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무림 견문록-36화 (36/150)

36화.

단장과 부단장.

둘 사이 전음(傳音)이 오간다.

- 어떻게 하실 겁니까.

- 뭘 물어?

백창규와 서정우.

솔직히, 무위(武威)로 따지자면 둘 다 최소 지원자격은 거뜬히 넘는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야 굴리면서 키우면 되고.

- 인원 부족하잖아, 지금.

- 하지만.

다만 문제는 가치관.

- 답변만 보면, 두 지원자 모두 규격 미달입니다.

백검단 임무 중에는 한국무림맹주의 최측근 경호도 포함된다. 허리에 칼 차고 멀쩡한 놈 없다지만, 적어도 협도(俠道)에 어긋나는 놈인지, 암중(暗中) 단체가 넣은 세작인지, 어떤 생각을 가진 놈인지는 알아야 할 것 아닌가.

- 백검단 원칙 아시잖습니까.

- 알지. 미친놈은 모셔가도 음흉한 놈은 거르고 보는 거.

그래서 중요한 게 솔직한 태도다.

낯선 이들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투명하게 내보일 수 있는 강함의 증거, 솔직함.

- 한데도 뽑으시겠다고요.

- 백검단 면접은 답을 ‘듣는’ 게 목적이 아니라, 답을 ‘읽는’ 게 목적이야. 알면서 왜 그래.

- 단장님께서 읽은 답은 뭡니까, 그럼.

- 일단 솔직해.

- 예?

- 둘 다 솔직하다고.

그런 점에서, 저 둘은 이미 솔직하다.

전신에 두르고 있는 감정들이, 스스로가 어떤 존재인지를 이미 세상에 고래고래 외치고 있다.

- 얘 이름이 서정우지?

- 네.

박웅태가, 시종일관 창규를 의식하며 허세 부리다 기절한 녀석을 빤히 쳐다본다. 무엇이 이놈을 움직이는 동력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뻔하다.

- 열등감이 덕지덕지 묻었네. 있어 보이려고 지원한 거야, 얘는.

그다음엔 백창규.

어울리지도 않게 긴장한 척 폴더폰을 만지작거리는 녀석을 한참 응시한 박웅태가, 고개 돌려 부단장에게 시선을 던진다.

- 백창규 지원자입니다.

- 얘는 오만해.

- 그건 저도 동의합니다.

안경을 추켜 올리며 인상을 쓰는 부단장.

- 1급 무림인 수준을 간신히 넘은 무위(武威)에 비해, 하는 행동이 넘치는 데가 있습니다.

- 뒷골목 출신 특징이지.

- 그래서 걸리는 겁니다. 뿌리를 모르지 않습니까.

- 뿌리라.

- 사문 없다는 거, 거짓일지도 모릅니다. 오무답문(五無答門) 중 하나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 아닙니까.

그런 부단장을 향해, 박웅태가 고개를 저었다.

- 너, 못 봤구나?

- 무엇 말씀이신지.

- 그 뿌리, 아까 얘가 보여 줬잖아.

- 예?

- 아까 백염화 사이서 보여 준 얘 표정 말이야.

- 비웃음 말입니까.

- 아니. 그건 비웃음이 아니라, 즐거워죽겠다는 표정이었어.

백창규가 지은 웃음의 의미.

자신은 알고 있었으니까.

비무의 순간에 완전히 몰입해야만 나올 수 있는 은은한 미소. 생사가 오가는 순간의 짜릿함에 중독되고, 그 순간의 싸움이 너무 즐거워 미칠 것 같고, 설사 비무가 빨리 끝나기라도 할까 봐 조마조마한 감정들이 한데 담긴.

- 얘 뿌리는 간단해.

그러니까.

- 무(武)에 대한 집착이야.

예전의 자신이 주로 짓던 웃음을.

강한 놈이 우글거리는 곳에 들어가 일분일초라도 빨리 칼과 권(拳)을 나누고 싶어하던 자신의 모습을.

- 센 놈들 많다고 해서 지원한 거야, 얘는.

- 단장님.

- 알아, 알아.

그가, 추가적인 의문을 제기하려는 부단장을 향해 손을 들어 올렸다.

- 당연히 우리 쪽 정보 라인으로 뒤를 캐긴 해야지. 백창규뿐만 아니라 서정우 얘도 창염문 내에서 어떤 사정으로 튕겨 나갔는지도 알아보고.

- 확실히 조사해야 합니다. 두 지원자 모두, 속된 말로 제정신은 아니지 않습니까.

- 근데, 이건 인턴 기간 끝나기 전에 조사해도 되잖아?

어차피 지금 합격시켜도 인턴이다.

고작 1차 거름망을 뚫고 들어온 이들은, 보통 저 말도 안 되는 인턴 이후의 미션에서 우수수 떨어진다. 암살범도, 스파이도, 또라이도, 모조리 갈려 나가는 한 달 간의 지옥.

- 정말, 바로 인턴 미션 주실 생각이십니까?

- 인원 부족하다며, 빨리 충원해야지.

인원도 부족한 지금, 녀석들에 대한 세부조사는 그 기간 안에 이뤄지기만 하면 충분하다.

- 그래도.

- 뭘 걱정해? 어차피 얘들, 혹시라도 수 틀리면 너 혼자서도 처리 가능하잖아.

- 흠.

그런 박웅태의 의견에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이는 부단장.

-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시죠.

- 좋아.

그리고.

그런 부단장을 바라보는 박웅태의 입에, 천천히 미소가 걸렸다.

- 그럼, 인턴 합격시키고.

기대감으로 가득한, 아주 큰 미소가.

- 차량 준비시켜.

* * *

부아아-!

서울 밤거리를 달리는 의전용 리무진.

하얀 LED 조명이, 한밤의 산사(山寺)에 드리운 달빛처럼 천장과 바닥을 은은하게 비춘 가운데.

‘합격.’

시트에 파묻힌 창규는 백검단장의 말을 떠올리고 있었다.

‘너희는 오늘부로 백검단의 인턴 단원이다.’

‘예? 정식 단원이···.’

‘고작 한 번 투닥댄 주제에 바라는 게 많군. 너희는, 인턴 때 주어지는 미션 수행 여부로 정식 입단 여부가 결정된다.’

하긴 그렇다.

맹주 직할대를 그리 쉽게 들어갈 수 있을 리 없지.

‘인턴 미션에 대한 이야기는 외부에 발설 시, 자동으로 무림공적 리스트에 올라가니 참고하도록.’

‘·········!’

비무 한번에 합불이 결정된다고 알려진 건, 저 ‘인턴 미션’에 대한 정보가 외부로 퍼지지 않았기 때문. 그렇다면, 그 미션이 어떤 것일지가 중요할 텐데.

‘그래서, 인턴 미션은 뭡니까?’

‘궁금증의 순서가 잘못됐어.’

백검단장은 그 대답에 답하지 않았다.

다만, 리무진의 스카치바에 놓인 유리잔을 가만히 홀짝댈 뿐이었다.

‘·········지금 너희가 탄 이 리무진은, 맹주님께서 중요한 일정을 소화할 때 탑승하시곤 하는 방탄 리무진이다.’

다시 몇 모금의 술을 들이킨 후.

‘·········우리는, 이제부터 이 리무진을 타고 한국 무림맹에 속한 8개 본부 빌딩들을 하나씩 찾아갈 예정이다.’

다음 말을 끝으로.

‘·········잘 기억해놓도록.’

백검단장은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대신 스피커의 볼륨이 높아짐에 따라, 웅장한 클래식의 선율이 리무진안의 넓은 공간을 꽉 채우기 시작한 게 벌써 2시간 전.

부아아아-!

강남구, 마포구, 강서구 등 서울의 각 지역을 오가며.

부아아아-!

노을 지던 하늘에 어느새 휘영청 달이 뜰 때쯤.

시트에 깔려 있던 호랑이 가죽 냄새가 익숙해졌을 때쯤.

“야.”

게슴츠레 눈이 풀린 서정우가 말을 걸어왔다.

벌써, 리무진 바의 독한 양주를 몇 잔이고 들이킨 서정우. 아까 질질 짠 뒤 기절한 사실은 없던 것처럼 행동하는 그는, 벌써 1시간이 넘게 창규를 귀찮게 하는 중이다.

“너, 이거 뭔지 아냐?”

“모르겠다.”

“하! 무식하네! 라가불린 위스키도 몰라? 이 새끼, 이거 비겁하게 기습할 때부터 알아봤지. 너, 이런 거 마실 줄이나 아냐? 어?”

“야야, 치워. 무슨 소독약 냄새가 나네.”

“하! 소독약? 소독야아악?”

서정우의 입이 크게 찢어진다.

아까부터 어떻게든 창규의 멘탈에 흠집을 내려고 잘난 척을 해대던 그가, 이번에도 건수 잡았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푸하하! 너 위스키 모르냐?”

“어.”

“아, 나 개웃기네. 이거 보고 소독약이라는 새끼가 다 있네. 야, 이게 피트(Peat)향이라는 거야. 이게 위스키의 스타일을 좌우하는 거라고.”

“오호.”

“하긴, 문화다운 생활을 안 해 봤으면 그럴 수도 있어. 대중들처럼 아무 생각 없이 뭐, 무작정 비싼 술이나 유명한 술만 먹다 보면 모를 수도 있는 거니까 너무 부끄러워하진 마.”

창규는 이미 놈에 대한 대처법을 파악했다.

“많이 아네.”

“하! 겨우? 겨우 이 정도로?”

눈에 띄게 입꼬리가 올라가는 서정우.

‘몰라’, ‘오호’, ‘많이 아네’, 대충 이 순서로 추임새를 넣으면, 주크박스처럼 알아서 말을 내뱉는다.

“고작 이거 듣고 그런 소리 하면 어디 가서 무식한 소리 들어. 아냐?”

- 이 새끼 그냥 기절시키자!

“아, 참!”

- 시끄러워서 주화입마 걸릴 것 같다고!

그런 그를 자동응답기처럼 상대하며.

“너, 그나저나 이 시계가 뭔지는 아냐?”

“모르겠다.”

“하! 이럴 줄 알았어. 남들 다 차고 다니는 롤렉스나 알지, 깊이 들어가면 역시 모를 줄 알았다고. 야, 진짜 시계 아는 사람들은 다 이거 차고 다녀.”

“오호.”

“하긴, 너처럼-”

창규는 생각에 잠겼다.

‘후.’

아까, 그는 제대로 된 ‘무공’을 쓰지 않았다.

딱 하나 쓴 게 있다면, 존 모드로 쾌검을 피하는 와중에 밟은 천마군림보. 하지만, 그것 역시 아직 자신의 기준에서는 효율적인 움직임 이상의 뭔가를 보여 주지 못했다.

‘보법만으로 압도하지 못했어.’

경지에 다다르면 보법만으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다는 천마군림보. 아직, 창규의 수준은 독보(獨步)에 멈춰있다.

아니, 그뿐만이 아니다.

[천마신공]

* 비천심법 Lv.4

* 파첨검법 Lv.4

* 천마군림보 Lv.4

* 무량불침 Lv.3

아직 5성에 다다른 무공은 하나도 없다.

천마는 분명 말했다.

한 무공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하는 시기는, 보통 그 무공의 숙련도를 절반 이상까지 익혔을 때라고. 뭐, 이건 세상에 널리 알려진 얘기긴 했지만.

‘레벨 5부터는···.’

여기서부터는 단순 수련만이 중요한 게 아니다.

‘···심득(心得)이 있어야 돼.’

발상의 전환이나,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깨달음의 순간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보았을 때, 지금 창규는 꽤 조급했다.

‘솔직히, 아직 제대로 검법(劍法)을 펼친 적은 없잖아.’

특히 비슷한 수준의 상대에게는 더더욱.

천마가 하늘을 찢은 것처럼 파천검법을 사용하려면, ‘효율적인 움직임’을 넘은 뭔가를 검법에 집어넣어야 하는데.

‘강자들과의 비무가 필요해.’

재료들이 필요하다.

무(武)의 끝을 보기 위해 많은 문파들이 내놓은 각자의 방법들. 한계를 깨기 위해 오랜 시간 신체를 변형시키거나, 호흡 습관을 조절하거나, 내공의 성질을 변화시키면서 쌓인 다양한 무공(武功)들.

‘···방금의 쾌검처럼.’

이를 지척에서 삼키고 소화할 기회.

천마가 알려 줬던 이 단계의 수련을 위해선, 우선 백검단에 확실히 들어가야 한다. 당장, 저 백검단장의 검만 봐도 그에게는 큰 공부가 될 테니까.

‘박웅태.’

살짝 떨어져서 잔을 홀짝이는 백검단장.

앉은 자세만으로 위엄이 있다.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서정우가, 저쪽으로는 시선 한번 보내지 못할 정도로. 저런 고수와 칼 한 번이라도 겹쳐 보려면 백검단 정식 단원이 되야 하는데.

‘인턴 미션은 무슨···.’

말하려면 빨리 말해 줄 것이지, 따위의 마음을 갖고 박웅태를 힐끗 본 백창규의 눈에.

‘······어?’

뭔가 이상한 게 잡혔다.

‘근데, 아까 지하별관에서도 저렇게 앉아 있었나?’

박웅태의 앉은 자세가 묘하다.

아까 연무대에서 처음 봤을 때는 호쾌한 대머리, 정도의 인상이 남을 정도로 양다리를 쫙 펼친 기세등등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격조 있는 분, 이라는 인상이 살짝 남을 정도로 정갈한 자세.

‘뭐야.’

그로부터 시작된 창규의 의문.

왜 하필 지금 리무진을 타고 무림맹의 각 본부들을 도는지, 왜 인턴 미션은 대외비인지, 왜 박웅태는 이상한 연기를 하고 있는지, 따위의 의문이 하나로 합쳐진 순간!

‘······어?!’

번쩍.

창규의 머릿속에, 뭔가가 스쳐 지나갔다.

“너, 그나저나 이 차종이 뭔지는 아냐?”

“모르겠다.”

“하! 봐봐! 남들 다 아는 벤츠나 포르쉐나 알지, 차 역사에 있어서 진짜 중요한 브랜드가 뭔진 모르지? 진짜 잘 나가는 무림인들은 다 여기서 나온 차 타고 다녀.”

“오호.”

“하긴, 너처럼-”

무슨 환영식이라도 온 것처럼 술을 마시는 서정우의 말에 여전히 자동응답기처럼 대답하는 창규가, 미어캣처럼 머리를 돌린다. 짙은 선팅을 한 차창 밖으로, 네온빛이 요란한 서울의 야경이 보인다.

‘이제부터.’

태백시완 비교도 안 되는 빌딩숲.

그 겹쳐진 고가도로들.

그 위를 여유롭게 달리는 이 리무진.

‘·········전부 기억해야 한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창규의 예감이 맞다면, 지금부터라도 오가는 이 리무진이 달리는 모든 길을 체크해야 한다.

* * *

끼익.

오랜 드라이브가 끝난 건 벌써 푸른 새벽이 다가왔을 때였다. 서울 전역을 누비던 리무진은, 경복궁에서도 깊이 들어간 한 한옥 주택 앞에서 바퀴를 세웠다.

“야! 너 그나저나 신발은 좀 아냐? 패션 좀 아냐고···”

“조용히.”

“패션의 끝은 결국···.”

“조용.”

갑자기 피어나온 박웅태의 기도에 문득 딸꾹질을 하는 서정우. 여태 술먹고 떠들어도 가만히 내버려 두던 박웅태의 바뀐 태도에, 그가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모두 잘 들어라.”

박웅태는 시트에 앉은 채 담담히 말을 이어갈 뿐이었다.

“여기가 바로, 맹주님께서 기거하시는 곳이다.”

“·········!”

“·········!”

북악산 근처.

청와대 뒤쪽으로 이어지는 북악산의 기슭이 닿는 곳. 대통령이 인근에 서 업무를 보는 이곳은, 따지고 보면 한 국가의 무림 연맹 최고 수장이 살기에 나쁘지 않은 동네지만.

“지, 지, 지, 진짜요?”

당연히 일반인에게 퍼진 사실은 아니다.

“···미쳤다. 야, 나 지금 소름 돋았어.”

“자세한 사항은 정식 단원이 되었을 때야 해 주겠지만, 만약 너희가 정식 단원이 된다면 크게 세 임무를 맡게 될 것이다.”

놀라서 딸꾹질을 해 대는 서정우를 무시한 채 박웅태가 이어나간 설명에 따르면, 맹주 직속이라는 백검단의 대략적인 임무는 이렇다.

근접경호.

요인암살.

세력소탕.

“우리가 암살해야 하는 요인은 대부분 맹주님을 노리는 살수들이고, 여기서 소탕해야 하는 세력은 대부분 맹주님을 위협하는 흑도 무리다. 그렇다면 이 세 임무의 목적은 하나로 추릴 수 있지.”

“맹주님을 보필하는 것이군요.”

“이해가 빨라서 좋군.”

오늘 처음 나온 칭찬에 창규를 질투심 어린 눈으로 쳐다보는 서정우.

“그렇다. 너희는, 백검단에 들어온 순간부터 대한민국 5대 무인 중 한 사람을 보필하는 임무를 맡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어지는 백검단장의 말에 머리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는, 선행되어야 할 일이 있다.”

“뭔데요.”

“지키려는 자를 먼저 노려 보는 것.”

“············예?”

알 듯 모를 듯한 말이 계속되었지만.

“아까도 말했지만, 지금 너희가 탄 이 리무진은 맹주님께서 실제 중요 업무를 처리하러 다니실 때 탑승하시는 리무진이다.”

술에 취한 탓인지,

“또한, 오늘 하루 동안 8개의 본부를 다닌 이 경로는, 맹주님께서 실제로 즐겨 이용하시는 경로다.”

인턴 합격한 분위기에 취한 탓인지.

“마지막으로, 지금 내가 앉은 이 자리는, 맹주님께서 이 리무진에 탑승하실 때마다 즐겨 앉는 자리다.”

두근! 두근!

“이쯤하면 충분히 알아들었겠지.”

여전히 알딸딸하게 달아오른 얼굴로 백검단장의 말을 듣던 서정우는.

“자, 지금부터 인턴 미션을 주겠다.”

“엇.”

“이 미션을 통해서 처음으로 맹주님께 너희의 얼굴을 알리는 동시에, 그 성취 정도에 따라 정식 단원 결정 여부는 물론, 연봉협상 및 추후 너희가 맡을 정식 임무의 성격이 정해질 것이다.”

“오오!”

“인턴 기간은 단 한 달.”

이어지는 그의 말에.

“백창규, 서정우. 너희의 미션은, 정확히 한 달 후에···.”

두근! 두근! 두근!

“···맹주님을 암살하는 것이다.”

“우웨에에에에엑!”

오늘 먹은 술을 죄다 토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