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효애기자(외전증보판) 1권-1. 축생畜生 (8/17)

1. 축생畜生

사내는 바닥에 맨 무릎을 대고 꿇은 채 황제를 기다리고 있었다. 얇고 투명한 재질의 옷은 살결을 가릴 듯 말 듯 은밀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부푼 엉덩이와 성별의 증거인 고간의 양물과 수풀마저 언뜻 보이는 얇은 옷이다. 창기조차 입지 않을 옷을 입고 사내는 고개를 조아린 채 그의 주인을 기다렸다.

“황제 폐하 납시오.”

소리와 함께 사내는 몸을 더욱 숙였다. 저벅이는 발걸음이 멈추고, 침상에 황제가 걸터앉은 소리가 들려올 때 사내는 침을 삼킨 채 그다음 이어질 말을 예상하고 몸을 떨었다. 침묵은 꽤나 길었다. 바닥에 꿇은 사내를 훑어보는 시선은 그를 해체하려 드는 것처럼 강렬하고 집요했다. 사내는 침을 삼키고 바닥을 짚은 손을 주먹 쥐고야 만다. 부푼 가슴이 아파 오고 있었다.

정확히는 그 시선이 꽂힌 곳이었다. 포도알같이 부푼 갈색 유두. 그 위에 장식된 빛나는 은색 보석.

고개를 들어라.

목소리와 함께 이어진 말은 평소와 같은 것이다.

“엎드리거라.”

사내는 순순히 그 말을 따랐다.

침상을 등지고 엎드려 바닥에 뺨을 댄 채 엉덩이를 높게 허공에 올렸다. 그 자세는 그가 오랫동안 학습한 것이었다. 허공에 둔부를 드러낸 자세가 이제는 몹시 익숙해져 불편하지 않다.

사내의 손이 반투명한 옷을 걷고 바지와 속곳을 내려 둔덕을 드러냈다. 사내는 숨을 멈추고 잠시 망설이고야 만다. 그러나 그는 곧 이를 악문 채 제 엉덩이에 손을 가져다 댔다.

살집 있는 엉덩이를 한 움큼 붙잡아 벌렸다.

둔덕 사이는 이미 투명한 액체로 젖어 번들거리고 있었다. 빛을 보지 못해 허연 엉덩이 사이는 본디 검은 음영이 져 있었으나 골이 없어질 만치 제 엉덩이를 잡아당기는 손길에 곧 속살을 보이고야 말았다.

짜글짜글한 주름이 팽팽하게 당겨져 동그래야 할 항문은 일(一) 자로 찌그러져 있었다.

적갈색의 주름은 다물리지 않고 벌어져 이물질을 물고 있는 상태였다. 매끄러운 옥 재질의 양물을 본뜬 장난감이었다. 후후, 작은 웃음소리가 휘장 너머에서 들려왔다.

사내는 땅에 뺨을 댄 채 눈을 감고 있었다.

비참함을 참을 수가 없다.

그래, 그것은 가늠할 수 없는 절망이다.

“숙비(淑妃)의 몸은 완전히 계집이 되었구려.”

우아한 손가락이 액체가 묻은 엉덩이 골을 쓸었다.

천천히, 느릿하게 이물질을 오물거리며 물고 있는 구멍 주위를 손가락으로 쓸고. 주름을 살짝 매만지는 순간 작은 접촉에 엉덩이의 근육이 오므라들고야 말았다. 흐윽, 소리와 함께 척추의 뼈가 도드라진다. 황제는 손을 거두고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물을 줄줄 쏟아 내고 있군.”

엉덩이를 붙잡는 손은 서늘했다.

“윤활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어. 쾌락을 느끼면 줄줄 아래로 물을 찔끔찔끔 흘리는 게지.”

그것은 사실이다. 사내의 얼굴에는 절망이 스쳤다. 그 능욕의 말은 온전히 사실만을 담고 있었다.

탕약을 먹은 지 백 일이 지나고 있었다. 탄탄한 가슴은 부드럽고 흐물흐물해져 탐스럽게 부풀어 올랐고, 보통 사람처럼 작았던 유두는 포도알처럼 커진 상태였다. 부드러운 가슴은 손에 쥐면 녹을 듯이 짜부라졌으며 여인 못지않게 말랑거렸다.

그리고 내리쳐진 손.

철썩!

새하얀 살갗에 붉은 자국이 새겨졌다. 높이 솟은 둔부가 출렁이고 사내는 수치심에 얼굴을 벌겋게 물들인 채 둔부를 벌린 손을 잘게 떨었다. 머리가 몽롱하다. 봉긋한 둔부를 장난스럽게 내리친 황제가 손을 뻗었다.

“으, 흣.”

커다란 엉덩이를 찌부러트릴 듯 강하게 움켜쥐는 손이다. 서서히 엉덩이 골을 벌려 야무지게 장난감을 물고 있는 둔덕 사이 아랫입술을 바라보고, 등 너머로 작은 웃음이 흘렀다. 시선이 집요하게 은밀한 부위로 향했다. 손을 뻗어 단단하게 다물린 주름을 쓸고 장난감을 움켜쥐었다.

“짐의 아이를 갖게, 숙비.”

“흐읏. 읏, 아아…….”

지독한 소리다. 그것은 사내의 얼굴을 절망으로 물들게 했다. 옥으로 만든 장난감을 길게 빼내고 황제는 딸려오는 붉고 질척한 내벽을 감상했다. 빠져나가는 것이 아쉬운 듯 달라붙어 놓아 주지 않는 붉은 입. 변화한 몸은 오물거리는 입술 사이로 음탕한 액을 줄줄 흘리게 되었다.

그것이 자못 마음에 들어 황제는 낮은 웃음을 흘렸다.

“이 부푼 가슴을 비틀면 달콤한 젖이 흐르겠지? 짐은 그것을 기다리고 있어.”

장난감이 왕복할 때마다 질꺽이는 소리가 났다. 사내는 둔부를 벌린 손을 벌벌 떨며 뺨을 바닥에 미친 듯이 비비고 있었다.

음액이 튀어 수려한 이목구비를 적셨다. 그럼에도 황제는 기이한 웃음을 입가에서 지우지 않은 채 기계적으로 손을 움직일 뿐이었다.

“아, 크흣, 흐으…….”

“딱 다물려 손가락을 자를 듯 조였던 숙비의 아랫입도 이제는 녹진하게 풀려 완전히 여인처럼 사내의 양물을 애무하지 않는가.”

입술을 깨문 채 신음을 참고 있다. 엉덩이의 근육이 조여들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느릿하게 장난감을 뽑아내고 그 안에 밀어 넣고. 갈색 주름이 틈을 보이고 오므라들었다가 팽창하는 것을 바라보며 황제는 기묘한 얼굴을 했다.

식욕을 돋울 만큼 붉은 속살은 장난감을 휘감고 뻐끔거리고 있었다. 사내의 단단한 음경을 원하는 듯한 모양새. 푸들거리는 허벅지는 음액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사내는 버거운 듯 꺽꺽 숨을 몰아쉬었다. 엉덩이를 잡은 손에 핏대가 도드라진 채로.

장난감의 폭은 어린아이의 주먹과 비견될 정도였으며 그 길이는 두 뼘에 다다랐다. 그 딱딱한 남근 모양의 장난감은 부드러운 사람의 살을 헤치고 여린 속살을 무자비하게 헤집었다. 끄윽, 끅, 죽인 신음이 새어 나왔다.

커다란 손이 푸욱 깊게 장난감을 쑤시곤 움직임을 멈췄다. 파르르 떨리는 엉덩이를 바라보던 황제가 느릿한 목소리로 말했다.

“비(妃)의 몸은 사내를 홀려.”

사내의 몸이 굳은 순간이다. 황제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때도 짐은 참지 못했다. 그저, 그것은…….”

과거를 회상하고 있다. 사내는 눈을 질끈 감고야 만다. 황제는 회한이 어린 눈을 했다. 그것은 찬란한 과거였고 웃음이 번진 나날이었으며 어느 순간 박살이 나고야 만 시기였다. 사내는 참담함을 참지 못해 뿌연 눈물을 뺨에 흘렸다. 그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가 있단 말인가.

그 죄악의 시기를.

황제의 준수한 얼굴에 희열이 스친 순간이었다.

“비가 짐을 유혹하였네. 이렇게 엉덩이를 벌린 채 내게 이 음탕한 밀부를 보여 주며 음경을 간절하게 구걸했지.”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사내의 일그러진 얼굴을 바라보며 황제는 입술 끝을 올려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숙비는 지금 누구의 계집이지?”

바지춤을 내리고 꼿꼿하게 선 거대한 양물을 움켜쥐고 한 말이다. 사내는 바닥에 뺨을 댄 채 울며 중얼거렸다.

“폐하입니다. 신, 신첩은 폐하의 계집입니다.”

장난감을 빼내어 바닥에 던졌다. 사내는 제 옆을 굴러가는 장난감에 침을 삼키고야 말았다. 이어질 일을 알고 있다. 곧 제가 범할, 질척한 붉은 살이 보이는 구멍을 바라보며 황제는 제 커다란 성기를 손으로 느릿하게 주물렀다.

주름은 생동감 넘치게 꿈틀거리며 그 입구를 벌름거렸다. 하루 종일 장난감을 물고 있던 구멍은 닫히지 않고 벌어져 검은 틈을 보이고 있었다. 그 사이에 뜨거운 붉은 살과 미끌거리는 음액 또한 보였다. 사내는 눈을 감고 있었다. 그 먹음직스러운 둔부 사이 움푹한 구멍을 바라보며 황제는 배꼽을 치대는 성기를 아래위로 쓸어내렸다.

“황제의 여인은 후사를 보아야 한다.”

거대한 성기를 부여잡고 질척한 엉덩이 사이에 가져다 댔다. 사내는 고개를 푹 숙여 얼굴을 보이지 않게 했다. 어이 이 부끄러운 낯을 보일 수가 있는가. 그 누구에게 이 참담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가. 바닥은 물로 젖어 있었고 사내는 절망과 비참함에 몸을 떨고 있었다. 주름 끝에 걸린 성기는 몹시 거대하고 흉흉했다.

“하루에 한 번씩 내리는 탕약은?”

침을 삼키고 사내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명, 명하신 대로.”

뒷문에 깔때기를 꽂아 회임에 도움이 되는 탕약을 붓고, 사내는 옥 마개로 뒷문을 막고 지금 취한 자세를 행한 채 반 시진 동안 그 탕약을 머금고 있었다. 부푼 배를 움켜쥐고 울며 그의 아이를 받을 몸을 만들고야 만다.

“장난감의 크기는 제때 늘린 건가. 크기가 작구나.”

“적응이 되면, 흐윽, 바꾸고 있습니다.”

귀두가 주름 사이를 파고들고 있다. 사내는 겁에 질려 몸을 웅크리고야 말았다. 엉덩이를 벌리던 손은 어느새 한 손은 바닥을 짚고 한 손은 허벅지를 쥔 채였다. 황제는 냉엄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산도를 제대로 열거라. 아이가 혹여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찌하려고?”

도톰한 가슴을 더듬어 쥐어 비트는 손. 유두 끝에 매달린 장난감이 살갗을 파고들어 사내는 아흑, 소리를 내며 어깨를 숙여 몸을 무너트리고야 말았다.

동시에 황제는 다른 한 손으로 허리를 잡아당겼다. 크게 흔들린 몸을 부여잡은 채 황제는 부드러운 두 둔덕 사이에 흉흉한 육봉을 쑤셔 넣었다.

아아아!

익숙한 비명이 흘렀다.

사내는 눈을 까뒤집은 채 흐읍, 소리를 내며 몸을 비틀었다. 사내의 남근은 몹시 단단하고 뜨거웠으며 속살을 잔인하게 파고들어 그 깊은 곳 내벽을 짓눌렀다. 주름은 팽팽하게 당겨져 사라진 상태였다. 사내는 뺨을 바닥에 비빈 채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

“숙비.”

단 숨이 귓가에 스친다. 황제는 느릿한 목소리로 사내의 귓가에 속삭였다.

퍼억!

허릿짓에 살이 짓눌려, 황제는 제 물건을 그 봉긋한 엉덩이 사이에 온전히 파묻고 있었다. 성인 사내의 낮고 진득한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렸다.

“짐의 아이를 낳거라.”

질척한 집착이 그곳에 있었다. 사내는 눈물을 흘리며 까득 바닥을 손톱으로 긁었다. 거대한 남근에 꿰뚫려 몸을 잘게 떨면서도 사내는 하물을 꼿꼿하게 세우고 있었다. 짐승의 욕구였다. 사내는 크흑, 소리를 내며 천천히 빠져나가는 양물에 눈물 흘렸다.

‘이게 아니야, 이게…….’

진정으로 이런 것을 원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멍울이 나도록 허리를 쥔 손은 사내를 놓아줄 생각이 없었고, 저를 범하는 이의 단 숨은 목을 스쳐 소름이 돋게 만들었다. 이것은 현실이다.

“허윽!”

퍼억!

황제는 다시 제 성기를 우물거리는 구멍에 처넣었다. 엉덩이의 살이 허벅지에 짓눌리고 있었다. 미칠 것만 같아 사내는 짐승의 소리를 입 밖에 내며 피가 흐르도록 바닥을 손톱으로 긁고야 만다.

쾌락! 그 증오스러운 쾌락!

사내의 핏줄이 불거진 눈에 눈물이 흐른다. 몸을 점하는 쾌락은 죄악의 씨앗이다.

흉측한 크기의 양물이 꽂혀 있다. 수풀이 살갗에 닿을 만큼 깊숙이 연결되어 두 육체가 하나가 되어 있었다. 황제는 음울한 웃음을 흘리곤 사내의 머리채를 쥐어 들었다.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던 사내는 강제로 고개가 들려 눈물범벅이 된 얼굴을 드러내고야 말았다.

아아, 사내의 입에서 형용할 수 없이 비참한 신음이 흘렀다. 지금 자신을 범하는 꼿꼿한 성기가 안겨 주는 쾌락이 몹시 끔찍하다.

이것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짓인가. 그 꼿꼿한 성기가 비참한 쾌락을 안겨 주고 있었다.

다시 느릿하게 빠져나가는 성기를 저도 모르게 아쉬운 듯 조이면서, 사내는 쾌락 속에 절망을 느끼고야 말았다.

결국 그는 짐승이 되고야 말았다. 그리고 황제 또한.

“응읏!”

퍼억. 다시 내리꽂히는 몽둥이에 사내는 작살에 꽂힌 물고기처럼 퍼드덕 몸을 떨었다. 질척하고 흐물흐물한 살을 무자비하게 헤집고 그것은 사내의 가장 깊은 곳, 여린 살을 정복하였다. 사내는 또다시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눈물을 흘렸다.

동시에 낮은 목소리가 똑똑히 귓가에 들려왔다.

“제 아이를 잉태하는 겁니다, 스승님.”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