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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대도-264화 (264/425)

264화

연주상단의 밤이 깊었다.

바람 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주위는 고요했다.

스윽.

고진유는 옆에 누운 그녀가 깨어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침상에서 내려왔다.

침실 앞에 놓인 탁자에 여인의 인영이 느껴졌다.

고진유는 그녀를 보며 투덜거렸다.

“너무하는 게 아닙니까?”

“야밤에 밖에서 만나면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남녀가 함께 자는 방에 몰래 오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서로 민망할 뻔했습니다.”

“어라? 민망할 행동을 생각했던 모양이지?”

“그만하시지요. 앞으로 사생활은 지키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고진유가 다가오자 그녀는 침상에 누워 있는 북소연을 불렀다.

“동생도 깨어났으면 같이 앉지? 어차피 한 가족이잖아.”

벌떡.

북소연은 자리에서 빠르게 일어났다.

아무리 속삭인다고 해도 바로 옆에서 들려온 여자의 목소리에 깨지 않을 여인은 없었다.

“여기 와서 앉아.”

“…….”

북소연은 고진유의 옆에 다가온 뒤 함께 앉았다.

어둠 속이지만 세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낮에 잘 갔다 왔어?”

“보고 있었습니까?”

“당연하지. 그때부터 계속 옆에 있었거든.”

“대단하군요.”

곁에 있었다는 그녀의 기척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만일 그녀와 싸운다면 이길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능력이 뛰어나 보였다.

“동생, 이제 내가 누군지 기억이 났겠지?”

“…….”

“대답을 안 하는 걸로 봐서 기억이 난 모양인가 봐.”

고진유는 어둠 속에서 그녀를 똑바로 보았다.

자신의 쌍둥이 누나.

“고화유 누님.”

“기억이 났구나.”

그녀, 고화유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고진유의 앞으로 다가섰다.

쌍둥이 남매는 서로 부둥켜안았다.

“오랜만이다.”

“그러게요. 누님은 저보다 빨리 기억이 난 모양이군요.”

“난 몇몇 기억만 지웠으니까.”

고진유는 그녀가 누구인지 북소연에게 소개를 해주었다.

“소저, 여긴 이분은 쌍둥이 누나입니다.”

‘쌍둥이…… 누나.’

“진짜…… 친누나인가요?”

“네, 맞습니다.”

북소연도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향해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반가워. 정식으로 인사를 하네. 고화유라고 해.”

두 사람의 대화를 들어보니 그가 일부러 숨긴 것은 아닌 듯했다.

고진유와 고화유.

북소연은 남매를 보면서 어떤 상황인지 궁금했다.

두 사람이 그동안 서로 기억을 하지 못한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었다.

“왜 우리가 기억을 하지 못했을까? 소연 동생은 많이 궁금하겠어. 맞지?”

“네…… 맞아요.”

북소연은 고진유를 보았다.

기억을 못 한 이유보다 궁금한 건 그가 누구인지였다.

“소연 동생에게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진유 동생뿐이야.”

“…….”

북소연은 그녀가 한 말의 의미를 알았다.

서로에 대한 믿음.

어떠한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두 사람 사이에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중요했다.

“전 공자님을 따를 거예요.”

그에게 어떠한 비밀이 숨어 있는지 상관없었다. 지금까지 그를 봤을 때 좋지 않은 상황이 앞에 주어지더라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 믿었다.

고진유는 그녀와 시선을 마주하면서 손을 잡았다.

“소저는 혹시 망혼대법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소?”

“망혼대법이라면…… 고대 밀종의 대법을 말하는 것인가요?”

“맞소이다.”

“저는 기억을 잃게 만드는 술법이라고 알고 있어요.”

“비슷합니다. 정확한 건 기억을 잠시 봉인한 후 새로운 기억을 주입하는 것이지요.”

“…….”

“누님과 난 망혼대법을 통해 예전의 기억을 봉인하고 새로운 기억을 얻었습니다.”

북소연은 두 사람을 직접 보면서도 망혼대법이 실제로 가능한 것인지 믿기지 않았다.

“공자님, 우리 기억은……?”

“봉인된 기억은 열다섯까지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때 봉인했던 기억이 돌아온 것이고…… 봉인된 이후의 기억들은 문제가 없습니다.”

“아……….”

다행이었다. 혹시나 예전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지금까지 그녀와의 기억들이 사라진 게 아닌가 싶었다.

“우리가 누구인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

그녀는 궁금했다.

망혼대법을 한 이유.

십오 년 동안의 기억을 지우고 새로운 기억으로 지금까지 지낸 이유를 알고 싶었다.

하지만 그 이유를 자신이 감당할 수 있을지 두려웠다.

“알…… 고 싶습니다.”

* * *

잠시 세 사람은 서로를 주시했다.

“우리에게 망혼대법을 펼친 인물은 극일천주이자 우리의 아버지입니다.”

“……!”

북소연은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극일천과 지금까지 목숨을 걸고 싸웠던 고진유가 아닌가.

그런데 극일천주를 아버지라 했다.

“믿기지 않겠지만 사실입니다.”

“……극일천에서 나온 그들은 공자님의 신분을 모르고 있는 듯했어요.”

그녀가 보기에 사전에 합의된 움직임이 아니었다. 그들은 정말로 서로 죽이고자 싸웠다.

“맞습니다. 그들은 제 존재에 대해서 모릅니다. 극일천에서 알고 있는 분은 누님과 극일천주이신 아버지뿐입니다.”

극일천주의 아들을 극일천에서 모르고 있다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 들었다.

“누님이 먼저 태어난 후 본인이 태어났습니다. 그때 아버지께선 제 존재를 숨기기로 생각하셨습니다. 극일천에서는 쌍둥이가 아닌 누님만이 태어난 줄 알고 있습니다.”

“…….”

“천주궁은 극일천주 외에는 절대로 들어설 수 없는 금지였기에 본인은 그곳에서 비밀리에 십오 년을 지냈습니다.”

북소연은 믿기지 않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여겼다.

그가 태어났을 때 존재를 숨긴 이유가 망혼대법을 펼친 이유와 같을 테니까.

“소저, 극일천주께서 원하는 게 무엇이라 들었습니까?”

“무림멸문이라 하지 않으셨나요?”

“맞습니다. 그 말이 어디에서 가장 먼저 나온 줄 압니까?”

“…….”

“무구천이었습니다. 무구천에서 숨어든 인물에 의해 알려진 것이지요. 극일천주가 원한 건 무림멸문이고, 무림인들을 모두 죽일 거라고 한 겁니다.”

“극일천의 목표가 그게 아니라는 것인가요?”

“극일천주가 원하는 건 중원 무림의 일통입니다. 중간에 와전되었을 뿐이지요.”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어요.”

“무림멸문을 원한 주체가 극일천주가 아니라 다른 인물이었다는 것이죠. 그가 긴 시간 동안 다른 극일천의 모든 인물에게 서서히 세뇌를 시킨 것이었습니다.”

“그게 가능한가요?”

“극일천주께서 그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극일천 전체에 퍼져 나간 뒤였습니다.”

“극일천주께서 그를 잡아서 처리하면 되지 않나요?”

“그 사실을 알았을 때는 너무 세력이 커져 버렸습니다. 꼭두각시인 수장을 죽여도 다른 인물이 나타날 것을 아셨지요.”

“그럼…… 극일천 안에 또 다른 세력이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맞습니다. 극일천의 주인은 어느덧 극일천주가 아닌 비천(秘天)이 장악하게 되었지요.”

극일천의 비사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들은 그녀는 여전히 가슴이 뛰고 있었다.

“망혼대법을 한 이유는 그들과 연관이 있는 모양이군요.”

“소저의 말이 맞습니다. 극일천주께서는 저를 극일천을 상대할 수 있는 무인으로 키울 생각이었습니다. 적당한 시기에 망혼대법으로 본인의 신분을 숨기고 극일천을 상대할 수 있도록. 근데…… 계획보다 빨라진 것은 완벽한 신무신단의 제조법 때문이었소이다.”

“신무신단의 제조법이라면 철갑에 든 그것을 말하는 것인가요?”

“맞소이다. 원래대로라면 망혼대법으로 본인의 신분에 대한 기억만을 지우고, 그들에게서 철갑을 빼앗아 오도록 계획을 세웠습니다. 철갑을 찾은 뒤 기억을 되찾도록 선계문도를 안에 넣어두고 함께 그에게 명을 내렸지요.”

“철갑을 찾는데 망혼대법까지?”

“만일을 위해서였습니다. 본인의 무공으로 그들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지만, 만에 하나 그들에게 잡힌다면 극일천주와 누님께 피해가 갈 수 있기 때문이었소이다.”

고진유는 잠시 누군가를 생각한 듯 말을 멈추었다.

“하지만 이 계획도 수정할 수밖에 없었소이다. 망혼대법을 펼치기 전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생겼으니까요. 때마침 무림맹에 계시던 화산파의 도사가 철갑을 얻게 되었지요.”

“아하…… 그분이…….”

“맞습니다. 제 사부님이셨습니다. 그분께서 나서지 않으셨다면 그들이 가지고 돌아오는 도중에 본인이 나섰을 것이었지요.”

북소연은 이 모든 게 극일천으로부터 시작된 사실에 놀랐다.

“그들이 먼저 사부님을 잡는 바람에 극일천주께선 철갑을 찾기 위해 기억뿐 아니라 무공도 함께 잃게 했습니다. 흑선에 함께 타게 해서, 사부님과 가까이 지내면서 철갑을 찾고자 한 것입니다.”

북소연은 그 뒤 이야기는 어떻게 되었는지 잘 알고 있었다.

흑귀들에게 잡혀 그와 함께 지옥도로 가는 흑선에 탄 것도 극일천주의 계획이었지만, 태풍에 의해 모든 것이 바뀐 것이었다.

“벽화당 두목은 어떻게 된 것인가요?”

“극일천주께서 그를 잡은 뒤 망혼대법을 펼친 것입니다. 혹시나 극일천에서 조사한다면 제 신분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였죠.”

그녀는 조용히 그의 이야기를 듣는 고화유를 보았다.

“언니는 왜 망혼대법을?”

“나 또한 마찬가지야. 만에 하나 나 때문에 동생에게 피해가 갈지도 모르잖아. 아버지께서만 알고 계시기로 했던 것이지. 이것도 사전에 동생하고 내가 동의했던 거야.”

극일천주와 두 남매.

극일천에서 어릴 적부터 힘든 싸움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공자님이 무림에 나온 뒤 왜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았나요?”

“우리가 알려준다고 해서 동생이 과연 믿을까?”

그녀의 말이 맞았다.

낮에 탁아원에 갔던 이유를 알았다.

예전의 기억이 났지만 그것이 자신의 기억이 맞는지 확인하고자 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동생은 무의식적으로 극일천과 싸우고자 했던 것 같아. 그 과정에서 워낙 잘 싸우고 있으니 가만히 두었다고 했어. 아버지와 우리가 원하는 게 이것이었으니깐.”

“저어…… 이젠 어떻게 하나요?”

모든 사실을 알게 된 고진유였다.

하지만 목소리는 담담했다.

“달라지는 건 없어. 극일천에서도 여전히 동생의 존재 자체를 몰라. 아버지에겐 천화공녀인 내가 유일한 자식이지.”

“소저, 맞소이다. 누님의 말씀대로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그들은 극일천주는 선계에만 관심을 가질 뿐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요. 그분과 상관없이 본인은 본인대로 극일천을 무너뜨릴 것입니다.”

“…….”

북소연은 함께 앉은 그녀를 보았다. 그녀가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이 되었다.

“역시 아우야. 예전부터 아버지에게 말하기를 극일천을 부숴 버리겠다고 했거든. 어릴 적 생각인지 아니면 지금의 생각이지 모르겠지만, 결국 뜻은 같으니 알아서 잘할 거로 생각해.”

“누님은 어떻게 할 겁니까?”

“나? 평소대로 지내야지 않겠어?”

“알겠습니다. 돌아가시거든 말씀 잘해주세요.”

“항상 몸조심해. 괜히 무리하게 싸우지 말고. 기억이 돌아왔으니 알겠지만 지금까지 싸웠던 놈들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야.”

“잘 알고 있습니다. 오히려 기억이 돌아오니 싸우기 편하네요. 그동안 어떤 놈들이 나올지 몰라 걱정했거든요.”

“성격이 변한 것 같은데? 예전 성격은 신중했잖아. 지금은 너무 호전적이야. 안 그래?”

“글쎄요. 원래 제 성격일 수도 있잖아요.”

“그럴 수도…… 이젠 돌아가야겠다.”

고화유는 일어났다.

그녀는 따라 일어난 북소연을 가볍게 안아주었다.

“소연 동생, 잘 부탁해. 극일천을 상대로 싸우려면 힘들 거야. 옆에서 항상 도와줬으면 좋겠어.”

“네. 언니.”

“동생, 나 간다. 내가 안 볼 테니 서로 볼일이 있으면 해도 괜찮아.”

“……누님, 그냥 가시죠.”

“언제쯤 조카를 볼까?”

“…….”

휘이익.

그녀의 신형이 사라졌다.

북소연은 가슴이 편안해졌다. 그동안 말을 하지 않았지만 예전과 다른 그를 보면서 걱정이 되었다.

모든 사실을 알았을 때 놀라면서도 마음이 한편으로 놓였다.

그는 여전히 자신이 알고 있던 고진유, 그대로였다.

그가 스스로 말하기를 변한 건 없다고 했다.

여전히 극일천과 싸울 것이라 했다.

어쩌면 지금까지 싸웠던 것보다 더 강하게 싸울지도 모른다.

철갑의 비밀이 완전히 풀렸다.

* * *

휘이이잉-

백색 수염과 함께 백의자락이 세차게 펄럭거릴 정도로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빨리도 와 있군.’

산 정상에는 네 명의 인영이 도착해 있었다.

나하중은 네 명의 노인들을 향해 다가섰다.

“본인이 늦었소이다.”

“허허. 아니오. 우리가 빨리 왔을 뿐이네. 금비천(金秘天)은 자리에 앉으시게.”

그는 다섯 자리 중 비어 있는 자리에 앉았다.

산 정상에 모인 다섯 명의 백의노인.

백색 눈썹의 끝이 한 치 정도 아래로 내려온 노인이 말문을 먼저 열었다.

“오랜만에 비천이 한자리에 모였구려.”

“흐흠. 화비천의 말씀이 맞소이다. 거의 이십 년이 지난 듯하외다.”

문사건으로 백발을 단정하게 묶은 노인이 대답했다.

“허허. 그렇게 시간이 오래되었소이까?”

“세월이 빠르다고 하지만 어제 만난 듯하오.”

백의노인들은 한마디씩 인사하듯 말을 했다.

비천오행인.

극일천 안의 또 다른 세력인 비천을 이끌어가는 다섯 명의 절대자였다.

나하중이 네 명을 보며 말을 했다.

“본인이 여러분들을 모이게 한 이유는 사전에 말씀을 드렸소이다.”

“천주가 딴 짓을 하는 것 같다고 했소이까?”

문사건을 쓴 노인의 눈빛에 차가운 살기가 나타났다.

“수비천(水秘天)의 말씀대로 의심이 가는 듯하외다.”

“금비천, 그가 무슨 짓을 했기에 의심이 드는 것이오?”

“천주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천주궁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소이다.”

“흐흠. 나오지 않는다라. 정말로 의심스러운 게 맞소.”

백발을 풀어헤친 채 바람에 흩날리는 노인. 목비천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천주가 작금의 상황에 대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그도 비천을 알고 있기에 가만히 있는 게 아니오?”

“토비천, 알고 있는 게 당연하지요. 그렇기에 움직이는 것이 정상인 거외다.”

나하중의 말이 맞았다.

비천을 상대하기 위해 움직임이 있어야 할 테도, 그는 천주궁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명목은 선계를 찾기 위해 선도(仙道)를 익힌다는 말을 할 뿐.

“극일천에서 그를 따르는 주요 인물들은 거의 없소이다. 모두 본인의 명을 따르지요.”

“차라리 천주를 치는 게 어떻겠소이까?”

목비천의 물음이 나왔다.

“휴우…….”

나하중의 아쉬움이 깊은 한숨으로 나왔다.

“신무선단이 완성되었다면 그를 쳤을 것이외다.”

“굳이 완성된 신무신단이 아닐지라도 금비천의 무공이라면 천주와 싸워 이길 수 있지 않소이까?”

“…….”

나하중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와 싸울 수 있지만 승패의 우위를 장담할 수 없었다.

“목비천께서도 본인의 무공과 비교해 절대로 낮지 않을 것으로 압니다만…….”

“흠흠.”

그는 기침만을 할 뿐 자신이 싸우겠다고 말을 하지 않았다.

“네 분께서는 조급하게 생각하실 필요가 없소이다. 비천을 만든 목적이 무엇이외까? 극일천주의 독단적이고 절대적인 명에 대항하기 위함이 아니오. 얼마 남지 않았소이다. 그동안 극일천의 많은 인물들을 비천으로 돌려놓지 않았소이까. 비천이 세상의 중심이 되어 중원무림을 차지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소이다.”

“알겠소이다. 극일천주를 상대하는 일은 금비천의 뜻을 따르리다.”

문사건의 쓴 백의노인의 머리가 숙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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