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화산대도-354화 (354/425)

354화

천검궁 네 개의 무력단.

천검사단의 수장이자 동천단의 단주인 초정은 선두에 나섰다.

“사성진을 펼쳤라!”

그의 우렁찬 목소리에 천검사단은 달려오는 신무령인들을 포위하며 네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슈우우우우-

천검사단에서 신무령인들을 포위하며 내력을 쏟아냈다.

동천단주 초정은 멈칫거리는 그들을 보며 곧바로 소리쳤다.

“단금포(斷金捕)!”

신무령인을 완벽하게 둘러싼 천금사단은 초정의 명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동천단과 하천단이 앞으로 튀어나오며 공격했다. 그와 동시에 추천단과 춘천단이 각각 좌우로 돌아서며 후방을 지켰다.

팟팟팟팟팟-!!

동천단주 초정과 하천단주 초신의 검에서 검기가 쏟아져 나왔다.

양쪽 반대 방향에서 중앙으로 달려 나온 두 무력단의 검기들이 신무령인들의 앞에서 폭발했다.

콰아아앙-!!

하나로 뭉쳐진 검기의 위력은 강했다.

공격은 한 번에 끝난 것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후방에 대기하던 추천단과 춘천단이 앞으로 나오며 연환공격으로 이어졌다.

콰아아앙!!

콰아앙!!

거대한 폭음과 함께 신무령인들이 제대로 싸우지도 못한 채 바닥에 쓰러졌다.

수곡자는 천검궁의 가공할 무력을 보았다.

‘천검궁의 힘이…… 이 정도일 줄이야.’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그들의 무력에 대해 처음부터 잘못 알았던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천검궁은 강했다.

‘여기서 밀리면 안 된다.’

그들이 강하다고 해서 그대로 당할 수는 없었다.

“특무괘는 앞으로 나서라!”

휘이익.

네 명의 인물이 신무령인들 사이에서 앞으로 나왔다.

육십사괘무장 중 특무괘장.

그들 개개인의 무공은 절대무공이라 부를 정도였다.

“천검궁을 밀어내라.”

파아앗!!

수곡자의 명령이 떨어지자 각각 천검사단으로 움직였다.

특무괘장 서합은 사성진의 주축이 동천단주 초정임을 단번에 파악했다.

그는 뒤에 따르는 신무령인을 보며 소리쳤다.

“신무령인은 사성진의 북성좌를 친다!”

서합의 신형은 공중으로 날아오르며 초정을 노려보았다.

“이노오오옴, 죽어라앗!!”

공중에 날아오른 상태에서 유성폭렬장이 쏟아졌다.

두두두두두-

수십 수백 개의 유성이 공중에서 땅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쾅쾅쾅쾅쾅-!!

떨어진 장소에 폭음과 함께 먼지가 사방으로 치솟아 오르며 주위를 가렸다.

‘잡…… 았다!’

상대는 완벽하게 펼쳐진 유성폭렬장을 받아내지 못하고 죽었을 것이라 확신했다.

서합이 아래로 내려설 때였다.

휘이이익!

유성폭렬장이 떨어진 장소에서 빠르게 다가오는 날카로운 검기.

그는 양손을 펼치고 강막을 세우며 검기를 밀어내고자 했다.

콰아아앙!!

두 기가 강하게 부딪힌 소리가 울렸다.

‘이런……!’

빠지지직.

부딪힌 상대의 검기가 사라지지 않았다. 앞을 가로막은 강막을 찢어낸 검기가 눈앞까지 다가왔다.

‘피하긴 늦었군!’

서합은 호신강기를 최대한 끌어 올리며 검기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했다.

콰아아앙!!

양손으로 전신을 보호한 서합의 신형이 뒤로 밀려 나갔다.

주르르륵-

다행히 외상은 없었지만 기의 파동에 의해 몸 안의 장기들이 충격을 받았다.

서합이 뒤로 밀리면서 앞으로 달려들었던 신무령인의 기세가 주춤거렸다.

“만개사진(滿開四陣)!”

초정의 목소리가 천금사단 전체에 다시 울렸다.

휘이이익!

네 개의 무력단이 빠르게 물러나며 원래의 사성진으로 돌아서면서 신무령인들을 막아섰다.

천검사단의 움직임은 급하지 않았다.

천천히 적을 상대해서 하나씩 제거하면 되었다.

이번의 경우만이 아니었다.

공격과 방어를 적절하게 나누면서 움직이는 것은 천검궁의 전형적인 싸움 방식.

적을 초조하게 만든 뒤 상대가 제대로 힘을 사용하지 못하게 만들어 공격하는 것이다.

수곡자는 손에서 땀이 났다.

상대는 진법 속에서 완벽하게 움직였다.

‘사성진을 파훼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하지만…….’

천검궁이 펼친 사성진은 그가 알고 있던 진법과 달랐다.

“수미향(首尾響)!”

초정의 목소리가 재차 울렸다.

천검사단의 공격은 정확한 시점에 움직였다.

네 방향으로 나누어진 천금사단의 진법에서 이번에는 두 줄로 진형이 변한 뒤 길게 원을 그리면서 신무령인들을 공격했다.

“뭣들 하느냐? 저놈들이 흩어진다. 중간을 잘라라!!”

파아앗!

수곡자의 명령에 신무령인들은 진형의 중앙 위치를 향해 달렸다.

신무령인들이 수미향의 약점인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고자 할 때였다.

휘이익!

중앙에서 신무령인의 공격을 받기 전 천검사단의 무인들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순간 목표를 잃은 신무령인들이 허둥거렸다.

그와 동시에 전후방에서 돌아서 나온 천검사단의 무인들이 중앙으로 모여들었던 신무령인을 감싸며 공격했다.

스걱.

제대로 막아내지 못한 채 기습 아닌 기습을 당한 신무령인들의 목이 잘려 나갔다.

네 명의 특무괘장들 앞으로 천검사단의 수장들이 다가섰다.

그중 서합도 마찬가지였다.

초정은 그를 보며 검을 겨누었다.

“우리도 마무리를 지을 차례이지 않겠소?”

“…….”

그는 한 수에 목숨을 걸었다.

우우우웅-

신무신단의 모든 힘을 끌어 올려 양손에 모았다.

마지막 한 수.

단전에서 본진기까지 끌어냈다.

“이건…… 절대로…… 피할 수 없다.”

유성천구멸장(流星天球滅掌).

이 한 수를 펼치고 나면 당장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무한의 내력이 필요한 장법이었다.

앞으로 다가온 초정을 향해 양손에 기를 올리며 최후의 장법을 쏟아냈다.

슈아아아앙-!!

최후의 일장은 거대한 둑이 무너지면서 쏟아지는 거대한 물줄기처럼 초정을 향했다.

‘대단하군. 하지만 유성은 은하의 일부분이지.’

스르르르-

초정이 내력을 끌어내는 동시에 은하정령이 머리 위에서 흐르기 시작했다.

단숨에 초정을 삼킬 듯 다가오던 유성천구멸장은 은빛의 강을 넘지 못하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

그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서합의 모든 동작이 그대로 멈췄다.

불신으로 가득한 표정이 고개를 숙여 몸 아래를 보았다.

은하정령의 은빛이 자신의 몸을 지나가고 있었다.

“……!!”

서합은 비명조차 지를 수 없었다.

곧바로 다가온 날카로운 검기가 심장을 베었다.

수곡자는 특무괘장들이 당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천검사단주들의 무공은 뛰어났다.

극일천무신궁 중에서도 최고의 무인들을 상대로 전부 이겼다.

‘졌어…….’

신무령인은 천검궁의 무인들을 상대로 물러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싸웠다.

절반의 신무령인이 당하는 사이, 천검궁 무인들은 겨우 삼 할 정도만 부상을 당하거나 목숨을 잃었다.

신무령인도 천검궁을 상대로 완벽하게 막아내지 못한 채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휘익!

수곡자는 전력을 재정비하기 위해 신마령인을 모았다.

더는 물러날 수 없었다.

‘여기에서 모든 것을 두고 떠나야 하겠군.’

그는 천천히 다가오는 천검사단을 보았다.

앞에서 다가오는 사내를 똑바로 주시했다.

초정은 십여 장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수곡자를 보며 그가 이들의 수장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대가 이곳의 수장이오?”

“그렇네. 그대는 누구인가?”

“본인은 동천단주 초정이라 하오.”

“동천단주…… 무신의 첫째 아들인 모양이군.”

“그렇소이다. 본인이 바로 그분의 아들이오.”

끄덕.

수곡자는 그의 무공이 강한 이유를 알았다. 그는 무신의 제자이자 첫째 아들이었다.

“무신의 아들이라면 내 마지막을 보내기에 좋은 상대로군.”

“멋진 싸움이 될 것이외다.”

수곡자는 두 손을 가볍게 올렸다.

그리고 기습이라도 하는 듯 초정을 향해 검을 내리쳤다.

단순한 동작이었지만 가장 효과가 큰 공격.

콰아아앙-!!

검과 검이 부딪히면서 내기만으로 서로의 신형을 밀어냈다.

둘 중 뒤로 물러난 인물은 수곡자가 아닌 초정이었다.

“허어…… 강검을 펼칠 줄은 몰랐소이다.”

“아쉽군. 한 번에 끝을 냈어야 했거늘.”

수곡자는 한 번의 공격에 모든 것을 담았다. 하지만 아슬아슬하게 그를 죽이지 못했다.

‘휴우……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 힘이 없어.’

저벅저벅.

초정이 다가왔다.

“이만큼 한 것도 대단했소.”

“…….”

“당신들은 원래부터 본 궁을 이길 수 없었소. 극일천주께서 만일을 위해 천검궁에도 안배를 해놓았기 때문이오.”

“극일천주께서……!”

‘그렇군…… 우리가 그분을 속였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모든 것을 알고 계셨던 것이었지. 결국 우리가 속은 것이고.’

수곡자는 눈을 감았다.

“마무리를 짓도록 하시오.”

“잘 가시오.”

초정의 검이 빠르게 그의 목을 향해 떨어졌다.

툭.

바닥으로 떨어져 내린 수곡자의 몸이었다.

“와아아아아-!!”

수곡자의 죽음 뒤로 천검궁의 무인들과 함께 무림맹의 무인들이 함성을 지르며 달려오고 있었다.

신무령인 개개인의 무공이 강하다고 해도 그들의 서너 배가 넘는 대인원이 한꺼번에 달려드는 상황을 이겨내지 못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신무령인의 목은 그들의 몸에서 사라져 갔다.

* * *

‘수곡자가…….’

나하중은 충격을 받은 듯 숨도 쉬지 못한 채 자리에 앉아 있었다.

후다다다-

대전으로 빠르게 달려오는 기척.

덜컹.

평소라면 조용하게 들어설 천무호위장이었다.

안으로 다급하게 들어선 그는 나하중을 보며 다가섰다.

“궁주…… 님.”

“……숨넘어가겠군.”

“…….”

나하중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뒤에 두고 앞으로 걸었다.

“그들이 도착했다면 마중을 나가야지 않겠나.”

“…….”

“삼문전과 극화전이 남아 있는가?”

“그렇사옵니다.”

“멍청하게 왜 남아 있는지 모르겠군. 그냥 떠나도 될 것을…….”

나하중은 대전 밖으로 나선 뒤 신궁의 정문으로 천천히 걸었다.

이곳 또한 마지막이기에 둘러보았다.

어느덧 신궁의 정문이 보였다.

삼문전주 가인과 극화전주 중부가 그를 맞이했다.

“궁주님, 오셨습니까?”

고개를 숙인 두 명을 보면서 나하중은 웃음이 나왔다.

“클클클. 두 사람의 표정들이 왜 그런가?”

“…….”

“수하들이 보고 있다네. 수장이라면 항상 자신 있는 표정을 해야지 않겠나?”

“죄송합니다.”

“두 사람은 본 신궁이 저들과 싸워 진다고 보는가?”

가인과 중부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의 말처럼 그들이 무림맹과 천검궁보다 무공이 강한 것은 맞았다.

하지만 공마령인과 신무령인은 중원 무림의 연합의 수적 차이를 이기지 못했다.

“싸움은 기세이지 않은가. 싸우기 전에 저들의 기세를 한 번 꺾는 게 좋지 않겠나?”

중부는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했다.

“궁주님, 제가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극화전주가 나선다면 믿을 수 있겠지. 부탁하네.”

극화전주 중부의 무공은 자신과 비교해도 모자라지 않았다.

스윽.

중부는 그에게 인사를 한 뒤 돌아서며 정문을 향해 걸었다.

정문 앞에 모인 많은 수하들이 밖으로 나서는 그를 위해 옆으로 물러났다.

신궁으로 올라선 뒤 무림맹과 천검궁의 연합 세력은 정문이 보이는 장소 앞에 멈췄다.

구우우웅-

신궁의 정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안에서 한 명의 인물이 나왔다.

제갈양은 앞을 보았다.

“음…… 누군가 나오는군요.”

“보아하니 생사결을 원하는 모양이군.”

무신 초일군은 상대의 굳은 표정을 보면서 알았다.

중부는 걸음을 멈춘 뒤 내력을 올리며 무림의 연합 세력을 향해 생사결을 신청했다.

“본인은 신궁의 극화전주 중부이다. 누가 본인과 검을 겨누도록 하겠는가?”

“역시 생사결이군요. 분위기를 반전해 볼 모양입니다.”

“음. 제법 강한 인물이군. 우린…….”

초일군의 말이 끝나기 전에 초정이 앞으로 나섰다.

“제가 저자와 검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자신 있느냐?”

“걱정하지 마십시오. 자신이 없으면 나서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는 초정의 뜻을 확인했다고 해서 함부로 허락하지 않았다.

연합의 수장은 제갈양이기에 그가 결정할 일이었다.

“제갈 군사. 본 궁의 동천단주가 나서겠다고 하네.”

“그렇게 하시지요.”

제갈양도 그가 누구인지 잘 알았다. 천검궁의 차기 궁주인 은하신무 초정이었다.

척.

초정은 제갈양을 보며 포권을 했다.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부탁하겠습니다.”

타아앗!

초정은 신형을 날리며 앞에 나온 중부의 앞으로 내려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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