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화
빙궁주 설무청과 만나야 했다.
북해빙궁으로 온 이상 그녀의 부탁을 모른 체할 수 없었다.
다만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고진유와 설미는 단둘이서 설동을 나섰다.
싸울 뜻이 없음을 북해빙궁에 보여주고자 함이었다.
설미는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아버지를 몰래 만나는 게 아닌가요? 전 비밀리에 들어가는 줄 알았어요.”
“굳이 몰래 만날 이유가 없을 것 같더군요.”
“무슨 말씀이신가요?”
“허심탄회하게 물어볼 생각입니다.”
고진유는 설무청과 원수 사이가 아니었다. 아직 북해빙궁에 의해 일행이 다친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무림을 치기 위해 저들이 중원으로 내려오겠다고 한들, 그가 목숨을 걸고 사전에 막을 이유는 없었다.
북해빙궁과 중원 무림과의 관계는 그가 신경 쓸 일이 아니었다.
한편 두 사람이 북해빙궁으로 가는 동안, 빙궁은 초비상 상황에 들어갔다.
화산파 일행을 잡기 위해 설천산으로 갔던 백빙군장 한정웅은 물론 백빙군 전체가 부상을 당한 채 돌아왔다.
화산도협뿐만 아니라 화산칠협의 무력이 얼마나 강한지도 같이 알려졌다.
심지어 화산도협과 함께 화산파 일행이 쳐들어올 것이라는 말이 나돌기 시작했다.
그 소문을 들은 빙궁의 정문 위사 중명은 바짝 긴장한 채 사방을 살폈다.
‘화산도협이 그렇게 세면…… 어떻게 막아야 하지?’
툭툭.
그때 그의 등을 누가 두드렸다.
“뭐야? 하지 마. 분위기 살펴.”
함께 근무를 선 동료 방신이 장난친다고 생각한 그가 짜증스럽게 말했다.
현재 빙궁의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괜히 장난치다가 상관에게 걸려 한 소리 들을 수 있었다.
툭툭.
“아, 진짜!”
중명은 얼굴을 찌푸리며 돌아섰다.
“…….”
그러자 굳은 표정으로 한쪽에 서 있는 방신이 보였다.
그 옆에는 한 명의 젊은 사내와 낯익은 여인이 서 있었다.
“고, 공녀님…….”
중명은 그를 보며 목소리가 떨렸다.
“누…… 구…… 십니까?”
“고진유라 하오.”
“화…… 화산도협……!”
백빙군장 한정웅조차 그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북해빙궁의 무인이라 하나 화산도협 고진유의 이름을 모르는 무인은 없었다.
“빙궁주를 만나고 싶소이다. 안에 연락을 하시오.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겠소.”
“아…… 네에. 알겠습니다.”
그는 오직 빨리 빙궁전에 소식을 알려야 한다는 것밖에 생각이 들지 않았다.
중명은 허둥지둥거리면서 빙궁 안으로 달려갔다.
* * *
빙궁전으로 들어선 백화당주 모후군의 발걸음은 다급했다.
“궁주님, 모후군입니다. 정문에서 올라온 보고입니다.”
모후군은 빠른 걸음으로 들어선 뒤 허리를 숙였다.
“정문에서 무슨 일인가?”
“화산도협이 정문에 찾아와서 궁주님을 만나 뵙고자 합니다.”
“화산도협이 본좌를?”
설무청의 내기가 솟구친 듯 목소리가 커졌다.
“그렇사옵니다. 공녀님과 함께 오신 듯합니다.”
“설미와 단둘이?”
“네. 그렇습니다.”
‘흐음. 싸울 뜻은 없다는 것이군.’
그는 고진유 혼자 북해빙궁으로 온 의미를 바로 알아차렸다.
“찾아온 용건은 뭐라고 하던가?”
“그건…… 밝히지 않았습니다.”
“본좌를 만나고 싶은 이유가 뭐라고 보는가?”
“소인이 생각건대 싸울 생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왜 그렇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싸우고자 했다면 일행과 함께 왔을 것입니다.”
“……좋아. 만나보지. 그를 데리고 오게.”
“알겠습니다.”
빙궁전의 뜻이 곧바로 정문으로 전해지고, 고진유와 설미는 함께 빙궁전으로 향했다.
빙궁의 경내를 움직이는 도중 주위의 시선이 두 사람에게 모두 집중됐다.
하지만 고진유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담담히 걸어갔다.
‘혼자 들어왔는데 전혀 떨지 않아.’
모후군의 뒤를 따라 빙궁전으로 걷는 그에게서 두려움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잠시 뒤, 빙궁에서 가장 화려하고 거대한 건물이 나타났다.
빙궁 대부분의 건물들은 화강암 같은 돌로 이루어져 있었다.
“화산도협, 빙궁전에 도착했습니다. 저기 보이는 건물입니다.”
“소문과는 많이 다르군요.”
“무슨 말씀이십니까?”
“중원에서 빙궁의 모든 건물들은 얼음으로 되어 있다는 소문을 들었소이다.”
“하하하. 그런 소문을 정말로 믿었소이까?”
“믿었지요. 한 번도 본 적이 없지 않소.”
표정을 보니 거짓은 아닌 듯했다.
‘허어…… 순진한 건지 모르겠군.’
모후군은 빙궁전 안으로 두 사람을 안내했다.
“저를 따라 들어오시면 됩니다.”
“고맙소.”
고진유와 설미는 그를 따라 빙궁전으로 들어섰다.
* * *
빙궁전에 들어선 고진유는 곧장 빙궁전의 백요원으로 안내를 받았다.
그곳에서 이미 기다리고 있던 빙궁주 설무청과 마주 섰다.
북해의 패자.
북해 무림의 최고의 무인이 어깨를 편 채 서 있었다.
고진유는 먼저 포권을 했다.
“화산파 제자 고진유라 합니다.”
“본인이 빙궁의 수장 직을 맡고 있소.”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인사를 하면서 고진유와 설무청은 서로의 내력을 살피기라도 하듯 상대를 똑바로 주시했다.
샤아아아-
스르르륵-
설무청의 빙화기는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부터 고진유에게 전혀 영향을 주지 못했다.
마치 눈밭에 스며든 것처럼 흔적조차 볼 수 없었다.
‘대단한 내력을 지녔군. 단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다.’
약관의 나이의 사내가 소문대로 천하오무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는 말이 맞았다.
‘흐음.’
설무청은 고진유의 곁에 바짝 붙어선 설미를 보았다.
‘화산도협을 좋아하는 것인가?’
중원에는 수많은 여인들이 있다.
지금 상황에서도 설무청은 문득 딸이 과연 중원의 수많은 여인들을 이겨내고 저 정도의 사내의 곁에 당당히 있을지 염려가 되었다.
설무청은 다시 시선을 돌려 자리를 권했다.
“화산도협. 자리에 앉도록 하시오.”
“고맙습니다.”
설무청과 고진유는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그는 자연스럽게 고진유의 옆에 앉는 설미를 보고는, 다시 고진유를 향했다.
“본 궁에 혼자 들어온 것을 보니 상당히 겁이 없는 것 같군.”
“싸우려고 온 것은 아닙니다.”
“흐음. 한 군장과 백빙군을 개 패듯이 팬 것은 어떻게 설명하겠소?”
“본의 아니게 그리된 것뿐입니다. 분명 조용히 돌아가도록 좋게 권유를 했습니다만, 본도의 권유를 마다하고 싸우고자 하더군요.”
“정당방위라는 것이오? 그대의 잘못이 없다고 말하는 것 같소이다.”
“잘못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그들이 잘못을 했다는 것입니다.”
고진유의 단호하게 답했다.
“화산도협, 백빙군을 상대하고서도 본 빙궁에 찾아온 이유가 무엇이오?”
“몰라서 묻는 질문은 아니겠지요?”
“직접 듣고자 하는 것이오.”
“다른 것은 없습니다. 본도의 뜻을 알려주고 떠날 생각이었습니다.”
“그대의 뜻이라면?”
“사실대로 말하자면, 본도는 북해빙궁의 일엔 관심이 없습니다.”
“…….”
“북해빙궁이 무림에 쳐들어오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놀랍군. 그대는 화산파의 제자가 아니오?”
화산파의 제자가 할 말은 아니었다. 정파의 제자라면 중원이 침입을 받을 경우 나가서 싸워야 했다.
“맞습니다. 근데 그게 문제가 됩니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 하나 여태껏 침입을 당하면 싸우지 않았소?”
“싸워야 할 이유가 있었겠지요.”
“그대는 싸울 이유가 없다면 가만히 두고 볼 생각인가?”
“중원에 들어온 뒤 본 문은 물론 본도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 피해를 보기 전까지만 말하는 겁니다. 만일 그들이 다치기라도 한다면 북해빙궁뿐만 아니라 어디라도 싸울 것입니다.”
“…….”
설무청은 무슨 말인지 이해했다.
북해빙궁이 중원에서 무슨 짓을 하든 상관하지 않는다.
다만 그와 상관이 있는 사람이 다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서.
“그대와 연관이 있는 곳과 부딪친다면…….”
“그땐 사정이 다르겠지요.”
설무청은 화산도협과 그 일행의 무력을 떠올렸다.
백빙군 전체가 당한 그 무공을 말이다.
“만일 중원에 들어가게 된다면 그대와 연관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는 게 좋겠군.”
“본도와 부딪치지 않겠다면, 그렇게 하면 됩니다.”
“참고하겠네.”
“그럼, 끝났군요. 본도는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우리에게 따로 볼일이 있으십니까?”
“없네.”
‘생각대로 특이한 인물이군.’
설무청은 고진유와 대화를 하면서 그가 일반 무림인들과 생각이 다른 것을 알았다.
“아…… 그럼 이제 설 공자는 꺼내주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래야겠군.”
“주제넘는 말인지는 모르지만, 설 공자와 설 소저는 궁주님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중원 무림에 내려왔습니다. 자식을 떠나 세상에 이보다 더 귀한 사람은 없습니다. 그것은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입니다.”
설무청은 빙궁주의 운명이기에, 자식을 이용하려고 했다.
그 또한 미안한 감정은 지니고 있었지만, 마음에 담고 있었을 뿐.
설무청은 고개를 숙인 설미를 바라보았다.
스윽.
고진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만 가볼까 합니다.”
“잘 가시오.”
설미도 일어나며 그의 곁으로 다가섰다.
“소녀가 안내를 하겠어요.”
“따라 나올 필요 없습니다. 길을 아니 혼자 가겠소.”
“…….”
“설 공자께 안부를 부탁하겠소. 다음에 연이 닿으면 다시 뵙지요.”
“네…… 한번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후 뒤를 돌아서 빙궁전을 나서는 고진유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시선을 떼지 못했다.
‘다음에…… 꼭…….’
* * *
설동을 떠난 화산파 일행은 석림으로 들어섰다.
설강을 구하기 위해 무림맹을 나섰던 일행의 여정은 북해빙궁을 내려오면서 완수했다.
채애앵!
채애앵!
“파 특사를 위하여.”
“위하여……!”
원을 그리며 술잔을 올렸다.
일행은 임무를 완수하는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파숙을 애도했다.
인양의 곁으로 다가선 일행은 그동안 겪었던 이야기에 푹 빠져들었다.
고진유와 묵경은 일행에서 잠시 떨어져 나왔다.
“신기한 물건이군.”
묵경은 철갑을 살피면서 구멍 안에 눈을 가져갔다.
“무영도수라며? 못 열어?”
“안 되더라고요.”
“그냥 부수는 건 어때?”
“안에 뭐가 있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되면 전부 사라집니다.”
“하아. 그 방법도 안 되는구만. 결국 그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거네?”
“그러게요. 무슨 질긴 인연인지 모르겠습니다.”
“후후후. 그러고 보면 지옥혈림도 나쁜 놈들 같지는 않아. 안 그래?”
“나쁜 놈들은 맞아요. 다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지만.”
“만능자라…… 예전에 그런 인물이 있었다고 들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그쪽이 열심히 찾고 있겠죠.”
스윽.
묵경은 철갑을 잘 싼 뒤 고진유에게 건네주었다.
“여하튼 잘 챙겨라. 자,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할까나? 중원에 다시 나온 이상 그놈들이 인정사정없이 달려들 게 분명한데.”
묵경의 말이 맞았다.
극일천에게 철갑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요.”
“음?”
“지금처럼 우리들이 모두 함께 다닐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사형들이 강하긴 하지만 그들이 진심으로 덤벼든다면 다칠 수 있으니까요. 극일천에서 지금까지는 철갑을 찾기 위해 소극적으로 움직였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음…… 그렇겠지.”
“앞으로 극일천에서 진심으로 나온다면 저도 그들을 이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할 생각인데?”
“형은 너무 얼굴이 잘생겨서…….”
“잠깐, 또 나를 두고 돌아다니는 건 아니겠지?”
“얼굴이 너무 알려졌어요. 누가 봐도 형을 알 텐데요.”
“면구를 쓰면 되잖아! 우린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는 의형제잖아.”
“후후후. 그랬나요?”
“그래, 이 자식아!”
묵경은 주먹을 쥐며 고진유의 가슴을 툭 쳤다.
“알겠어요. 그렇게 하죠.”
“좋아, 좋아.”
묵경은 주먹을 쥐었다.
스윽.
고진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형들과 이야기를 해야겠어요.”
* * *
화산파 일행은 조용했다.
그들은 고진유의 말을 한참 동안 들었다.
고진유는 철갑에 관한 모든 내용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사실대로 전했다.
극일천에서 찾고자 하는 철갑이 그들 앞에 놓여 있었다.
사형제들은 돌아가면서 철갑을 만져 보았다.
우종성이 물었다.
“이게…… 그 철갑이라는 거군?”
“네. 호진 사형.”
“사제는 이것을 가지고 어떻게 할 생각이지?”
“철갑을 열 때까지 무림에 숨어 다니려고 합니다..”
“숨을 거라면 차라리 본 문에 가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
“그들의 눈은 본 문에도 있습니다. 장문인께서 찾고 계시지만, 제가 본 문에 들어가는 순간 극일천에게 알려질 것이 뻔합니다. 극일천의 세력에 대해 알려진 건 하나도 없습니다. 하북의 석가장도 그들의 하부 세력밖에 되지 않을 만큼 엄청난 놈들입니다. 제가 본 문에 간다면 큰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요. 아직 그들을 상대할 힘이 없습니다.”
“…….”
“사형들께서 예전보다 강해졌지만, 본 문의 사형제들은 그들과 싸우기에 버거울 겁니다. 그래서 제가 사형들께 부탁드리는 것은 본 문으로 돌아가셔서 극일천과 싸울 수 있는 힘을 키워주십시오.”
“무림맹이 아니라 본 문으로 가라?”
“네. 제가 무림맹으로간 이유는 철갑 때문이었습니다. 무림맹은 다른 분이 맡으시면 됩니다.”
혁자영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무림맹의 생활은 그에게 맞지 않았다.
오히려 고진유의 말처럼 본 문에 돌아가서 무공을 수련하는 게 더 나았다.
“사형들의 현재 무공이라면 본 문이 강해질 수 있습니다. 철갑을 열게 되면 저도 곧바로 본 문으로 갈 것입니다.”
“호진 사형. 사제의 의견이 좋을 것 같습니다.”
혁자영은 고진유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
“나도…… 그게 좋겠어요. 사제가 철갑을 풀면 바로 돌아온다고 했으니…… 우린 그동안 힘을 키우고 있어야 해요.”
“저도요.”
연자련과 당우희도 찬성했다.
‘……돌아가야 하는 건가?’
장두총은 화산파에 돌아가고 싶었지만 마음이 무거웠다.
화산파에 있을 때 자신의 행동들이 기억났다.
우종성은 그의 표정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았다.
“호경, 뭘 걱정하느냐. 넌 예전의 호경이 아니잖아.”
척.
곽우가 장두총의 어깨를 감쌌다.
“화산전협의 명성은 이미 본 문에 퍼져 있을 거야. 그리고 우리가 인정하는데 누가 뭐라고 말할 녀석이 어디 있겠어. 안 그래?”
“으…… 응.”
“호경 사형, 걱정 마세요. 이상한 소리 하는 녀석들이 있으면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
사형제들은 한마디씩 하면서 장두총을 응원했다.
고진유도 그런 그에게 자신감을 북돋워 주었다.
“호경 사형, 맞습니다. 본 문에 가시면, 사형이 원하는 대로 제대로 가르쳐서 화산파 최고의 뇌전대를 한번 만들어 보세요. 정말로 멋지지 않겠어요?”
‘뇌전대?’
고진유의 말에 장두총의 입가에 미소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좋아. 나도 찬성이다.”
장두총을 끝으로 화산파 제자들은 본 문에 돌아가기로 결정을 내렸다.
고진유는 군성창을 비롯한 다섯 명의 특사들과 녹림야검과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섯 분도 사형들과 본 문으로 가는 게 어떻겠습니까?”
“좋습니다.”
“따라가야지요!”
군성창, 영조, 견대청, 옥수강, 두일복의 얼굴에 안도의 표정이 나왔다.
혹시나 무림맹으로 따로 돌아가라는 말을 할 줄 알았다.
이젠 녹림야검만이 남았다.
“도협님…… 전…….”
“……당신은 녹림에서 돈을 받지 못했소. 녹림에게 굳이 공짜로 돌려줄 생각이 들지 않으니 나를 따라오시오.”
“넵……! 돈을 받기 전까지 따라다니겠습니다.”
일행 중 가장 환하게 웃는 녹림야검이었다.