그리고 태자는 그날 밤 노상궁이 가르쳐 준 대로 사내의 가랑이 사이에 남근을 들이밀었다. 태자의 하얀 뺨이 붉어졌다. 사내는 시체처럼 요 위에 늘어져 있었다.
“여인의 음부에 사내의 남근을 꽂아 흔들면 단전 아래에 열기가 생기고 낭심에 정이 차오릅니다. 그것은 여인의 자궁에 쏟아부으면 아기씨가 생기는 것입니다.”
환관은 침을 삼키곤 다음 말을 이어 나갔다.
“하나 남녀 간의 결합이 그것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사내는 여인의 몸의 열기를 돋우어 몸을 부드럽게 만들고 자궁으로 가는 길을 열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여인의 음부에 물이 충분히 흐른 후에 남근을 꽂아야 합니다.”
그는 여인이 아닌데 음부에 물이 흐를 수 있던가. 그러나 태자는 그날 밤 허벅지와 배가 부딪칠 때 철퍽이는 소리가 났던 질퍽한 항문을 떠올리고 아랫도리를 뻣뻣하게 세웠다. 가쁜 숨이 흘러나왔다. 환관은 제 뒤에 앉아 있던 환관에게 명령했다.
“시작하자.”
환관은 요에 누운 사내의 바지를 벗겨 내렸다. 불쑥 드러난 하얀 엉덩이에 태자는 긴장에 침을 삼키고야 말았다. 입 안에 바짝 침이 마른다. 엉덩이는 흠결 하나 없이 깨끗하고 살집이 두툼했다. 환관은 사내의 배에 타고 앉아 두 다리를 꽉 붙잡아 당겼다. 자연스럽게 사내의 둔부가 들려 엉덩이 골 사이가 서서히 벌어져 갔다. 둔덕 사이 국화꽃 모양의 항문이 빛에 드러났다. 배에 올라탄 환관은 두 다리를 단단히 팔로 감싸 고정시켜 들었다.
“몸에 열기가 돌기 전에 여인의 음부는 본디 손가락 하나가 들어가기 힘들 만큼 빡빡합니다.”
내부는 건조하여 자칫하다가는 피를 볼 수 있지요. 환관이 고목나무같이 비쩍 마른 손가락으로 갈색 주름 주변을 천천히 쓸었다.
“손톱 반 개조차 들어가지 않습니다.”
항문을 후비는 손가락은 검지의 한 마디를 들이밀지 못하고 꾸욱 다물린 조개에 물리고야 말았다. 태자는 둔부 사이에 시선을 고정한 채 조심스럽게 물었다.
“몸에 열기가 돌게 하기 위해서는 어찌해야 하나?”
환관이 공손한 목소리로 답했다.
“그 입구를 혀로 적시거나 손가락으로 충분히 매만져 줘야 합니다. 여인의 음부 주변이 민감하니 그를 쓸고 달래 주어 안에서 물이 새어 나오게 해야 합니다.”
말이 끝나고 환관은 턱짓을 했다. 배에 올라탄 환관이 손가락을 모아 항문의 갈색 주름을 문질렀다. 태자는 허연 살집이 두드러진 엉덩이가 파르르 떨리는 것을 바라보고 침을 삼켰다.
“허어.”
주름진 앙상한 손가락이 항문을 세게 문지르고 주름을 짜그라트렸다. 국화꽃 모양으로 어여쁘게 닫혀 있던 오밀조밀한 항문은 처음 사내가 보여 주었던 찌그러진 모양새를 갖추고야 만다. 손톱이 주름을 스칠 때 발끝이 움츠러들었다. 그러나 물이 나오지는 않았다.
“태어나길 몸이 뻣뻣하여 애무에 크게 느끼지 못하는 여인이 가끔 있습니다.”
태자의 생각을 읽은 듯이 무미건조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때는 향유를 써서 아래를 풀곤…….”
그때 황제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편법을 쓰면 안 되지 않나. 오늘은 여인을 젖게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날이다. 도구를 쓰지 마라.”
어찌하여 사내의 항문이 여인처럼 젖을 수가 있단 말인가. 태자는 지엄한 부황의 말이라도 의문을 참지 못해 아리송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환관이 고개를 끄덕이곤 다시 말문을 열었다.
“도구를 쓰지 않으면 혀로 젖게 할 수 있습니다.”
“혀, 혀로?”
환관은 종종걸음으로 둔부를 개방한 사내에게 다가갔다. 사내 앞에 무릎 꿇고 벌어진 엉덩이 사이에 얼굴을 숙인다. 태자는 허엇, 숨을 들이쉬며 눈을 크게 뜬 채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축축한 혀가 주름을 싸악 쓸었다. 동시에 응읏, 파르르 떨린 신음이 사내의 입가에서 흘러나왔다. 봉긋한 엉덩이 둔덕 사이로 환관은 얼굴을 묻은 채 길쭉한 혀로 굳게 닫힌 항문 입구를 핥았다.
“더, 더럽지…….”
생리적인 불쾌감과 동시에 빳빳하게 당겨지는 고간의 열기를 느꼈다. 얼굴을 찌푸린 태자의 말에 황제가 답했다.
“저 계집은 다른 계집과 다르게 특별히 음부로 더러운 분변을 쏟지만 안심하거라. 이슬주와 치자꽃물로 뒤를 세 번을 닦고 노예의 혀로 닦아 내렸다.”
태자는 그제야 안심을 하곤 다시 시선을 둔부에 고정시켰다. 아흐으, 아아, 억눌린 신음 사이 간간이 터지는 열락 어린 목소리. 혀가 싸악싸악 주름을 핥을 때마다 도톰한 허벅지가 푸르르 떨려 오고 있었다. 꿀꺽, 소리와 함께 태자는 몸을 떨며 저도 모르게 목을 앞으로 빼내고 몸을 기울였다. 황제는 그런 태자를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았다.
“흐악!”
두터운 혀가 항문 사이를 파고들었다. 태자는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음부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황제는 아랫입술을 핥으며 답했다.
“사타구니를 봐라.”
태자는 그 말에 시선을 돌려 허벅지를 툭툭 때리는 발기된 남근을 보았다. 기가 막혀 웃으며 태자가 중얼거렸다.
“진정 음부를 빨리고 양물을 세우는군요.”
허공에 들린 사내의 발끝이 움츠러들었다. 두툼한 붉은 살덩어리가 갈색 주름을 파고들며 꿈틀거리고 있었다. 사내의 배에 앉아 다리를 고정한 환관은 무너지려는 발을 단단히 부여잡아 몸을 고정시켜야만 했다. 정갈하게 오므려져 있던 국화꽃이 흐드러져 있었다. 환관은 한참 동안 항문을 빨다 입술을 떼었다.
태자는 축축하게 젖은 항문이 벌름거리며 속살을 내보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첫날에 보았던 그 음탕한 아랫구멍이다. 아랫도리가 뻐근했다. 태자는 다시 한번 마른침을 삼켜야만 했다.
환관은 젖은 입술을 수건으로 닦고 요 옆에 놓인 상자를 열었다.
“저게 무엇입니까?”
태자의 호기심 어린 말에 황제는 자상하게 답했다.
“남근을 대신할 도구다.”
그곳에는 목각으로 만들어 옻칠을 한 얇은 모조 남근이 있었다. 양의 뿔을 부드럽게 만들어 만든 어린아이 팔뚝만 한 크기의 남근. 또한, 옥으로 만든 마개와 유리로 만든 구슬. 또한, 화려한 조각이 새겨진 남근과 구슬이 여럿 달린 남근. 얇은 실에 꿰어진 구슬 무더기 또한 있었다.
쓰임새를 짐작할 법도 하다. 환관은 여인의 팔뚝만 한, 옻칠된 나무 장난감을 집어 들었다.
“너, 너무 커다란 것 아닌가.”
아무리 보아도 그 작은 구멍 안에 들어갈 것 같지 않았다. 피를 볼 것만 같은 불안함에 태자가 중얼거린다. 환관은 머리를 조아리며 답했다.
“태자 전하의 남근이 대단하시어 이 정도 크기의 남근을 써야만 합니다. 오늘은 태자 전하께 여인의 몸을 여는 방도를 알려주는 자리인지라.”
태자는 그 말에 얼굴을 찌푸렸으나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거나 사내는 죄인이었고 태자는 그를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어마마마를 모욕한 자.’
“으읏.”
어린아이의 주먹만 한 귀두가 빙글빙글 항문을 감돌았다. 환관은 몇 번 그의 흐드러진 항문 주위에 귀두 끝을 비비다가 불쑥 커다란 남근을 쑤셔 넣었다.
흐아악!
비명이 방 안에 울렸다.
태자는 몸을 움찔한 채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배에 앉은 환관이 팔뚝에 힘을 주어 그 다리를 붙잡아 눌러 몸을 결박한다. 환관은 매정하게 남근을 뒤로 빼내고 그 안을 쑤시는 것을 몇 번 반복했다. 잘 풀린 항문은 태자의 예상과 다르게 우물거리며 남근을 무리 없이 받아먹었다.
“음부의 내벽을 양물로 찌르면 여인은 쾌락을 느낍니다.”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을 하고는 찌걱이며 양물을 쑤셔 박았다. 하얀 엉덩이 사이로 사라졌다 드러나는 남근이 기괴하기 그지없다. 붉은 속살이 검은 기둥에 쭈욱 감겨 올라왔다. 사내는 숨을 거칠게 헐떡이며 몸을 벌벌 떨고 있었다.
“또한 자궁 아래를 찔러 주면 여인은 쾌락을 느낍니다.”
환관은 미간을 찌푸리며 무언가를 찾는 듯 거대한 양물을 여러 방향으로 찔러 넣었다. 그때마다 사내는 몸을 잉어처럼 펄떡이며 날뛰었으나 환관은 그의 몸을 결박하는 손에 힘을 주어 몸부림을 막았다. 푸욱 푹 무자비하게 모조 남근으로 항문을 쑤시던 환관이 어느 순간 손을 멈추고 환하게 웃었다. 어떤 부위가 남근 끝에 스치자 사내가 아악 비명을 내지르고, 껄떡이는 성기 끝에서 정액이 튀어나온 것이다.
“이곳입니다. 전하.”
환관은 쑤셔 놓은 남근을 둥글게 돌리며 말했다.
“이곳이 여인이 자지러지는 부위입니다. 이 부분을 몇 번을 쑤시면.”
그리고 환관은 남근을 밖으로 빼내곤 바로 깊게 쑤셔 넣어 사내가 반응했던 쾌락의 지점을 뭉갰다. 꺼흐흑 자지러지는 소리와 함께 사내가 허리를 튕긴다. 새파란 입술을 벌벌 떨며 사내는 미약한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태자의 이마에서 짙은 땀이 흘렀다. 입술을 열어 거친 숨을 내뱉고.
“허, 허억.”
고간이 아프도록 팽창하고 있었다.
“으응, 흐읏, 하악!”
환관은 모조 남근을 여린 지점에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쑤셔 박았다. 한참 후에 사내는 허리를 털며 흐아앗 비명을 내질렀다. 허벅지를 턱턱 때리던 남근 끝으로는 찔끔한 눈물을 쏟아 내 보이고 있었다.
사내는 몸을 추욱 늘어트리고 히익 히익 새된 신음을 흘리고야 만다.
환관은 항문에 박힌 모조 남근을 꺼내고 황제와 태자 앞에 다시 엎드렸다.
“이것이 여인을 절정에 이르게 하는 법입니다.”
태자가 그에 몸을 떨며 멍한 눈을 한다.
황제는 태자의 축축하게 젖은 앞섶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태자는 직접 배운 것을 써먹겠느냐?”
축 몸을 늘어트린 사내의 몸이 미세하게 떨려 왔다.
태자가 두려움에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환관이 면 수건으로 축축하게 젖은 사내의 항문을 문질렀다. 이윽고 고개를 숙이며 자리를 비킨 환관을 대신하여, 태자가 그 둔부 앞에 자리했다.
침을 삼키고 갈색 주름에 손가락을 댔다. 그것은 조금 전 커다란 성기를 받아 내어 느슨하게 풀려 있었으나 태자의 손길에 미모사처럼 굳게 다물려 처음의 정갈하던 모습을 되찾고 있었다.
태자는 느릿하게 짜글짜글한 주름을 문질렀다. 사내는 느릿하게 숨을 내쉬며 엉덩이에 힘을 주었다. 살 둔덕이 파들파들 떨리고 있었다. 손가락으로 거칠게 항문을 비비고 그 주변을 매만졌으나 한번 다물린 그곳은 열릴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한참 후에 태자는 망설이다가 둔부를 쫘악 벌렸다.
‘이것은 계집이다.’
고개를 숙여 항문을 사아악 핥아 올리고.
그 순간 끄흑, 숨죽인 사내의 신음이 위에서 흘러나왔다.
그곳에는 아주 소량의 물이 고여 있었다. 태자는 곧 망설임을 떨치고 두터운 혀를 내밀었다.
항문 전체를 혀로 쓸곤 그 주름을 쭙쭙 빨아올린다. 혹사당해 부푼 입구를 잘근 입으로 씹고, 금세 흐물흐물해진 틈새를 타고 혀를 놀려 질척하고 뜨거운 내부를 헤집었다.
“흐잇, 힉……!”
투실한 엉덩이가 파르르 떨려 왔다. 항문을 빠는 행위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얼굴을 조이는 살집과 미끌한 속살을 헤집는 느낌이 좋았다. 태자는 얼굴을 깊게 깊게 파묻고 혀를 구멍에 쑤셔 넣어 놀리는 데 열중하였다. 마침내 사내가 흐앗 소리를 내며 허리를 튕긴다.
“이제 충분히 음부가 열린 듯합니다.”
절정 직전에 보다 못한 환관이 말려 태자를 멈춘다. 태자는 정신을 차리고는 아쉬운 얼굴로 봉긋한 엉덩이 사이에서 얼굴을 들어 올렸다. 쩝 입맛을 다시다가 녹진하게 풀려 뻐끔이는 항문을 바라보며 금세 들뜬 얼굴을 했다.
“으흠.”
“여기 있습니다.”
환관이 쥐어 준 모조 남근은 생각보다 훨씬 거대하였다. 태자는 그 흉물을 잠시 요리조리 훑어보다가 침을 꿀꺽 삼기며 사내를 향해 눈길을 주었다. 사내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 모습이 가련할 법도 하지만 태자는 아랫도리의 욕망을 느낄 뿐이었다.
“장난감 말고 다른 것을 쓰면 안 되나?”
환관은 고개를 숙이며 답변했다.
“오늘은 첫 수업이니만큼 모조 남근으로 몸을 알아 가시는 게 맞을 듯합니다. 다른 수업에서 남근을 사용하는 법 또한 강의할 것이옵니다.”
완강한 거절의 표현에 태자가 혀를 차며 손에 쥔 검은 남근을 바라본다. 그는 못마땅한 얼굴을 한 채 사내의 둔부 사이에 남근을 들이밀었다.
“흐아앗?!”
흉흉한 크기의 남근은 수월하게 항문에 빨려 들어갔다. 태자는 멍한 눈으로 그것을 보고 있었다. 현실 같지가 않았다. 항문이 벌어질 대로 벌어져 커다란 모조 남근을 물고 있는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던 태자는 환관의 목소리를 듣고서야 정신을 차렸다.
“첫 번째는 내벽을 문지르는 것입니다.”
뻐근한 아랫도리가 아파 왔다. 환관은 태자를 지도했다.
“그렇습니다, 거기에. 예, 거기 입구의 살은 남근을 몹시 조여 옵니다. 그 부분은 빠져나올 때 귀두를 걸어 자극해 주어야 합니다.”
“이, 이렇게 말인가?”
“남근을 뺄 때 입구가 귀두에 걸리면 속도를 늦추셔야 합니다. 예, 잘하셨습니다.”
“아, 이렇게 하면 되는군.”
질척한 소리가 고요한 방 안에 울렸다. 촛불 아래 하얀 엉덩이가 파르르 떨리고. 태자는 호기심 어린 눈을 하며 남근으로 항문을 쑤시고 있었다.
“내벽을 은은하게 비비셔야 합니다. 들어갈 때는 거침없이 음부를 파고드나 그 귀두 끝을 속살에 문지르셔야 합니다.”
“그, 자궁 뒤는 어디에 있는가? 왜 반응이 없지?”
“그 부분이 깊어 잘 찾으셔야 합니다. 더욱 깊게 밀어 넣으십시오. 뱃가죽을 향해 긁으시면, 예, 그렇게 하시면 됩니다. 참으로 잘하셨습니다.”
사내의 입에서 흐이익 바람 빠진 소리가 들려온다. 허공에 들린 발가락이 쫙 펴진 순간이다. 태자는 으하하 크게 웃음을 터뜨리고 남근을 찔꺽이며 항문을 쑤셨다.
“여기구나, 여기야! 내가 찾았다.”
“참으로 잘하셨습니다. 그럼 그 부분을 귀두로 느긋하게 비비시고 아래위로 휘저으십시오.”
“이, 이렇게 말이더냐?”
“끝부분은 고정이 되게, 예, 그렇습니다. 훌륭하십니다.”
사내의 몸이 파르르 떨려 오고 있었다. 찌걱, 쩌억 남근이 움직일 때마다 질척한 소리가 들려온다. 비밀스러운 부분을 점하는 데 성공한 태자는 신이 나 남근을 휘젓는 손에 힘을 더했다.
“오오, 정말 반응을 하는구나.”
푸욱푸욱.
신이 난 태자의 뺨에 홍조가 어렸다. 손에 들린 남근을 무자비하게 쑤시며 어린 사내는 눈을 반짝인 채 그 푸짐한 살 둔덕 사이를 바라보았다.
한참 항문을 유린당한 사내는 어느 순간 허리를 튕기며 흐이잇 짐승의 신음을 흘렸다.
“아, 아아!”
질척한 정액이 남근 끝에서 터져 나갔다.
퍼억!
태자는 남근을 엉덩이에 깊게 쑤셔 박곤 고개를 들었다. 푸들푸들 경련을 일으키는 몸에 놀란 것이었다.
“하아, 하아.”
사내의 입가가 타액으로 범벅되어 있다. 태자는 손을 떼고 얼떨떨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사내의 배에 앉은 환관이 결박을 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털썩!
바닥에 무기력하게 두 다리가 떨어진다. 적나라하게 드러난 검은 수풀 사이 검붉은 성기가 늘어져 있었다. 벌려진 다리 사이 엉덩이 골이 질척하게 젖어 있었다.
비단 옷 사이 남근이 터질 듯 부풀어 올랐다. 황제가 그것을 눈짓하곤 싸늘한 웃음을 흘렸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지. 태자, 참으로 훌륭하다. 이것은 아주 작은 지식에 불과하다. 앞으로 더 배울 것이 많으리라.”
태자는 홀린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바닥에 널브러진 사내의 안대가 축축이 젖어 들었다.
* * *
황제의 말대로 태자는 몹시 많은 것을 배웠다. 환관은 유실을 희롱하여 몸을 들뜨게 만드는 일, 뒤로 사내를 범하며 젖가슴을 주무르는 일, 음부의 콩알을 문질러 물을 쏟게 만드는 일, 남근을 빨아 재끼는 사내의 머리를 잡고 목구멍을 들쑤시는 일, 음부를 빨아 재껴 물을 쏟게 하는 일, 개처럼 엎드린 사내를 범하는 것과 제 몸에 올라탄 사내의 허리를 추켜올려 들썩이게 하는 것을 가르쳤다.
“자, 이곳입니다.”
쇠 깔때기 모양의 확대기를 구멍에 꽂아 돌려 항문을 벌어지게 했다. 태자는 침을 꿀꺽 삼키며 벌어진 항문 사이 움찔거리는 붉은 살을 바라보았다. 환관은 고목나무 같은 손가락을 밀어 넣어 내벽을 꾹꾹 누르며 말했다.
“이곳이 바로 여인의 질 벽입니다. 비밀스러운 공간입니다.”
태자는 침을 삼키며 그 꿈틀거리는 살을 바라보았다. 환관은 느릿하게 입을 떼며 강의를 이어 나갔다.
“보이십니까? 음부의 첫 속살은 질기고 조임이 거세며 그 색이 짙습니다. 또한…….”
사내는 그 모든 것을 여인을 대신하였다.
첫날, 음란한 줄 알았던 사내는 생각보다 몹시 눈물이 많았다. 수업이 끝날 때마다 사내는 안대를 적시며 바닥에 힘없이 늘어져 있었다. 태자는 그것이 못내 신경 쓰였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너는 죄인을 동정하느냐?”
황제가 그리 말했기 때문이다. 태자는 도리질을 치며 바로 사내에게서 시선을 거두었다.
‘어미를 모욕했던 자이다.’
그러나 태자는 이미 알고 있었다.
‘지엄한 궁궐에 어찌 어미의 행세를 하는 사내가 나타날 수 있단 말인가. 부황은 모후에 미치신 분이다. 이 넓은 중원에 닮은 이 하나를 찾지 못할까.’
끈적하게 남근을 휘감는 붉은 속살이 몹시 다디달다. 그리고 태자는 짐승처럼 허리를 놀리고 있었다. 사내는 허리를 비틀며 상체는 바닥에, 한쪽 다리는 요 위에 올려놓고 다른 한쪽 다리를 태자의 어깨에 걸치고 있었다. 태자가 몸을 숙이자 다리가 찢어져 벌어졌다. 사내의 몸은 제법 유연했다.
“허억, 헉.”
“흐응, 으읏, 읏.”
퍼어억. 깊게 허리를 쳐올리고 태자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꿀렁이는 액체가 첨단 끝에서 터져 나갔다. 뚜욱 뚝, 태자의 턱선을 타고 땀이 떨어졌다. 사내의 안에 파정한 태자는 한참 동안 사정의 여운을 즐기다 어깨에서 사내의 다리를 내려놓고 몸을 일으켰다.
거대한 성기가 서서히 작은 구멍을 빠져나왔다. 마침내 빠져나온 남근은 덜렁이며 태자의 허벅지를 때렸다.
태자는 그 사내의 축축이 눈물로 젖은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덜덜 떨리는 다리를 오므릴 생각도 못 하고 벌리고 있다. 사내는 개구리처럼 허연 허벅지를 드러내고 있었다.
태자는 굳은 얼굴로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상기된 붉은 뺨과 타액으로 더러워진 연분홍색 입술. 안대 밖으로 드러난 얼굴은 황제의 말처럼 어미를 닮은 준수한 것이었다. 그러나 태자는 이상하게도 위 태부를 떠올리고 있었다.
첫날밤에 자지를 달라고 조르던 음탕한 목소리는 그 누군가를 몹시 닮아 있었다.
‘그럴 리가 없다.’
궁인들은 어느 천박한 소문으로 입방아를 찧었다.
‘위 태부께서는 사내를 받는 것을 좋아하신다 하더이다.’
불안감은 미세하게 가슴속으로 스며들었다.
‘그럴 리가 없다. 위 태부는 공신이고 부황의 벗이다.’
떨리는 손을 뻗어 안대를 잡았다. 그리고 안대를 잡아당기려는 순간.
“아앗!”
손목을 잡아 꺾는 커다란 손이 있다. 태자는 손목의 통증에 비명을 지르고 손을 물리고야 말았다.
“부, 부황?”
황제가 그곳에 있었다. 상아를 깎은 듯한 아름다운 얼굴은 언제나 그렇듯이 싸늘하고 차가웠다. 태자는 그 냉랭한 아비의 얼굴을 몹시 어려워하였다.
주춤하는 태자가 뒤편으로 물러서고, 황제는 움켜쥔 태자의 손목을 놓고 입술을 열었다.
“너는 사람의 눈이 파내어진 광경을 보았느냐?”
사내는 숨을 헐떡였다.
“아, 아닙니다.”
“몹시 보기 흉하지.”
황제가 차가운 웃음을 흘렸다. 그는 고개를 살짝 돌려, 바닥에 엎어져 헐떡이는 가련한 모양새의 사내를 바라보았다. 입술 끝을 비틀어, 시를 외는 듯한 운율을 띠며 말을 이어 나갔다.
“파내어진 두 눈에 구더기가 들끓으면 아물어도 그 모양이 고르지 않고 울퉁불퉁하다. 벌레가 살을 파고든 흔적이 보이는가 하면, 뻥 뚫린 구멍을 손으로 만지면 그 썩어 들어간 살이 매만져진다. 그 악취란. 살이 썩어 들어가는 냄새를 맡아 보았느냐? 대답하지 않아도 된다. 너는 모르겠지. 너는 온실 속에서 자랐으니까!”
황제는 비웃으며 말을 이었다.
“너는 위 태부나 나와 같은 당당한 사내가 아니다! 너는 비릿한 피 냄새와 구린 시취를 모른다. 너는 아직 어리고 미욱한 소년일 뿐이야.”
갑작스레 모욕을 들은 태자의 얼굴이 벌겠다. 최근 들어 태자에게 다정했던 황제는 크나큰 모욕의 말을 던지고 있었다. 수치심에 몸을 부들부들 떠는 태자에게 황제는 코웃음을 치며 축객령을 내렸다.
“나가라!”
태자는 배 속에 뜨끈한 울화를 참고 몸을 돌렸다.
드르륵.
열린 문 사이로 걸어 나가는 태자를 바라보며 황제는 이글거리는 눈을 하고 있었다.
문이 닫히고 태자의 등 뒤로 아주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아주 간교하고 부드러운, 살랑이는 바람 같은 것이다.
“연선, 나의 연선…….”
간절히, 죽은 연인의 이름을 부르며 황제는 늘어진 사내의 몸에 올라탔다. 타액으로 젖은 입술을 빨며 축 늘어진 허벅지를 잡아 올리고.
철퍽 태자의 귓가에 젖은 살이 치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건녕전을 빠져나오는 태자의 입에서 빠득 이가는 소리가 흘렀다.
‘아바마마는 미쳤다!’
배 속에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어미의 이름을 부르며 죄인을 어루만지고 쓰다듬는 황제 덕에 이성이 되돌아오고 있었다. 태자의 얼굴에 핏기가 가신 순간이었다.
동궁으로 돌아오는 길.
태자는 길 중간에 멍하니 서서 깊은 상념에 빠져 있었다.
“전하? 전하? 왜 그러십니까.”
“…….”
궁인의 부름에도 태자는 말이 없었다.
“전하? 전하?”
태자의 얼굴에는 그늘이 져 있었다. 천천히 그간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 모후의 옷을 입은 사내가 부황의 위를 올라탄 모습과 미친 듯이 사내의 음경을 갈구하던 모습이 머릿속에 교차했다. 그리고 사내를 여인이라 칭하며 게걸스럽게 항문을 빨고 남근을 쑤셔 박았던 짐승의 모습.
화악 소년의 뺨이 붉게 물들여져 간다. 그는 그제야 연선이라 칭해지던 자를 강렬하게 노려보던 시선을 깨달았다. 그렇다. 그것은 부황의 것이다.
부황은 미쳤다.
태자는 눈을 암울하게 빛냈다.
모후를 사랑하다 결국 완전히 돌아 버린 것이다.
그리하여 어미를 닮은 자를 붙잡아 사내를 계집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태자는 이용당했다.
그 순간 태자는 주먹을 꾸욱 쥐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리고 곧 고개를 든 태자의 눈이 위험한 빛으로 번뜩였다.
* * *
스르릉.
칼을 뽑아 새하얀 목에 들이밀었다. 그 사내는 언제나 그렇듯이 하얀 침의를 입고 요에 꿇어앉아 태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항상 그렇듯이 지금의 모습은 그 누구보다 단정하다.
마치 태부처럼.
퍼뜩 든 생각에 태자가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어째서 태부의 생각을 하고야 마나. 그 존경스럽고, 또 성인 같으신 분을 감히 이런 작자와. 태자는 이를 뿌득 갈고 손에 들린 칼을 하얀 목에 더욱 깊게 들이댔다.
태자의 검은 명검이다.
하얀색 예기를 뿜은 칼이 살갗을 베어 주르륵 선혈을 흘리게 만들었다.
태자는 침을 삼키고 그 사내를 향한 칼을 비틀었다. 상처가 깊어져 간다.
그러나 그 사내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 얼굴에는 평온함이 있는 듯했다. 남근을 게걸스럽게 빨아들였던 입술은 살짝 벌려져 가는 숨을 내뱉고 있다. 그는 태자를 향해 고개를 살짝 들어 보였다.
사내는 나를 빨리 죽이시오, 라고 말하는 듯했다. 태자는 얼어붙어 파르스름한 달빛이 스치는 그 얼굴을 보고 있었다.
어머니를 닮았다.
태자는 침을 삼켰다. 또한 그는 어머니와 같이 경애하던 이를 떠올리고 있었다. 허상을 잊으려 입술을 깨물었다.
잊어라, 모든 것이 광기다!
칼이 목을 파고들었다.
하아. 사내의 벌려진 입술 사이로 떨리는 숨이 새어 나온다.
태자는 눈을 부라렸다. 귓가를 웅웅 스치는 환청은 황제의 것이다.
‘너는 위 태부나 나와 같은 당당한 사내가 아니다! 너는 비릿한 피 냄새와 구린 시취를 모른다. 너는 아직 어리고 미욱한 소년일 뿐이야.’
태자는 속으로 외쳤다.
‘아니다! 나는 어엿한 사내다!’
이를 악문 태자가 으아아 소리를 지르고 칼을 허공에 높이 올렸다. 그리고 부웅 칼날이 허공을 벴다.
그리고!
쨍그랑.
부서진 칼날이 바닥을 뒹굴었다.
허억허억.
태자의 입에서 거친 숨이 흘러나왔다. 솜털이 난 뺨이 분홍색으로 물들어 있다. 태자의 눈은 몽롱하게 초점을 잃은 상태였다. 눈물을 줄줄 흘린 채 태자는 사내를 내려다보며, 쨍그랑 손에 들린 부서진 칼을 바닥에 던졌다.
사내의 몸이 떨려 온 순간이다.
태자는 말없이 사내를 보며 울었다.
끄윽 새어 나온 울음을 듣는 순간 무릎 꿇은 사내의 몸이 떨려 왔다. 태자는 결국 몸을 무너트리고 사내의 앞에 엎드렸다.
“허어어엉!”
태자의 입에서 서러운 울음이 흘러나왔다. 그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바닥에 엎드려 머리를 쥐어뜯었다.
죽이지 못하겠다.
죽일 수가 없었다.
어쩐지 어머니의 얼굴이, 태부의 얼굴이 머릿속을 맴돌아 죽일 수 없었다.
죽이기가 무서웠다. 갓 성인이 된 소년이다. 살갗을 베어 피를 낸 순간 소년은 주체할 수 없는 두려움을 느꼈다. 명령을 하여 사람을 죽이는 것과는 또 다른 일이었다. 그들은 태자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 죄인을 끌고 가 죽였다.
태자는 서럽게 눈물을 흘렸다.
‘나는 사내도 아니다!’
흐어엉 서러운 울음소리에 사내가 손을 뻗어 바닥을 더듬었다. 바닥에 앉아 끄윽끄윽 우는 태자의 어깨에 닿은 손은 어깨의 능선을 쓸어 그의 목을 지나 뺨을 감쌌다.
보송한 뺨을 부드럽게 문질러 주는 손길.
태자의 숨이 멎은 순간이다.
사내는 달래듯이 태자의 뺨을 매만지고 있었다. 태자는 홀린 듯이 위를 바라보아 새하얀 달빛을 받아 빛나는 사내의 단정한 얼굴을 보았다. 동시에 태자는 충동에 이끌려 움직이고야 말았다.
부드러운 입술을 스치는 입술.
그 달콤한 감촉은 어쩐지 익숙한 것이다. 태자는 눈을 풀고 본능적으로 혀를 입술 사이로 밀어 넣었다.
후욱 은은한 정향이 코끝을 스쳤다. 태자는 홀린 눈을 한 채 몸을 뒤로 빼려는 사내의 머리를 잡아 눌렀다. 버둥거리는 몸을 붙잡은 채, 두툼한 혀로 강제로 두 입술 사이 틈새를 파고들며, 그 야수와도 같은 눈을 빛내는 태자의 모습.
“흐으읍!”
질척한 타액이 턱 선에 흘러내렸다. 태자는 몽롱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째서일까?
온갖 체위로 몸을 섞고 또 그 몸 구석구석을 맛보았으나 이것은 처음 이루어진 접문이다. 그러나 태자는 이것이 익숙하다고 생각했다. 부드러운 혀를 빨고 태자는 손을 뻗어 버둥거리는 사내의 어깨를 눌렀다.
그르렁 낮은 짐승의 목소리가 어둑하게 바닥을 깔았다.
“반항을 하면 너를 죽여 버리겠다.”
사내의 허리띠를 주욱 잡아 빼며 태자는 눈물에 젖은 안대를 바라보고 웃었다.
* * *
“허억, 허억, 헉.”
“……후……응!”
“우웁, 흐윽, 흣.”
“……힉…….”
달빛 아래 허연 엉덩이가 쉴 새 없이 흔들리고 있다. 철퍽철퍽한 소리가 멈출 틈도 없이 방 안에 울려 펴졌다. 바닥을 기는 새하얀 침의의 사내 위를 올라탄 소년, 혹은 청년은 그의 길게 솟은 목을 핥고 게걸스럽게 그 살갗을 빨았다.
“응, 으응…… 핫!”
둔부와 두꺼운 허벅지가 부딪혀 울렸다. 떡메를 치는 소리가 흘러나왔으며 수풀이 하얀 둔덕을 비빌 때 사내는 붉은 혓바닥을 허공에 내보이곤 헥헥대고야 만다. 그 턱 가에 타액이 흘러내렸다.
가는 허리를 꽉 부여잡고 등에 얼굴을 비볐다. 남근에 감기는 속살이 야살하고 부드럽다. 헤어 나올 수 없는 향락에 빠져 태자는 남근을 뒤로 빼기가 무섭게 질퍽한 소리를 내며 속살을 후볐다.
“아아, 좋다, 허억, 좋, 좋앗!”
사내의 몸으로 배운 방중술이다. 이 몸이 어디를 누르면 자지러지는지, 어디를 자극하면 사타구니 양물에서 물을 주룩주룩 흘리는지 똑똑히 알고 있었다. 태자는 그 사내의 몸 중에 모르는 곳이 없었다. 그 은밀한 부분 구석구석을 누비며 태자는 사내의 몸을 정복했다.
“흐으읏!”
신음을 참으려 도리질을 치던 사내가 잉어처럼 몸을 펄떡였다. 태자는 ‘자궁 뒤’를 쑤시며 그의 침의 사이 도톰한 가슴을 주물렀다.
손안에 콩알 같은 유실을 굴리며 동근 귀를 잘근잘근 깨문다. 사내는 귀를 핥아 주면 자지러져라 울었다.
“싫어, 싫…….”
혀가 풀린 목소리로 사내가 연신 중얼거린다. 그 절망에 찬 목소리는 항상 태자의 뇌수를 녹이고 사타구니의 열기를 치솟게 만들었다. 흥분이 부채질 당해 태자는 더욱더 거세고 세차게 허리를 놀렸다.
“싫, 싫, 흐익, 히익, 힛.”
“후우, 네, 네 이름은 무엇이냐?”
그것이 자못 궁금했다. 태자는 퍼억 사내의 둥근 엉덩이가 짜그라지도록 깊게 남근을 박아 넣으며 순수한 의문의 목소리를 내었다. 동그란 떡과 같은 엉덩이를 연신 뭉개며 태자는 허억헉 거칠고 뜨거운 숨을 내뱉었다. 이마를 타고 뜨거운 땀이 흘러내렸다.
“좋구나…….”
말 그대로 사내의 안은 남근을 감쳐물고 잘근 씹어 녹이는 요물이다. 뒤로 빠지면 그게 아쉬워 더욱 깊게 남근을 박아 넣었다. 퍼드덕 떠는 몸을 두 팔로 껴안아 고정하곤 허리를 놀렸다.
태자는 속으로 사내가 입으로 거부의 말을 터뜨려도 내심 정사를 환영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다면 항문을 쑤실 때마다 엉덩이를 씰룩이며 허리를 튕길 수가 있나. 사내는 익숙하게 허리를 돌리며 남근을 아프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노상궁은 그것은 여인의 기질이라 일렀다.
“서책에서 읽기를, 타고난 명기가 있다던데, 허억, 네가 아마 그런 듯하구나, 후읏.”
“흐으, 흐으…….”
서러운 울음소리가 거세져 갔다. 그러나 태자는 신경 쓰지 않았다. 항상 사내는 울음을 터뜨리면서도 아랫입을 뻐끔거리며 남근을 조였다.
손가락은 귀여운 유두를 굴리고 있었다. 사내의 유두는 작고 단단해 조금만 만지작거려도 발개져 퉁퉁 부어올랐다. 유두의 틈새를 긁던 태자가 다시 물었다.
“후욱, 너는 부황께 잡혀 왔느냐?”
“…….”
“가, 가족은 없고?”
“……흐윽.”
“있, 허억, 있는 게야? 하아, 너, 이, 이름이 뭐냐니깐?”
태자는 사내의 위에서 정신없이 허리를 흔들고 있었다. 곡선이 진 허리를 쓰다듬고 보드라운 가슴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주무르고 모으며, 쭙쭙 살을 빨아 당기는 것으로 사내의 몸에 열기를 더하며 그를 달래려 하였다. 사내는 끝까지 대답이 없었다. 태자는 벌컥 화를 내며 언성을 높이고야 말았다.
“이름이 뭐냐니깐!”
사내는 끈이 끊어진 인형처럼 보였다. 축 늘어져 바닥에 흔들리고 있을 뿐이다.
태자는 눈알을 부라리면서 몇 번을 더 물었으나, 사내는 여전히 대답하지 않았다.
“너는 부황을 연모하느냐?”
포기한 태자가 중얼거린 말이었다. 대답을 원하지 않은 것이다. 접합부 사이에서 질꺽이는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태자는 눈을 어둡게 가라앉혔다. 허리를 뒤로 크게 뺐다가 퍼억 깊게 그 둔부를 내리찍는다. 경련이 일어나는 몸을 가슴으로 짓누르며 태자는 다시 한번 물었다.
대답은 여전히 없었다.
뜨거운 숨과 함께 태자의 입술 사이로 조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너를, 가지고 싶다. 부황께 너를 첩실로 들이겠다 소청드릴 게다.”
그 말은 시체처럼 늘어져 있던 사내의 몸에 활력을 가져왔다. 사내는 그 순간 악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미친 듯이 몸을 버둥거렸다.
“뭐하는 게냐, 큭? 가만히 있어!”
“싫, 싫어, 싫어, 싫어, 싫어어어엇!”
“닥쳐라! 이게 지금 뭐 하는…….”
엉덩이를 앞으로 빼고 필사적으로 기어가고 있었다. 팔꿈치에 얼굴을 얻어맞은 태자의 눈에 당황이 스쳤다. 그러나 마음의 혼란은 가시고, 태생부터 고귀했던 태자는 감히 제 얼굴을 때린 사내의 무엄함과 제 마음을 거부하여 도망가려는 괘씸한 행동에 분노를 터뜨리고야 말았다.
“이년이 감히?!”
도망가려는 사내의 발목을 잡아 주욱 잡아당긴다. 사내는 버둥거리며 바닥을 손톱으로 긁고, 또 선반의 다리를 손으로 잡아 필사적으로 끌려 나가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사내는 또다시 태자에게 몸을 내주고야 말았다. 태자는 사내의 머리채를 잡아당겼다.
“아아악!”
“연모한다잖느냐! 내가 너를 첩실로 삼아 주겠다잖아! 아무짝에 쓸모없는 천박한 계집을 대위 태자의 첩으로 삼겠다고.”
“아으으흑.”
울음소리에 비통함이 있다. 태자는 눈에 불길을 치솟으며 손을 들었다.
철썩!
상아색 뺨이 벌게졌다. 따귀를 맞고 비틀거리는 몸을 태자가 움켜쥐었다. 입술을 빨고 봉긋한 엉덩이를 손에 쥐고 비틀었다. 아악, 소리를 지르며 몸부림을 치는 이를 품에 껴안고 태자는 뜨거운 숨을 내뱉었다. 그 두 눈은 몽롱하게 가라앉아 환상을 보고 있었다. 사내는 분명 제 제안을 받아들이리라. 처음에는 충격에 무례를 저지른 것이리라. 사내 또한 자신이 음탕하고 천박하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을 텐데 황족의 소실 자리를 마다할까. 그것은 고관대작들에게도 주어지지 않은 기회였다.
“태자의 첩실이 되는 게다, 그러면. 으윽?”
그러나 사내는 태자의 생각대로 기뻐하지 않았다. 그는 태자의 명치를 팔꿈치로 치곤 그의 품을 빠져나갔다. 태자는 비틀거리는 그의 머리채를 다시 잡아채었다.
힉, 소리를 내며 품에 안기는 사내의 목덜미를 꽈악 세게 물었다. 태자는 눈에 불길을 치솟곤, 사내의 둔부에 고간을 비볐다.
“대위 태자의 사랑을 받는 소실 자리를 마다한 것은 너다!”
그는 사내의 머리채를 질질 잡아끌어 침상에 던졌다. 무너지는 몸 위에 올라탄 태자는 둔부를 잡아 비틀어 축축하게 젖은 항문을 벌렸다.
“싫어어어엇! 아아악!”
사타구니 사이 흉흉한 남근을 손에 쥐고 태자는 헉헉 거친 숨을 내뱉었다.
“너를, 허억, 너는 내 것이 되리라.”
“아흐으윽, 아아아아!”
맑은 액체가 주룩주룩 흐르는 단단한 귀두 끝이 항문을 문질러 파고들었다. 조금 전까지 그 물건에 파헤쳐졌던 곳은 수월하게 벌려져 남근을 받아들였다. 쑤우욱. 남근을 다시 하얀 살 둔덕 사이에 묻고, 태자는 미친 듯이 허리를 흔들며 머리채를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싫, 싫…….”
바짝 몸을 당기고 다른 한 손으로 턱을 잡아 들었다. 눈물이 흐르는 뺨을 핥으며 태자는 거친 숨을 내뱉었다.
“반항할 수 없다.”
찌걱찌걱!
음란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덜컹거리는 침상 속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으읏, 하앗, 하, 하지 맛! 사내는 태자의 품에서 몸을 비틀고 울부짖었다. 태자는 넓고 단단한 가슴으로 사내를 짓누르고 뜨거운 숨을 내뱉으며 허리를 움직였다.
우짖는 사내를 범하며 태자는 환락에 젖어 가고 있었다.
“허억, 허억, 헉!”
“흐아아아악! 아아아아! 시러, 시, 싫…….”
태자는 낄낄 웃음을 흘리며 손에 쥔 둔부를 꽈악 비틀었다. 사내와 태자는 어느덧 가슴을 마주하고 있었다. 아악! 높은 사내의 비명 소리가 아래에서 들려왔다.
“더 악을 써 봐라! 네가 악을 쓰고 앙탈을 부리는 게 나는 귀엽다.”
“흐으, 시러, 싫, 시, 응, 흣? 하아아악!”
어느 순간 퍼드덕 몸을 떨던 사내가 태자의 가슴을 미친 듯이 밀치며 비명을 내질렀다. 태자는 그가 왜 그리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것은 쾌락의 전조다. 태자는 실실 웃음을 흘리며 항문의 여린 살을 푸욱푸욱 쑤실 따름이었다.
곧 사내는 고개를 젖히며 하아악, 쾌락에 젖은 짙은 숨소리를 길게 냈다.
퍼억!
태자가 사내의 허리를 잡아 바짝 당기며 그 안에 토정하고야 만다.
“후욱, 훅…….”
거친 숨소리.
“아, 아아…….”
부르르 사내의 몸이 떨려 왔다. 한참 동안의 정적이 있었다. 기나긴 침묵 끝에 사내는 벌벌 떨리는 입술을 열어 무어라 말을 하려는 듯이 벙긋거렸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듯 입술을 달싹였으나, 목소리는 나오지 않아 작은 목구멍만을 맴맴 돌 뿐이다.
사내의 질퍽한 안에 성기를 파묻고 후희를 즐기던 태자는 음, 의문 어린 소리와 함께 사내를 바라보았다.
“할 말이 있느냐?”
어, 어어.
벙어리의 신음과도 같은 것이 흘러나오고. 태자는 괘념치 않고 웃으며 고개를 숙여 사내의 입술을 빨았다. 다디단 입술을 맛보고 즐기던 태자는 한참 후에서야 입술을 물리고 즐거운 미소를 지었다.
‘요망한 계집.’
배부른 짐승의 웃음을 지으며 창백한 얼굴로 아아 탄식을 흘리는 사내를 바라보던 태자는, 문득 호기심을 이기지 못해 손을 뻗어 안대를 잡아채고야 말았다.
그것은 무저갱의 열쇠였다.
바야흐로 지옥의 시작이었다.
“아.”
암연.
짙은 무(無)의 세계.
그것은 의지를 잃은 사내의 눈이었으며, 또한 태자의 마음에 자리한 구렁텅이였다. 태자는 망연한 눈으로 사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태자의 손에서 안대가 펄럭이며 떨어져 내렸다.
암연 속 희미한 죽음의 냄새.
텅 빈 눈을 한 채 사내는 태자를 올려다보았다.
얼어붙은 입술은 열리지 않았다.
아, 이것은 현실인가?
태자는 저 삶과 죽음의 경계, 현실과 몽환의 경계, 거짓과 진실의 경계를 헤매고 있었다. 경계선은 흐릿해지고 곧 삶은 죽음이, 현실은 몽환이, 거짓은 진실이 된다.
태자는 입술을 열어 경애하는 이의 이름을 내뱉었다.
“위, 태부.”
하아하아.
사내는 대답하지 않았다. 오직 입술을 열어 헐떡였을 뿐.
사내, 아니 위 태부는 텅 빈 눈으로 말없이 물을 흘리고 있었다. 끈이 떨어진 인형처럼 추욱 늘어져 태자를 올려다보며, 이 나라의 가장 높은 삼공(三公)의 일원이자, 통일 전쟁의 공신이자, 황제의 가장 가까운 측근이자, 대위상장군(大魏上將軍) 안국후(安國侯)의 이름을 가진 이.
위희평.
조금 전 태자가 겁탈한 사내의 진실 된 이름이었다.
온몸이 싸늘하다.
태자의 머릿속에는 그가 애써 지우려 했던 징조가 교차하고 있었다. 새된 신음과 함께 터진 목소리는 그 익숙한 누군가를 닮아 있다. 태부의 목에 빨갛게 피어난 꽃은 분명 울혈이었다. 궁인들은 태부가 음란하다고 하였다. 그 가슴에서 희미하게 나는 정향은 분명 승마를 할 때 태부의 머리칼에서 스쳤던 향이다.
아아, 그 순간 진실을 깨달은 태자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그는 침상에서 우당탕 떨어져 식겁한 얼굴을 하고야 만다. 태자는 몸을 사시나무 떨듯 했다.
“어, 어째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태부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배 속이 니글거렸다. 머릿속이 웅웅 울렸다. 태자는 매슥거리는 속을 참지 못해 몸을 고꾸라트리고 바닥에 두 손을 짚고야 말았다. 우욱. 입술을 가리고 구토감을 참는다. 태자의 얼굴이 몹시 창백했다.
세상이 뒤집힌 순간이다. 믿어 왔던 모든 진리가 깨지는 순간이다. 우욱. 우웨엑. 태자는 그에게 품었던 더러운 욕구들을 토해 내려는 듯 헛구역질을 해 댔다.
그러나 토사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것은 배 속에 달라붙어 입술 밖으로 흘러나오지 않았다. 오로지 맑은 타액만이 태자의 입가에 줄줄 흐를 뿐이다. 한참을 헛구역질을 해도 토사물은 나오지 않았다.
사내는 눈을 감고 있었다. 작게 열린 입술 사이로 희미한 웅얼거림이 흘러나온다.
태자는 그 말을 들었다.
연선.
태자의 눈에 불길이 치솟게 한 말이었다.
“연선?”
그 끝이 미미하게 떨리는 목소리.
“연선? 연선이라고?”
소매로 입가를 닦고 태자는 광인의 불을 눈에 밝혔다. 이글거리는 눈이 침상 위에 늘어진 사내를 노려보았다.
“연선? 연선이라고? 태부께서는 지금 연선이라고 하셨습니까?!”
참지 못해 침상 위로 다가가 늘어진 위희평의 팔을 잡아당겼다. 위희평은 힘없이 태자에게로 몸을 쓰러트렸다. 그는 상장군 출신으로 말을 타고 전장을 달리던 사내였다. 수려한 인상에 다른 장군에 비하면 늘씬한 체형이었으나 분명 그의 어깨는 넓고 허벅지는 단단했다. 그러나 지금 태부는 제 몸뚱이 하나조차 가누지 못하고 있었다.
태자는 그 어떤 불길한 예감에 몸을 떨었다. 입술을 연 태자는 분기를 속에 품은 떨리는 목소리로 더듬더듬 말을 이어 갔다.
“태부께서는 부황께서도 함부로 못 할 권세를 지니고 있습니다.”
“…….”
“어, 어째서 당신께선 모후의 옷을 입고 그, 그런, 그런…….”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태자는 크흑, 참담한 신음을 잇새로 내뱉으며 마침내 버럭 소리쳤다.
“어째서 창부보다 못하게 부황의 위에서 허리를 돌리셨습니까?!”
눈물이 뺨을 적셨다. 위희평은 서럽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왜 모후의 흉내를 내었습니까! 왜 자진해서 부황의 몸에 올라타셨습니까? 당신은 그저 그런 귀족이 아니잖습니까! 태부께서는 거부할 수 있는 위치 아니셨습니까?! 아무리 태부께서 사촌이신 모후를 닮으셨다고 해도 당신께서는 부황의 명령을 떨칠 수 있었습니다. 대체 왜, 왜…….”
절망 아래를 헤엄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왜 비천한 창부도 하지 않을 짓거리를 하셨습니까. 정녕 자진하여 부황에게 안기신 겁니까? 그리고 저를…….”
사타구니의 욕망. 질척하게 남근을 휘감았던 살은 모두 환상이고 죄악이다. 위희평은 기어코 답변하지 않았다. 태자는 눈길에 불을 치세우며 위희평의 목을 커다란 손으로 덮었다. 이성을 잃은 태자가 미친 듯이 소리쳤다.
“대답을 해 보시란 말입니다! 위 태부! 대체 모후께서는 왜 당신께 저를 맡기셨습니까? 왜 당신께서는 모후의 흉내를 내며 부황께 안기셨습니까? 부황의 노리개가 되셨습니까? 제기랄, 제기랄!”
태자는 위희평의 목을 졸라 흔들었다. 숨을 쉴 수 없어 끄윽 끅 죽인 신음을 흘리는데도 위희평은 반항하지 않고 몸을 늘어트린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그저 태자의 손에 목이 졸려 숨을 할딱일 뿐이었다.
“위 태부가 제 세상이었습니다!”
처절한 절규가 흘러나왔다. 아직 소년의 태를 벗지 못한 태자의 얼굴이 눈물범벅이 되어 있다. 부친과도 같았던 스승이었다. 그런 스승을 어떻게 대했던가. 태부는 제 앞에서 수치스럽게 남근을 졸랐고 온갖 기괴하고 음탕한 자세를 취했다. 태자는 나무로 만든 남근으로 아비와도 같던 스승의 항문을 후벼 팠다. 쇠막대로 주름을 휘휘 젓고 육봉을 엉덩이에 쑤셔 넣고 짐승처럼 흔들어 그 속살 깊은 곳에 정액을 터뜨렸다. 개처럼 엎드려서, 배를 맞대고 마주 보며, 앉아서, 서서, 벽을 짚고, 다리 한쪽을 어깨 위에 올리고 온갖 추잡한 자세로 몸을 섞었다.
기억이 스쳤다.
으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태자는 쾅쾅 침상을 주먹으로 내려쳤다. 머리를 쥐어뜯으며 핏줄이 선 눈을 하고 태부를 노려보았다.
“부친처럼 따르던 스승을 범한 짐승이 여기 있습니다! 태부가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이렇게 되었군요? 만족하십니까? 제기랄! 제기랄!”
분노를 참지 못해 침상에 다가가 태부의 뺨을 움켜잡았다. 투명한 눈물이 뺨에 흘러내리고 있다. 겉은 온화했으나 속은 강인하다 하여 사람들의 존경을 샀던 위희평은, 그저 눈물만 흘리는 인형이 된 채 그 침상에 무기력하게 누워 있었다.
태자는 그 순간 차가운 냉소를 지었다.
“모후 생전에 이리하셨습니까?”
위희평이 다급히 입을 열었다.
“아, 아닙니다.”
울음을 흘리던 위희평이 입술을 침으로 축이고 말을 이으려 했다.
“태자, 저는, 읍?”
그러나 말은 끊기고야 만다. 태자는 변명하려는 입술을 냉큼 물어뜯었다. 으윽, 낮은 신음에 태자는 입술을 비틀며 웃곤, 북풍한설보다 시린 눈을 하며 하, 짧은 조소를 흘렸다.
태자는 이글거리는 눈으로 위희평을 훑었다. 근육과 지방이 적당히 섞여 부드럽고, 단단하며, 유려하고 매끄러운 몸. 살이 오른 가슴. 얇은 침의 사이 부어오른 도톰한 적갈색 유두가 보였다.
손을 뻗었다.
“하윽?! 태, 태자!”
유두를 잔인하게 비틀고 태자는 퍼드덕 몸을 떠는 위희평을 내려다보며 차게 웃었다.
“허벅지를 붙여 몸을 비비 꼬고 둔부를 움찔거리시는군요.”
“흐, 흐윽. 이, 이것 놓으십…… 아흣!”
태자는 둔부를 손에 쥐고 비틀었다. 손에 감기는 끈적한 살을 주무르며 태자는 음울하게 눈을 가라앉혔다.
“모후께서 왜 저를 당신에게 맡기셨습니까?”
그리고 태자는 고개를 숙여 위희평의 입술을 빨았다. 끔찍한 일을 당한 듯 위희평은 몸을 버둥거리며 태자에게서 빠져나가려 했으나 옥체를 상하게 할 수 없어 곧 포기하곤 몸을 늘어트릴 뿐이다. 태자는 위희평의 둔부 사이 항문에 손가락을 쑤셔 넣어 헤집었다.
위희평이 울부짖었다.
“안 됩니다. 태자, 허읏, 이러시면 안 됩니다!”
“왜? 왜 안 됩니까? 위 태부께서 먼저 제게 투실한 엉덩이를 벌리며 그 귀여운 작은 항문을 보여 주셨잖습니까? 제게 남근을 조르셨잖습니까?”
“그, 그것은…… 흐윽!”
태자는 빈정거리면서 위희평의 항문을 파고든 손을 느물하게 움직였다. 위희평이 꺼억꺼억 눈물을 흘리며 도리질을 치곤 태자의 어깨를 손으로 밀었다.
“짐승의 짓입니다. 아아, 이것은 짐승의…… 하아앙!”
사내에게서 여성을 흉내 내는 교태 어린 비음이 흘러나온다. 태자는 코웃음 치며 그 질척한 항문을 몇 번 더 손가락으로 왕복하여 쑤시곤 손을 빼내었다. 어깨를 밀쳐 침상에 몸을 넘어뜨렸다. 태자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모후께서 임종하실 때 그 화재의 자리에 태부께서 홀로 계셨지요!”
말은 물음이나 얼굴은 답을 찾은 채였다. 시퍼런 증오의 칼날이 눈가를 스친다. 위희평은 덜덜 몸을 떨곤 눈을 내리깔았다. 태자는 바로 침상 위에 올라가 위희평의 다리를 잡아 벌렸다.
기겁한 위희평이 다시 태자의 몸을 밀치려 손을 뻗었다.
“아, 아니 됩니다! 태자, 태자!”
“대위의 태자는 스승께 가르침 받은 것을 잊지 않고 행할 것입니다.”
“이, 이것은 아니 됩니다! 흐으윽! 아니 됩니다, 제발…… 제발……!”
두툼한 허벅지 사이 흉흉한 검붉은 남근이 하늘을 향해 크게 솟구친 순간. 위희평은 그것을 보며 새하얗게 질린 얼굴을 하고 다시 미친 듯이 발버둥을 치며 태자에게서 벗어나려 한다.
태자를 가르쳤던 스승이다. 아무리 혹사를 당해 굴려진 몸뚱이라 한들 벅차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위희평은 결국 태자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태자는 위희평의 손톱에 할퀴어지든 주먹에 멍울이 지든 간에 상관하지 않고, 그의 몸을 짓누르고 결박하기 위해 껴안으려 했다. 주욱, 손톱이 태자의 가슴을 파고들 때 위희평은 더 이상의 거센 반항을 포기하고 울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태자의 몸을 다치게 할 수가 없었다. 그것은 덮을 수 없는 중죄였다.
태자는 위희평의 둔부를 잡아 벌리며 얼굴을 그 사이에 들이밀었다. 어차피 태부는 지나친 반항을 할 수 없다. 그리고 적당한 반항은 태자에게 흥을 돋우는 유희와도 같다. 그는 즐겁게 웃으며 혀를 내밀었다.
사악 항문을 쓸어 올리는 까슬한 혀에 위희평은 허리를 비틀던 와중 울부짖었다.
“이것은 짐승의 짓입니다! 이것은 짐승보다 못한 짓입니다! 축생(畜生)의 길입니다!”
태자는 엉덩이에서 잠시 얼굴을 떼고 차가운 웃음을 흘리며 답했다.
“스승께서 가르치신 것은 축생이 되는 법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엉덩이에 얼굴을 묻어 정액이 울컥 새어 나오는 항문을 빨았다. 한참 위희평의 엉덩이에 얼굴을 묻고 혀를 놀렸다. 허리를 튕기고 꺽꺽 눈물을 흘리던 위희평이 태자의 머리를 손으로 밀고야 만다. 태자는 끄떡도 하지 않고 보란 듯이 쭈웁쭙 소리가 나게 항문 사이를 소리 내어 애무했다.
한참 후에 태자가 고개를 들고 뜨거운 숨을 내뱉는다. 새하얗게 질린 얼굴의 위희평을 바라보며 불쑥 솟은 남근을 주무르고 눈을 위험하게 빛냈다.
“태자, 제발, 제발…… 아니 됩니다. 이건, 이건…… 으아아악!”
그것만은, 그것만은.
연신 중얼거리던 위희평은 저벅 다가오는 태자를 참지 못해 비명을 지르며 도주하고야 말았다. 태자는 소리쳤다.
“잡아라!”
드르륵 문을 열고 문턱에 발을 디뎠으나 위희평은 그 옆에 대기하고 있던 시위들의 손에 맥없이 이끌려 질질 방 안으로 끌려 들어가 우짖었다. 그 처절한 모습이 어떠한가. 태자는 위희평을 이글거리는 눈으로 노려보며 짓이긴 말을 내뱉었다.
“다리를 벌려라. 그가 내 남근을 받기 수월하게 둔부를 개방해. 그를 놓지 마라. 비명을 지르고 몸을 펄떡여도 단단히 틀어쥐고 있어.”
시위 하나가 위희평의 손을 결박하고, 다른 시위 하나가 위희평의 두 오금을 쥐어 들어 올렸다. 맞물려 있던 두 허벅지가 벌려져 사타구니의 수풀과 둔덕을 드러낸 상태에서 시위 하나가 둔부 아래를 손으로 지탱했다.
“제발, 제발…… 제발…… 흐으으으으!”
미친 듯이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는 위희평과 눈을 마주하고 있었다.
태자는 그 명랑한 소년의 눈이 아닌 고요한 빛을 띤 황제와 엇비슷한 눈을 내리깔았다.
절망이 위희평의 얼굴에 스친 순간이다.
치부를 드러낸 자세로 시위에게 결박당한 위희평의 모습. 그 단정한 안국후의 수치스러운 모습을 색욕과 분노가 들끓는 눈이 관조하고 있다.
태자와 마주한 위희평은 이어질 일을 예감하고 절망 어린 표정을 지었다.
“태부가 제 세상이었습니다.”
배신감이 끝에 오른 말이다. 위희평은 발끝을 오므리고 아아, 탄식을 내뱉었다.
“하, 하늘이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귀두가 항문 끝에 걸렸다. 태자는 웃고 있었다.
“이러지 마십시오, 흐윽, 제가 잘못, 잘못…….”
주름이 수축하여 남근의 끝을 조였다.
“제발, 제발…….”
위희평의 절박한 목소리를 듣자마자 태자는 위희평의 항문을 깊게 파고들었다. 힘줄이 흉흉하게 두드러진 남근이 허연 살집 사이로 쑤욱 사라져 갔다.
아아아아!
절규하는 사내의 비명이 전각을 울린 순간이었다.
허억허억.
뒤이어 짙은 쾌락의 숨소리가 퍼져 나갔다.
* * *
종실(宗室)을 이어받을 태자의 교육은 천지간에 중요한 것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만하여 태자의 스승인 태자태부는 삼공의 일원으로 신하 중 가장 높은 반열에 있었다. 황제는 종실을 물려줄 태자의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서 한 달에 두 번 강연에 참관하였다.
그리고 오늘이 바로 참관일이었다.
금붕어가 헤엄치는 투명하고 맑은 개울물이 흐르는 곳. 지붕이 높게 솟은 팔각정에 홀로 울리는 목소리가 있었다.
“사람의 행위 가운데 효보다 큰 것이 없고, 으흐읏…… 어버이를 공경하는 것은, 흐윽, 하, 하늘을 모시는 것보다 큰 것이 없느니…….”
강연하는 이의 목소리에 불순한 것이 서려 있다. 두 쌍의 번뜩이는 짐승의 눈은 소리의 주인을 노려보고 있었다.
붉은 입술이 하얀 이에 짓이겨진다. 고통인지 혹은 무엇인지 모를 신음이 그 사이에 더운 숨과 함께 새어 나왔다. 땀이 한 방울 이마를 타고 흘러내렸다.
“효, 효는 바로 천지간의 영구불변 하는 원리이니 그런 것이다. 따라서 모든 사람은 효를 지켜야 한, 흐, 아앗!”
푸우욱 깊게 항문 위를 누르는 손이 있었다. 옥으로 만든 남근의 끄트머리가 보인다. 하얀 둔부에 힘이 들어가 움푹한 구멍이 파였다.
황제는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예법에 밝은 황제는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꼿꼿한 자세로 방석에 앉아 있었다.
“왜 태부는 강연을 이어 나가지 않지?”
흐윽, 흐윽. 서러운 울음이 섞인 숨소리가 들려온다. 태자는 황제의 뒤에 있었다. 매와 같이 날카로운 눈으로 언뜻 보이는 허연 엉덩이와 질척한 액체가 흐르는 도톰한 허벅지를 바라본 채로.
위희평이 고개를 흔들며 새된 신음을 흘렸다.
“흐윽, 싫, 싫습…….”
몸에 걸친 빳빳한 하얀 심의는 태부의 평소 옷차림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하의는 속곳과 함께 살짝 내려져 둔부만을 드러낸 채 긴 상의는 허리띠에 묶여 고정되어 있었다. 서책이 놓인 협탁 앞 방석에 앉아 위희평이 부들 몸을 떨었다.
“흐으윽.”
팔꿈치를 기대고 손으로 협탁 끄트머리를 잡고 간헐적인 신음을 내고 있다. 한 뼘 드러난 허연 엉덩이 사이를 옥으로 만든 남근이 질꺽이는 소리를 내며 왕복하고, 환관은 무미건조한 얼굴로 남근을 움켜쥔 손을 움직였다.
위희평은 무릎 꿇은 자세에서 허벅지를 살짝 들어 올려 엉덩이를 바닥에서 떼고 있다. 그 뒤에 환관이 자리하여 손을 놀렸다.
“흐, 흐으응!”
강연이 멈추었다. 쑤걱이며 항문을 쑤시는 양물에 위희평이 참지 못하고 몸을 협탁에 고꾸라트린 것이다. 허벅지를 파르르 떨며. 꺼억꺼억 숨을 몰아쉬는 위희평에게 황제는 싸늘하게 가라앉은 시선을 보냈다.
“위 태부.”
고압적인 목소리가 허공을 울렸다. 명백히 위협과 경고의 의미가 포함된 것. 위희평은 눈물범벅이 된 얼굴을 한 와중 황제의 무언의 명령에 따라 다시 몸을 일으키고야 만다. 위희평이 엉덩이를 들어 올렸다. 환관이 다시 위희평의 엉덩이 사이에 손을 뻗었다.
“효, 효를 따르고 지킨다는 것은, 크흥, 흣, 바로 하늘의 높고 밝은 우주 원리르을, 하악! 쫓, 쫓고, 힉?!”
“나라를 지탱하는 축이라더니. 위 태부는 소문에 군공만큼의 소양을 가지고 있다 들었건만.”
쯧 혀를 차는 소리가 위희평의 귓가를 스친다. 위희평이 단정한 백의를 땀으로 물들이고야 만다. 아래로 질척한 소리가 흘러나올 때마다 죽이지 못한 신음을 흘려, 허리를 비틀고 눈물을 흘리며, 위희평은 더듬더듬 말을 이어 나갔다.
“흐, 흑, 아울러 만물을 양육하느은, 땅의 덕리에…… 히이이익!”
“태자를 맡기기에 몹시 미욱해 보이는구나.”
황제의 뒤에 앉아 있던 태자가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태부께서는 평소에 저를 잘 이끄십니다. 긴장을 하셔서 그렇습니다.”
“의, 의지하고…… 흐윽…… 나아가…….”
“군사를 이끌던 자가 겁이 많다는 변명이 통하느냐?”
황제의 가벼운 타박에 태자는 창백한 웃음을 흘렸다.
“그러나 태자태부는 실로 훌륭한 스승입니다.”
장난감을 든 환관에게 뒤를 희롱당하며 효경을 읊고 있다. 위희평은 마침내 엉덩이를 아래위로 들썩였다.
“의, 의지하고…… 흐…… 아악……!”
희게 질린 얼굴을 눈물로 물들이고 있었다. 살짝 벗겨진 하의 사이로 허연 둔부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위희평은 남근을 피하려는 건지, 혹은 남근을 원하는 건지 알 수 없게 허리를 비틀며 엉덩이를 요란하게 들썩이고 있었다. 질척한 액체가 환관의 옷깃에 튀었다.
“아, 아아.”
입가를 벌리고 타액을 흘리고 있었다. 눈과 코에서는 맑은 액체가 줄줄 흘러나오고 있다. 더러워진 얼굴로 꺼억꺼억 숨을 내쉬는 위희평은 평소의 그 단정한 태자태부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더럽고 음란해 보였다.
그리고 그를 보는 태자의 아랫도리가 불룩 솟아 있었다.
“히익, 의지, 의지, 하고…… 허흐윽…….”
“안 되겠구나.”
황제가 한숨을 쉬고 말한다.
“뒤 구절을 배웠느냐?”
태자는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효를 따르고 지킨다는 것은 하늘의 높고 밝은 우주 원리를 좇고, 나아가 천하의 모든 사람이나 만물을 순화하는 것이니라, 입니다.”
황제가 고개를 까딱였다.
푸우욱!
“하아아앙!”
절정에 다다른 위희평이 협탁에 손을 미끄러트리며 바닥에 엎어진다. 아랫도리에 끈적한 정액이 사출되어 바닥을 적신 채였다. 환관은 위희평이 파정한 후에도 손을 멈추지 않았다.
쩌억! 쩌억!
끈질기게 장난감을 든 손을 움직여 그 허연 둔부 사이를 파고들고 질척한 소리를 냈다.
“흐으으윽, 싫어……. 싫습…… 아아아아…….”
위희평이 가련하게 울고 있다. 그리고 부자(父子)는 그것을 흥미로운 눈으로 보고 있었다. 위희평은 자신에게 내리꽂히는 관람객의 시선을 눈치채고 얼굴을 일그러트리곤 고개를 숙였다. 죽인 울음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구경거리를 관람하는 눈으로 부자가 위희평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흥미와 즐거움이 가득한 시선.
꼴깍.
침을 삼키는 누군가의 소리에 위희평은 얼굴을 일그러트린 채 눈물 흘렸다.
“흐윽, 흑…….”
오직 유희를 제공하는 구경거리로서 자리하고 있었다.
황제가 천천히 입을 뗐다.
“충분히 쉬었으면 다시 시작하도록 하지. 태자태부, 국본(國本)을 가르치는 중사요. 그리 태만하게 있을 때가 아니지 않소. 짐은 날이 새는 한이 있더라도 효경을 다 외우고 태자를 시험하는 것을 볼 것이오.”
눈물로 얼룩진 위희평의 얼굴에 절망이 스친 순간, 태자는 그를 싸늘한 웃음을 지으며 바라보았다.
“시작하라.”
환관이 위희평의 몸을 붙들어 바로 세우고. 협탁을 제자리에 놓고, 서책에서 끊긴 부분을 찾아 펴 올려놓고 몸을 물렸다. 위희평의 뒤로 다시 환관이 자리했다.
“으흐으윽.”
서러움을 참는 울음소리가 입술 밖에 새어 나오고야 만다. 동시에 환관은 위희평의 둔부를 헤쳐 장난감을 푸우욱 쑤셔 넣었다.
“그, 그러므로 모든 사람이, 흐으윽, 효, 효를, 히익, 지, 지키고 실천만 하면…….”
* * *
츠읍. 츠으읍.
수려한 사내의 얼굴이 볼이 움푹하게 파여 우스꽝스럽게 변해 갔다.
연꽃을 닮아 고아하다 하였고 대나무를 닮아 절개가 있다 평해지던 자태가 어디에 있지?
사내는 눈물 콧물로 범벅된 얼굴을 하고 입을 크게 벌려 거대한 남근을 목구멍에 쑤셔 넣고 있었다.
위희평이다.
그는 공신이었으며 신하 중 가장 높은 반열에 있는 삼공이었으며 황제의 오랜 벗이었으며 태자의 스승이었다.
그리고 대위의 전쟁 영웅은 침상에 걸터앉은 청년의 두 다리 사이에 무릎 꿇고 있었다.
츠으읍.
타액이 턱선을 타고 줄줄 흐르고 있다. 흉흉하게 발기된 남근은 그 벌린 턱에 통증을 줄 만치 거대했다. 한껏 벌려진 입 끝에 피가 송골 맺혀 있다. 턱이 빠져라 입을 벌린 위희평은 타액을 후룩 삼키는 소리를 내고 입 안에 박힌 남근을 혀로 놀리며 게걸스럽게 빨았다.
몹시 익숙한 행위로 보였다.
위희평의 머리를 잡아 쓰다듬는 태자는 그 고간의 열기와 정반대로 차갑게 식은 눈을 하고 있었다. 손에 다 쥐어지지 않는 남근의 대를 붙잡고 쭙쭙 빨아 재끼는 모습은 지나치게 음란했다.
태자는 부드럽게 위희평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위희평은 결국 태자에게 몸을 열었다.
과거를 회상하는 태자의 눈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태자는 몸부림치며 저항하는 위희평을 시위를 동원해 제압했다. 시위를 시켜 위희평의 오금을 잡아 벌려 둔부를 개방시킨 후에 태자는 그를 범하고 또 범했다. 배신감과 죄악감에 들끓는 분노는 정욕과 뒤섞여 엉망이 되고야 말았다.
위희평은 정체를 들키고 태자에게 애걸하며 거부했다.
“태자! 제발, 제발…… 저는 태자의 스승입니다!”
그러나 울부짖는 사내는 곧 체념하고야 말았다.
“네가 사내면서 어찌 계집 하나를 길들이지 못하는 거냐?”
황제는 태자를 부드럽게 책망하여 부채질했다. 그것은 몹시나 모멸적인 말이었으며 또한 태자의 충동을 부추기는 말이었다.
태자는 시위를 동원해 위희평을 침대에 묶었다.
“아니 됩니다, 아니 됩, 아아아악!”
보름 동안 침대에 묶인 위희평을 강간하고 결국 태자는 승리했다. 보름은 충분히 긴 시간이었다. 사람들이 알면 손가락질을 할 기상천외한 짓들을 저지르며 태자는 쾌락에 젖어들어 갔다.
찢긴 연모가 태자를 충동질했다.
경애하던 스승이 아비와 간통하였다는 사실이, 어미의 유언이 스승의 간통을 암시하고 있을 것이란 불길한 예감이, 곧 어미의 죽음이 스승과 관련이 있을 것이란 절망적인 상상이 그를 그리 만들었다.
“스, 스승께서는 음란한 몸을 주체하지 못하시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아닙니다. 저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어찌 뒤를 후벼 파이며 이리 양물을 세우십니까.”
태자가 울면서 묻고 있었다. 찌걱찌걱. 질퍽한 구멍을 헤집는 소리가 음란하게 울렸다. 위희평은 얼굴을 눈물로 물들이며 고개를 휘휘 저었다.
“아닙니다, 태자. 저는…… 크흡, 아, 아닙니다. 음란한 것이…….”
거짓말이다.
태자는 스승의 간절한 애원에 코웃음을 쳤다. 숨을 꺽꺽대며 제 엉덩이 사이를 출납하는 남근을 빼어 달라 애걸할 때도, 쫄깃한 속살은 남근을 휘감고 있었고 항문은 뻐끔거리며 보채고 있었다.
태자는 그저 손을 뻗어 위희평의 가슴을 거세게 쥐어 비틀었다.
“스승께서 인정하지 못하시겠다면, 제가 그리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솜털이 가시지 않은 뺨을 눈물로 적시며 태자는 그리 말했다. 위희평은 남근에 뒤를 뚫리며 짐승처럼 울부짖고 있었다.
보름의 날이었다.
태자가 위희평을 가지고 논 나날은.
“흐아아악!”
뻐끔거리는 구멍 입구까지 차오르도록 태자는 위희평의 몸속에 구슬을 끝도 없이 밀어 넣었다. 유두에 실을 묶고 추를 매달았으며 여인처럼 부푼 가슴을 주무르곤 몸에 달라붙어 유륜을 쭙쭙 빨았다.
“싫어, 싫, 싫어어어어 흐으으!”
산처럼 부풀어 오른 배를 손으로 더듬으며 위희평은 울부짖었다. 시위들에게 몸이 눌려 터질 듯 배가 팽창한 순간에도 깔때기를 통해 우유가 들어가고 있었다. 반항을 할 때마다 찍찍 허연 소젖을 뱉어내는 구멍이 불그스름한 속살을 보이면서.
“흐이이익!”
절망에 찬 위희평의 얼굴을 보고 태자는 기이한 열락을 느끼며 저도 모르게 아랫도리를 더듬고야 말았다.
“후우욱.”
아랫도리의 열락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았다.
넣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위희평의 항문에 넣었다 빼며 그의 울음소리에 하물을 부풀렸다.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음탕한 짓거리를 저지르며 태자는 미쳐 가는 스스로를 느꼈다.
그러나 미친들 어떤가.
태자는 차가운 웃음을 짓곤 속으로 중얼거렸다.
‘미치지 않는다면 내가 어찌 버틸 수가 있지?’
머릿속에 모후의 옷을 입고 부황에게 허리를 흔드는 스승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태자는 냉소를 짓곤 스승의 두툼한 엉덩이를 잡아 주욱 항문을 벌렸다.
그리하여 마침내 보름의 마지막 날 위희평은 항복하고야 말았다. 항문은 다물리지 못해 느슨해진 채였다. 속살을 내보인 채로, 초점이 맞지 않는 눈을 한 채로 위희평은 풀린 혀로 중얼거렸다.
“습니다……. 태자의 계집이 되겠습니다…….”
그리하여 태자의 존경과 수줍은 연심을 한 몸에 받았던 스승은 지금 그의 가랑이 사이에 꿇어앉아 남근을 빨아 먹고 있었다.
츠읍. 츱.
성기를 빠는 스승을 바라보던 태자의 눈이 고요히 가라앉았다.
황제는 태자가 위희평을 범하는 것을 방관하였다.
그리고 위희평의 강연은 그 옛날과 다르게 음행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위희평은 태자의 옥근을 받으며 희게 질린 얼굴로 강연을 이어 갔다. 가끔 참관 수업을 할 때 황제는 수업 도중 몇 번이고 절정에 이른 위희평의 항문을 궁인을 시켜 회초리로 때렸다. 음란에 이른 벌이었다.
미친 나날들이 이어졌다.
태자는 남근의 열락을 느끼며 동시에 그 지난날의 추억을 떠올리고 있었다.
‘스승님, 무섭습니다.’
함께 말을 타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태자는 등 뒤의 단단한 가슴에 안도감을 느꼈다. 츠으읍 남근을 빠는 위희평의 볼이 홀쭉했다. 인중이 늘어나 변형된 얼굴은 난잡한 음행으로 얼룩져 있었다.
‘괜찮습니다. 태자. 제가 있습니다. 아무 일도 없을 겁니다. 이 위희평이 태자를 지켜 드리겠습니다.’
고결한 나의 스승. 대나무처럼 꼿꼿한 외유내강의 사내. 그 수려한 얼굴과 강인한 마음을 존경하고 있었다. 그의 우수에 찬 눈매를 좋아했다. 그의 커다란 손과, 단단한 가슴과, 그리고, 그리고…….
츠으으읍.
귓가를 울리는 것은 질척한 타액을 삼키는 소리였다.
태자는 눈을 감고, 어느 순간 위희평의 머리를 쓰다듬는 손을 멈추었다. 위희평은 눈을 내리깔고 혀를 굴려 입에 처박힌 성기를 애무하고 있었다. 귀두 끝이 부드러운 목구멍 끝에 닿았다.
태자는 어느 순간 위희평의 머리채를 잡아들어 고개를 숙였다.
“흐읍?”
참지 못해 위희평의 입술에 혀를 쑤셔 넣곤 태자는 긴긴 입맞춤을 이어 나갔다. 부르르 떨리는 몸을 끌어안았다. 허리를 단단한 팔로 휘감고 태자는 방금 전까지 제 남근을 빨던 입술을 이성을 잃고 두꺼운 혀로 헤집고, 애무하였다.
어금니 안 부드러운 살을 스칠 때 으흥, 하고 신음이 흘러나온다. 태자는 입술을 떼 내곤 위희평의 어깨를 손으로 밀었다.
침대로 넘어진 위희평의 얼굴이 몹시 추했다. 숨이 막혀 눈물 콧물을 줄줄 흘린 더러워진 얼굴은 그 눈이 풀려 초점이 없었고, 입술은 다물리지 못해 열려 헤엑헤엑 더운 숨을 그 새로 내뱉고 있었다.
태자는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위희평의 몸을 타고 올랐다.
“연모합니다.”
입술을 다시 훔치며 손을 미끄러트렸다. 허벅지를 손으로 잡아 들고 둔부의 살을 잡아 벌렸다. 이제는 익숙해진 항문이 벌렁이며 곧 처박힐 남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태자는 입술을 잘근 씹으며 떡처럼 부드러운 둔부를 주물렀다. 입술을 떼고 더운 숨과 함께 말을 내뱉었다.
“연모하고 있습니다, 스승.”
위희평은 초점을 잃은 눈을 하고 있었다. 태자의 말이 들리지 않는 듯 그는 몸을 경련을 일으키며 히익힉 새된 소리를 내뱉으며 입가에 타액을 흘리고 있었다. 엉망진창이 된 모습.
태자는 몽롱한 목소리로 다시 입을 뗐다.
“연모합니다.”
흉흉한 남근이 부드러운 항문을 파헤쳤다. 위희평이 다리를 곧게 뻗고 하아앗 비명을 내지른다. 태자는 위희평의 몸 위에서 허리를 흔들며 입술을 달싹였다.
“선화가 스승을 연모하고 있습니다.”
퍼어억!
남근이 둔덕 사이를 깊게 파고들었다. 위희평의 몸이 잉어처럼 펄떡였다. 태자는 고개를 숙여 위희평의 입술을 빨며 능란하게 허리를 움직였다.
찔꺽이는 음란한 소리가 방 안에 울렸다. 뒤이어 처절한 울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문 틈새에서 새어 나온 것은 쾌락에 젖은 높은 교성이었다.
*****************************************************
아지트 소설 (구:아지툰 소설) 에서 배포하였습니다.
웹에서 실시간으로 편리하게 감상하세요
http://novelagit.xyz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